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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늘에서 떨어진 소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8.29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에서 나왔습니다. 39312번 고객님, 당첨되셔서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소원 없는데요."

"네? 분명, 접수 되셨는데..."

태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 앞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소원이 없다고? 서류를 내려다뵈 분명 무언가 소원이 접수가 되어있었다.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으셨나요?"

"안 빌었는데..."

태루는 눈을 깜빡였다. 의뢰인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돌아갈 수 있는데...
과연, 태루는 소원을 이뤄주고 돌아갈 수 있을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천구(별똥별)와 소원없는 여자의 이야기>>

 
5. 천구 구출팀 (3)
작성일 : 19-10-12 00:01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5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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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는 눈을 떴다. 주변이 어둑한 것이 밤인 모양이었다. 그런 그녀의 옆에는 태루가 피곤한 것인지 엎드려 자고 있었다. 볼 때마다 깨어있는 모습밖에 보지 못해서 천구는 잠을 자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생소하기도 귀엽기도 하여 그녀는 가만히 태루의 모습을 보았다.

  낮에 갑작스레 자신을 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보호하려던 그 모습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가만히 엎드려 자고 있는 태루의 콧날은 생각보다 높았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자세히 그의 얼굴을 볼 기회가 없었기에 인수는 태루를 굳이 깨우지 않았다. 쓰러진 것은 인수인데 어째 더 놀라고 당황한 것은 태루같아 보였기에 태루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크게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강...인수씨?”

 

  피곤함이 가득 묻어나오는 소리를 내뱉으며 태루가 무겁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인수는 서둘러 태루를 보던 고개를 홱 돌렸다.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심장이 다시금 쿵쿵하고 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갔나요?”

 

  멋쩍음에 괜히 청성동자에 대해 물었다. 사빈이라면 벌써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하며 물은 거였지만 태루의 입에서 들려오는 답변은 의외의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사빈은 사정이 생겨 천계에 먼저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뭐라고요?”

 

  화들짝 놀라 태루를 쳐다본 인수는 이게 무슨 소리냐며 설명을 간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지금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아이라고는 해도 힘이 무식하게 센 청성동자까지 얹혀 살 위기에 처한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

 

  “청성동자가 돌아가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 수는 없나요?”

 

  “죄송하지만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없는 소원입니다. 청성동자들은 천구 구출팀에 속해있어서 위기에 빠진 천구들을 구하기 위해 오는 구조대원이라 천구들이 소원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불가능해요. 죄송합니다.”

 

  태루는 고개를 푹 숙였다. 상사이자 누나인 나오 덕분에 안 그래도 밉보이는 와중에 고객에게 더욱 밉보이게 생겼다며 그는 속으로 꿍얼거렸다. SOS 신호를 보내지 않았음에도 굳이 청성동자를 보낼 게 뭐란 말인가. 게다가 혼자 잔뜩 오해를 한 사빈이 집 대문까지 뜯어내며 살기를 내뿜어 인수를 겁박까지 했었다. 태루는 인수의 얼굴을 보기가 너무나도 미안했다.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사과를 하는 것 이외에는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런데 태루씨는 마당에 왜 쓰러져 있던 거예요?”

 

  “그건...”

 

  마당에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인해 사빈이 오해하여 난리를 피웠으니 인수는 그 이유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햇빛에 장시간 노출이 되면 더위를 먹는 태루의 체질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 동안 그늘에서 할 수 있는 일만을 줬었다.

  이번에도 태루는 그저 호박을 얇게 썰어서 햇빛에 널기만 하면 되었다. 장시간 햇빛에 있을 이유가 없는 그가 왜 쓰러졌는지 인수는 알고 싶었다.

 

  “무슨 일 있던 거예요? 괜찮으니까 말해 봐요.”

 

  머뭇거리는 태수를 인수가 가만가만 달랬다.

 

  “어차피 소원을 들어줄 때까지는 계속 함께 있어야 하는데,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곤란해요. 발견한 게 나였으니 망정이지 다른 농네 주민이었으면 119를 불렀을 거예요. 그러면 태루씨도 곤란하잖아요?”

 

  다른 무엇보다도 119가 오는 것은 태루가 꺼리는 일 중에 하나였다. 지상에 주민등록이 되어있지도 않을뿐더러 몸 구조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기 때문에 연구의 대상이 될 지도 몰랐다.

 

  “...뿐입니다.”

 

  웅얼거리는 소리에 인수가 살짝 이맛살을 찌푸렸다. 무어라 말을 한 것 같은데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구경했을 뿐입니다.”

 

  “뭘요?”

 

  인수가 마당에 나왔을 때 마당에 있던 거라고는 태루와 말리고 있는 호박이 전부였다. 무언가 구경할 만한 것은 없었다.

 

  “저 없을 때, 동네에 트럭장수라도 지나가던가요?”

 

  “아니요.”

 

  고개를 젓는 모습에 인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요란한 설명을 쏟아내며 현란한 말을 뽐내는 트럭장수가 지나간 것이 아니라면 구경할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 설마하니 가만히 햇볕에 잘 마르고 있는 호박을 넋놓고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호박이 마르는 과정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뭐락요?”

 

  설마가 사람을 잡는 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라는 것을 인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냥 두면 알아서 마를 호박을 구경하고 있었다니?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것인지 지난 번 오락실에서 두더지 게임도 그렇고 이 천계에서 내려온 소원 들어주는 정령의 생각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인수는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태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계속 되는 침묵과 어색함에 태루가 고개를 숙였다.

 

  “그게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마르는 지 궁금해서 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얇아지고 딱딱해지는 건지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개미들이 가끔 잘 마르고 있는 호박으로 다가오기에 그것도 막을 겸 해서요.”

 

  인수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걱정하고 있던 것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이 순수하고 무지한 정령은 호박이 마르는 과정을 구경하면서 주변에 호박을 다가오고 있는 개미들을 철통수비하는 호박의 기사노릇을 한 것이다.

  개미에게서 호박을 지키다가 햇볕에 쓰러진 정령! 이 얼마나 해외 토픽감이란 말인가. ‘믿지 못할 이야기’를 다루는 TV프로그램에 제보를 하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황당해도 너무 황당했다.

 

  “그늘에서 관찰할 생각은...”

 

  “그늘에서 관찰을 하다가 개미를 발견하지 못해 호박 위로 지나가게 하면 어떻게 해요!”

 

  호박이 이다지도 보호를 받아야 할 작물이던가. 누가 들으면 국보를 수호하는 것처럼 보이리라. 게다가 개미가 약탈자도 아니고 그냥 길가다가 호박이 있어서 구경 좀 하고 가겠다는 데 그것까지도 철통보안이라니!

 

  “어차피 끓이기 전에 씻으면 되니까 상관없어요.”

 

  “그럼 개미에게 호박의 위를 건너갈 수 있는 통행을 허락한다는 말입니까?”

 

  아... 어디부터 딴지를 걸어야 한단 말인가.

  개미에게 통행을 허가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태루가 다음에도 호박을 말릴 때에 이 난리를 피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인수는 서둘러 말했다. 얼른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다.

 

  “네. 개미한테 호박 위를 지나갈 수 있는 통행을 허락할게요. 고양이나 쥐 같은 동물이 아니라 그냥 사소한 곤충이라면 호박 위의 통행을 허가 할 테니까 그렇게 계속해서 지키고 있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인수는 추후를 위하여 덧붙였다. 혹여나 기간이 길어져서 여름뿐만이 아니라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에도 태루가 이곳에 있는 다면 무언가를 건조시킬 때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만 같아서였다.

 

  “그리고 나중에 고추를 말린다던가 나물을 말릴 때에도 마찬가지로 개미들에게 통행을 허가하겠어요.”

 

  비장해 보이는 인수의 모습에 태루의 눈이 빛났다. 작은 곤충들에게 양보를 하는 참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은 그 반짝임에 인수는 왠지 한숨을 참을 수 없었다.

 

  “강인수씨는 역시 좋은 사람입니다.”

 

  “...다른 동네 주민들도 다 그렇게 해요. 그러니까 제가 특별히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오히려 허가를 하는 것이 이상했다. 지나가거나 말거나 건조를 시키면서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건조한 것을 바로 먹지 않고 먹기 직전, 요리하기 전에 물에 헹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별나게 보인다는 걸 이 천구는 알까?

 

  “그나저나 강인수씨 몸에 이상은 없습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청성동자는 어디에 있나요?”

 

  “일단은 저에게 빌려주신 방에 있습니다.”

 

  “청성동자는 그런데 힘이 엄청 센 가 봐요? 대문을 뜯어서 한 손으로 들어올릴 때는 진짜 놀랐거든요. ‘와- 정말 사람이 아니구나.’ 했어요.”

 

  “천구를 가둬놓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 구출을 위해서는 문을 뜯는 행위는 숨을 쉬는 것처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청성동자들을 구출팀에 배치해놓고 있습니다. 원래는 SOS 요청이 들어와야 출동을 하는데...”

 

  태루는 고개를 숙였다. 가족의 잘못이라서 그런지 더욱 미안함이 물밀 듯 밀려왔다.

 

  “저희 누나는 저를 과보호하는 경향이 있어서요. 원래는 안 그랬는데, 1년 전부터는 좀 심해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인수의 질문에 태루가 두어 번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는 옅게 미소 지었다.

 

  “슬픈 일이 좀 있었습니다.”

 

  “슬픈 일이요?”

 

  “.......”

 

  태루는 미소를 짓고 있을 뿐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인수 역시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누구나 저마다 사연이 있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 다면 굳이 그 사연을 억지로 밖으로 꺼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태루와 인수는 만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수는 태루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태루의 생각은 다를 지도 몰랐다.

 

  “태루씨도 피곤할 테니까 우선은 들어가서 쉬어요. 오늘 호박 경비 서느라고 힘들었잖아요?”

 

  장난스럽게 말하는 인수의 모습에 태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신경써주는 인수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강인수씨도 편하게 쉬세요. 오늘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인수의 방에서 나온 태루는 곧장 사빈이 있는, 지금은 자신이 머무르는 방으로 갔다. 사빈은 바닥에서 이불을 깔고 무릎을 꿇고 반성의 자세로 태루를 맞이했다.

 

  “반성은 했어?”

 

  “아주 깊이 했습니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강인수씨한테도 제대로 사과해. 네가 사과를 해야 할 상대는 강인수씨니까.”

 

  “저... 그런데 하나 여쭤봐도 됩니까?”

 

  사빈이 무릎을 풀면서 다리가 저린 듯 코에 침을 바르며 물었다.

 

  “뭔데?”

 

  피곤한 듯 마른세수를 하며 침대에 앉은 태루가 사빈을 마주보았다.

 

  “‘희아’가 누굽니까?”

 

  “.......”

 

  태루는 답하지 않고 사빈을 바라만 보았다. 아까 나오와의 대화에서 들은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듯 했다.

 

  “청성동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천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령들의 구출을 위해서도 출동을 할 때가 있어서 회사의 모든 정령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는데... ‘희아’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희아’가 누굽니까?”

 

  반성한다고 무릎을 꿇고 있으면서도 사빈은 그 이름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 자신이 모르는 이름이 있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외부인의 이름이 아닐까 생각도 했었지만 아까 나오와 태루의 대화에 외부인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것도 뭔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기에 역시 내부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빈의 물음에 태루는 그를 그저 물끄럼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짤막한 한숨 뒤에 중얼거리듯 말했다.

 

  “너는 몰라도 되는 이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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