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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불완전한 모든 것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그 끝없는 끝에 네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 걸어줄 거야.’

늘 나사하나 빠진 채 몽롱하니 걸음을 옮기는 것 같고, 퍼즐 조각 하나를 들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듯이 끝이 없는 지루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래준다면 그것만으로 세상은 아름다운 건 아닐까요?

비록 자신의 삶을 완벽함으로 채우진 못했어도 나 또한 누군가의 완전을 바라니까.

‘그런 네 옆에 내가 걸음 맞춰 걸을게. 이제 함께 걷는 거야. 가다가 힘들면 등 맞대고 쉬고, 또 손 맞잡고 걷고, 누가 이기나 뛰어도 보고, 느릿하게 얼마나 걸었는지 걸음수도 세는 거야. 네가 심심하면 노래도 불러 줄게. 우리가 걷는 길에서 마주치고, 지나친 사람들은 우리에게 응원도 해주고, 힘들까 물도 건넬 거야. 그럼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걷는 거지.’

확실한 것은 세상에 늘 사랑이 있다는 것입니다.

 
- chapter 6
작성일 : 19-10-10 17:17     조회 : 338     추천 : 0     분량 : 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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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6

 

 

  아랑과 연락이 끊어졌다. 두 사람의 냉전에 혁준과 소연이 함께한 단톡방도 잠잠했다. 도현의 핸드폰에는 더 이상 반가운 이들의 연락도, 기다리는 이의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도 생각을 정리해야만 했다. 하지만 도저히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고백삼아 그녀에게 답을 주어야 할까. 이상하게도 도현은 그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에 좋아한다도, 미안한다도 답이 될 수 없었다. 혼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이상 무의미 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그가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연락을 했지만 그녀는 묵묵부답이었다. 이렇게가 끝인 걸까. 결국 뭣도 아닌 채 또 다시 그녀에게 상처를 준 채. 이 상처로 그녀는 또 10년을 아플까?

 

  도현은 곧장 도움을 청했다. 애써 찾아간 우리 새 까치집의 주인들은 애가 타는 서울의 사랑들을 잠시 제쳐두고 제 사랑을 견고히 다지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굳게 닫힌 대문 앞에서 담배를 태우던 그는 아랑의 흔적을 찾아 다시 걸음을 옮겼다. 떨떠름하게 그의 방문에 응한 건 소연이었다. 이번까지 그가 그녀를 찾은 건 두 번째였다. 두 번 모두 아랑 때문이었다. 아기자기한 그녀의 가게에 아랑이 늘 자리를 잡던 자리로 도현이 앉았다. 소연은 그에게 그 자리의 주인을 아느냐 묻고 싶었다.

 

 “커피라도 줘?”

 “신아랑을 만나야 하는데 연락이 안돼. 집 주소 좀 알려줘.”

 

  본론만 말한 채 그녀의 답을 기다리는 도현은 무뚝뚝한 표정과는 달리 애가 타고 있었다. 그의 말에 서 있던 소연이 의자를 빼 털썩 앉았다. 그 행동에서도 신경질이 담겨 있었다.

 

 “너 아랑이한테 정말 관심이 없었구나?”

 

  도현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난 너도 아랑이를 이성으로 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럼 이렇게 나 찾아올 일도 없었잖아. 주소를 알고 있었을 테니까.”

 

  아랑이 힘들어 했다. 소연은 제 눈으로 그녀가 아파하는 것을 보았다. 얼마나 긴 시간동안 마음고생을 했는지. 열아홉 그 시절에는 얼마나 아팠는지. 소연에게 도현은 열아홉 그때나, 지금이나 제 친구를 울린 나쁜 놈이었다. 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작정 가서 뒤져보게?”

 “지금은 그 방법이 최선인 것 같아서.”

 “소용없어. 아랑이 인천에 없어.”

 

  도현은 고향을 떠올렸다. 소연이 그 생각을 읽었는지 딱 잘라 말했다.

 

 “거기도 아니야. 아랑이 서울로 이사 왔어.”

 

  문 앞까지 갔던 그가 소연을 돌아봤다. 그녀가 천천히 그의 앞에 서선 문을 열었다.

 

 “네 눈이 퍽 간절해 보이긴 하나. 너한테 말하지 말아 달라 했어. 그건 네가 찾아오지 않길 바란다는 뜻이니까. 나도 말 못해줘. 도움 못 줘서 미안하다. 조심히 가라.”

 

  도현이 등 떠밀리 듯 가게를 나왔다.

 

 

 ***

 

 

  혁준이 멀리 편의점 앞에 앉은 도현을 보았다. 낮에 소연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그를 불러내었는데 그가 자신보다 먼저 나와 벌써 맥주 세 캔을 비운 모습에 안쓰러워졌다. 사랑이 뭐길래. 저 무뚝뚝한 놈이 저렇게 길을 잃었을까. 혁준이 의자를 빼 자리에 앉자 도현이 말없이 그를 보았다.

 

 “웬일로 네가 먼저 나와 있냐? 맨날 코앞인데도 기다리게 하더니.”

 “그냥 할 일이 없어서.”

 

  혁준의 전화에 막연하게 기다리려니 거실 창이 유달리 그를 괴롭혔다. 정확힌 거실 창가에 앉아 나눴던 그녀와의 기억과 멀리 보이는 마포대교까지. 딱 한 번이었는데. 그녀가 제 집을 다녀간 것은 딱 한 번이었다. 집에 있는 게 편하질 않았다. 혁준이 맥주 캔을 따 목을 축였다. 잠시 말없이 맥주를 들이키는데 도현이 바닥을 응시하며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아랑이 숨어버렸어.”

 

  혁준이 그를 보았다.

 

 “혹시 아냐? 어디로 숨었는지.”

 

  여전히 바닥을 응시하는 그를 보곤 느릿하게 답했다.

 

 “알리가.”

 

  도현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또 한숨을 쉬고는 맥주를 들이켰다. 남김없이 비운 캔을 일그러뜨리는 그를 보고 혁준이 넌지시 물었다.

 

 “왜 숨은 진 아냐?”

 

  내가 또 잘못을 했기 때문에. 이로써 두 번째였다. 도현은 자신에게 여자를 울리는 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다. 재주라고 하기도 뭐한 못된 저주였다.

 

 “알아.”

 

  혁준이 코웃음을 쳤다.

 

 “알긴 개뿔.”

 

  어렴풋이 불어오는 바람은 가을이 먼저 보낸 안부 인사를 들고 바쁘게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젠 완벽히 쌀쌀해진 밤바람에 사람들은 저마다 가벼운 외투나 가디건을 챙겨 입은 모습이었다. 그리하여 쌀쌀맞은 바람이 옷깃에 걸러져 조금은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바람이 나무를 훑고 가자 여전히 푸릇한 나뭇잎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천천히 내려앉는 나뭇잎을 보며 그가 말했다.

 

 “알아. 알아 버렸어.”

 

  도현이 제 발치와 멀지 않은 곳에 스르륵 내려앉은 푸른 나뭇잎을 보았다. 어울리지 않는 도보 위의 청량한 나뭇잎. 있어야 할 곳이 아닌데 왜 그 곳에 있는지. 도현의 눈살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내가 알아버려서... 그래서 숨은 거야.”

 

  허공을 응시하는 그를 빤히 보던 혁준이 말했다.

 

 “그럼 그냥 둬.”

 

  도현은 말이 없었다. 다시 불어온 바람에 그가 바라보던 나뭇잎이 움찔했다. 그리 강한 바람도 아닌데 나뭇잎은 반응을 보였다. 도현은 생각했다. 있어야 할 제 자리에서 기어이 떨어뜨려 놓고. 이제는 바닥조차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화가 났으리라.

 

 “그게 안돼.”

 

  바람도 알고 있으리라. 애써 작은 손으로 맨 바닥을 붙들고 버티는 걸 알면서도, 바람이 기어이 또 나뭇잎을 건드렸다. 기어이 다가온 바람에 나뭇잎이 버티지 못하고 뒤집어졌다. 그렇게 엎어져 엉엉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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