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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조갑박리
작가 : hippo66
작품등록일 : 2016.10.6

한 날 한 시 일이분을 사이로 두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한사람은 축복속에 나머지 한 사람은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안타까움속에...누군가의 계략으로 두 아이는 각기 다른 집으로 가게 되고...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정답은 없다. 우리는 가끔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도대로 살아가야 할 순간이 온다.
처음 자리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9. 보리의 유년 이야기 하나
작성일 : 16-10-06 19:15     조회 : 427     추천 : 0     분량 : 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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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보리를 데리고 간 부부는 아이가 생기지않았다.

 남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여자는 생리불순과 자궁이 너무 차가워서 아이가 들어서기가 쉽지않다고 했다.

 남자는 평생 아이 없이 살 수 있다며 아내에게 말했지만 아내는 포기하지않았다.

 임신을 하기위해 난임클리닉을 다녔고 정해 준 날짜 정해 준 시간대에 잠자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식을 갖는게 어렵다란 말도 충격이었지만 난임치료는 상당히 곤욕스럽고 수치스러웠다.

 잠자리를 하기 전 일주일은 금욕과 식단도 제재를 했다.

 무엇보다 힘든건...가장 곤히 잠든 시간대인 새벽 두 세시에 아내가 “ 여보 지금이야.” 하면서 자신을 깨워 의식을 치르는 것이었다.

 “ 배란일에 해도 임신가능성은 23프로래요. 고기를 먹고 하면 아들이래요. 술을 먹고 하면 자녀의 아이큐가 낮을 가능성이 있대요. 여자가 올가즘을 먼저 느끼면 딸이래요”

 아내는 그 와중에도 쉴 새없이 말했다.

 머리가 돌 것 같았다.

 ‘짐승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남자는 처참해졌다. 아이란 존재가 끔찍해졌다. 그럴수록 아내의 집착은 더 강해졌다.

 돈도 많이 썼음에도 아이는 좀처럼 들어서지않았다. 남자는 이제 그만 포기하고싶어졌다.

 

 입양은 아내가 먼저 말했다.

 “ 여보...아이가 있으면 내가 평범하게 살아갈 것 같아. 애 엄마..동네 엄마. 아이들 엄마들과 어울리고...”

 아내가 울었다. 남편도 눈물이 났다.

 꼭 아내에게만 책임전가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새벽 두 세시에 일어나 씨받이 역할을 하지않아도 되는게 너무 고마웠다.

 남자는 어떤 아이도 사랑으로 키울 수 있을 것 같았고 아내는 남편을 꼭 닮고 자신이 낳은 아이 이상으로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상상했다

 그렇게 해서 한 가족이 된 남자와 여자 그리고 보리.

 

 보리는 나이에 비해 손이 꼼꼼하고 영특한 모습을 보였다.

 인사도 잘하고 언어도 또박또박 엄마는 그런 보리를 실험 관찰하듯이 조심조심 살폈다.

 ‘고아원 원장이 거짓말한게 아니었네. 강아지가 일반 가정에 입양되었을 때 바로 똥 오줌을 가리면 그렇게 이쁘다더니.. 귀여움 받을 준비가 되있는 아이네. 근데 쟤 부모는 뭐하던 사람이었을까. 건강한 사람이어야 하는데...병에 걸리거나 이상한 유전인자를 타고 난 것은 아니겠지.’

 

 " 여보. 얘 좀 봐요. 오늘 가르쳐준 건데 벌써 다 외워버렸어요."

 " 하하, 천재구만. 우리 보리."

 남편은 보리가 고아원에서 데리고 왔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 처음부터 자기 딸이라고 믿는 듯 했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하는 지 집에 오자마자

 " 우리 보리, 우리 보리 어디있어요?" 라며 찾는 척을 하고 장난을 쳤다.

 보리는 여러 가지 공부를 가르쳐주는 엄마도 좋지만 저녁 늦게라도 자신을 안아주고 볼을 비벼주는 아빠가 진짜 진짜 좋았다.

 

 보리라는 이름을 바꾸고싶은 아내의 생각을

 " 어린애가 환경도 바뀌었는데 이름까지 바뀌면 얼마나 혼란스럽겠어. 그냥 자기 이름이려니...하고 부릅시다. "

 라며 다독여주었다.

 그러나 아빠는 늦게 귀가했다.

 하루종일 엄마와 있으면 엄마는 쉬지않고 한글과 셈등 이것 저것을 가르쳤다.

 한 장 두장이 끝나면 또 다른 학습이 주어졌다.

 여섯살이 되어가는 보리에게 학습은 재밌기도 했지만 자신의 대답이 틀리면 엄마의 표정이 달라지기때문에 겁도 났다.

 엄마는 책을 읽어줘도 꼭

 " 그래서 주인공이 어디로 갔다고? 무엇때문에 주인공이 슬프다고 했지? 그럼 주인공은 어떻게 해야 지혜롭게 대처해나가는 걸까?"

 라며 계속 확인작업을 걸쳤다.

 빨리 대답하지않으면 엄마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보리는 그 표정이 동화책에서 나온 마귀할멈을 떠올렸다.

 

 반면에 아빠는 보리에게 이것 저것을 묻는 대신 많은 걸 만들어주었다.

 종이 비행기, 종이 배, 종이딱지. 아빠 손에 뭐든지 잡으면 신기한 것이 마구마구 생겼다.

 자신의 손을 잡고 빙빙 돌려주거나 목마를 태워주는 건 이루말 할 수 없이 좋았다.

 

 아빠와 함께 나가는 산책이 제일 좋았다. 시골에서 자랐다는 아빠는 길거리에 마구 핀 들풀도 다 이름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강이지풀로 자신의 볼을 건드려 웃게하는가하면 빙빙 돌려 꽃반지도 만들어주고 민들레씨앗을 훅~하고 불어서 보리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 나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 보리, 아빠 좋아?”“ ..네. 아빠가 좋아요. ”볼이 발그레지면서 대답하면 아빠는 얼마나 좋냐. 엄마가 좋냐. 아빠하고 평생 같이 살자며 보리를 기쁘게 해주었다.

 

 아빠도 보리에게 책을 읽어주었지만 그렇다고 엄마처럼 확인하지않았다.

 그냥 읽다가 졸리운 목소리로

 “ 아이고..아빠는 책만 보면 졸리네...어디까지 읽었더라...”

 끝까지 책을 읽어준 적은 없었지만 보리는 아빠와의 시간이 행복했다.

 엄마는 그런 아빠에게

 “ 당신이 낳은 딸 같아요. 솔직히 말해봐요. 혹시 나몰래 거기 숨겨두었던 거 아니었어요?”

 라며 눈을 흘기기도 했다.

 보리는 그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냥 아빠 엄마가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이 좋았다.

 

 아빠는 고아원에서 받은 서류를 책장 깊이 꽂았다. 열어보고싶었으나 참았다.

 저 아이는 처음부터 우리 아이였어...란 자기세뇌를 깰 것 같았다.

 모르는 게 낫지.

 암 보리는 우리 애고 말고...

 

 그러나...보리의 행복은 그렇게 오래가지않았다.

 엄마가 임신을 했다.

 

 “ 아니 이게 왠일이래. 참 ..어머 어떻하면 좋아. ”

 엄마는 연신 전화를 붙잡고 여기저기 똑같은 말을 했다.

 “ 그러게 내가 임신을 다하고. 진짜. 나는 내 속으로 애를 낳는다는 걸. 하,. 진짜. 정말 이런날이 오리라고는...응? 보리? 복덩이? 글쎄... 그런가...”

 엄마는 전화를 하다가 가끔 보리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워서 긴장했지만 엄마의 표정은 전에 없이 부드러웠다.

 엄마가 입맛이 없다고 했다. 속도 안좋다고 했다.

 아빠는 집에 일찍 들어왔다. 바뀐 것이 있다면 보리먼저 찾던 아빠는 엄마의 배를 만지면서 복돌이 잘 있냐고 했다.

 보리눈에는 보이지않는 복돌이.

 그게 누구이길래 아빠는 자기보다 엄마배를 먼저 찾는 걸까.

 엄마 뱃속에는 무엇이 들어있길래 엄마도 아빠도 저렇게 웃는 걸까.

 

 " 이게 다 보리덕분이야. 보리가 복덩이야. 복덩이라고. 역시 집안에 애 웃음이 나니깐 삼신할머니가 옛다 하나 더 받아라하셨나? 허허허 "

 " 아이. 노인네같은 말을..."

 그래도 엄마는 아빠의 살가운 말투며 행동이 여간 좋은게 아니다.

 

 병원에 가봐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데 그냥 자궁이 차갑다는 데 왜 자기한테 이런 불행이 왔는지 원인이 자신에게 있기에 시댁이나 남편앞에서 늘 죄인이었다.

 

 온갖 노력할 때도 낌새도 없던 임신이 보리를 데리고 온 지 3년이 되지않아 그렇게 기다리던 생각지도 않던 임신이 된거다.

 '이럴 줄 알았으면 보리를 데리고 오지말걸 그랬나'

 아내는 이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 입밖으로는 말하지않았지만 보리보다 자신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며 신호를 보내고 있는 아이에 대한 간절함에 배를 감싸안았다.

 

 ‘보리 때문은 절대 아니겠지만 내가 착한 일을 해서 아이가 들어선게 아닐까. 그렇다면 고마운 게지. 보리에게 공부를 가르쳤을 때 가졌으니 이 아이도 머리가 좋겠지. ’

 

 보리가 혼자서 색종이를 접고 그림을 그릴 때 가만히 들여다보면 예쁜 구석이 없지않아 있다. 표정이 진지하고 뭘해도 집중력이 좋은 편이다.

 손도 야무지고 처음 데리고 왔을 때는 말라서 잘 몰랐는데 역시 잘 사는 집에서 밥을 잘 해 먹여서 그런가.

 이목구비가 반듯한게 커갈수록 인물이 난다.

 선이 얇아서 나중에 크면 미인까지는 아니어도 인물이 빠지지는 않겠다.

 엄마는 보리를 여전히 요목조목 관찰하고 들여다보기를 즐겨했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드는 생각.

 ' 이 아이의 부모는 뭐하던 사람이었을까, 부모가 죽은 걸까 아니면 버린걸까. 혹시나 버린 아이라면 왜 그랬을까. 엄마가 문제 아니면 아빠쪽에서. 혹시 유부남과 처녀? 아니면 어디 거지같은 집에서? 엄마나 아빠가 배우지못한? ‘

 여기까지 오다보면 엄마는 보리가 부정타게 태어나 나쁜 기운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서 아이에게 매몰차게 대해졌다.

 

 보리를 데리고 왔을 때 자신과 아이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는 눈빛이 싫어 다른 동네로 이사를 했던 엄마였다.

 아마도 낯선 환경에 마음마저 닫혀졌나. 아이가 무슨 죄가 있겠어, 어른이 죄지

 ' 보리가 여자아이니 뱃속의 진짜 내 아이는 남자아이였으면 좋겠다. 남편 닮은 아들낳으면 나도 여한이 없겠는데 말야. 시댁한테도 떳떳하고'

 엄마의 배가 불러오면서 보리는 학습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엄마는 책을 읽다가도 하품을 했다.

 " 보리야. 엄마 좀 잘께. 너 혼자 놀아. "

 보리는 그게 더 좋았다.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엄마의 확인작업도 없으니 마음이 편했다. 아빠의 귀가시간에 맞춰서 집앞에 서 있으면

 " 보리야~우리 딸.. 아빠 기다렸져요?" 라며 아빠는 뭔가 봉투를 내밀었다.

 "우리 딸내미 좋아하는 과자사왔지~"

 

 보리가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은 여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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