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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늘에서 떨어진 소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8.29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에서 나왔습니다. 39312번 고객님, 당첨되셔서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소원 없는데요."

"네? 분명, 접수 되셨는데..."

태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 앞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소원이 없다고? 서류를 내려다뵈 분명 무언가 소원이 접수가 되어있었다.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으셨나요?"

"안 빌었는데..."

태루는 눈을 깜빡였다. 의뢰인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돌아갈 수 있는데...
과연, 태루는 소원을 이뤄주고 돌아갈 수 있을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천구(별똥별)와 소원없는 여자의 이야기>>

 
6. 천계의 패션은 지상에 이르다. (2)
작성일 : 19-10-15 23:13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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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는 커다랗게 심호흡을 했다. 장바구니를 여러 개 가방에 쑤셔 넣은 그녀는 당찬 걸음으로 밭길을 걸어갔다. 인수가 자주 들고 다니는 벚꽃이 그려진 양산은 태루가 들었다. 화사한 분홍 벚꽃이 만개한 양산을 들고 있는 청바지에 박스티를 입은 태루- 사실, 태루에게 밀짚모자를 씌우려고 하였지만 태루는 양산을 들고 싶었는지 내내 쳐다보았고, 결국 그 열렬한 눈길을 이기지 못한 인수가 태루에게 양산을 넘겨주었다.

  몇 번 그 모습에 웃음이 자꾸만 터져 나오려고 했지만 인수는 꾹꾹 웃음을 눌렀다. 사빈은 그 나마 괜찮아 보이는 개량 생활한복을 입었다. 천계의 아름다운 패션을 몰라주는 것에 대해 서운한 것인지 뾰로통한 모습을 보였지만 더 이상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시장에는 옷이 많습니까?”

 

  벚꽃 양산을 뱅글뱅글 돌리면서 태루가 상기된 표정으로 물었다. 양산 덕분에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어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백화점에 가면 더 좋은 것도 많을 테지만 섬에는 그런 건 없거든요. 시장도 섬이 커서 있는 거예요. 육지랑 연결된 다리면 건너가면 더 큰 곳도 있는데 오늘은 들고 올 게 많을 것 같으니까 가까운 곳으로 갈게요.”

 

  인수는 태루를 돌아보며 손을 들어 햇빛을 가리며 살짝 이맛살을 찌푸렸다. 햇빛이 너무 강한 탓이었다. 태루는 그 모습에 자그마한 양산을 인수에게 내밀었다.

 

  “제가 조금 들떴나 봅니다. 강인수씨도 햇빛을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쓰시죠.”

 

  “됐어요. 태루씨는 햇빛에 약해서 금방 쓰러지잖아요. 저는 이 정도는 괜찮아요.”

 

  “제가 괜찮지 않습니다.”

 

  인수는 멋쩍게 웃었다. 저 자그마한 양산을 내밀고 있는 태루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저는 괜...”

 

  다시 한 번 사양의 말을 내비치려던 인수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우산보다도 자그마한 양산 밑에 두 사람이 함께 들어왔다. 조심스러운 듯한 태루의 손이 인수의 어깨에 가만히 닿았다. 덥다고 밀쳐내려 하였지만 목이 콱 막힌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뭐하는 거예요?”

 

  겨우겨우 말을 내뱉은 인수가 눈을 깜빡였다. 앞으로 한 걸음도 갈 수 없었다. 심장이 다시금 쿵쿵 북을 쳤다.

 

  “이렇게 하면 둘 다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꽤나 담담하게 답하는 태루의 모습에 조금 서운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인수는 이내 자세를 바로 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걸었다. 태루는 그런 인수를 따라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인수는 살짝 곁눈질로 태루를 보았다. 사빈에게서 자신을 지키고자 했던 태루가 떠올랐다.

 

  “저도 같이 쓰면 안 됩니까?”

 

  갑작스런 사빈의 물음에 인수는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지금 무슨 표정으로 태루를 보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쩐지 간질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에 얼굴에 확 열이올랐다.

 

  “넌 햇빛에 강하니까 이거 없어도 되잖아.”

 

  “저도 그거 써보고 싶습니다.”

 

  “너한테 이거 주면 난 쓰러지고 강인수씨가 햇빛을 쬐면서 가야 되는 데, 그걸 원해?”

 

  사빈이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런 걸 바라지는 않았다. 그저 꽃무늬 양산을 한 번 써보고 싶었을 뿐. 하지만 단순히 써보고 싶다고 양산을 뺏었다간 태루가 쓰러질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피곤해지는 것은 사빈이었다. 쓰러진 태루를 옮겨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나오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것이다. 태풍보다도 더욱 격한 난리가.

 

  “시장까지는 걸어갑니까?”

 

  “버... 버스 한 번 타야해요.”

 

  태루에게 기대다시피 있는 인수는 어색하게 답했다. 바로 옆에 있는 이 해맑은 천구에게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 순진하고 물정모르는 천구에게 설마 호감이라도 생긴 걸까?

  지금의 심장소리를 부정이라도 하듯 인수는 마구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그렇게나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수혁에게 조차 단 한 번도 뛰지 않았던 심장이었다. 설레는 감정 하나 없이 지낸 세월이 얼마던가.

  자신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녀였기에 인수는 자신의 반응이 적응이 되질 않았다. 몇 년을 함께 지냈던 수혁이라면 모를까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 가슴이 뛴다고?

 

  “이건 놀란 거야.”

 

  “네?”

 

  “제가... 입으로 말했나요?”

 

  태루의 반문에 인수가 얼굴을 확 붉히며 입을 막았다. 하다하다 이제는 속으로 생각하는 말까지 밖으로 뱉어내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그들은 나란히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았다. 정류장의 의자 안까지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양산을 잠시 사빈에게 넘겨준 태루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인수를 걱정스레 쳐다보았다.

 

  “혹시 어딘가 아프신 건...”

 

  “아녜요. 멀쩡해요.”

 

  “정말 괜찮으신 것 맞습니까? 저희를 위해 무리를 하시는 거라면 굳이 오늘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천계에 신청한 물품도 있으니 조만간 도착할 겁니다.”

 

  “물품이요?”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인수가 눈을 깜빡거리자 태루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부드럽게 웃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상에서도 흔히 쓰이는 물품을 주문했습니다.”

 

  “그게 어떤 건데요?”

 

  “간단한 옷이랑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종이 같은 겁니다. 제가 오래도록 천계에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어서 노트북도 하나 보내달라고 요청해놨습니다. 지상의 노트북으로는 천계에 메일을 보낼 수 없으니까요.”

 

  생각보다 멀쩡한 물품 목록에 인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빈이 명품이라고 꺼냈던 옷들이 다시금 생각났다. 소름이 돋았다. 그런 걸 정말로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찔해져왔다.

 

  “잠깐, 옷이요? 무슨 옷이요?”

 

  “사빈이 가지고 있는 계룡산 구렁이가 지은 옷은 구하기 어려워 저는 갖고 있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럼 무슨 옷을 갖고 있는 데요?”

 

  “제가 처음에 입고 왔던 것과 같은 깔끔하고 시크한 블랙 정장입니다.”

 

  “옷은 그것 밖에 없어요?”

 

  “고객들을 대하기에 그것만큼 좋은 옷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단벌 신사처럼 똑같은 옷만 주구장창 갖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지만 인수는 자신의 속으로만 외쳤다. 정장도 종류라는 게 있고, 요즘엔 색깔도 다양하게 나온다. 그런데 무조건 올 블랙 정장이라니!

 

  “안 불편해요?”

 

  “계속 입으면 불편하지 않습니다.”

 

  “천구들은 모두 정장만 입나요?”

 

  “대부분의 천구들은 모두 정장만 입습니다. 저희 누나는 예외지만요.”

 

  태루는 살짝 볼을 긁적였다. 나오가 생각나자 갑작스레 살짝 식은땀이 나올 것 같기도 했다. 그 매서운 눈동자가 생각이 났다. 가뜩이나 큰 눈을 치켜뜨고 날카롭게 말하는 나오의 모습은 태루에게 있어서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태루씨의 누나는 어떤 옷을 입는데요?”

 

  “주로 원피스를 많이 입습니다. 하지만 정장은 아닙니다. 드레스처럼 보이는 원피스를 입습니다. 지상에서 구해온 것부터 직녀성에서 공수해온 고급 비단으로 만든 가격을 상상하기 힘든 것까지 다양하죠.”

 

  오락실에서 두더지잡기를 한 후로 처음 들어보는 누나의 이야기에 인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 당시에 태루는 자신의 누나를 악덕상사라고 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나는 태루를 많이 아끼는 것 같았지만 태루는 그걸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태루씨 누나는 어떤 사람이에요?”

 

  “누나는...”

 

  “저희 회사의 오너이십니다.”

 

  벚꽃 양산을 뱅글뱅글 돌리며 놀던 사빈이 불쑥 태루의 말을 끊었다. 나오에 대해서라면 사빈도 할 말이 많았다. 굳이 사빈이 아니더라도 나오에 대해서는 회사의 모든 인력들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오너라면... 사장님이요?”

 

  단순히 태루의 바로 위에 있는 상사일 거라고 생각했던 인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을 생각한 듯 태루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

 

  “태루씨, 금수저였어요?”

 

  “지상에서 부자인 사람들을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 있습니다. 그런 의미라면... 전 금수저가 아닙니다.”

 

  “누나가 사장님이라면서요?”

 

  “현 사장인 누나는 자기 힘으로 그 자리에 올라간 겁니다. 지상과는 달리 천계의 회사들은 자식에게 상속되지 않습니다. 능력이 있는 자라면 누구나 회사의 사장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인수는 가방에서 자그마한 수첩을 꺼내들었다. 태루는 꺼려하는 것 같았지만 이렇게만 들으면 정말이지 매력적인 여성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번 돈으로 좋아하는 옷을 사서 입으면서 아무런 뒷심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장의 자리에까지 올라가 회사를 운영하는 능력 좋은 여성! 이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인가.

 

  “태루씨는 그런데 누나를 왜 싫어하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옷을 많이 버렸습니다.”

 

  “무슨... 옷이요?”

 

  의외의 대답에 인수가 눈을 껌뻑였다. 좋아하는 옷을 많이 버렸다니? 동생의 취향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해서 옷을 갖다버리는 것은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검은 양복들을 15벌은 버렸을 겁니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다림질까지 잘 해두었는데 말이죠.”

 

  “15벌이요? 설마, 옷장 안에 검은 양복들만 있었던 건 아니죠?”

 

  “그게 문제가 됩니까?”

 

  인수는 태루의 누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나 시커먼 양복들만 들어있었으면 갖다 버리는 것을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에까지 옮겼을까? 게다가 15벌이라니. 분명 한 벌만 얌전히 들어있는 것을 15번에 걸쳐 사자마자 갖다 버린 것을 아닐 것이다.

 

  “옷장 안에 저승사자가 들어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군요.”

 

  그럴 만 했다. 옷장 문을 열었는데 시커먼 양복만 줄지어 서있다고 생각을 해보아라. 인수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누나가 버릴 만 했다고 생각하는 데요? 혹시 상표고 뭐고 다 똑같은 옷 아니었나요?”

 

  “당연하죠. 전 무조건 같은 브랜드의 정장만을 고집합니다. 매일같이 같은 착용감! 익숙한 움직임! 다른 정장은 필요 없습니다.”

 

  인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 밖으로 나오면서 박스티에 청바지를 입힌 자신이 정말이지 대견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하다, 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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