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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연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가 : Lonan
작품등록일 : 2019.9.20

DDDDD---DDDDDD---. [07:30].

중, 고등학생 시절 언젠가, 만약 내일은 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만약 내일 세계가 멸망하게 된다면? 과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만큼 오늘 하루가 힘들었거나, 아니면 걱정거리가 많았거나. 둘 중 하나였을 수도, 둘 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제보다 오늘 더 붉게 타올랐고, 어제보다 오늘 하루가 조금 더 힘들게 느껴졌었다.

그래서일까, 그런 사실들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느낄 무렵. 나는 딱히 내일을 기대하지 않게 됐다. 학교를 다닐 때 했던 성적과 관련한 사소한 고민들부터, 연애, 금전, 가정, 입시…

모든 고민은 결국,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까지 이어질 테니까. 오늘의 힘듦은 내일의 힘듦이 될 뿐이니까. 그저,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내일이, 나는 지겨웠을 뿐이었다. 그랬을 뿐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재밌을 것 같네
작성일 : 19-10-08 22:30     조회 : 189     추천 : 0     분량 : 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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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하는 그런 미련 때문에”

 

 “흠흠흠, 진우야 내가 먼저 부를까?”

 “아하하…그래 명진아. 너부터 부를래?”

 

 아니야. 이건, 정말 아니야.

 

 진우야, 소연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내 노래를 ‘불편하다’라거나 ‘듣고 싶지 않아’라고 외면하려 들어서는 안돼.

 너는 너에게 부딪혀온 소연이의 마음을, 다른 이의 슬픔을. 왜 이해하려고 하지를 않는 거야?

 

 어째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라고 가볍게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거야? 너를 위한 선곡에 노랫말까지…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들까지도 깨닫기를 바랐는데.

 

 그래서, 네 앞에서 눈물 흘리고 있는 사람에게 네가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줄 수 있기를.

 네 앞에서 괜찮은 척. 힘든 걸 내색하지 않고 있어도, 네가 그녀의 고통을 알아주었으면 했을 텐데.

 

 아마도 그녀는 너에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봐주었으면 했을 텐데.

 

 그랬을 텐데…

 

 왜 다른 사람이 너의 무신경함을 신경 써야 하고, 왜 다른 사람이 너의 감정을 배려해야 하고…

 

 그러면서 너는,

 

 왜 다른 사람이 너의 감정을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는 거야? 조금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도…

 

 “자, 이 형님부터 간다.”

 

 

 

 “으, 그나저나 랩은 겁나 못하네”

 결코, 정말로, 하늘에 계신 그 꼬장꼬장한 노인에게 맹세코! 전혀 사감이 깃들지 않은 순수하고 객관적인 감상이다. 나를 비웃은 명진이에 대한 뒤끝 같은 게 아니라, 저 불분명한 딕션. 집중해서 듣고 있지 않는다면 모를 미세한 엇박.

 

 좋아. 명진아, 네가 진우를 위로하려고, 배려하려고 노래방에 데려온 건 알겠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웃기려 들면 반칙이지. 진우는 자신의 슬픔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슬픔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제라도 널 지울꺼야 기억의 모두를~”

 “뭐해? 안 불러?”

 “어?...아니 불러야지.”

 

 하지만 원하던 반응을 보이는 건 명진이 뿐. 진우는 노래가 계속될수록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자약한 태도로 흘러 넘길 뿐이다.

 

 “저 녀석…둔감한 건지, 득도한 건지…종잡을 수가 없네.”

 

 분명 당구장에서는 명진이가 노래방에 가자고 했을 때, 싫어하는 기색이었는데…

 또 막상 4층에 올라와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노래방에 들어가고…

 또, 막상 노래방에 들어가니 나라 잃은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있더니…

 

 “헉…나 설마 엄청 잔인한 짓을 해버린 건가?”

 

 그래…사람마다 이별의 발화점이 다를 수도 있는 거잖아.

 사실은 엄청 슬프고 가슴 아픈데, 자신을 걱정해주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아파도 아프다고 내색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맞아. 지금 건은 명백하게 내 경솔한 실수였어.

 아직 정확한 정보도 모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처해버리다니.

 

 아마도 이별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는 네가 부러웠던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믿을 수 있을 만큼 순수했던 둘의 사이를 부러워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래, 나는 너를 부러워하고 시기해서.

 

 마치 너도 나처럼.

 차인 것처럼. 헤어진 것처럼,

 굴지 않아서.

 

 옆에서 불 지피던 내 행동들은, 남들이 보기엔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투정으로 보였겠지.

 아직, 연애하고 있는. 연애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너에게 부리는 투정.

 

 노래가 점점 클라이맥스로 다가간다. 높은 고음과 간절한 노랫말. 그리고 그 모든 게 한 번에 끝나버리는 허무함.

 속에 담긴 한을 풀려고, 아니, 소연이의 마음을 너에게 전달해주려고 했던 노래가 어느새 내 이별에 대한 장탄가(長歎歌)가 되어버렸다.

 

 “하아- 나도 제법 쌓인 게 많았구나.”

 깊은 한숨과 같은 무게의 적막함. 생각해보면, 헤어진 이후에 생긴 이 퀘스트 덕분에 네 생각을, 모습들을 잊을 수 있었다. 아니, 외면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그래서는 안됐는데.

 

 너를 다시 만나기 위한 퀘스트를 하면서, 너를 잊을 생각을 하다니. 아니, 정작 나는, 너를 다시 만나서 뭘 하고 싶은 걸까?

 

 

 좋아한다고?

 

 

 

 좋아했다고?

 

 

 …

 

 

 다시 만나자고?

 

 

 

 이러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해진 운명과 인연이라는 건, 정말로 뒤집을 수는 없는 걸까?

 

 정말로, 정말로,

 

 그렇다면 차라리 다시 시작하게 해줬으면…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매번 늦어도 이해할게 누굴 만났니 먼저 묻지 않을게”

 “….?”

 

 남자라면, 아니, 20대라면 잊을 수 없는 그룹의 잊을 수 없는 노래.

 남자의 마음을 대변해준다는 그 노래가…진우의 입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명진이도 진우의 선곡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있는 게, 아마 적잖이 당황한 것 같다. 지금쯤, 진우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겠지. 그런 점에서 나는 다행인가…?

 

 “고집스런 내 사랑 너의 말은 변명이라도 믿고 싶을테니”

 ““….?””

 

 아마 옆방의 명진이도 나랑 같은 심정이겠지. 뭔가, 진우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묘하게 담담해 보이고.

 또 그렇다고 먼저 나서서 반응하기에는 자기도 난처할 뿐 아니라, 진우까지 뻘쭘해질 테니 리액션도 힘들 테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 이곳에서 번뇌에 빠져 가장 고민하고 있을 사람은 명진이겠지.

 

 왠지 모르게 저 좁고 어두운 곳에서 다소곳하게 앉아있을 명진이에게 묘한 동질감마저 느껴진다.

 노래가 어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면서도, 끝났을 때 무슨 말을 건네야 좋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겠지…?

 

 

 “수 없이 어긋난데도 기다릴게 아무리 가슴 아파도 웃어볼게”

 분명 예전에 들었던 노래와는 조금 다른 듯한 느낌. 마치 고구마 3개를 연달아 먹고 난 뒤의 극한의 답답함…이랄까?

 

 

 “왜 너만 몰라 왜 널 지킬 남자를 몰라”

 아…노래 끝났구나. 진우의 속마음을 들었다기보다, 왠지 내가 더 정신적으로 상처받는 듯한 노래 선곡이었어.

 명진이도 별다른 말없이 그냥 바로 다음 노래를 선곡한 것 같고…

 

 

 “어? 이노래는?”

 

 

 ***

 

 

 “아, 진짜 간만에 잘 놀았다. 옆방에 있는 남자 때문에 셋이서 논 것 같네.”

 “야, 옆방 남자 진짜 노래 선곡은 잘하더라.”

 

 한결 개운해진 얼굴로, 킥킥거리며 각자의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진우는 쌓인 메시지와 알람들을 무시한 채 시간만을 확인했고, 명진이는 일일이 답장을 보내느라 손이 분주했다.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진우는 그런 명진이가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한 발 앞서 걷기 시작했다.

 

 

 “어? 왜? 뭐 놔두고 온 거 있어?”

 명진이는 노래방의 입구에서 갑자기 멈춰 서서 뒤돌아보고 있는 진우를 확인하고, 무슨 일이냐며 물어왔지만, 그제서야 진우는 고개를 바로 한 채 아무일 없다는 듯 노래방을 나섰다.

 

 “야야? 뭔데?”

 갑작스러운 진우의 행동에 궁금해진 명진이가 따라붙으며 말을 걸었지만, 진우는 그저 웃으며 “18번”이라고 말할 뿐 어떠한 말도 덧붙이지 않았고, 명진이도 “아아, 난 또.” 라며 궁금증이 해결됐는지 밝게 웃을 뿐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오, 이번에는 엘리베이터 바로 오네?”

 “그러게. 저녁 뭐 먹지?”

 “그럼, 진우 네가 좋아하는 걸로!”

 

 

 ***

 

 

 불태웠다. 하얗게 불태웠다. 1시간...?

 아니, 처음부터 시간제는 의미 없었을지도 모른다. 노래방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불러야만 비로소 끝이 나니까.

 

 그래서…옆방에서 부르는 노래를 듣다 보니, 몇 곡을 더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뭐랄까… 이 노래도, 저 노래도, 부르고 싶은 노래들이 계속해서 생각나서 멈출 수 없었다고나 할까?

 

 분명 처음의 원대한 목적과는 다르게, 그저 신나서 노래만 불렀던 것 같다.

 혼자서 왔지만, 노래취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노래방에 온 것처럼.

 마치 ‘와, 이 노래 나 말고 아는 사람이 있구나.’, ‘저 노래 뭐였더라?’ 같이 서로가 알 법하거나, 공감가는 노래를 부르면서 피어나는 동질감이 느껴졌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일까? 노래의 선곡도 대체로 비슷했던 것 같다. 뭐, 대부분…

 

 “맞네…너나 나나…”

 

 왜 죄다 듣기 좋은 발라드들은 전부 널 지운다거나, 잊는다거나, 잘 지내라거나,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지우지 못해라거나 잊지 못해라거나 잘 지내지 말라거나… 대체 발라드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뭐…오늘 부른 것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람이 좌절을 겪게 만들다니… 발라드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 텐데…꿈과 희망을 주는 노래는 없었던 건가?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아직까지 소연이를 신경 쓰고 있다는 거네.”

 노래 하나하나를 담담히 불러도.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해도. 신나게 놀았다고 해도,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에 불렀던 진우의 노래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래, 노래에 묻어나는 네 마음만큼은 숨길 수가 없었다.

 

 마음...! 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처음의 경직된 태도에서 점점 속에 있는 스트레스와 슬픔을 노래를 부르면서 하나, 둘 떨쳐낼 수, 잊을 수 있었겠지.

 

 “그래. 너는 좀 다르네. 아니, 너희는 좀 달랐으면 좋겠네.”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것들을 부정하던 사람들과 너는 다르다.

 헤어지자는 말이 너에게 와닿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이별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헤어지자고 말했던 소연이를.

 

 그녀의 말이 사실은 그녀의 본심이 아니었다고 믿고 있는 거다.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믿고 있었던 거다.

 우리의 연애가 겨우 여기까지 일리가 없다고. 우리의 시간이 여기서 끝일 리가 없다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좌절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새로운 누군가를 찾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너의 연락을.

 

 나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별의 원인을 찾아 내야 하는 건가?

 자신이 이별했을 거라고 믿지 않는 남자에게, 대체 어디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거지?

 

 무슨 이유를 그에게 붙여야 하는 거지?

 

 

 아니, 도대체 왜 한쪽의 이야기만 들을 수 있게 만든 거야? 그리고 힌트는 또 뭐고…

 결국 누군가의 잘못으로 이 커플이 헤어진 게 맞다는 거야? 그래서 그녀를 잊지 못한 채 가슴에 담아둔 남자에게 잘못이 있다는 거야?

 

 그렇다면… 내가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면…

 

 

 “아, 진짜 간만에 잘 놀았다. 옆방에 있는 남자 때문에 셋이서 논 것 같네.”

 “야, 옆방 남자 진짜 노래 선곡은 잘하더라.”

 

 명진이와 진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 저쪽도 부를 만큼 불렀다는 거겠지. 다행히 둘 사이의 서먹함도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고 충분히 즐긴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함께 부른 노래들만큼 저쪽도 전우애가 끓어오르는 것 같으니…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오늘의 다음 일정은 저녁 식사인가…

 

 뭐 술을 진탕 마셔서 술주정으로 ‘소연아~!!! 미안해!!’ 라거나,

 전화를 걸어서 ‘왜 내 전화를 받지 않는 거야’라며 울고 있을 때,

 때마침 소연이가 전화를 받아서 분위기가 줄초상 나는 그런 상황이…

 

 “재밌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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