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웜마야!!!!!”
“ㅋㅋ 어여 인나라.”
어? 처음 듣는 소리인데? 나는 그래서 눈을 떠보니 눈 앞에 아빠가 보였다. 그제야 나는 상황파악이 됐다.
아 맞다. 오늘 놀러가기로 했지 가기 귀찮다..
그렇게 나는 퉁퉁 부은 얼굴로 거실로 나간 다음 화장실로 향했다.
“아 쉬 마려.”
나는 문을 열고 아직 반쯤 잠긴 눈으로 조준을 하고 발사하였다. 그러나 역시 오늘도 조준점이 약간 빗나가고 말았다. 나는 얼른 휴지로 닦고 자연스럽게 나갔다.
“해수야 밥 먹어.”
“어 알겠어.”
“어여 와라”
나는 식탁에 앉았다. 오늘 아침 반찬은 베이컨이다. 나는 허겁지겁 밥이랑 베이컨을 먹기 시작했다.
“아 이놈아 다른 반찬도 먹어. 베이컨 얼마 없어!”
“냅둬라 저 때는 고가를 저 정도는 먹어야지! 살은 나중에 다 빠질 거다.”
나는 아빠에게 눈길로 감사를 표한 다음 다시 허겁지겁 먹었다..
“아! 근데 오늘 애 데리고 놀러간다고?”
“엉 야구장 갈려고”
“그래서 언제 들어 올 거야?”
“내일 점심때쯤?”
“엉? 1박2일이야?”
“왜? 그러문 안 되나?”
“내일 해수 학원 가야돼 오늘 밤에 와”
“싫어. 나 아들이랑 내일 놀이공원 갈 거임”
“야!!!!!”
“와그러노??”
“나도 데려가! 놀러가고 싶단 말이야! 이 치사한 놈들아!!”
“알긋다. 그라문 내일 아침에 데리러 갈게. 그러니까 학원 선생한테 못 간다고 연락해둬라 알겠제?.”
“해수 학원 꼭 가야돼 시험기간 한 달도 안 남았어.”
“우리 어제 한 약속 잊었나?”
“그래 알겠어 학원에 연락 해 둘테니까. 잘 놀고 있어.”
“그리고 해수야 어제 깜박하고 말 안 했는데 옷 한 벌 더 챙겨라 알겠제?”
“네 알겠어요.”
아빠는 갑자기 일정을 1박2일로 늘려버렸고 예정에도 없던 놀이공원을 추가 해 버렸다. 그리고 자세히 생각해 보면 놀이공원 일정은 그냥 둘이서 데이트 하려고 가는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뭐 학원 안 갈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학원을 안 가서 들뜬 마음으로 우리는 수원으로 출발했다.
약 1시간 뒤 야구장이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도착
“아빠 여기가 어디에요?”
“우리가 머물 곳”
“○○ 모텔...”
엉? 분명히 어젯밤엔 호텔이라 했는데???
“왜 싫어?”
“아니요 괜찮아요...”
“야! 도시 호텔이 얼마나 비싼데!”
그래도 이건 좀... 차라리 찜질방을 가지...
“어여 들어가자.”
어서 오세요.
“아침에 전화 했습니다.”
“아~ 202호입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자 들어가자”
“예...”
“실망하지마라 요즘은 모텔도 시절 많이 좋아졌더라.”
아빠의 말에도 나는 매우 실망한 채 방으로 들어갔다. 근데 내생각보다 방이 훨씬 좋았다. 침대 두 개에 꽤 큰 TV까지 있었다. 나는 그렇게 얼른 창가 쪽 침대 근처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렸다.
“자! 밥 묵고 오게 짐 풀고 나가자.”
나는 꽤나 만족스러운 방에 기분이 좋아서 점심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다.
“야 니 통닭거리라고 들어봤냐?”
“아니요? 안 들어봤는데요?”
“야 그걸 모르냐. 수원에 왔으면 꼭 그 곳을 와야 하는 곳인데”
통닭거리.. 아름만 들어도 맛있게 생겼다. 그래서 나의 기대치는 더욱 올라갔다.
“자! 도착!!!!”
“오~ 여기가 통닭거리!!!”
생애 처음 통닭거리라는 곳을 와 보았는데. 말 그대로 정말 여러 가지 통닭집들이 있었다. 그러나 아빠는 자기 단골집이 있는지. 뒤도 안 돌아보고 어떤 가게로 들어갔다. 그렇게 아빠는 바로 들어와 자리를 잡은 다음 양념 한 마리 후라이드 한 마리를 시키고는 콜라를 꺼내왔다.
“야! 있다가 놀라지 마라잉.”
“예 뭔 소리에요?”
“니 인생에 처음 보는 것이 나올 것이다.”
“응? 그게 무슨??”
그 순간 나는 아주머니가 들고 옆으로 지나가는 다른 손님의 치킨에서 닭발 튀김을 보았다.
에이 뭐야. 닭발이잖아. 나 저거 TV에서 많이 봤었는데. 이 기회에 한 번 먹어보겠구먼.
나는 TV 먹방에서 자주 나오는 걸 먹어볼 기회에 설랬다. 그 때 우리 치킨이 나왔다.
“어?? 이게 뭐야?”
“ㅋㅋ 처음 보지?”
이게 뭐시여? 동글한 검은색 튀김은?
“보지만 말고 한 번 묵어봐.”
나는 이 동글한 걸 집어서 만져본 다음 입에 넣었다.
“맛있제?”
뭐시여 이건? 굉장히 쫄깃하면서 짭조름했다. 은근히 맛있었다. 나는 그래서 하나 더 집어먹었다.
“그게 뭔 줄 아냐?”
“아니요? 뭔데요?”
“닭똥집이라고 들어는 봤지?”
순간 놀랐다. TV에 꽤 나오는 닭똥집이 이렇게 생겼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똥구멍이 이렇게 맛있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이곳이 똥구멍이 아니라는 것은 좀 나중에서야 알았다.)
“야 천천히 묵으라”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한 손엔 양념 닭다리 다른 한 손엔 후리이드 닭다리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닭발을 바삭바삭 씹고 있었다.
“맛있나??”
“네! 엄청 맛있어요!!”
“그래 그럼 니 다 묵으라 아빠는 이따가 야구장가서 먹을란다.”
나는 다시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고 아빠는 지긋이 내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빠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저 돼지 새끼 안 먹는다고 말했다고 진짜 혼자 다 먹으려고 하네. 치사한 새끼 같으니라고.’
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에 먹는 걸 잠시 중단했다.
“응? 왜 안 묵어?”
“아빠 많이 드세요 저 배불러요.”
“왜 갑자기 거짓말을 하냐? 10초 전만 해도 그릇까지 씹어 먹을 기세로 먹고 있었으면서”
순간 찔렸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전혀 배부른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지 말고 같이 먹어요. 이거 먹고 이따가 야구장가서 또 먹으면 되죠!”
“그래그래 알았다. 그럼 마지막 남은 닭다리는 내꺼~”
잠시만 저건!!!!!! 내가 이따가 먹으려고 남겨 논 양념 닭다리!!!!!
“아빠 그건!!!!”
‘바삭!’
내가 말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입에 들어가 있었다. 나는 딱 그 순간 절망을 느꼈다. 그러고는 하는 수 없이 남아있는 퍽퍽 살을 집어서 먹었다.
‘퍽퍽해... 지금 아빠 입에 있는 저것은 부드럽겠지? 부럽다...’
나는 내가 이미 닭다리 3개를 먹었지만 하나 남은 그것을 아빠에게 양보 할 수 없었기에 내가 느끼는 슬픔은 매우 컸으며 아빠가 미웠다..
“음~ 맛있구만. 응? 너 표정이 왜 이래? 혹시 내가 마지막 남은 닭다리를 묵어서 삐진 거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푸하핳하 지는 3개 묵고 아빠는 한 개도 못 먹냐? 그것도 내 돈으로 사는데? 이 놈 웃긴 놈이네ㅋ”
나는 아빠가 약간 큰소리로 말하자 창피해졌다. 그리고 아빠는 이번에 똥집을 들고 질겅질겅 씹었다.
“야 그따위로 살지 말어라. 아무리 배가 고파도 지킬 건 지켜야지 안 그래?”
순간 아빠가 진지해져 무섭게 보였다.
“네.. 죄송해요 방금은 제가 조금 욕심을 부린 것 같아요”
“알면 됐다.. 여행 와서 기분 상하면 안 되니까 이쯤에서 그만하고 다음부터 그러지 말어라.”
“네..”
그렇게 별 탈 없이 넘어갔고 우리는 남은 치킨을 다 먹고나서 또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아빠 이제 어디가요?”
“수원에 오면 가야할 곳 두 번째를 갈 거다.”
“예? 이번엔 어디에요?”
“그건 비밀.”
나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5분쯤 지나 뭔가 거대한 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빠 저기가 팔달문이에요?”
“그래 저기가 팔달문이다.”
“그럼 우리 이제 저기로 가는 거예요?”
“아니 그 옆에 갈 거다.”
아빠는 손가락으로 방금 말한 곳을 가리켰다. 근데 아빠의 손가락 방향을 쭉 따라가 보면 어떤 산이 늠름하게 서있었다.
“혹시 저 산이에요?”
“그래 우리 저기로 갈 거다.”
나는 맨탈이 나갔다. 이제서야 아빠가 왜 여벌옷을 가져오라 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게 우리는 팔달문 옆 팔달산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