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인터뷰를 하게 된 부모님이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어린 시절 절 키운 이야기까지 주절주절 하시던데 뭔가 거짓이 좀 들어간 것 같았어요(웃음). 부모님은 없는 이야기를 더 부풀려 말을 했죠. 뭐, 다섯 살에 전기에 감전이 되고도 살아남았다느니, 콘센트의 불꽃이 튀며 플라스틱이 녹았는데도 아이는 아무렇지 않았다느니 등등의 이야기들 말이죠. 어떤 다큐에도 출연을 했습니다.
장장 한 달을 따라다니면서 절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저는 번개를 맞고 멀쩡해지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보통의 학생들처럼 지냈지만 그렇게 지낼 수 없었어요. 다큐라고는 하지만 번개를 맞는 사람인데 너무 평범했고 다큐를 찍는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다큐를 제작하는 곳에서 어떤 이벤트를 원하기도 했어요. 슬슬 지치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길거리를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미용실에서는 머리를 그냥 잘라주겠다. 의류브렌드에서는 전기를 흘려보내는 신제품을 보내겠으니 자기들의 회사 옷을 입어 달라, 우리 집에 오면 음식은 그냥 주겠다는 큰 고급음식점까지 있었어요. 번개 세 번에 이렇게 대스타가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