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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조갑박리
작가 : hippo66
작품등록일 : 2016.10.6

한 날 한 시 일이분을 사이로 두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한사람은 축복속에 나머지 한 사람은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안타까움속에...누군가의 계략으로 두 아이는 각기 다른 집으로 가게 되고...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정답은 없다. 우리는 가끔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도대로 살아가야 할 순간이 온다.
처음 자리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10. 보리의 유년 둘
작성일 : 16-10-06 19:17     조회 : 415     추천 : 0     분량 : 3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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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의 엄마가 낳은 건 아들이었다.

 조그마한 손, 빨간 얼굴, 몇 가닥 없는 머리털을 가진 아기가 꼬물거릴 때마다 약간 징그럽기도 했지만 신기했다.

 " 엄마. 아기 이상하게 생겼어요."

 보리가 그렇게 말하자 엄마는 날카롭게 목소리로 말했다.

 " 뭐가 이상해. 하나도 안 이상하구만. 너가 이상하다 얘."

 엄마는 아기에게만 눈길을 주었다.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아빠의 눈물을 처음으로 보았다.

 " 아이구.. 아이구... 우리 새끼...이제야 나타났냐.."

 엄마 아빠의 모든 관심사가 된 아기.

 엄마의 공부를 면제받는 기쁨은 잠시였다. 외할머니도 오셔서 내내 아기옆에 붙어

 " 귀한 내 새끼, 금쪽같은 내 새끼"를 연발하셨다.

 보리가 들어보지못한 말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도 할머니는 엄마하고만 얘기를 나누었을 뿐 보리에게는 관심을 주지않았다.

 혀를 끌끌끌 찰 때도 많았다.

 " 저것이 무슨 팔자래냐. 어린 것이 죄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

 그렇게 알 수 없는 말을 하면 엄마는 외할머니의 팔을 툭 치면서 눈짓을 하곤했다.

 그나마 보리를 쳐다보는 것도 아이를 낳기전이었다.

 이제 할머니의 눈에는 보리는 존재감조차 없는 그런 아이였다.

 

 엄마가 잠시 눈을 붙힐 때 꼬물거리는 아기는 예뻣다.

 혼자서 손가락 발가락을 가지고 놀기도하고 작은 입에서 침이 나오기도 하고 웅얼웅얼 알 수 없는 소리도 내뱉었다.

 아기는 보리의 눈에도 귀여웠지만 엄마, 특히 아빠의 사랑을 빼앗은 장본인이었다.

 아빠가 복돌이라고 불렀던 애가 바로 이 아이구나.

 그래도 아빠는 늘 보리가 더 귀엽다고했는데...

 

 엄마가 면제해준 건 공부뿐이 아니었다. 머리도 빗겨주지않았다.

 아침이면 헝클어진 머리를 한 보리를 쳐다보고는 이내 물만 살짝 뿌려서는 다시 끈으로 질끈 묶어주었다.

 다음 날도 또 헝클어진 머리에 물만 살짝 뿌리고 또 다시 끈으로 묶어줄 뿐이었다.

 " 귀찮으니까 아예 머리를 자를까?"

 " 싫어요. 저는 긴 머리가 좋아요. " 보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강하게 표현했다. 자신이 갖고 노는 서양인형처럼 길고 긴 머리가 너무 좋았기때문이다.

 그런 시간이 얼마를 지났을까 보리는 머리를 긁기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긁다가 손톱으로 긁어도 시원하지않았다.

 아기를 바라보고 있을 때 보리가 심하게 머리를 긁자 엄마가 넌지시 쳐다보았다.

 " 보리. 머리 감아야 하는데 언제 감았더라... 아이구머니나 이게 뭐야"

 뭔가 까만것이 보리의 머리로부터 튕겨나왔다. 이였다.

 " 미쳤네 미쳤어, 아니 이를 달고 다니냐? 더럽게 왠일이라냐?"

 보리가 놀라 소리를 지르자 오히려 엄마는 화를 냈다.

 " 시끄러. 뭘 잘 했다고 소리를 질러. 조용히 못해. 애 놀라잖아. "

 엄마는 아기부터 다른 방으로 옮겨놓고서는 호들갑스럽게 보리를 목욕탕에 가두었다.

 " 엄마. 엄마. 나 무서워요."

 보리는 자신의 몸 어디선가 벌레가 꾸물거리는 것 같아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까만 게 자꾸 자꾸 떠올랐고 온 몸이 근질거리는 것 같아 무서웠다. 엄마는 자신을 목욕탕게 가두고 불도 켜주지않았다.

 목욕탕은 춥고 어둡고 혼자 있기에 너무 무서운 공간이었다.

 " 엄마 엄마 무서워요. 엄마 문 열어주세요. 엄마"

 

 엄마는 무서운 얼굴로 냄새가 고약한 이상한 약통을 들고 와서는 보리의 머리에 잔뜩 뿌려놓았다.

 엄마는 거칠게 보리의 옷을 벗겼다.

 보리가 울면 엄마는 손바닥으로 세게 때렸다.

 엄마의 손톱이 보리의 여린 몸에 상처를 냈지만 엄마는 전혀 미안해하거나 멈추지않았다.

 보리의 등짝은 엄마의 손자국으로 빨개졌다. 손톱으로 스친 상처에서 피가 났다.

 보리가 울면 또 다시 엄마의 손바닥이 매섭게 내려쳐졌다.

 보리가 입었던 옷은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엄마는 바가지로 보리에게 물을 끼얹고 또 약을 뿌리고 또 물을 끼얹기를 반복했다.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물은 차가웠다.

 보리가 울을 때마다 엄마는 더 화를 내고 손바닥으로 때렸다.

 " 이 놈의 기집애 어디 가서 더럽게 이따위 것을 물고 다녀.엄마가 나갔다 오면 손 씻으라고 했어 안했어. 그러길래 왜 바같에서 흙장난하고 남자새끼들하고 놀고 오는거야. 이 노무 기집애. 아휴 더러워. 이노무 기집애."

 

 차가운 물바가지에 보리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그 자리에 쓰러졌을 때야 엄마는 비로소 멈추었다.

 엄마는 그제서야 자신이 며칠동안 보리와 함께 목욕탕에 들어와 본적이 없다는 걸 기억했다. 보리의 머리를 감겨주거나 씻으라고도 안했었지. 며칠이 아니라 아기 낳은 후로는 보리에게 신경을 전혀 쓰지않았다는 걸... 기억하고는 보리를 일으켜세웠다.

 

 아빠가 들어왔다. 눈이 퉁퉁 불 게 울었던 보리는 아빠를 보자마자 또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 여보. 걔 지금 온통 이 투성이예요. 만지지마요."

 엄마는 자신이 보리를 전혀 신경쓰지않았다는 걸 감추었다.

 남편이 알면 분명 화를 내겠지. 대신 보리가 더럽게 나가 노는 것. 손도 안닦고 이도 잘 안닦는 등. 머리에서 이가 잔득한데도 아기 민석이 옆에서 아기를 만졌다는 등 하나도 맞지않는 말을 했다.

 

 아빠는 보리를 바라보았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있는 얼굴이었다.

  보리는 너무 억울해서

 " 아니라구. 아니라구요.." 소리를 쳤지만 너무 억울하고 슬퍼 눈물만 나올 뿐 입 밖으로 내지못했다.

 

 다음 날 아빠가 출근하면서 보리에게 말했다.

 " 보리야...엄마가 아기 낳고 힘들어서 그래. 민석이가 잘 자지않아서 예민해지기도 하고.. 그러니까 보리가 엄마 잘 도와드려. 알았지. 바같에서 들어오면 손 꼭 닦고. 알았지. 오늘은 아빠가 일찍 들어와서 보리 목욕도 시켜주고 그럴께"

 보리를 고개를 끄덕였다. 눈물 콧물 범벅인 보리가 안쓰럽기는 하지만 아내도, 자신도 민석이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더 어리고 더...피붙이니깐...

 

 보리는 찬물로 강제 목욕을 한 탓에 지독한 감기에 걸렸고 기침과 콧물을 흘리는 보리를 신생아와 같이 둘 수 없다며 외할머니께 보내졌다.

 " 그러길래 뭐하러 남의 애는 데리고 왔다니... 쯧쯧쯧..민석애비도 참 성격이 급하다. 원래 귀한 손주는 애가 다 타고 정성이 보이면 나타나는 것을...너하고 민석애비 사이에는 아들 하나밖에 없다고 내가 몇 번을 말했냐 용한 점쟁이 열명이 다 똑같이 애는 사내아이 하나라고 했다니깐 그걸 못믿고 남의 아이를 거두다니.. "

 할머니의 쯔쯔쯔 혀를 차는 소리는 끝도 없이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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