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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는 아름답다고
작가 : 내일
작품등록일 : 2019.10.11

스물다섯, 파리에서 잊지 못할 사랑을 만나다.
평범한 한나, 그리고 그녀를 만난 아이돌 그룹 'R-flower'멤버 우재와 민의 이야기.

 
3 만남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작성일 : 19-10-11 13:24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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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만남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만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시간, 장소, 그리고 상대방이다. 이 모든 것이 지금 완벽했다. 우재의 가슴을 쿵쾅대는 이 삼박자는 바로 아주 좋은 때를 알렸다.

 “이제 알아보겠어요?”

 여자는 말을 더듬거렸다.

 “에엑? 아니, 여기 계세요?

 우재는 놀란 여자를 진정시켰다.

 “쉿, 조금만 작게요. 유럽 투어 왔다가 지금 휴가 받아서 잠시 돌아다니고 있는 거예요.”

 여자의 눈은 작아들지 않았다. 우재는 아름다운 눈에 넋을 잃을 것 같았다.

 “근데 이름이 뭐예요?”

 “한나요. 쉽죠?”

 이름도 예뻤다. 우재는 이름을 알아내서 용기가 생겼다.

 “계속 혼자 있는 거예요?”

 “네, 그렇네요.”

 “오늘 시간 있어요? 여기 오래 계시기도 했고, 제가 혼자 다니기가 좀 그래서요. 오늘 같이 있어 줄래요?”

 한나가 많이 당황한 듯 보였다.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럴만도 했다. 처음본 사람인데 더군다나 연예인이라니…많이 복잡해 보였다. 잠시 뒤 한나가 다짐한 듯 말했다.

 “그래요. 근데 6시까지 만요. 저 일가야 돼요.”

 “일을 해요? 어디서요?”

 한나는 어이없어 했다.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일을 안 하면 어떻게 살아요? 그 쪽도 일하고 있잖아요.”

 “미안해요.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 처음 만나 봐서요.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저기 골목으로 들어가면 한적한 식당 골목이 나와요. 그쪽에 있는 한식당 중 한 곳에서 알바하고 있어요.”

 우재는 한나의 표정을 살폈다. 앙 다문 입술이 귀여웠다. 다부진척하는 여린 손으로 팔짱을 낀 것도 사랑스러웠다.

 “대단하네요. 프랑스어 잘하나봐요?”

 “뭐, 아주 잘하진 않지만 하는 편이죠.”

 우재는 당당해 보이는 표정에 웃음이 터졌다.

 “아니, 왜 웃어요?”

 “아니, 너무 귀여워서요.”

 한나의 뻥진 표정이 더욱 그를 웃게 만들었다.

 

 “그럼, 우리 6시까지 뭐해요?”

 우재는 한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 거기 가요. 뤽상부르. 거기 가봤어요?”

 “아니요. 여기 전에도 와봤는데 그 곳은 들어보지 못했네요.”

 “거길 몰라요? 거기 레미제라블에도 나온 곳인데…”

 “네, 하하 진짜 처음이에요.”

 “그럼 이번에 거기 한번 가요. 여기서 금방 가요.”

 “좋아요.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좋네요.”

 “사실 아직 잘은 몰라요. 근데 돈이 없어서 많이 걸어 다니다 보니까 익숙해진 것뿐이에요.”

 우재는 한나는 빤히 보았다.

 “근데, 그것도 대단한 거예요. 누가 돈이 없어 걸을 걸 알면서도 여기 올 생각을 하겠어요. 그거 대단한 거예요.”

 한나는 우재의 말에 잠시 뒤통수가 얼얼했다.

 “그런 말 처음 들어봐요. 고마워요.”

 한나의 가슴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잔잔하던 물결이 거세지기 사직했다. 우재의 진심이 담긴 말들이 한나의 가슴에 돌을 던진 것이다. 한나는 다시 한번 듣고 싶었다.

 “근데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우재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하죠. 저 거짓말 안 해요.”

 한나는 엉뚱하게 입을 삐죽 내밀면서 혼자 속삭였다.

 “뭐 아직 잘 몰라서 그런거겠죠…”

 고개를 숙여 한나의 눈을 맞추며 우재는 피식 웃었다.

 

 둘은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들어갔다. 여기로 가면 더 빨라요. 한나는 앞장섰다. 한나는 앞만 바라보면서 말했다.

 “진짜, 내가 살면서 알플라워랑 둘이 걸을 줄이야. 진짜 기분 이상한 거 알아요? 사실 지금 멀쩡한 척 하고 있는 거예요.”

 우재는 한나의 눈을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말했다.

 “저 좀 봐요…하하.”

 한나의 얼굴이 벌개졌다.

 “저 사실 진짜 알플라워 노래 많이 듣거든요. 아직도 안 믿기네요.”

 “그럼 이제 믿어요. 이게 꿈 아니고 진짜에요. 그러니까 나 좀 봐요. 하하”

 빠르게 걷는 한나의 발을 맞추며 우재는 부끄러워하는 한나의 손목을 잡았다.

 “아니, 잠깐만요. 왜 이렇게 빨리 걸어요? 우리 천천히 가요. 천천히”

 “미안해요. 그냥 천천히 못 걷겠어요.”

 “그럼 우리 손잡고 걸을까요?”

 이건 무슨 상황인가. 한나는 100번은 세면서 천천히 생각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하지만 우재는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그는 한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 한나는 당황스러워 손을 뺐다.

 “저기요. 우리 지금 만난지 한 시간도 안된 거 알아요?”

 우재는 다시 한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알아요. 근데 그쪽이 너무 빨리 걷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걸어요.”

 “저기요, 알았어요. 이 것 좀 놔요. 천천히 걸을게요.”

 “다시 손을 빼려는 한나의 손을 더 세게 잡으면서 우재는 말했다.

 “안돼요. 언제 또 빨리 걸을지 모르잖아요. 그리고 저기 봐요. 저기 금발머리 여자가 나를 빤히 보고 있어요. 이렇게 손을 잡고 있어야 사람들이 그래도 좀 덜 쳐다보지 않겠어요?”

 한 블록건너 금발머리 여자 두 명이서 우재와 한나를 보며 서로 속닥였다. 한나는 한숨을 쉬며 우재의 손을 허락했다.

 “저기요…, 알겠어요. 근데 원래 이렇게 막 남의 손을 덥석덥석 잡고 그래요?”

 우재는 아차 싶었다. 한나를 향한 마음이 거세져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상처를 준 것만 같았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우재는 한나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뺐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손에 힘이 들어오는 걸 느꼈다. 우재는 놀란 눈으로 한나를 내려다봤다.

 “뭐, 어쩔 수 없잖아요. 불편하지만 잠시 이렇게 가요.”

 한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한껏 찌뿌린 인상에 앙증맞은 어색함이 차올랐다. 우재는 그런 한나를 보며 더욱 심장이 뛰는 걸 느꼈다.

 “고마워요…”

 

  한나의 발걸음이 부쩍 느려졌다. 어쩔 줄 몰라 하는 한나의 모습을 흘끗 보면서 우재는 웃었다. 한나는 손에 어색하게 힘을 주고 있었다. 우재는 작고 차가운 한나의 손을 잡으며 생각했다.

 ‘참 신기한 여자야…’

  한나는 지하철역에 오자마자 보란 듯이 우재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뺐다.

 “다 왔네요. 돈 줘 봐요. 표 끊어 줄게요.”

 우재는 10유로를 꺼냈다.

 “지폐밖에 없어요.”

 “상관없어요.”

 한나는 능숙하게 표를 끊었다.

 한나와 우재는 쥐 오줌 냄새가 가득한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근데, 우재씨는 안 바빠요? 전 연예인은 맨날 바쁜줄 알았는데…”

 우재는 피식 웃었다.

 “어제까지 죽도록 바빴어요. 이제야 한나씨도 만나고 숨통이 조금 트인 거죠.”

 한나는 이제까지 궁금증을 다 풀어내려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는 듯 했다.

 “근데요…,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뭐든지요.”

 “옛날부터 진짜 궁금했던 건데요…, 진짜 에브리데이 민아랑 사겨요?”

 우재는 어이없어 웃었다. 한나가 당황할 정도로 역 안이 떨어져 가라 웃었다.

 “아니, 저기, 미안해요. 많이 당황했죠?”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솔직히 연예인이 누랑 사귀는지가 젤 궁금하잖아요?”

 한나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 사겼어요. 그게 다예요,”

 “고마워요. 죄송해요… 괜히 물어봐서….”

 “뭐든 또 물어봐요.”

 

  열차가 도착하고 그들은 열차에 올랐다. 열차 운행은 거칠었다. 우재는 자연스럽게 한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한나의 가슴이 뛰었다. 그때 한나가 자연스럽게 우재의 귀에 속삭였다. ‘고마워요.’ 우재의 심장은 열차와 같이 덜커덩 거렸다. 우재는 한나와 함께하는 것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모든 새로운 인연에 깊이를 불어주는 놀랍고도 놀라운 파리의 마법이었다. 뺨을 스치는 퀘퀘한 바람은 힘겹지 않았다. 바람에 날려 오는 한나의 샴푸 향기가 그를 도와주었다. 우재는 이 시간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이 즐거운 시간을 잊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한적한 것은 뤽상부르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그들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느꼈다. 오늘이 날이라는 것을. 오로지 이 도시와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우재는 눈에 가득 들어오는 한나를 힘껏 눈에 담기로 했다.

 “진짜 날씨가 좋네요.”

 “저쪽으로 더 들어가요. 저기 가면 더 조용할걸요?”

 한나는 각지게 잘 정돈 된 정원수들이 늘어선 곳으로 우재를 이끌었다.

 “저는 여기 자주 와요.”

 나뭇잎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진짜 세상에 혼자 있는 기분이에요.”

 우재는 발걸음을 멈췄다.

 “우리 여기 잠깐 앉았다 갈까요?”

 단풍나무가 우거진 곳에 벤치가 놓여 있었다. 한나는 우재와 조금 떨어져 앉았다.

 “한나씨는 아까 왜 행복했어요?”

 한나의 표정이 허공을 멤돌았다.

 “지금 여기에 있잖아요.”

 “여기에 있으면 행복한 거예요? 프랑스 오고 싶었어요?”

 한나가 웃었다.

 “지금 이렇게 아무생각 없어도 되잖아요. 당장 앞날만 바라보고 있어도 되잖아요. 그게 행복한 거죠.”

 우재는 멍하니 한나를 바라 보았다.

 “우재씨는요? 우재씨는 행복하지 않아요? 다가졌는데…. 애들끼리 그런 말도 했어요. 나랑 동갑인 누구는 저렇게 대단한 사람인데 우린 뭐하냐고…. 하하 웃기죠?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말이에요.”

 “맞아요. 행복해야죠. 때로는 지나친 관심에 힘들지만 어느 순간 그걸 즐기고 있더라고요. 근데 진짜 못된 건 가끔 그런 것들이 지겨워질 때가 있어요. 나를 만든 건 다 그런 관심 때문인데…. 나를 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건방진 생각도 해요.”

 “그거 못된 거 아니에요.”

 우재는 한나의 말에 흠칫했다.

 “당연하다고 그렇게 위로를 많이 받았겠지만, 내가 한번더 해줄게요. 당연해요. 우재씨는 충분히 그럴 권리 있어요. 건방지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우재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데요.”

 “한나씨, 한나씨는 말을 참 예쁘게 해요.”

 한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한나가 수줍게 말을 이었다.

 “근데요…, 제 얼굴 그렇게 보지 마세요. 얼굴이 다 텄단 말이에요.”

 우재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게 어때서요! 한나씨는 참 별걸 다 걱정해요. 상관없어요. 저는 한나씨 눈만 보니까.”

 그 순간 둘이 눈이 마주치고 한참을 애틋하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한나가 벌떡 일어섰다.

 “이제 그만 가요!”

 “네, 그래요 하하”

 우재는 멋쩍게 일어서 한나의 걸음을 좇았다. 한나의 걸음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아까처럼 덥석 한나의 손을 잡지 못했다. 이번에 잡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 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뤽상부르를 떠나 파리 시내로 향해 걸었다. 분수를 지나 공원을 나와 돌길을 걸었다. 그때 그들은 젤라또 가게를 보았다.

 “한나씨 우리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면서 갈래요?”

 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맛 먹을래요?

 한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서 미간을 조이는 표정을 하고 메뉴를 읽었다.

 “뭐가 그렇게 심각해요?”

 우재는 그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저는 레몬크림 맛으로 할래요. 우재씨는요?”

 “저는 바닐라랑 딸기요. 제가 살게요.”

 한나는 손사래를 쳤다.

 “됐어요. 제가 사먹을게요.”

 한나는 얼른 능숙한 불어로 주문했다. 그때 우재가 카드를 들이밀고 말했다.

 “merci”

 

  가게를 나서며 우재는 한나의 표정을 살폈다. 한나는 덤덤했다.

 “고마워요. 맛있게 먹을게요. 근데 정말 괜찮았어요.”

 우재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근데 이거 공짜 아니에요. 오늘 가이드 비용이랑 앞으로 휴가 동안 잘 봐달라는 의미에서 제가 산거에요.”

 한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런 거라면 이거 가지고는 안되죠! 저기 아래 골목으로 내려가면 에스카르고 맛있데 있으니까 거기서 밥 사요. 안되겠네, 이사람.”

 우재가 크게 웃었다.

 “근데….”

 갑자기 한나의 얼굴이 평정을 찾으며 물었다.

 “우리가 다음이 있을까요?”

 우재의 머릿속이 갑자기 꽉차들었다. 하지만 한나의 얼굴을 보니 답은 명쾌해졌다.

 “당연하죠. 한나씨가 사라져도 제가 찾아낼 거예요. 이렇게 오랜만에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한나씨 제가 놓치지 않을 거예요.”

 한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왜냐면 우재씨는 모르겠지만 사실 저 아직도 약간 믿기지 않거든요.”

 우재는 한나를 향해 확신에 찬 표정을 했다.

 “저 믿어줘요! 담에도 한나씨 만나러 올게요.”

 한나가 새침한 표정을 했다.

 “누가 만나준대요?”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들은 길을 따라 걷다보니 자연스레 판테온에 도착했다. 만신의 신전. 프랑스의 위인들을 모셔놓는 공간이라고 한나가 우재에게 설명했다. 우재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요. 제가 수업시간에 자주 졸아서 이것 밖에 모르네요.”

 우재는 한나를 대단하듯이 쳐다보았다.

 “진짜 대단한데요? 역시 전공자는 다르네요.”한나는 수줍게 웃었다.

 “고마워요.”

 갑자기 한나의 휴대폰이 울렸다.

 “Alors?”

 우재는 한나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전화를 마친 한나의 표정이 밝어졌다.

 “오늘 에펠탑에서 야경보고 갈래요?”

 우재는 기쁨에 외쳤다.

 “좋아요!”

 한나는 전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장님이 오늘 손님이 없어서 문을 일찍 닫으신다네요.”

 

  한나와 우재는 저녁을 먹기 위해 길가에 있던 한 작은 식당에 들어왔다. 한나는 메뉴판을 찬찬히 살폈다. 우재는 프랑스어로만 되어있는 메뉴판을 보더니 묵묵히 한나를 바라보았다. 한나가 물었다.

 “여기 메뉴 어렵죠? 제일 무난한 걸로 시켜줄게요.”

 우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르고뉴 고기 어때요? 여기 설명서에 보면은 부르고뉴 와인에 졸여서…”

 우재는 한나의 모든 행동이 하나하나 다 기억 날 것 같았다.

 “우재씨, 와인에 절인 고기 괜찮아요?”

 우재는 한나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고기요리랑…, 저는 파스타 시킬게요.”

 우재는 한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한나씨는 와인 안해요?”

 “와인 하기도 하는데 제가 술이 많이 약해서요. 우재씨 와인 한 잔 할래요?”

 “그럼 저는 한나씨가 하나 추천해줘요. 한잔 할래요.”

 한나가 사당을 두리번거리며 웨이터를 찾았다. 나이 지긋한 프랑스인 할아버지가 한나에게로 왔다.

 “monsieur, je voudrais, ceci, et …, merci.”

 “우와 프랑스어는 진짜 매번 들어도 신기한 것 같아요. 어떻게 프랑스어를 배울 생각 했어요?”

 한나의 표정이 잠깐이나마 깊은 상념에 젖어드는 듯 했다.

 “그냥요. 어렸을 때부터 왠지 모르게 제가 배울 것 같았어요.”

 “프랑스어는 진짜 소리가 아름답네요. 발음이 예술이에요.”

 한나의 표정이 만족스러운 듯 했다.

 

  주문했던 메뉴가 나오고 둘은 만족스럽게 식사를 했다. 이 둘을 지켜보던 주인 할아버지가 한나에게로 와 말을 걸었다.

 “Vous deux êtes vraiment beaux.(너네 진짜 아름답다.)”

 한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merci monsieur, Mais nous ne sommes pas des amants.(감사합니다. 근데 저희는 연인이 아니에요.)”

 프랑스인 할아버지는 통쾌하게 웃었다. 우재는 궁금해 하는 눈빛으로 한나를 바라보았다. 한나는 우재의 눈을 피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Même si ça se passe bien? (이렇게 잘 돼가고 있는데도?)”

 한나는 우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분이 잘 모르셔서 하시는 말이에요. 별거 아니에요.”

 우재는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왜요? 우리보고 잘 어울린대요?”

 

  우재는 한나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계산을 했다. 한나가 나왔다.

 “계산했어요. 가요.”

 한나는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잘 먹었어요.”

 우재는 해가 져가는 모습을 등지고 문 앞에 서서 한나를 바라보았다.

 “자, 가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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