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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호(岵) 황국(皇國)의 고민거리 -12-
작성일 : 19-10-16 12:14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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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아슬아슬한 대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문제의 그는 정말 성격이 그 모양인지 최진성의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마저 말을 이었기에.

 

  “하지만. 넘어가주지. 어이, 망할 새끼. 이광열(李炚烈)이라고 했던가? 이후로 내 눈에 띄면 그 생각 없는 주둥이를 친절하게 도려내주마. 그리고 내 볼일은 이거다. 다음 시간 선생이 조금 늦을 거라고 조용히 자습하라는 말을 전하는 거다. 그럼 수고들 하라고.”

 

  한 대 때려주고 싶다.

  그녀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했다.

  헌데 문제의 그가 뒤도는 순간, 최여진은 물속이 아닌 곳에서도 숨이 막힌다는 것이 어떤지 경험할 수 있었다.

  정말 상황을 떠나서 본다면 호감 가는 뒷모습이 아닐 수 없다. 남자인데도 유려한 뒷모습이라니. 거기다 목소리도 오죽 좋냐 만은 저 성격은. 누구라도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단정 지었는데 신은 불공평하게도 뒷모습만 유려하고 목소리도 끝내주게 만든 게 아니었다. 앞모습은 뒷모습과 충분히 조화가 되고도 남을 만큼의 미모를 갖고 있는 이였다. 진짜 목소리를, 아니 목젖만 아니었다면 여자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래서 성격이 엉망진창에 최악이더라도 또 누군가가 도시락을 싸들고 말린다고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진 입은 그렇다 쳐도 한번 꽂힌 시선은 쉽게 거둬지지 않았다.

  문제의 그는 ‘뭐냐, 이건?’하는 표정으로 최여진을 스쳐보면서 중얼거렸다. 다행이라면 그녀조차도 겨우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는 거였다.

 

  “…하, 금방이라도 침이 쏟아지겠군.”

 

  “!!”

 

  그제야 자신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는 걸 안 그녀는 확하고 얼굴이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헌데도 시선은 계속해서 문제의 그를 따르고 있었다. 얼마나 재빠른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마치 갖고 싶은 것을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사지 못했을 때처럼 미련이 가득 담긴 시선을 겨우 돌린 그녀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숨까지 제대로 쉬지 못했었나보다.

  교실의 탁한 공기와 간간히 밀려드는 바깥 공기가 어우러져 숨이 들어갔다 나갔다 함에도 꼭 산 정상의 공기와 같은 느낌이라 묘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느낌에 살포시 미소를 그려 넣었다.

  뭘까?

  아주 작은 씨앗 정도의 크기만 한 간질거림이다.

  거부한다면 언제든 무시할 수 있고 바람결에 실려 보낼 수도 있지만….왠지 싫지 않다.

  욕심이 일었다.

  그녀에게서 ‘욕심’이라는 것은 꽤나 품기 곤란한 감정이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마약’임을 알지만 이미 마약에게까지 손을 댄 것, 어떤 최악의 결과라 하더라도 또 다시 ‘욕심’을 부려보고 싶었다.

  해서 막 결심을, 선택을 하려던 그녀의 머릿속이 엄청난 굉음의 화음으로 인해 끊어졌다.

  콰아아앙!

  차자자창!!!

 

  “우와아아악!!”

 

  “끄아아아아아!!!”

 

  “사, 살려줘!!”

 

  “도망쳐!!”

 

  멍했던 시선이 또렷해 졌다.

  훑어볼 필요도 없이 교실은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 외엔 아무도 없어서 눈에는 금방 들어왔다. 다만 굉음을 비롯한 비명성이 왜 울렸는가 하는 거였다.

  그러다 문제의 그 앞에 서있었던, 척 보기에도 악에 받쳐 있어 보였던 남자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터진 듯 했다.

  그래도 하는 마음으로 여전히 바닥에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좀 더 자세히 상황을 알아보려 했지만 마음만 먹어야할 만큼 교실은 아니 학교는 깨끗한 하늘을 보여주는 심각성을 나타내었다.

  또 다른 의미로 멍해짐을 느껴야 했다.

 

  “맙소사…보…복도가…아니…특반이…세상에….”

 

  정신이 없었다.

  아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고 하는 게 맞았다.

  하늘의 쾌청함은 유리가 없는 창이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데 저렇게까지 열성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언가가 뜯어먹은 듯, 교실 하나는 깨끗하게 없어져 있었다.

  그것뿐이면 좋았다.

  범위가 넓었다.

  하늘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 8층을 데리고 간 건 그렇다 치더라도 6층도 함께하는 바람에 5층이 보였다. 다행히도 5층은 천정만 없어져서 거기서 수업을 하려던 선생을 비롯해서 학생들은 멍한 표정들로 갑자기 일어난 일에 대해 무사히 감상할 수 있었다.

  7층에는 용기인지 호기심인지 모를 최여진을 포함한 몇 명을 빼곤 아무도 없었다.

  최여진은 자꾸만 멍해지려는 머리를 붙잡았다. 아마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머릿속이 기절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은 아니라는 머릿속 어딘가의 다른 의견이 끌렸기 때문이었다.

  어디선가 바람이 느껴졌다.

  점점 강렬해지는 바람이 그녀는 그 이상함의 대한 답일 거란 생각에 눈을 크게 뜨며 벽에 몸을 기댔다.

  이윽고 무언가가 5층으로 떨어졌다.

 

  “크아아아악!!”

 

  콰아앙!

  그리고.

 

  “……한 마디만 더 지껄이면 죽여주마.”

 

  바람결에 자신을 맡기면서도 결코 바람은 자신을 해할 수 없다는 마치, 바람과 친한 새처럼 허공에 떠서는 살의(殺意)가 충분하게 느껴지는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제의 그가 오른손을 가볍게 휘젓자 5층으로 떨어져 내렸던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 무언가를 본 7층의 남아있던 이들은 헛바람을 들이켰다.

  새빨간 피는 기본이었고 왼쪽 팔이 빠졌는지 크게 다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심각해보였다. 또 떨어져 내렸을 때 어딘가에 찔렸는지 오른쪽 허벅지 부분은 피로 흥건했다.

  무언가는 아마 이광열이라고 했던 이인 것 같았다.

  이광열은 푸들푸들 떨면서 공중으로 떠올라 문제의 그에게 가는 것을 막고 싶은 듯 보였다.

 

  “원하지 않는가?? 그럼 내게 빌어. 살고 싶다고 울부짖으면서 빌어봐. 그럼 고려해볼 테니.”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여진은 놀라웠다.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것인데도 그녀에겐 놀라움이 너무 커서 다른 생각은 비집고 들어오지 못했다. 같은 ‘사람’인데도 저리 강할 수 있다는 것에.

  이를테면 ‘선택된 사람’이라는 것인지.

  너무 강해서 질투도 시기심도 일지 않는 건지 아님 기절할 수 없다는 그 답인건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알 듯도 해서 살짝 웃음을 걸고는 기댄 몸이 바닥으로 기우는 것을 막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가 이곳에 와야 했던 일의 원인이었다.

  만약 그것이 아니었다면 7층에 올 일도, 이것을 볼일도 없었을…

 

  ‘아…도시락…박살 났네…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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