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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샘, 나는.
작가 : LunaH
작품등록일 : 2019.10.9

항상 주변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 속에서 살던 주인공이 점차 본인의 장점을 찾는 과정.
다른 사람들에게 샘을 내던 주인공이 점차 숲속의 깨끗한 샘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

 
03. 어떻게든 변해보려 노력하고 있는 셈.
작성일 : 19-10-12 20:50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2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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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점차 학교에 적응해 갈 무렵, 학교에서는 1인1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학생 한 명 당 한 가지의 운동을 골라 1주일에 두 시간씩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무슨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는지 보니,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내 관심을 끄는 것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방송댄스 프로그램이었다. 문제는 한 프로그램은 반에서 3명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나는 신청 명단에 내 이름을 적었다. 아연이는 배드민턴반을 선택했고, 지원자가 많지 않아 바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방송댄스에는 내 뒤로 3명의 이름이 더 적혔고, 결국 선생님께서는 우리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한 명을 제외하라고 하셨다.

 

 

 

  그 때, 한 친구가 내게 갑자기 물었다.

 

  “지현아, 너 춤 잘 춰?”

 

 나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당황해 머뭇거리다 겨우 고개를 저었다.

 

 “우리 둘은 댄스동아리 소속인데, 거기 어차피 가도 다 댄스동아리 애들만 있을걸? 그러니까 너가 우리보다 춤 잘 추는 거 아니면 양보해주면 안될까?”

 

  나는 친하지 않은 사이에 이렇게 직접적으로 묻는 경우는 겪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명단에 있던 이름을 되짚어 더듬거리며 천천히 되물었다.

 

  “그, 그러면 성은이는? 성은이도 댄스동아리 소속이야?”

 

  “누구, 조성은? 성은이는 춤 엄청 잘 춰. 그러니 너가 양보하는게 맞을 것 같아.”

 

 

 

  나는 댄스동아리 친구들도 무서웠지만, 한 번도 춤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었기에 꼭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댄스동아리 소속이면 춤을 잘 출 테니 나에게 배울 기회를 양보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한 불똥이 튈 것 같아 꾹 참고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우리더러 가위바위보로 정하라고 하셨어. 우리 가위바위보 하자.”

 

  성은이가 동의했고, 댄스동아리의 두 친구는 가시 돋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가위바위보를 했다.

 

 

 

 

  결과는 나의 승리였다. 나와 성은이가 첫 판에서 이겼고, 댄스동아리의 두 친구가 졌다. 둘 중 한 명만 붙을 처지에 처하자, 두 친구는 오히려 서로 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결국 한 명이 이겼고, 우리 반에서 1인 1체 방송댄스 신청자는 조성은, 이효린, 그리고 나 허지현이 되었다.

 

  댄스 동아리 친구들의 마음도 사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효린이는 얼굴도 예쁘고, 우리 학교에서 가장 잘생겼다는 선배랑 사귀는 중이었다. 그런 효린이와 같이 춤을 추는 댄스 동아리라면, 분명 춤을 정말 잘 출 것이다. 그런데 웬 전학생이 와서 댄스 동아리 모임에 발을 들이려고 하니 아니꼽게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만약 처음에 상황이 이러저러하다고 제대로 이야기하며 혹시 양보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면 내가 양보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 대화를 한 번도 섞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춤을 잘 추냐 라는 질문부터 던진 것은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1인1체가 진행되던 첫 날, 나는 효린이와 성은이와 함께 강당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각 반에서 온 친구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순간 초라해지는 내 자신을 느꼈다. 나머지 20여명의 친구들은 모두 화려한 화장을 하고 있었고, 체육복도 마음대로 줄여 사복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벙벙한 체육복을 입고, 맨 얼굴에 안경을 쓰고, 그런 채로 그 친구들 사이에 있었다.

 

  효린이는 강당에 도착하자 마자 잽싸게 다른 반 친구들에게 달려갔다. 친구들을 껴안고, 소리지르다가, 이내 모여들어 귓속말을 하며 깔깔 웃었다. 나는 효린이가 내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웃으며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귓속말의 내용은 내가 아니었을지라도, 그 아이들이 웃는 이유에는 내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연이를 따라 배드민턴을 선택할 걸, 하고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때, 강당에 방송댄스 강사님과 체육 선생님께서 들어오셨고, 모여있던 친구들은 나와 성은이를 손짓으로 불렀다. 나는 친구들이 효린이가 나에 대해 안좋게 이야기 했을까 봐 불안한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갔다. 그러나 친구들의 반응은 너무도 예상 외였다.

 

  “지현이? 맞지? 나 쌤한테 이거 걸리면 진짜 X되거든, 나 체육복을 줄여서 주머니가 없는데 네 주머니에 좀 넣어줘라.”

 

  너무 순간적인 부탁이라 나는 얼이 빠진 채로 알았다고 대답하고 화장품들을 주머니에 넣었다. 체육 선생님께서는 강사님께 무언가를 열심히 얘기하고 계시면서도 눈으로는 학생들을 살펴보고 계신 듯 했다. 내게 화장품을 맡긴 친구는 내게 활짝 웃으며 말을 건넸다.

 

  “앗 그러고 보니 내가 내 이름도 말 안해줬지? 내 이름은 유해슬이야. 너 전학 오기 전에도 방송댄스 했었어? 되게 반전 매력이다~”

 

  해슬이는 이렇게 이야기하며 친구들과 까르르 웃었다. 내가 방송댄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자,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날 보며 까르르 웃었다. 그렇게 잘 나가는 댄스 동아리 친구들과 오래 이야기 나눠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착하고 친절했다. 나는 내가 괜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미안해졌다.

 

  체육 선생님께서 강당을 떠나시자마자, 해슬이는 화장품을 돌려달라고 하곤 그 후로 말을 걸지 않았다. 조금 의아했지만 이내 방송댄스 수업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기에 금방 잊었다. 나는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그렇게 바라고 바랐던 잘 나가는 아이들의 무리 속에, 그것도 방송 댄스 수업을 듣기 위해서 앉아 있다니! 이제 분명 나도 축제 무대에 서고, 내가 그렇게 동경해 온 친구들처럼 멋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말 나는 내가 어떻게든 변하고 또 상황을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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