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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늘에서 떨어진 소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8.29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에서 나왔습니다. 39312번 고객님, 당첨되셔서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소원 없는데요."

"네? 분명, 접수 되셨는데..."

태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 앞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소원이 없다고? 서류를 내려다뵈 분명 무언가 소원이 접수가 되어있었다.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으셨나요?"

"안 빌었는데..."

태루는 눈을 깜빡였다. 의뢰인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돌아갈 수 있는데...
과연, 태루는 소원을 이뤄주고 돌아갈 수 있을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천구(별똥별)와 소원없는 여자의 이야기>>

 
5. 천구 구출팀 (2)
작성일 : 19-10-09 12:30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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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누구를 학대해? 무슨 법으로 다스려?

 

  “이건...”

 

  이건 인수도 잘 모르는 일이었다. 집에 와보니 태루가 그냥 쓰러져있었을 뿐이었다. 청성동자와 함께 온 인수도 이 광경을 지금 처음 보는 것이다. 그러니 당당하게 그를 데리고 집에 온 것이다.

 

  “천구는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하는 마음 좋은 정령입니다. 그런 순수한 천구를 건드렸으니 가벼운 벌로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

 

  갑자기 턱 막혀오는 숨에 인수가 가슴을 부여잡았다. 무어라 항변하고 싶었지만 청성동자는 막무가내였다. 그렇다고 이렇게 가만히 당하는 것도 어이가 없었다.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찾아와서 농사일하는 녀석이나 갑자기 나타나서 감금하고 있다며 저렇게 난리치는 녀석이나 둘 다 어이가 없었다. 할머니... 어쩌자고 이런 녀석들을 저희 집으로 보내셨나요...

  인수는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청성동자를 바라보았다. 마냥 작은 어린아이로만 보이던 녀석이 힘이 어찌나 센 지 철로 만들어진 대문을 한 손으로 뜯어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은 괴기스럽기 그지없었다.

 

  “거기까지.”

 

  그 때, 태루가 정신을 차린 건지 일어나 가슴을 움켜진 인수를 보호하려는 듯 꼭 감싸 안았다.

 

  “별똥별 소원 주식회사 천구 구출팀, 청성동자, 사빈. 그만해.”

 

  “하지만 그 사람은 천구를, 태루씨를 위험에 빠트린 사람입니다. 천계의 법으로 엄벌에 처하지 않으면...”

 

  “법을 위반하려는 건 너야.”

 

  태루는 그렇게 말하며 청성동자, 사빈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해보였다. 그러자 사빈이 들고 있던 대문이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사빈의 힘이 빠진 것이다. 힘이 빠진 사빈은 결국 대문을 바닥에 내동댕에 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사빈, 천구가 직접적인 SOS 요청을 하지 않으면 청성동자는 출동할 수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게다가 앞뒤 정황 살피지 않고 뛰어드는 건 그만하라고 내가 얘기하지 않았었나?”

 

  인수는 순식간에 편안해진 가슴에서 손을 떼고 태루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고압적인 분위기의 태루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항상 순둥순둥한 이미지로 헤헤거리며 웃으며, 옥수수 껍질을 까고, 파뿌리를 다듬던 녀석이 이런 녀석이었나 싶었다. 손가락 하나로 청성동자를 제압하는 그 모습에서 인수는 왠지 모를 가슴의 쿵쾅거림을 느꼈다.

 

  “많이 놀라셨죠?”

 

  태루가 꼭 끌어안고 있던 인수의 양 어깨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리며 물었다. 그 표정과 행동이 너무나도 부드러워서 인수는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태루는 인수를 진정시키며 그녀를 다독였다. 안 그래도 자신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할 그녀에게 또 다른 골칫거리를 안겨주는 것 같아 미안했다.

 

  “대문...”

 

  인수는 태루의 팔을 마주 꼭 잡고 있다 문득 방금 뜯겨져 나간 대문을 떠올렸다. 사빈은 내동댕이쳐진 대문을 바라보고는 찔리는 게 많아 그저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굳어있었다.

  태루는 한숨을 내쉬고는 대문을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대문이 저절로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고쳐지기 시작했다.

 

  “이걸로 소원이 끝난 건가요?”

 

  인수의 말에 태루는 뭔가 섭섭한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조... 조금 치사하지 않아요? 본인들이 부숴놓고 고치는 게 소원을 들어주는 거라니!”

 

  뾰로통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태루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닙니다.”

 

  태루는 인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이건 소원이 아닙니다. 천계의 말썽쟁이가 일으킨 일을 해결한 것일 뿐입니다. 애초에 천계에서 잘못한 일이니까요. 이건 무조건적으로 저희가 책임지고 고쳐드려야 했던 겁니다. 소원이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안심해도 된다-

  인수는 그 말에 왠지 정말로 안도감이 들었다. 얼른 태루에게 소원을 빌어서 그를 떠나게 해주고 싶었는데... 소원이 아니라는 말에 왜 안도감이 드는 건지는 알 수가 없었다. 심장이 지금 쿵쾅거리는 건 놀라서 그런 거라고 하지만 안도감은 뭘까? 오해가 풀려서 벌을 받지 않게 되어서? 그것 때문에?

  긴장감이 확 풀린 인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태루는 쓰러지는 인수를 서둘러 지탱했다. 얼마나 놀란 것인지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그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사빈.”

 

  날이 선 태루의 목소리에 사빈이 움찔했다. 태루는 화를 잘 내지 않았다. 그것보다 태루가 화를 내는 것을 본 이는 극히 드물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항상 미소를 짓고 있었으며, 어떠한 부탁이든 들어주었다. 사근사근한 성격으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항상 온기를 뿜던 그에게서 냉기가 넘쳐흐르자 사빈은 침을 삼켰다.

 

  “누가 보낸 거야?”

 

  “전... 그냥 SOS 신호를 받고...”

 

  “SOS 신호는 보낸 적이 없어. 내가 보내지도 않았는데, 누가 보냈다는 거야?”

 

  “그건...”

 

  와...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사빈은 태루에게서 넘쳐흐르는 익숙한 이의 냉기에 식은땀을 흘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동사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태양빛이 내리쬐는 한여름인데도 말이다.

 

  “... 누나야?”

 

  사빈은 침묵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정답’이라며 주억거렸다. 사빈은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만 같았다.

 

  “대답해, 사빈.”

 

  “... 나오님께서 태루씨가 갇혀있으니 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사빈은 눈을 꼭 감고 말했다. 태루는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찌감치 일어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인수가 이렇게 쓰러지다니.

  태루는 가만히 쓰러진 인수를 안아들었다.

 

  “문 열어.”

 

  태루의 말에 사빈이 후다닥 달려와 현관문을 열었다.

  인수를 침대에 눕힌 태루는 사빈을 돌아보았다.

 

  “누나한테 연결해.”

 

  “지금요?”

 

  지금 연결을 했다간 남매간에 싸움을 할 것 같아 망설이던 사빈은 이내 태루의 냉기 가득한 눈동자를 보고는 침을 꼴딱 삼키고 서둘러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영상통화를 시도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오가는 동안 사빈은 손이 떨려 죽을 것만 같았다.

 

  “태루는?”

 

  나오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태루가 서둘러 사빈에게서 전화를 빼앗듯이 넘겨받았다. 그리고는 영업 때와는 전혀 다른 딱딱한 무표정으로 나오를 대했다.

 

  “안녕, 누나.”

 

  “어디 다친 데는 없니? 이 누나가 너를 위해서 친히 청성동자까지 보내줬는데, 이제 올 생각이 들지 않아?”

 

  “소원을 들어주지 못해서 머무르고 있다는 보고서는 올린 것 같은데.”

 

  “우리 태루가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지상에 있으니까 누나가 걱정돼서 데려오라고 한 건데 마음에 안 드나봐?”

 

  “말했다시피 소원을 들어주지 못해서 못 가는 거야. 이건 공적인 일이고, 사적인 누나의 감정으로 청성동자를 마음대로 파견하는 건 오너로써 잘못된 행동이야. 그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판단으로 네가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파견한 거야. 네가 그토록 좋아하는 공적으로다가.”

 

  사빈은 온 몸에 닭살이 바싹 올랐다. 얼른 그냥 이곳에서 나가고 싶었다. 서둘러 하늘로 돌아가고 싶었다. 남매싸움을 하고 싶으면 본인들 핸드폰으로 할 것이지 왜 사빈의 핸드폰을 빌려서 통화하는 건지! 사빈은 태루의 손에 들린 자신의 핸드폰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왜 거기에 들려있는 거니 핸드폰아...

 

  “아무 소원이나 적당히 들어주고 돌아오면 승진인데 왜 안 돌아오는 거야?”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고 싶지 않은데. 내가 소원을 들어주지 못해서 있는 거라고 했잖아.”

 

  “강인수, 이말순 손녀잖아. 그래서 오래 있는 거 아니야?”

 

  “이말순씨가 강인수씨에게 소원을 양도했어. 그래서 여기에 있는 거야. 양도하지 않았으면 내가 이 일을 배당받지 않았으면 난 여기에 올 수도 없었어. 억지 부리지 마.”

 

  “억지라고?”

 

  나오가 눈을 치켜떴다. 태루는 나오에게 목걸이를 보여주었다.

 

  “내가 강인수씨의 소원을 아직까지도 들어주지 못했다는 증거야. 그러니까 누나는 내가 소원을 들어주고 돌아갈 때까지 그냥 좀 기다려.”

 

  “니가 약해빠져서 내가 그러는 거잖아. 몰라?”

 

  “난... 희아랑은 달라.”

 

  태루의 말에 나오가 못마땅하다는 듯 입술을 이리저리 삐죽였다. 사빈은 남매의 대화에 어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문득, ‘희아’이라는 이름에 눈을 깜빡였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나름 회사 일에 빠삭하여 별똥별 소원 주식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인력들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신입인가? 그것도 아니면 회사 사람은 아닌 건가?

 

  “무튼, 정기적으로 보고는 올릴 테니까 사빈이한테는 가라고 해.”

 

  “아니, 싫어.”

 

  “누나!”

 

  “야, 거기 사빈이 있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태루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 말했지만 나오는 단번에 그 말을 거절하고는 사빈을 찾았다. 사빈은 가만히 있다가 물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며 당장에 태루의 옆에 바짝 서서 영상통화 속 나오를 바라보았다.

 

  “청성동자, 사빈 여기 있습니다.”

 

  “너, 태루랑 같이 올 거 아니면 천계에 발도 붙일 생각 하지 마. 바짝 붙어서 잘 보필해.”

 

  “이건 직권남용... 네! 알겠습니다!”

 

  직권남용이라며 꿍얼거리던 사빈은 나오의 살기 가득한 눈이 한 번 치켜떠지자 당차게 대답했다. 태루는 그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

  태루와 통화를 끊은 나오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이 상황이 정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괜히 과거의 찜찜한 기억이 떠올랐다. 소원을 배당해 준 녀석을 찾아 확 엎을까 생각도 했지만 스스로를 달랬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약하다고 핀잔을 주기는 했지만 태루의 말대로 그는 희아와는 달리 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못마땅한 것은 못마땅한 것이었다.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소원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이말순이나 소원이 없어서 빌지를 못하는 강인수나... 어쩜 그렇게 똑 닮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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