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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조갑박리
작가 : hippo66
작품등록일 : 2016.10.6

한 날 한 시 일이분을 사이로 두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한사람은 축복속에 나머지 한 사람은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안타까움속에...누군가의 계략으로 두 아이는 각기 다른 집으로 가게 되고...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정답은 없다. 우리는 가끔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도대로 살아가야 할 순간이 온다.
처음 자리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6.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필요한다
작성일 : 16-10-06 19:10     조회 : 442     추천 : 0     분량 : 4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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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옥이 차트에 적힌 주소로 보낸 등기우편은 결국 주소미상으로 되돌아왔다.

 오혜순이 벌써 예상했던 바였다.

 경찰서에서는 주민등록번호만으로는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럴 줄 알았어. 그게 제대로 된 주소였다면 애 낳고 도망갈 사람도 아니지.’

 오래된 경험일까. 오혜순은 처음부터 과연 저 우편이고 경찰서고 그다지 기대하지않았다

 또 다시 조원장에게 혼 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산모가 다시 얼까싶어서 일주일을 더 데리고 있기로 했다.

 신생아는 하루가 다르게 사람의 형체를 잡아갔다. 얼굴도 이쁘고 눈을 뜰 때는 약간 쌍카풀이 짓다 풀리다를 했다.

 포기했는지 우유도 먹기 시작했다. 양도 적어서 손도 덜 갔다.

 강순해는 신생아의 이름을 기쁨이라고 불렀다.

 “ 얘, 정 붙히지마 내일 모레 경찰서에서 데리고 가기로 했다. ”

 오혜순의 한 소리에 강순해는 입을 삐죽거렸다.

 “ 우리 기쁨이...엄마 없어도 잘 커야해요...우쭈쭈...”

 경찰서에서 사람이 오고 나서 일은 급진행되었다.

 

 아기는 자신의 운명을 아는 것일까 자는 것도 측은해 보였다.

 처음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에서 단 1그램도 늘지않았다.

 희한한 건 다른 아기들처럼 징징거리지않다는 거다.

 누울 자리를 보고 뻗는다더니. 이 아이도 자기 신세를 아는걸까

 ‘ 딱하다. 어떻게 에미가 도망을 가냐...’

 강순해는 어린 아가를 병원 보자기에 쌓다. 평소보다 더 정성스럽고 꼼곰하게 쌓다.

 “ 아이구, 완전 신생아네.. 낳은지 얼마나 되었어요?”

 아기를 건네 받으면서 경찰이 물었다.

 “ 열흘 되었나요?.”

 “ 쯧쯧쯧쯧....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그렇지...애를 두고 가다니...어떻게 생긴 사람인지는

 기억나요?“

 “ 그렇게 딱히 기억나는 게 없어요. 나이가 어리고.. 볼이 좀 통통했나? 원래 산모들이 다 퉁퉁 불어서 얼굴 보면 알겠지만...그럼 이 아이는 어디로 가나요?”

 “ 글쎄..일단은 주소로 연락을 더 해보고 산모란 사람도 찾아보고..고아원에 보내놓고 사람을 찾아야겠지요.”

 

 오혜순은 혹시 모른다며 아기의 사진을 찍자고 했다. 혹시나, 정말 혹시라도 다시 산모가 올지도 모르잖는가.

 “ 자. 아저씨가 이 아기 잘 안고 계세요. 하나 둘,. 셋 찰칵.”

 아이가 갑자기 있는 힘을 다해 울어댔다.

 경찰은 우는 아이를 달래 본 경험이 너무 오래되었는지 안고 있는 폼이 영 엉성하다.

 어구구 애구구 소리를 내자 오혜순은 아기를 건네 안았다.

 “ 아이구 서러워라..우리 애기., 쯔쯔쯔...아저씨, 차 있는 데로 데려다 드릴께요. ”

 

 얼마 후 강순해는 고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 아, 그 아기요...가만있어보세요...제가 좀 서류를 보고...”

 때마침 병원은 2시 점심시간이 막 끝났을 때라 대기환자가 많았다.

 앞에 앉은 여자는 도데체 몇시부터 진료시작이냐고 물었다. 두 번이나 재촉하는 바람에 신참 강순해는 짜증이 났다.

 ‘안내보면 모르나. 우리도 밥은 먹고 해야할거아냐?’

 뽀로통한 입술로 대답하랴 서류를 찾으랴 강순해는 산만해졌다.

 “애 엄마 이름이 뭐냐고 했죠? 에...언제 낳으냐면은 11월...아 6일 아니 7일 아니 8일이네요. 여자아이고...네 여깄네요. 강순해는 산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불러주었다.

 11월 8일에 아이를 낳은 산모는 두 명이었다. 강순해는 차트를 다 훓어보지않고 맨 위에 적혀 있는 이름을 급히 옮겨 적었다.

 오혜순은 자신이 쓴 이름을 확인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했다.

 

 김영옥의 자취집은 냉골이었다. 연탄불을 다시 피우는 것도 생각안했다.

 병원을 도망쳐나왔을 때는 몸이 가벼웠는데 오히려 집에 오니 천근만근이다.

 고열로 몸이 불덩어리더니 아래까지 뻐근한 게 하혈이 시작되었다.

 ‘천벌이야. 천벌을 받은거야. 차라리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어.’

 

 아이를 키울 생각이 눈꼽만치라도 있었던 걸까

 아기용품을 준비한다싶었는데 막상 펼쳐보니 기저귀 몇장과 배내저고리 두어장 뿐이다.

 그냥 땅이 꺼져라하고 한숨만 내쉰게 다였나보다.

 한심한 엄마

 친구 금옥이가 걱정되어 찾아왔을 때 김영옥은 반은 거의 죽은 사람이었다.

 

 “ 야, 이 미친년아. 아기를 낳았으면 몸조리라도 잘해야지.. 너 여기까지만 살거냐? 나이 스물에 꽃도 못피우고 죽으려고 했냐? ”

 “ 살아서 뭐해. 아기를 버렸는데...”

 “ 애는 애고...너는 너지...너가 처음부터 키울 생각은 아니었잖아. ”

 " 우리 애기...우리 애기...”

 몸처신을 제대로 못한 영옥이가 한심했다.

 병원에 저가 낳은 애를 두고 나왔다란 말에 같은 여자로써 독하다란 생각을 했다.

 그래도 애를 낳고 죽게 생긴 친구가 불쌍해서 금옥이는 서둘러 번개탄을 갖고 와서 불을 떼고 죽을 쑨다.

 미역도 없어서 주인집 할머니에게 부탁을 했다.

 “ 아이고. 그 처자가 며칠 안보이더니 어디 갔다왔나보네..근데 미역은 왜 찾아?”

 주인집 할머니는 영옥이 배불렀던 것도 모르고 있었다.

 워낙 말수도 없고 부딪힐 일도 없어서 몰랐나보다.

 “ 그냥...미역국이 먹고싶다네요. ”

 금옥이는 눈치껏 거짓말을 했다.

 ‘ 미혼모에다 아기를 버렸다고 하면 금세 동네 소문이 날지도 몰라. ’

 

 힘들게 끓여준 미역죽 한 그릇도 비우지못하는 김영옥은 계속 울면서

 “ 우리 애기, 우리 애기..” 만 반복했다.

 “ 야,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이일은 잊어버려. 병원에 두었으니 관리는 잘할 것 아니냐. 아. 너말고도 아이 못키워 고아원보내는 여자들 많아. 내가 많이 봤어, 설사 네가 애를 다시 데리고 온다해도 여기서 어떻게 키울래. 니가 혼자서 물 끓여가지고 목욕시키고 그럴 수 있냐? 집에 내려가서 느 엄마가 해준다면 몰라도...”

 금옥은 수다스럽게 정황되지않는 말을 늘어놓는다.

 지금은 위로가 될 만한 말거리가 뭔지도 모르겠다.

 애를 왜 거기다 두었냐. 왜 애를 가졌냐. 다시 데리고 올거냐

 “ 안돼..안돼.. 우리 엄마 이 일 알면 나도 죽고 엄마도 죽어, 동네 창피해서 내려오지도 못하게 할거야...”

 “ 그러니까, 냉정하게 생각해. 아기는 병원에서 분명히 고아원으로 갔을거야. 요즘 고아원... 그렇게 나쁘지 않대. ”

 금옥은 말하면서도 '내가 뭘 알고나 하는 소리인가.' 곱씹었다.

 고아원에 가본적도 없고 주변에 애를 낳아 고아원으로 보낸이도 본적이 없음서 말이다.

 신문에서 아이가 버려져..란 제목의 기사는 종종 봤지만 그게 자기 친구한테서 일어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영옥은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 아냐, 아냐,”

 금옥은 친구의 강한 부정이 아기에 대한 애착으로 받아들여졌다.

 “니가 정...정 아기가 궁금하면 내가 아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봐줄까”

 금옥은 딱히 방법이 있는것도 자신도 없었지만 어떻게든 친구를 안정시키고 싶었다.

 “ .............”

 “ 빨리 몸을 추슬러서 너가 좀 살만하면 그 때 애 생각을 하자. 지금은 너도 아기도 따로 있는게 더 좋을거같아. 어딘지만 알고 있으면 되잖아.”

 

 영옥이 아니야 아니야는 자신의 행동 중 어떤 부분이었을까.

 아기를 바꿔치기한 것.

 아니면 아이를 두고 나온 것.

 

 누구에게도 자신의 아기와 모르는 사람의 아기를 바꾸었다는 말을 할 수 없다.

 그건...범죄다. 그건 다른 아기를 훔친 거나 다름없는 큰 범죄다.

 그게 무서워서 도망나왔다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본능적으로 김영옥이 안타까운 건...젖도 이틀밖에 먹이지못한 자신의 아기를 보고싶어서였다.

 한수진의 아기의 인생이 어떻게 이어져나갈지가 걱정된 건 아니다.

 

 

 한수진과 강을남은 처음으로 아기를 정성스레 본다. 병원에서는 젖먹일 때마다 아이도 징징대고 엄마도 힘들어했는데 집에 오니 많이 나오는 젖은 아니지만 잘 먹고 잘 잔다.

 “ 우리 애기가 병원냄새가 싫었나봐요. 이제는 잘 먹네. ”

 “ 하루가 다른거지. 이제 세상밖에 나온 걸 실감했나. 허허”

 누구를 닮았을까. 살짝 배내웃음을 지을 때는 아빠 표정도 나오는 거 같고 눈을 뜰때는 엄마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시댁에 가면 시댁 사돈의 팔촌까지 대면서 누구를 닮았다고 하고 친정에 가면 또 그렇게 말한다.

 “ 애 아범 어렸을 때 하고 똑같다. 아범도 머리가 새까맣더라. ”

 시어머니는 30년이 넘는 기억을 잘도 더듬는다. 사진이라고는 100일사진과 첫돌사진이 다인 남편의 어린시절과 비교하는 게 억지스럽다.

 “ 그래요? 어머니, 이왕이면 아들 낳았으면 하셨죠?”

 “ 아니다.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떻냐. 그저 건강하게 최고지. 첫딸은 살림밑천이라잖니. 다음에 아들낳으면 되지 ”

 시어머니는 못내 아쉬운 듯 말 끝에 힘을 주었다.

 ‘ 아들이면 어때. 딸이면 어떻고,. 다만 불쌍한 건 너도 나처럼 이렇게 고통스럽게 아이를 낳아야한다는 거지. ’

 차마 입밖으로 내지않았지만 한수진은 전혀 서운하지않았다.

 아기는 정말 잘 자고 잘 먹고 잘 커갔다.

 한수진과 강을남은 아기의 이름을 민아. 강민아라고 지었다.

 

 며칠 후 한수진은 조용래산부인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태어났을 때 찍었던 사진과 출생증명서를 받으러 오란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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