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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가 : 햇빛이
작품등록일 : 2019.10.15

콜드 리딩이란, 상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도 상대방의 속마음을 간파해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관심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작은 몸짓, 작은 행동, 닿아지는 눈빛, 느낌으로 알 수 있는 말투가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하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심리에 관한 지식을 수집하고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파고들수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심리는 결국 본능이라는 것을요. 마음을 느끼는 것은 개와 고양이도 합니다. 동물도 느끼죠.
나는 과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차, 새로운 집, 새로운 사랑을 꿈꾸면서도 정작 소중함을 과거에서 찾죠. 그래서인지 나는 사랑만큼은 기억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방금 마신 커피도 결국은 과거잖아요. 사랑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소망하는 것 보다는 오래도록 사랑하는 사람과 방금 마신 커피를 기억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8화. 찾아온 건 프로파일러 팀만이 아니었어요.
작성일 : 19-10-15 20:31     조회 : 182     추천 : 0     분량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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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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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를 보고 있었어요. 뉴스에서 날씨가 나오더라고요. 오늘은 이렇게나 맑고 내일도 맑음인데.

 “이제 곧 장마를 걱정하셔야합니다. 멀지않게, 비구름이 남쪽 지방에서 오르고 내리는데요.”

 여기자가 심각하게는 말하나, 워낙 날씨라는 것도 비가 온다고 해서 오고 안 온다고 해서 안 오는 게 아닌지라. 비가 온다고 해도 안 올 수 있고 뭐 그런 거 아닌가. 나는 왜 그런지 몰라도 입이 삐죽 나와 있었습니다. 누가 보면 사춘기라고 해도 믿을 그런 얼굴이었죠.

 앞날을, 미리 볼 줄 아는 그런 능력이 있는 건 아닌데 말이죠.

 “강태완 환자. 면회 왔습니다.”

 여 간호사가 102호 방안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말하더라고요. 나의 시큰둥한 얼굴에는 새로움이 묻어났죠. 날 찾을 이는 엄마 말고는 그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더군요. 이런지 좀 오래되었나, 벌써. 어느 새 입원한지 한 달이 넘어간다는 계산이 나오더라고요. 뜨악했죠. 처음 열흘은 너무 느리게 가는 시간 탓에 지루해죽을 것 같더니.

 나는 어느 덧 면회실로 왔습니다. 영혼 없이 걷던 나는 면회실에 들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 눈이 휘둥그레졌죠.

 “아니….”

 프로파일러 팀 둘이 서있더라고요. 제 후배 일민이도 있었죠.

 “형…. 어떻게 지냈어….”

 눈물이 나더라고요. 일민이 얼굴이 다 수척한 거예요. 저 자식이 내 밑에서 수발 다 들고 그랬단 말이죠. 난 눈시울을 붉히고 답했죠.

 “그냥 이것저것 하면서 뭐, 그랬지….”

 내 초라한 모습이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요. 나도 어려워요.

 “팀장님 죄송합니다…. 저희가 도움이 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나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절래했죠.

 “아니야 그런 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남자가 정문이라는 후배예요. 귀여운 후배죠.

 “저, 그리고 팀장님…. 말씀드릴게 있어요…….”

 프로파일링이요? 가장 기본적으로 사람 표정을 보고 심리를 느낍니다. 인간의 마음을 느끼는 건 동물도 합니다. 아, 지금 제 표정이요? 굳었어요?

 “…. 2년 전에 발생한 ……. 지수인 살해 택시 용의자 나왔어요. 그런데…….”

 나의 질문이 높낮이 없이 빨라졌죠.

 “그런데.”

 “자살 했어요…. 어제 새벽1시 경에 한강 투신자살입니다.”

 인간은요, 뭐랄까. 재미와 흥미를 느낄 때에도 웃지만 흠 뭐라고 할까. 지금 같을 때에도 웃죠. 웃겨요.

 “뭐라고?”

 정문이는 당황한 얼굴을 푹 숙이더라고요. 나는 좀 웃음기가 맴돌았어요?

 “고개 들어 이 새끼야….”

 정문이 얼굴은 빨갛고 나도 그럴 거고.

 “맨 손으로 어? 부녀자 목을 졸라서 그 것도 여러 번, 그게 재밌는 애야…. 젊은 여자 하나를 칼도 아니고 망치도 아니고 쇠파이프도 아니고…. 맨 손으로, 맨 손으로…. 어?”

 정문이는 자세를 가다듬었죠.

 “죄송합니다.”

 “형….”

 일민이가 나서더라고요. 내가 계속 웃으니까.

 “형…. 지금 수사 안 끝났어. 안 끝났다고, 안 끝났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좀만 더 믿어줘요…. 나 좀 믿어줘.”

 나는 좀, 믿어지지가 않은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요.

 “난……. 모르겠다, 일민아?”

 난 좀 코를 매만졌어요. 간지럽더라고요.

 “악마 아냐? 악마?”

 정문이는 눈 딱 감고 얼굴 구기더라고. 입도 다물고요. 아, 나는 왜 얼굴에서 웃음기가 지워지질 않지?

 “걔 말이야, 걔……. 어?”

 “죄송합니다. ….”

 나는 뒷머리를 긁적였어요. 웃는 것도 좀 이상하고 나도 이상하고 쟤네도 이상하고.

 “일단…. 와줘서 고맙다. 얘기도……. 아씨, 고마워야하고?”

 둘 다 낮게도 숨 쉬더라고요. 나는 뭐 그냥 좀.

 “…. 가.”

 그냥 뒤돌아서 걸었어요. 보기도 싫고, 거기 서있기도 싫었고. 그랬으니까.

 복도를 걷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문득, 저기 붙은 창문 너머로 하늘이 보였죠. 먼 하늘. 그냥, 그렇고, 그런. 하늘.

 “…. 아씨. …….”

 툭 떨어지는 눈물을 병원 소매 춤으로 닦아내었어요.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수인이가 생각이 났어요. 다 잊어버리려고 했던 나도 생각이 났어요.

 “후 …….”

 나는 걸음을 멈추고는 힘이 풀린 다리로 스르르 제자리에 주저앉습니다. 퀭한 눈으로 멀리 보이는 창밖으로 시선을 던집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잔상이 되어 지나갑니다. 내게는 아직도 소중한 추억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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