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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콜렉션 (re-collection)
작가 : 레드펀치
작품등록일 : 2019.8.31

뭐야!? 세계가 끝났다고!?
인간 강한경
그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여신의 말에 경악했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그녀의 이어진 말에 그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의 완성을 꿈꾸는 「최초의 존재」의 죽음 이후 99개로 나누어진 세계.
창조신 가이아에 의해 무한히 반복되는 정화와 재생.
존재의 유지라는 거창한 의미도 필요 없는 없다!
가족, 친구를 지키기 위한 구도자들의 반격이 곧 시작 됩니다.

 
16화 : 귀환 (6)
작성일 : 19-10-08 13:46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7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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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삭!]

 

 한경은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돌아봤다.

 간신히 서있는 여경 옆에 김희성이 나타났다.

 그는 그녀를 부축한 채 한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 따라오셨군요. 그녀를 부탁합니다.”

 

 ‘능력 하나는 괜찮은 놈이군.’

 

 솔직히 그는 내심 놀랐다. 민첩에도 스탯을 꽤 많이 투자한 그를 이렇게나 빨리 따라올 수 있는 구도자는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경은 테러리스트와 같아 보이는 그의 행동에 약간 불안했지만, 함께 열심히 싸워줬던 그는 진짜였기에 그에게 정중히 부탁했다.

 한경의 부탁에 말없이 잠시 있던 그는 고개를 끄덕인 후 그녀를 데리고 물러났다.

 

 “당신은?”

 

 갑작스레 나타나 수백의 구도자들의 공격에도 꿈쩍도 않던 아오오니를 쓰러뜨린 존재.

 최만석이 경악에 휩싸인 구도자들을 대표해서 그에게 물었다.

 그런 그에게 한경이 환하게 웃으며 손에 V를 그린 채 대답했다.

 

 “히어로입니다! 하하!”

 “...”

 

 경악과는 다른 의미에 정막이 흘렀다.

 그들의 반응에 땀을 한 방울 흘린 그가 무안한 듯 괜스레 주변을 훑었다.

 

 “... 하아! 난장도 지랄맞게 쳐댔군”

 

 생각보다 좋지 않은 상황. 주변을 한번 훑은 그는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수준 차이.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어느 정도 대항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반격 한번 제대로 못하고 수십의 구도자가 희생됐다.

 그것도 형태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잔인하게.

 다른 국가는 어떻게 됐을까. 모두 이 정도 수준이라면... 정화의 완료 시점은 생각보다 빠를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걱정하지 마라. 지금 상황은 특이 케이스. 아마 너의 존재 때문에 난도가 높게 측정된 듯하다...]

 ‘다른 국가는 괜찮을 거란 말이지?’

 [녀석은 네임드. 일반 [남] 등급 파괴자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다른 곳은 일반 [남] 등급 파괴자가 등장했을 것이다. 우주의 의지는 그렇게 허술하지 않으니...]

 ‘그렇단 말이지...’

 

 [끄응.]

 

 잠깐 쓰러져 있던 아오오니가 몸이 불편한 듯 앓는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응? 촌경에 벌써 일어나? 일반적인 공격에도 별로 타격을 입는 것 같지 않던데...’

 

 한경은 생각보다 별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일어나는 그를 보며 내심 당황했다.

 그는 애써 감정을 숨긴 채 태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만 엄살 부리지? 덩치는 산만해서 생각보다 약골 인가 봐?”

 [닥쳐라 인간. 벌써 나에게 이 정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인간이 있을 줄이야...]

 

 그의 말에 조용히 주먹을 쥔 후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든 한경이 말했다.

 

 “왜 인간은 다 나약한 줄 알았어?”

 [인간은 그 자체만으로 나약하지.]

 "처맞고 자빠져있는 놈한테 들을 말은 아닌데?”

 [큭큭, 그래. 그렇군 네놈 때문에 내가 나올 수 있었어. 네놈 정도라면... 충분하겠군!]

 “하...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몰라도 된다. 덤벼라 인간 네놈을 잡아먹고 격을 상승시키겠다!]

 

 ‘파괴자란 새끼들은 모두 처먹을 생각만 하는 건가? 아무튼, 아까 부적도 그렇고 촌경에도 타격은 입는 것 같으니 일단 부딪쳐 보면 알겠지’

 

 생각을 마친 그는 아오오니를 뒤로하고 주위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모두 물러나세요! 한꺼번에 덤벼봤자 피해만 커지니 일단 제가 먼저 상대해 보겠습니다. ”

 “히... 히어로님! 그럴 순 없습니다!”

 “... 하하! 걱정 마세요. 혹시 위험해지면 그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신을 히어로(?)라고 부르는 구도자들에게 억지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그는 그들을 안심시킨 뒤 아오오니에게 달려들었다.

 

 [남은 시간 : 8분 16초]

 

 * *

 

 [붕!]

 

 나의 몸을 가르기 위해 횡으로 날아오는 대부. 그에 따라 찢어지는 공기. 보인다, 그의 공격이.

 단순한 느낌이 아닌 실제 눈으로 확인되는 공격의 범위.

 육안으로 확인되는 동시에 튀어나가는 힘과 복근에 기분 좋은 뻐근함을 느끼면서 빠르게 허리를 숙였다.

 

 “어어! 조심...!”

 

 강맹한 공격에 압축된 공기가 나의 등을 강타한다. 그러나 등위를 훑고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 수준.

 주변에 가슴 졸이며 전투를 바라보는 다른 구도자들은 운이 좋아 피했다고 생각하겠지. 아무래도 상관없다.

 대부가 지나가면서 흘린 압축된 공기는 오히려 나에게 강한 추진력을 주었다.

 덕분에 더욱 빠르게 치고 나간 나의 망막에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 찬 아오오니의 허벅지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신장 차이때문에 공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다. 말도 안 되는 파괴력과 비교하면 공격 자체는 단순하고 느리다.

 

 일단 간단하게 주먹 한방.

 

 [팡!]

 

 가볍게 쥔 왼손을 그의 허벅지에 날렸다. 하지만,

 

 [텅!]

 

 튕겨져 나오는 주먹. 역시 이 정도 가지고는 타격을 줄 수 없군. 좀 더 강하게.

 

 [텅!]

 

 이번엔 오른손으로 동일한 위치에 펀치를 날렸다.

 

 [텅!]

 

 다시 튕겨져 나오는 주먹. 역시 근육이 그냥 있는 건 아니란 말이지?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 정도 수준의 공격으론 이놈을 어찌할 수 없다. 좀 더 빠르게!

 

 [팡! 팡! 팡! 팡! 팡!]

 

 그리고 좀 더 강하게!

 

 [쾅!]

 

 “큭!”

 

 사력을 다한 공격에도 그의 단단한 근육을 뚫지 못했다.

 공격의 실패로 공격했던 힘이 고스란히 나의 신체에 전달됐고 크게 튕겨져 나간 오른팔 덕분에 중심을 잃었다.

 

 [쐐에에엑!]

 

 이때,

 투박한 손바닥이 파리 잡듯 나에게 날아온다.

 나는 튕겨져나간 오른팔의 힘을 그대로 이용하여 뒤로 몇 바퀴 돌아 그곳을 빠져 나왔다.

 

 [쾅!]

 

 잠깐의 대치 상황.

 아무렇지도 않은 아오오니를 보며, 긴장을 잔뜩 머금은 땀 한 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젠장, 이 정도로 단단할 줄이야.... 한 번의 격돌로 알겠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저놈한테 타격조차 줄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하지? 약점을 찾아야 하나?

 어쨌든, 이런 대치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일단, 다시 한번 부딪혀 보는 수밖에.

 

 “흐읍! 하...”

 

 나는 한 번의 심호흡과 함께,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어 긴장을 흘려보냈다.

 이번엔 내가 먼저!

 

 “응? 저 자세는?”

 

 어떤 구도자 하나가 절권도를 알아보았지만, 일일이 답을 해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일정한 리듬에 맞춰 스텝을 밟던 나는 그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아오오니가 미처 반응조차 할 수 없는 속도.

 확실히 속도는 내가 훨씬 앞서 있다. 그에게 다가가 왼발을 축으로 한 바퀴 돌아 그의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강력한 킥을 날렸다.

 

 [텅!]

 

 제길, 역시나. 그의 단단한 근육을 도저히 뚫을 수 없다.

 하지만! 즉시 백스텝을 밟아 성난 그의 종아리 근육을 박차고 올라 두꺼운 목에 수도를 날렸다.

 

 [텅!]

 

 젠장, 이것마저 안되는 건가.

 역시, 스킬을 이용하는 수밖에.

 하지만, 뢰설화는 범위에 특화. 답은 촌경인데... 남은 에테르는 800 남짓, 기껏해야 8번인데...

 

 “조심!”

 “응?”

 

 [쉬익!]

 

 잠깐 딴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뒤로 돌아선 아오오니의 손이 나를 향해 매섭게 다가왔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

 죽음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기 전, 그의 팔을 타고 빠르게 그의 어깨 위로 올라갔다.

 인간 이상의 점프력에 그의 얼굴이 발밑에 보였고, 떨어지는 순간 중력의 힘을 더해 그의 정수리에 양팔을 접어 팔꿈치로 강하게 타격했다.

 

 [텅!]

 

 [크크큭! 고작 이 정도냐? 자신감 가득 찬 주둥이 치고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놈이군.]

 “크윽.”

 

 결국,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한 나는 어느새 날아온 그의 손에 잡혀 악귀 같은 놈의 얼굴을 눈앞에서 마주 봐야 했다.

 

 [이대로 터뜨려 죽여주마!]

 “크아아악!”

 “한경 씨!”

 

 어느새 도착한 한이슬을 필두로 수십의 구도자들이 나와 아오오니에게 달려온다.

 

 “오... 오지 마!”

 [아직까지 힘이 넘치는 모양인걸?]

 

 나를 보고 잔인하게 웃는 아오오니.

 나는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촌경(寸競)을 시전했다.

 

 [절권도 – 촌경(寸競)]

 

 “?”

 

 스킬의 시전은 절대 적이다. 이유는 시스템. 조건만 맞는다면 무조건 시전이 되어야 한다.

 한데 지금은...

 느껴진다. 시전 후 꿈틀대는 기의 에너지가... 가볍게 쥔 주먹에 모인 채 방출이 되지 않는다.

 아오오니가 나의 신체에 가하는 압력때문에 스킬이 방출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면...

 

 [절권도 – 촌경(寸競)]

 

 다시 한 번 시전.

 한번 시전 시 발생되는 에너지의 절댓값. 그것에 정확히 두 배의 에너지가 모였다.

 

 [펑!]

 

 [크아악!]

 

 주먹에 모인 기의 에너지가 나의 신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능가하는 순간 결국 강하게 흔든 탄산음료의 뚜껑처럼 폭발하고 말았다.

 [남은 시간 :6분 16초]

 

 * *

 

 [쾅!]

 

 “큭!”

 

 ‘실마리다!’

 

 터져버린 강력한 힘은 한경에게도 타격을 주었고, 게다가 그를 던져버린 아오오니의 힘에 바닥에 내팽개쳐진 그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었다.

 하지만, 한경은 넝마가 된 손을 부여잡고 울부짖는 아오오니를 보며 힘없는 웃음을 지었다.

 

 ‘늦기 전에 빨리 아깝지만... 모두 정신력으로... 이렇게 하면 에테르는 2,700...’

 

 후암 재래시장에서 레벨업 하고 얻은 스탯 60개를 모두 정신력에 밀어 넣었다.

 

 ‘이제는 순전히 운에 맡기는 수밖에...’

 

 생각을 마친 그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한이슬을 보았다.

 

 “한경 씨 괜찮아요?”

 “끄응... 넵. 여긴 괜찮으니 다른 곳으로 피하시죠...”

 

 ‘많이 두려울 텐데, 여기까지 오다니. 생각보다 의리가 있는 여자 군.’

 

 “어떻게 저희만! 일단 같이 피해요!”

 “그보다 부탁이 있습니다.”

 

 다급하게 자신을 설득하려는 그녀를 보며 한경은 그녀가 대견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은 그는 조용히 그녀의 귀에 대고 부탁했다.

 

 “안돼요! 전 못해요!”

 

 한경의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말도 안 되는 그의 부탁에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습니다. 전 죽지 않아요.”

 “그래도 혹시 잘못되면!”

 “잘못되지 않습니다. 꼭 해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차피 모두 죽습니다.”

 “그럼 다른 사람에게...!”

 

 떨리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은 한경은 반대편에서 다가오지 못하는 구도자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저 녀석 금방 회복될 거예요..."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정말 괜찮은 거죠...?”

 “오늘 처음 봤지만... 날 믿으세요...”

 

 확신에 착 그의 눈빛을 본 그녀는 결심한 듯 떨리는 손으로 검을 잡고 높이 치켜들었다.

 

 “믿을게요! 꼭 살아남으세요!”

 

 [푹!]

 

 높게 치켜든 검이 한경의 심장 바로 옆을 파고들어 갔다.

 그리곤 한경의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띠링! [HP 10% 미만] 조건 성립. 패시브 스킬 [독기] 발동.

 한 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 +30% 증가, HP, 에테르, 스태미나, 모든 상태 이상이 회복됩니다.]

 

 기분 좋은 메시지와 함께 신체 곳곳에 충만하게 차오르는 힘을 느끼며 한경은 천천히 일어났다.

 

 “조금만 버텨 주시면 됩니다.”

 

 한경이 죽을까 두려워 두 눈을 꼭 감고 있던 그녀는 그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지... 진짜로 살아났네요?!”

 

 방금 전까지 불안에 떨던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자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럼 제가 진짜로 죽기라도 바랬나요?? 그나저나 이럴 시간이 없는데...”

 “아차차! 이번엔 저를 믿어 주세요!”

 

 말을 마치고 급히 구도자들에게 돌아가는 그녀.

 웃음을 지운 한경은 그녀의 뒷모습을 복잡한 눈으로 지켜보았다.

 

 “하아... 제발 버텨주길...”

 

 [남은 시간 : 3분 11초]

 

 [절권도 – 촌경(寸競)]

 

 아오오니가 첫 번째 촌경에 적중 당했을 때 의심했다.

 그리고 두 번째 촌경에 적중 당했을 때 확신했다.

 물리적인 공격은 통하지 않고 오로지 일정 수준의 에테르를 실은 공격만이 그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음을.

 그 방법만이 저 괴물을 해치울 수 있다.

 현재로선 지쳐있는 여경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에테르를 실은 공격을 할 수 없기에.

 

 ‘시간이 없어 한 번에 끝내야 한다.’

 

 초조함이 그의 정신을 갉아먹으려 기를 썼지만 애써 외면한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의 몸에 저장할 수 있는 기의 절댓값 2,700

 촌경 1회 사용 시 소모 마력 100. 계산상으로는 27번의 촌경이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촌경 사용 시 뿜어져 나오는 기를 주먹에 한껏 모으는 일.

 여기서 발생하는 두 가지 문제.

 첫 번째 문제는 그가 기를 제어할 수 있느냐.

 두 번째는 그의 신체가 버텨줄지 미지수.

 하지만, 방법이 없는 그는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실패하면 죽음밖에 남지 않기에.

 

 [한경 무운을 빈다.]

 

 어느 때보다 신중해진 모르의 음성이 그의 귓가를 스친다.

 

 ‘무운은 무슨 결국 내가 이긴다.’

 

 쓴웃음을 지은 한경이 첫 번째 충전을 시작했다.

 

 첫 번째 충전.

 혈맥을 타고 다니는 기의 흐름이 느껴진다. 온몸에 퍼져있던 기의 일부가 살며시 쥔 주먹으로 모여든다. 그리곤 그의 명령을 기다린다.

 의외로 손쉽게 성공한 기의 제어.

 

 한경이 생각한 발상의 전환이 그가 쉽게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킬이라는 단순한 시스템적 요소라고 생각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시도.

 스킬을 넘어선 이치에 집중한 그는 기의 흐름을 느끼고 그것에 자신의 의지를 부여했다.

 

 [남은 시간 : 2분 59초]

 

 이제 막 두 번째 충전을 시작한 그의 시야에 고통에서 벗어난 아오오니가 들어왔다.

 

 [남은 시간 : 2분 01초]

 

 네 번째에 이어 다섯 번째 충전.

 완전히 몸을 추슬러 한경을 향해 다가오는 아오오니.

 그를 향해 어디선가 날아온 낭아추 하나가 그의 목과 양 팔을 감쌌다.

 그것을 시작으로 포박할 수 있는 온갖 무기들이 아오오니를 결박했다.

 

 그렇게, 구도자들 백여 명이 최대한 쇠사슬에 달라붙어 그의 이동을 저지한다.

 여의보주로 만들어진 쇠사슬이라 끊어지진 않겠지.

 

 [남은 시간 : 1분 47초]

 

 여섯 번째 충전.

 한껏 힘겨루기를 하던 그들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기울었다.

 다 잡은 고기를 눈앞이 두고 방해를 받은 아오오니는 야차 같은 얼굴로 악귀의 표정을 짓더니 자신을 구속하는 구도자들에게 달려간다.

 거가에 맞추어 한경은 주먹에서 찢어질듯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슬슬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남은 시간 : 1분 03초]

 

 막 일곱 번째 충전을 끝나고 여덟 번째로 넘어간 시점.

 땀을 비 오듯 흘리며 고통으로 물든 그의 표정이 현재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지 대변한다.

 신체의 임계치를 넘어가는 힘에 서서히 무너져 가는 그의 육체.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현장. 아오오니에게 짓이겨지는 구도자들을 보면서 그는 참고 또 참았다.

 

 [남은 시간 : 10초]

 

 학살을 끝낸 그가 한경을 향해 달려온다.

 단숨에 그를 집어삼킬 듯 매섭게 달려오는 그의 얼굴엔 잔인한 웃음이 가득 차 있다.

 

 [남은 시간 : 1초]

 

 [쾅, 쾅, 쾅]

 

 ‘이 한방으로 끝낸다’

 

 빠르게 달려오는 아오오니를 향해 한경은 발권 자세를 취했다.

 공방 일체를 이치로 삼는 절권도에 맞지 않는 자세.

 이미 회피의 영역을 벗어난 상태.

 그는 모든 것을 걸고 일격 필살의 자세로 눈앞까지 다가온 그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촌경의 10배 압축된 강맹한 기운이 아오오니를 덮쳤고, 그의 거대한 신체가 한경을 덮치는 그 순간.

 

 [부적술 - 방]

 

 시기적절하게 날아온 황색 부적 한 장이 한경의 몸을 보호했다.

 

 [남은 시간 - 0초]

 

 소리조차 파괴해 버린 그의 일권.

 

 뿌연 먼지와 적막만이 감도는 이곳에 수많은 구도자들이 숨죽여 전투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잠시뒤 채 먼지가 가라앉기 전에 이곳을 울리는 하나의 음성이 새어 나왔다.

 

 “쿨럭! 말했지 십새끼야. 가장 깔끔하게 죽여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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