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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불완전한 모든 것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그 끝없는 끝에 네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 걸어줄 거야.’

늘 나사하나 빠진 채 몽롱하니 걸음을 옮기는 것 같고, 퍼즐 조각 하나를 들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듯이 끝이 없는 지루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래준다면 그것만으로 세상은 아름다운 건 아닐까요?

비록 자신의 삶을 완벽함으로 채우진 못했어도 나 또한 누군가의 완전을 바라니까.

‘그런 네 옆에 내가 걸음 맞춰 걸을게. 이제 함께 걷는 거야. 가다가 힘들면 등 맞대고 쉬고, 또 손 맞잡고 걷고, 누가 이기나 뛰어도 보고, 느릿하게 얼마나 걸었는지 걸음수도 세는 거야. 네가 심심하면 노래도 불러 줄게. 우리가 걷는 길에서 마주치고, 지나친 사람들은 우리에게 응원도 해주고, 힘들까 물도 건넬 거야. 그럼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걷는 거지.’

확실한 것은 세상에 늘 사랑이 있다는 것입니다.

 
- chapter 5
작성일 : 19-10-10 17:15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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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다리의 모습에 반신반의 했을 때, 손을 잡고 이어지던 건물의 끝에 다다랐다. 정면에 뻥 뚫린 다리가 나왔다. 두 사람이 동시에 마포대교에 올라섰다.

 

 “응. 먹었어.”

 

  도현이 생뚱맞은 그녀의 말에 그녀를 보았다. 여전히 미소를 띠운 아랑이 손으로 다리를 가리켰다.

 

 ‘밥 먹었어?’

 

  생명의 다리 시작 첫 문구에 그녀가 답했다.

 

 “응. 먹었어.”

 

  도현이 뭔가 싶어 핏 웃었다.

 

 “생명의 다리 시작과 끝의 첫 글귀는 같대.”

 

  아랑이 저 멀리 마포대교의 끝을 가리키며 그 끝을 보기라도 할 것처럼 한쪽 눈을 감고 오른 눈에 초점을 집중했다.

 

 “미처 확인을 못했었는데 오늘 한 번 해봐야겠다.”

 

  빙그레 웃어 보이는 아랑에 그가 그녀를 불렀다.

 

 “신아랑.”

 “응?”

 

  담담한 그의 부름이 맞바람에 그녀에게 가지 못한 듯 도로 제 입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도현이 입 안에서 맴도는 말을 내뱉지 못하자 아랑이 핏 웃고는 앞서 걸었다. 그와 처음 마포대교를 함께 걸었던 그 날처럼 그와 조금의 거리를 두고 마주 선채 뒷걸음질을 쳤다. 사랑 앞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자연스레. 그녀가 말했다.

 

 “별로.”

 

  그녀가 도현에게 글귀를 가리켰다. 그와 그녀 사이 자리 잡은 글귀.

 

 ‘피곤하지 않았어?’

 

  아랑이 그를 보고 물었다.

 

 “넌?”

 

  그가 외보조개를 띠우며 답했다.

 

 “나도 별로.”

 

  아랑이 활짝 웃으며 뒤로 크게 물렀다.

 

 ‘별일 없지?’

 

  그녀가 글귀를 보곤 어색하게 내려앉으려는 입꼬리를 유지하며 답했다.

 

 “없지. 넌?”

 

  아랑은 그에게 어떤 답을 듣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결국은 안 되는 사랑이라도 누군가처럼 용기를 가져볼까. 아니면 끝내 마음 고이 접어둘까. 그러다 문득 자신은 안 되는 사랑에도 용기를 가질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없어.”

 

  그래서 그의 답에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아랑이 그에게 슬쩍 등을 보이고 걸었다. 도현이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끝으로 갈까 싶었던 순간 아랑이 다시 그를 보았다. 그녀의 손이 또 다시 글귀를 가리켰다.

 

 ‘오늘 하루 어땠어?’

 “난 좋았어. 아주 다이나믹한 하루였어. 소연이는 알까 몰라. 현도현 등에 업혔다는 거. 남편한테 혼나는 거 아니야? 외간 남자 등에 업혀왔다고?”

 

  그녀가 이제 그의 답을 기다렸다. 다리를 쌩쌩 달리던 차가 갑자기 끊어지고, 바람이 잦아들었다. 그녀가 그의 답을 꼭 들어야 할 것처럼 세상이 숨을 죽였다.

 

 “난...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들었어. 오늘.”

 

  아랑이 늦지 않게 대꾸를 했다.

 

 “그랬어?”

 

  그녀가 갑자기 그에게 뒤로 물러나라 손짓했다.

 

 “거기서부터 천천히 걸어오면서 봐봐.”

 

  도현이 시선을 틀어 글귀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생각할 게 많은가 보군요. 생각도 너무 많으면 안 좋아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까. 그러나 답은 안 나오고 생각만 더 많아지니까.’

 

  그가 그녀를 보았다. 여전히 유지된 두 사람 사이의 거리에서 그녀가 물었다.

 

 “도움이 좀 됐어?”

 “잘 모르겠는데?”

 “그래?”

 

  그녀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가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뒤를 따랐다. 지금 이 감정이 무엇일까. 그녀가 멈춰서 그를 보았다.

 

 “세 발짝 뒤로.”

 

  그가 걸음을 물리자 그녀가 어서 오라며 고갯짓을 했다. 그가 옆으로 고개를 틀었다.

 

 ‘3년 전 걱정한 거 기억 나? 1년 전 걱정은? 6개월 그 걱정은? 지금 그 걱정도, 곧 그렇게 될 거야.’

 

  그의 3년 전에도, 1년 전에도, 6개월 전에도 자신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늘 그랬듯이 없을 거다.

 

 “신아랑.”

 “멈춰.”

 

  아랑이 다가오려는 그를 멈춰 세웠다.

 

 “더는 못하겠다.”

 

  선선하다 느꼈던 바람이 이젠 쌀쌀맞아진 듯 했다. 어쩌면 고층 건물을 벗어나 강바람을 그대로 맞아 그럴 것이다. 아랑은 고층건물이 조금 고맙게 느껴지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척, 모른 척 못 하겠어.”

 

  이리도 쌀쌀한 바람이 혹여 제게 상처를 줄까 붙잡고, 붙잡고... 막아선 건물들은 알아주지도 못한 채 못난 것만 찾아 흉을 봤으니. 아랑은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녀가 홱 뒤돌아가자 도현이 붙잡았다. 강한 힘으로 잡아 세운 도현에 아랑이 그를 마주해야만 했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그녀가 말했다. 그토록 바라던 전보다 가까워진 그와의 거리가 이처럼 견디기 힘들 줄은 몰랐다.

 

 “너 내 다이어리 봤잖아.”

 

  그가 망설이자 아랑이 톡 쏘아붙였다.

 

 “모른 척 할 생각 하지마. 나만 맨날 들여다보는 거 남들이 흘깃 시선만 던져도 알 수 있어.”

 

  도현은 아랑이 이 상황에 괴로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맑은 꿀이 들어찬 눈동자가 그늘졌다.

 

 “내 시 봤잖아.”

 

  이윽고 그녀의 눈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

 

 “내 마음 알았잖아.”

 

  그는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왜 그랬어? 왜 봤어? 허락도 없이 왜 봤냐고.”

 “평소에도...”

 “내가 보여주는 것만 봤어야지.”

 

  아랑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거리를 뒀다. 바람에 그녀의 머리가 흩날렸다.

 

 “그 다이어리는 내 마음이나 마찬가지야. 누구나 숨기고 싶은 게 있잖아.”

 “난... 몰랐어.”

 “넌 알았어. 내게 시가 어떤 존재인 지 잘 알잖아. 알면 함부로 들여다보면 안 되는 거잖아. 그런 건 친구로서 예의 아니니?”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보여주는 것만 봤어야지. 애써 숨긴 걸 그렇게 다 펼쳐보면... 난 어쩌라고.”

 

  한 번을. 단 한 번을 틈을 주지 않는 구나. 아랑의 눈에서 기어이 맺힌 한 방울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 가게 두지 그랬어.”

 

  그녀가 멀어졌다. 그 날을 마지막으로 여름이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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