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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완] 딕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8

마약중독자 흑인 부모에게 태어나, 백인 가족들 밑에서 자라게 된 미국 뉴욕 버팔로 치크토와가 딕 로드(Dick Rd)에 사는 딕(Dick)이 있는 흑인 십대 소년 딕 존스(Dick Jones)의 아주 평범한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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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르가 드라메디 장르인데 드라마, 코미디 장르를 선택할 수가 없네요ㅠ

 
DAD
작성일 : 19-10-12 19:39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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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늦은 밤 에밀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일까 기대하며 에밀리의 전화를 받았다.

 

  “딕. 뭐 해?”

 

  에밀리의 얼굴이 보였다. 아주 아름답다. 아프로디테가 에밀리에게 미의 여신 자리를 내줄 정도로 아름답다.

  네 생각 중이야. 이런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 “여자들은 그런 거 싫어 해.”라며 여자들에게 하지 말아야 될 것들을 알려준 토미의 충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찌 토미가 나보다 여자를 더 잘 아는 게 너무 이상하다.

 

  “그냥 자려고 누웠어.”

 

  사실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에밀리에게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찌질해보였다. 전혀 멋있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만화책을 덮었다. “너는 뭐해?” 내 말에 에밀리가 입을 오밀조밀 아기처럼 움직이더니 이내 미소를 짓고 내게 말했다.

 

  “나도 그냥 자려고 누웠지. 그런데 잠이 안 오고 심심해서…….”

 

  에밀리는 말끝을 흐렸다.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에밀리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그냥 에밀리가 말하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에밀리 안 자고 뭐해.”

 

  스피커 너머로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자의 목소리에 에밀리는 핸드폰을 침대 밑으로 숨겼는지 화면 너머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또 그 녀석이랑 통화하는 거야?”

 

  에밀리의 아빠는 나와의 통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화를 냈다. “검둥이랑 만나서 뭐 하려고!” 그리고 인종차별도 조금 했다.

 

  “검둥이라고 하지 마세요!”

 

  에밀리가 말했다.

 

  나는 에밀리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옳지 잘 한다, 우리 에밀리. 그때 화면이 밝아졌다.

 

  “너니?”

 

  에밀리의 아빠가 나를 보며 미간을 구겼다. 금방이라도 내 뺨을 갈길 것만 같았다. 다행이다. 핸드폰이라는 방어막을 두고 있어서.

 

  “안녕하세요.”

 

  그래, 나다. 뭐 어쩔 건데? 라는 말 대신 ‘안녕하세요’라는 아주 예의 바르고 고운 말을 썼다. 하지만 그는 내 마음을 알지 못했다.

 

  “너 내 딸이랑 또 다시 붙었다간 네 다리에 총 맞을 수가 있어.”

  “아빠!”

  “시끄러! 에밀리 와이너! 넌 한 달 동안 외출 금지야! 이 핸드폰은 압수야!”

 

  그대로 전화가 끊겼다.

 

  에밀리에게 전화를 했지만 핸드폰이 꺼져있다는 말만 들릴 뿐 듣고 싶은 에밀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나는 에밀리가 무척이나 걱정됐다. 혼나서 울지 않을까,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 물론 엄마 아빠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창문을 열고 지붕과 나무를 타고 내려갔다.

 

  창문으로 나가는 건 아주 쉬웠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했다. 지금은 옆집에 살지 않지만 한때 나랑 가장 친했던 맥스와 밤마다 만나기 위해 자주 지붕과 나무를 타곤 했다.

  예전 같았으면 지붕과 나무를 타면서 맥스는 지금 즈음 뭐하고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지금 혼나고 있는 거 아니야?” 온통 에밀리 걱정뿐이다.

 

  나는 곧장 자전거를 타고 에밀리의 집으로 달려갔다.

 

  내 옆으로 자동차가 쌩쌩 달렸다.

 

  나는 그 자동차에 놀라 자전거에서 떨어져버렸다. 무릎과 팔이 쓸려버렸다. 피가 나고 생채기가 생겼지만 다행히도 풀밭에 넘어져 크게 다치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도대체 에밀리 방이 어디야……” 전화를 할 수도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에밀리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있어야지. 매일 집 앞에서 헤어지는 게 전부였으니까.

 

  나는 에밀리의 집 앞에서 내 방이 있을법한 위치의 창문에 작은 돌멩이를 던졌다. 에밀리가 맞다면 창문을 열어보고 아니라면 그냥 주무세요. 아주 짧지만 간절한 기도까지 했다.

 

  그때 작은 돌멩이에 맞았던 문이 열렸고, 나도 모르게 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어?”

 

  에밀리였다.

 

  남자의 촉은 그리고 나의 촉은 아주 무서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돌멩이를 던져보니 에밀리가 나와버렸다. 나는 에밀리의 등장으로 나무 뒤에서 나왔다. 에밀리가 나를 발견하지 못한 듯 문을 닫으려고 하자, 나는 작은 목소리로 에밀리를 불렀다. “에밀리! 에밀리! 나야 딕!” 그제야 에밀리가 나를 발견하고 나를 내려다 보았다.

 

  “거기서 뭐 해?”

 

  에밀리가 내게 물었다.

 

  “네가 괜찮은지 보려고 왔어.”

 

  내가 말했다.

 

  로맨틱한 상황이라면 여기서 여자주인공이 감동을 받고 내려와 남자주인공에게 키스를 해주겠지만 이건 절대 로맨틱한 상황이 아니다. 서스펜스적인 상황이다. 에밀리의 아빠가 보게 될까봐 나는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뭐…… 뭐……? 뭐라고?”

 

  그리고 에밀리의 청각이 매우 뛰어나지 않는 이상 에밀리에게서 나의 말이 들릴 리가 없다. 에밀리는 계속 내게 뭐라고 묻기만 한다.

 

  에밀리가 아무 탈 없이 잘 있는 거 보니까 안심이 됐다. 나는 왼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한 손을 들어 에밀리에게 흔들어보였다. 에밀리도 나를 따라 손을 흔들었다.

 

 

 

  난 토미와 함께 계단식 의자에 앉아 공놀이를 하는 에밀리를 지켜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눈은 에밀리를 좇고 있었고 토미는 빌리를 좇고 있었다.

 

  에밀리는 캐롤라인과 공놀이를 하고 있었고 빌리는 친구들에게 둘러 싸여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체육복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은 채로 웃고 있었다.

 

  빌리는 토미 또는 나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우리 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분명 토미와 눈이 마주쳤을 것이다.

  나와는 미세하게 동공의 방향이 다르다.

 

  한참동안 토미와 눈을 마주치던 빌리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재빠르게 무언가를 적었다. 아마 토미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겠지? 내 촉은 맞았다. 이 쯤 되면 무서워질 정도이다.

 

  “뭐래.”

 

  내가 물었다.

 

  토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토미의 핸드폰을 몰래 엿봤다. ‘10분 뒤에 2층 장애인 화장실에서 보자.’ 토미가 급하게 핸드폰을 가리는 바람에 정확히 볼 수는 없었지만 내 눈에는 저렇게 보였다.

 

  “이건 안 돼.”

 

  토미는 빌리와의 관계를 가리기 급급해 보였다.

 

  토미는 정확히 10분 후에 체육관을 몰래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뒤로 빌리가 따라갔다.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 가족인 빌리가 내 친구인 토미에게 몹쓸 짓을 하면 어떡하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절대 빌리를 위한 생각이 아니었다. 토미를 위한 생각이 가장 먼저였다.

 

  “빌리는 믿을 만한 놈이 아니야.”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빌리는 토미를 걱정했고 그게 진심인 걸 알았지만 나는 빌리를 믿고 싶지 않았다. 토미는 내 가장 소중한 친구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제임스 본드 보다 멋있지 않지만 꽤나 괜찮은 스파이 작전을 하는 거 마냥 아주 신이 나 있었다. 이게 뭐라고 별 것도 아닌데 몰래 숨어서 빌리와 토미의 대화를 듣고 있는 나도 참 우습다.

 

  “나 게이인 거 아무도 모르니까 학교에선 조심해.”

 

  빌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빌리는 토미에게 명령조로 말하고 있었다. 예의 없는 빌리의 음성에 나도 모르게 미간이 구겨졌다.

 

  “아는 척도 하지 말고 방금 전처럼 쳐다보는 짓도 하지 마!”

 

  빌리가 소리쳤다.

 

  나는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토미가 빌리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길 기다렸다.

 

  “그럼 어디에서 만날 건데? 만날 수 있는 곳이 없잖아.”

 

  토미는 빌리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실망했다. 토미의 음성은 마치 자신이 빌리를 더 원하는 듯 보였다. 나는 그런 토미도 빌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9시에 월턴우즈로 와. 딕한테 말하지 말고.”

 

  그때 빌리의 음성이 들렸다.

 

  “절대.”

 

  빌리는 토미와 자신의 일에 내가 개입하는 걸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듯 보였다. 나는 빌리와 토미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그 말만 듣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어디 있었어?”

 

  에밀리가 내게 물었다.

 

  토미와 빌리의 비밀얘기를 듣는 동안 에밀리가 나를 찾은 건가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마음껏 해도 된다. 한다고 나를 욕할 사람은 없다. 빌리처럼 이기적인 사람도 없고 토미처럼 바보 같은 사람도 없다. 나는 이기적이지도 바보 같지도 않은 사람이다.

 

  “왜? 무슨 일 있어?”

 

  내게 묻는 에밀리에게 되물었다.

 

  내 말에 에밀리는 이상함도 느끼지 못하고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 “나랑 같이 피구 연습하자고. 캐롤라인이랑 하니까 재미가 없어. 네가 보고 싶더라.” 이젠 에밀리가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오늘 밤 아홉 시에는 토미와 빌리가 월턴우즈 공원에서 비밀스럽게 만난다. 하지만 나는 제임스 본드가 되지 않았다. 제임스 본드가 될 기회를 포기해버렸다.

 

  토미랑 빌리가 무엇을 할지는 나는 잘 모른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이 키스하는 모습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차라리 <브로큰 백 마운틴>이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보는 게 낫지.

 

  아미해머는 남자가 봐도 멋있잖아. 그런데 토미나 빌리는 내가 숨어서 보고 싶은 사람이 전혀 아니다.

 

  “뭐 어차피 토미가 다 말해줄 테니까……. 그치? 스콧?”

 

  천장에 붙은 스콧 서머스는 대답이 없다.

 

  “알렉스. 네 동생 버릇없다. 대답 안 하는 거 봐.”

 

  며칠 전에 벽에 붙인 알렉스 서머스도 대답이 없다. 츄바카로 가려 버릴까…….

 

  나는 포스터에 말을 거는 내 자신 때문에 한숨이 나왔다. 사실 토미와 빌리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런 걸 궁금해 하는 내 자신 때문에 한숨이 나왔다.

 

  “궁금해 하지 마. 궁금해 하면 안 돼. 안 돼. 딕 에스홀 존슨, 이 멍청아.”

 

  나는 혼잣말을 중얼 거리며 두 손으로 내 머리를 때렸다. 궁금해 하지 마. 궁금해 하지 마. 이런 말을 내뱉고 행동해도 궁금함이 떨쳐지지 않을 걸 알면서도 했다. 정말 바보 같은 행동이다.

 

  나는 토미에게 문자를 보냈다.

 

  ‘토미 뭐해?’

 

  평소처럼 이상하지도 수상하지도 않게 문자를 보냈다.

 

  시험이 발표나길 기다리는 사람처럼 사랑에 빠지게 한 여자의 문자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핸드폰을 손에 꼭 붙들고 토미의 문자를 기다렸다. 토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문자에 대답했다.

 

  ‘그냥 게임하는데 왜?’

 

  토미는 내게 말하지 말라는 빌리의 약속을 지키고 내게 거짓말을 했다. 아니야, 진짜 빌리랑 게임하는 거일수도 있잖아. ‘누구랑?’ 문자를 보내려다가 지워버렸다.

  난 토미의 여자친구…… 아니 남자친구인가?…… 아무튼 토미랑 데이트 하는 사이도 아닌데 뭐, 내가 토미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 물론 친구로는 좋지만 나는 에밀리를 사랑해. 그러니까 토미한테 문자는 여기까지 보내야겠다. 더 이상 묻는 건 내가 생각해도 끔찍하다.

 

  생각해 봐.

  에밀리랑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토미가 엑스 걸 프렌드 마냥 나한테 ‘뭐해?’ ‘자?’ ‘누구랑 있어?’라고 보내 봐. 얼마나 끔찍한데. 나중에 토미를 보게 되면 이유도 말하지 않고 다짜고짜 사과해야겠다. 내게 왜 사과하냐고 잘 못한 게 있냐고 묻는다면, 그냥 뭐…… 네 얼굴이 사과하고 싶게 만드는 얼굴이라고 둘러대야겠다.

 

 

 

  오랜만에 더티 익스프레스가 아닌 다른 곳으로 왔다. 어제부터 치킨 윙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제네시 스트리트까지 왔다.

 

  크레이지 그릴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와 토미는 가장 인기 있는 자리에 앉을 수가 있었다.

 

  우리는 감자튀김과 치킨 윙이 놓인 트레이를 들고 창가자리로 향했다. 나는 물티슈로 손을 닦지도 않고 포크로 치킨 윙을 찍어 먹었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역시 치킨 윙은 여기서 먹어야 돼.”

 

  내가 말했다.

 

  폴 아저씨는 이렇게 맛있는 치킨 윙을 만들지 못한다. 저번에는 폴 아저씨가 인도에 다녀오더니 커리 치킨 윙을 만들어 판매를 한 적이 있었는데 향신료 맛이 너무 강해서 일주일도 채 판매하지 못하고 화려하게 막을 내려버렸다.

 

  그리고 나와 토미는 그 일주일 동안 크레이지 그릴에서 윙을 먹었다.

 

  “폴 아저씨가 변장을 해서 여기로 잠입 취업하면 비슷하게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절대. 전혀. 평생. 못 만들 거야. 폴 아저씨는.”

 

  폴 아저씨가 듣는다면 상처받겠지만, 아저씨가 두 번 다신 이상한 음식을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래도 폴 아저씨가 만든 과카몰리는 맛있어.”

  “난 아보카도 안 좋아해.”

 

  내 말에 토미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저 창 밖의 성조기가 힘없이 펄럭였다.

 

  “재미없는 놈.”

 

  토미의 말을 들었지만 듣지 못한 척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저 사람 누군데 널 째려 봐?”

 

  토미가 물었다.

 

  나는 또 다시 토미의 말을 듣지 못한 척 했다.

 

  창밖에는 경찰이 있었고, 나는 그 경찰의 시선을 피했다. 그런데 토미는 나처럼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있는 힘껏 경찰을 쳐다봤다.

 

  트레이를 들었다.

 

  그리고 창가가 보이지 않는 뒷자리로 옮겼다. 사실 몸을 피했다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토미는 나의 행동에 당황하더니 뒤늦게 나를 따라왔다. “왜 그래. 너 죄 지었어?” 정말 궁금한 듯 보였다. 나는 빌리와의 일을 묻지도 않았다.

 

  “에밀리 아빠야.”

  “뭐?”

  “에밀리 아빠는 롭 로빈슨보다 더 끔찍한 인종차별 주의자고. 아마 호모포비아도 맞을 거야.”

  “아…….”

  “에밀리랑 또 만나면 날 죽일지도 몰라.”

  “뭐?”

  “그래도 뭐 경찰이니까 죽이지는 않겠지. 아주 고통스럽게 손톱 발톱을 빼버릴지도 몰라.”

  “…….”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에밀리 아빠가 범인이니까 앤더슨 쿠퍼한테 말해줘. 경찰이 죄없는 흑인 소년을 죽이려고 한다고.”

  “…….”

 

  내 말에 토미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정말 심각한 대화를 하는 줄 아나보다.

 

  나는 그런 토미의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 입 꼬리를 올려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토미는 미간을 구겼다.

 

  “그건 그렇고……. 빌리랑은 무슨 일 있었어?”

 

  내가 물었다.

 

  내 물음에 토미의 눈이 커져버렸다.

 

  어떻게 네가 알고 있는 거야? 혹시 빌리가 말한 거야?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토미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처음 봤을 때는 이런 아이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처음 토미를 봤을 때는 빌리 보다 더 강한 아이인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다. 토미는 에밀리 보다 더 여리다.

 

  “음…… 이제 월턴 우즈에서 데이트하기로 했어……. 아직 친구 가족들이 게이인 거 모르나봐…….”

 

  난 아는데……. 난 가족 아닌가?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이 말을 한다면 토미는 말도 안 되는 사과를 할 게 뻔하다. 네가 왜? 빌리를 좋아하니까 네가 대신 하는 거야? 왜? 그만큼 빌리가 좋은 거야?

 

  “그건 그렇고…… 사만다는?”

 

  잊고 있었던 가장 큰 궁금증이다. 난 토미가 사만다를 좋아한 줄만 알았는데 좋아하는 척을 하고 있던 건가? 토미가 내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사만다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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