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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불완전한 모든 것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그 끝없는 끝에 네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 걸어줄 거야.’

늘 나사하나 빠진 채 몽롱하니 걸음을 옮기는 것 같고, 퍼즐 조각 하나를 들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듯이 끝이 없는 지루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래준다면 그것만으로 세상은 아름다운 건 아닐까요?

비록 자신의 삶을 완벽함으로 채우진 못했어도 나 또한 누군가의 완전을 바라니까.

‘그런 네 옆에 내가 걸음 맞춰 걸을게. 이제 함께 걷는 거야. 가다가 힘들면 등 맞대고 쉬고, 또 손 맞잡고 걷고, 누가 이기나 뛰어도 보고, 느릿하게 얼마나 걸었는지 걸음수도 세는 거야. 네가 심심하면 노래도 불러 줄게. 우리가 걷는 길에서 마주치고, 지나친 사람들은 우리에게 응원도 해주고, 힘들까 물도 건넬 거야. 그럼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걷는 거지.’

확실한 것은 세상에 늘 사랑이 있다는 것입니다.

 
- chapter 7
작성일 : 19-10-11 13:58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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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7

 

 

 

 - 갈게.

 

  도현은 아랑에게 온 답을 보곤 허탈한 듯 한숨을 내뱉었다. 두 달. 장장 두 달을 독하게도 외면하던 그녀가 너무나 쉽게 답장을 보내왔다. 얼마나 전화를 했는지, 문자를 보냈는지, 소연을 통해 자신의 흔적을 찾아 제가 방황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모질게도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답장을 보낸 이유. 출판 된 그녀의 시집은 이름 있는 출판사의 빵빵한 지원과 홍보. 당연하게도 독자를 울리고, 웃기는 완벽한 시로 입소문을 타고 벌써 3쇄를 준비 중이었다. 그녀와 자리를 만들라는 출판사의 닦달에도 일주일을 버틴 그가 핑계 삼아 던진 문자가 그간의 노력이 허무하게 그녀의 답을 물어 왔다. 단 두 글자. 그 두 글자에도 도현은 그녀와의 거리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 드는 마음은 아마도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이유 때문이라.

 

  그는 초조했다. 그녀가 약속을 어길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안절부절이었다. 애써 왔다 저를 보고 도망갈까. 그런 그녀를 어떻게 붙잡아야 할까. 그의 머릿속은 내내 정신이 없었다. 고 대표가 그에게 다가왔다.

 

 “자, 우리 현 팀장. 대박 하나 쳤으니. 건배 한 번 하세.”

 

  도현은 여전히 복잡한 생각을 거두지 못한 채 잔을 들어 그의 술을 받았다. 말 많은 고 대표를 잘 알기에 그는 받은 술을 그대로 내려놓았다. 오늘 따라 술이 들어가질 않았다.

 

 “자네가 1쇄에 기어이 만부 찍어내겠다고 했을 때 안 팔리기만 해봐라. 확 내쫓아 버릴까 했었는데 말이야. 이렇게 내 뒤통수를 치는구만. 내가 그때 그렇게 반대를 했던 건...”

 

  고 대표가 뒤이어 길게 말을 이었지만 도현은 들리지 않았다. 가게 안의 시끄러운 말소리 모두 들리지 않았다.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말자고. 이번 일로 나도 자네 안목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으니까.”

 

  고 대표가 별 말이 없는 도현에 머쓱하게 목을 가다듬으며 물었다.

 

 “그런데 어째 주인공이 안 보여? 많이 늦으신대?”

 

  도현이 애써 예의바른 미소를 보였다.

 

 “오시긴 할 겁니다.”

 “그러니까. 오셔야 인사라도 좀 드리고 할 텐데.”

 

  그때 가게 입구 쪽에 앉아 있던 정환을 필두로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희수가 젓가락으로 빈 소주병을 치며 길을 내고 있었다.

 

 “우리 작가님 도착하셨습니다!”

 

  도현이 사람들 틈으로 민망한 지 어색하게 웃어 보이는 그녀를 발견했다. 문든 마주친 그녀와의 시선은 짧게 끝이 났다. 아랑의 앞으로 고 대표가 섰다.

 

 “아휴! 드디어 만나 뵙니다. 대한민국에 낭만을 불러 온 우리 출판사 대표 유일무이 시인님을.”

 

  아랑이 고 대표의 손을 잡으며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다 다올에서 믿어주신 덕분이죠.”

 “무슨 그런 말씀을, 작가님 덕분이죠. 이렇게 좋은 작가님과 일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입니다.”

 “아니에요. 제가 더 영광입니다.”

 “자, 이 쪽으로 앉으세요.”

 

  고 대표의 안내대로 아랑이 도현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가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셨어요. 현 팀장님?”

 

  안녕? 안녕했냐고? 도현은 저도 모르게 허탈함에 코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이번일은 다 현도현 팀장님 덕분인데 그 동안 감사인사 한 번을 못 드렸네요. 감사해요.”

 

  때마침 그들의 테이블에 슬쩍 끼어든 정환이 맞장구를 쳤다.

 

 “우리 현 팀장이 출판업계에서 신의 손 아닙니까. 자, 작가님 시집 대박 난 기념으로 한 잔 받으시죠.”

 

  아랑이 정환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제가 오래는 못 있어서요. 잠깐 얼굴 뵙고 인사만 드리러 온 거라...”

 “어디 가는데.”

 

  그녀의 말을 끊고 도현이 대뜸 물었다. 늘 사람들 앞에서 존댓말을 쓰던 그의 말이 짧아졌다. 아랑이 당황한 것도 잠시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개인적인 일이라 말씀드리기가 좀 그런데... 그런데 친구 먹기로 하고선 내내 존댓말 쓰시더니 이제야 편히 대해주시네요?”

 

  그가 엎지른 물을 그녀가 급히 주워 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인연을 모른 채 고 대표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 그래요? 현 팀장이랑 작가님이? 작업하면서 많이 친해졌나 봐요?”

 

  도현은 굳은 얼굴로 아랑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랑이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말했다.

 

 “동갑이라서요. 둘이 있을 땐 편하게 부르기로 했어요.”

 

  아랑이 말했다. 이로서 완전히 끝이다. 잘 가라. 내 첫사랑아. 오늘을 마지막으로 난 이제 네가 아닌 나를 사랑할 거야. 꼭 그럴 거야. 그녀가 그와 연결된 시선으로 그 메시지를 실어 보냈다. 닿았을까... 정리한 내 고백이 닿았을까. 그녀가 먼저 시선을 틀었다.

 

 “어쩌죠. 축하해주는 자리라 시간을 비워보려고 했는데 어렵게 돼서. 전 이만 일어나야 할 것 같아요.”

 

  그녀의 말에 모두가 아쉬운 듯 가지 말라 애원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꿋꿋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마운 이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하곤 가게를 나섰다. 정환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현에게 물었다.

 

 “현 팀장, 작가님 배웅 안 해?”

 

  묵묵부답인 그에 정환이 작게 궁시렁대며 일어났다.

 

 “취했어? 아까부터 말이 없네. 에이, 재미없어.”

 

  정환이 남들과 똑같이 가게 앞까지 아랑을 배웅하기 위해 일어났을 때 도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헤치고 가게를 나갔다.

 

 “신아랑.”

 

  희수와 누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그녀의 눈이 커졌다.

 

 “얘기 좀 해.”

 “무슨 얘기... 요?”

 

  끝까지 그렇게 선을 긋는 아랑에 도현은 화가 나려 했다. 지금은 네가 화 낼 때가 아니야. 그가 간신히 되 뇌이기 시작했다. 자신만큼이나 놀라 굳은 채 서 있는 희수와 누리를 본 아랑이 서둘러 어색하게 말을 이었다.

 

 “아, 매니저님한테 들었어요. 2쇄 찍기로 했다고. 전해줄 좋은 소식이...”

 “여기서 할까?”

  아랑의 얼굴이 굳었다. 희수와 누리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슬금슬금 두 사람에게서 멀어졌다. 그녀들이 가게 앞까지 나오려는 사람들을 물리자 아랑이 작게 속삭였다.

 

 “출판사 사람들 다 보잖아.”

 “뭔 상관이야.”

 “무슨 상관? 내가 지금 너 곤란하지 않게...”

 “그게 중요해?”

 

  아랑이 입을 꾹 닫았다. 그래. 이 상황에서도 네가 곤란해질까 그게 중요해. 자신이 어떻게 버텨낸 두 달이었는데 이렇게 핑계 삼아 보러 온 것을 스스로 인정하자 코끝이 찡해졌다.

 

 “얘기 좀 해. 제발.”

 

  그의 목소리에 서린 간절함에 아랑의 눈이 흔들렸다.

 

 “널 붙잡아 놓을 수 있는 장소가 여기라면 여기서 할 거야”

 “알았으니까, 그만해. 나 진짜 일 있어. 장소 옮겨서 짧게 끝내자.”

 

  그가 한 숨과 함께 주차장으로 고갯짓을 했다.

 

 “따라와.”

 

  그를 따라 주차장으로 온 아랑은 보조석을 열어 보인 도현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짧게 끝내.”

 “알았으니까, 타.”

 

  그녀가 망설였다.

 

 “장소 옮기자며.”

 “미워죽겠어.”

 

  그녀가 톡 쏘아 붙이며 차에 오르자 도현이 한숨과 함께 문을 닫았다. 보닛을 가로질러 그가 운전석에 타자 그녀가 말했다.

 

 “술 마셨잖아.”

 “안 마셨어.”

 “네 앞에 잔, 채워져 있었어.”

 

  그 짧은 사이 참 많은 걸 봤다. 아랑이 아차 싶었지만 태연하게 그를 보았다. 도현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대표님이 주는 거라 그냥 받아만 놓은 거야. 잔 부딪치기 전에 네가 왔고. 됐어?”

 

  잘났어. 아랑이 괘씸한 마음에 입을 닫자 도현이 말했다.

 

 “벨트 매.”

 

  차 안에 침묵이 흘렀다. 기어를 넣는 그의 손이 거칠었다. 엑셀을 밟는 발길도 마찬가지였다. 부웅- 소리를 내며 튀어나간 그의 차가 도로로 들어섰다. 아랑은 어디로 가는거냐 묻고 싶었지만 그와 계속 말을 섞었다간 울음이 터질 것 같아 꾹 참았다. 함께 보냈던 꿈같은 여름은 한참 전에 끝이 났다. 높아진 가을 밤하늘이 두 사람을 걱정스레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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