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호텔의 대중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고 난 후, 하나 둘 씩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느 한 사람 할 것 없이 전부 방으로 들어가서 대중 목욕탕에는 고요한 어둠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이후로 8명은 서로 약속을 한 듯이 저녁밥을 먹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방에서 나오는 낌새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단 1명 어느 검은 그림자가 달빛에 비춰져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을뿐.......
민안표도 본인 방문을 열고 들어가 스위치를 켰다.
민안표의 방에 환한 빛이 들어오더니 방안을 샅샅히 살펴주었다.
그 빛이 보여주는 장면은 1층과 이어지는 인터폰 1개, 벽걸이 테레비전 1대,푹신한 침대와 그의 집에서 챙겨온 가방 뿐이었다.
그는 당장 할 일도 없고 해서 테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 민안표가 즐겨 보는 드라마인 '리틀 션샤인' 이 방영 중이었다.
이 '리틀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는 민안표가 녹화를 하고 있어야 할 드라마였는데 얼떨결에 사건의뢰를 맡게 되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방문에서 마치 천둥이 울리는 듯한 소리를 귀로 들었다.
'쾅! 쾅! 쾅!'
민안표는 화들짝 놀라 보던 것을 멈추고 소리쳤다.
"누구세요?!"
그러자 문 건너편에서는 어느 목소리도 들려오지가 않았다.
민안표는 다시 소리쳤다.
"누구세요?"
그래도 그 방향에서는 어느 목소리도 들려오지가 않았다.
다만 창문가에서 벌레의 울음소리만 그의 귓가에 조용하게 울릴 뿐이었다.
민안표는 다시 보던것을 마저 보고 드라마가 그 회의 클라이막스에 도달할 쯤이었다.
다시 그의 방입구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쾅! 쾅! 쾅!'
그는 또 장난일까 싶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다시 드라마를 보았다.
그러자 1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들려왔다.
'쾅! 쾅! 쾅!'
민안표는 짐작을 하였다.
이번에는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세요?"
민안표는 방문앞에 다가가 물어보았다.
그러자 방문 건너편에서 어느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탐정님, 한 밤 중에 죄송합니다.혹시 저의 주인님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대일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는 종업원 중 1명인 종업원 이태창이였다.
"사장님은 아까 저희하고 같이 사장님 방에 들어가셨을텐데요. 계시지 않으신가요?"
"그게.... 아까 아침에 주인님께서 제가 저녁밥을 차리기 전에 저한테 따로 할 말이 있으니 9시 45분 쯤에 주인님 방에 찾아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대......"
라고 이태창은 뒷말을 흐리기 시작했다.
그 말을 끝으로 민안표와 종업원인 이태창 2명이서 함께 호텔 사장 나승묵을 이곳저곳 찾아디니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찾아 다녔으나 나승묵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민안표는 찾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려고 할 찰나였다.
옥상에서 검은 그림자가 바닥을 향해 내려오는 것을 민안표와 이태창이 창문을 통하여 목격하였다.
그들은 그 검은 그림자의 모습을 자세히 보지 못하여 그 검은 그림자의 정체를 알고자 마당으로 내려가 보았다.
그 검은 그림자는 사람의 형태를 띄고 있었고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몸 구석구석마다 주방용 나이프로 꽂혀 있었다.
형태를 알수없는 모습은 마치 수많은 바늘이 달려있는 고슴도치처럼 보였다.
"주인님!"
그렇다.
이 형태를 알 수 없는 존재는 대일 호텔의 사장 이었던 나승묵이였던 것이다.
민안표는 이 상황은 명백한 살인사건인것을 알아채고 이 호텔에 묵고 있는 모든 투숙객들과 호텔 관계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 시간이 밤 10시 30분이였다.
그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이 사건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