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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Infecters
작가 : K1ngT
작품등록일 : 2019.10.8

2026년, 인간이 사라져야 지구가 치유된다는 이론의 미치광이 신봉자들이, 인간에게 끝 없는 분노와 배고픔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병원균을 공중에 살포하고 집단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가가 몰락하고, 범죄가 판치기 시작하는데... 광주 광역시, 부산 광역시, 서울 특별시에서 평범히 살아가고 있던 세 가족의 생존기, 지금 시작합니다!
ktj0912_@naver.com

 
1. 광주광역시(1)
작성일 : 19-10-08 05:35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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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말 없이 우리 가족은

 광주 광산구에 있는 우리 아파트에 도착했지만, 무너진 아파트 창문 사이로 빼꼼히 쳐다보는 눈초리들만 이따금 느껴질 뿐, 다른 인기척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반쯤 무너진 집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당장 먹을 것이 필요했고, 다리가 좋지 않으신 어머니와 허리가 좋지 않으신 아버지는 집에 모셔두고 의대 출신 동생 서진이와 함께 어릴 때 어머니께서 사주신 장난감 무전기와 망원경 그리고 칼을 챙기고 식량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김서진 너 의대 나왔으니까 기본적인 응급처치 법은 알지?”

 

 “어 형. 근데 나 진짜 기본 응급 처치법 밖에 아직 안 배웠어...”

 

 “의대생이란 놈이... 됐어. 괜찮아, 지금 같은 상황에 그 정도면 감지덕지하지. 천천히 이동해보자...”

 

 “응 형 알겠어...”

 

 나는 서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 제일 먼저 붕괴 직전의 집 앞 마트로 향했다.

 

 자동으로 열릴 리 없는 고장 난 자동문을 힘겹게 열고 들어갔지만 역시나 음식이 있을 리 만무했다.

 

 조금의 허탈감을 느꼈을까 동생이 자그마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형 근데 이런 작은 마트나 편의점은 다 털렸을 것 같지 않아? 좀 더 큰 대형 마트로 가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식량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거기도 많이 털렸겠지만 그래도 여기보단 낫겠지...”

 

 “...그런가? 그럼 서진아 오늘은 집에 아버지 어머니 두 분만 계시면 위험할 것 같으니까 제일 가까운 대형마트까지만 갔다가 일찍 돌아가자”

 

 “그래 형 그게 낫겠다”

 

 “항상 자세 낮추고 칼에서 손 떼지 말고 조용히 기도비닉 유지하면서 가보자”

 

 “응 형. 형 근데 기도비니? 그게 뭐야?”

 

 “... 조용히 하고 가자고”

 

 “알겠어. 형”

 

 미필인 동생과 나는 천천히 대형 마트로 향했다.

 

 그러던 와중...

 

 “(...! 야! 조용히 해 멈춰! 자세 낮춰!)”

 

 “(왜 형 무슨 일인데...)”

 

 “(망원경 줘봐.. 저기 아직 개간 안 된 부지에 사람들이 텃밭 만들어 놓은 데 보이지. 거기 잘 살펴봐...)”

 

 “(헐... 형 저거 사람이야 감염자야? 막 쭈그려서 다니는 것 같은데?)”

 

 “(나도 몰라... 근데 혹시 사람이면 식량을 좀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서진아?)”

 

 “(응 형 그렇긴 한데 만약 아니면 어떻게 해... 나 좀 무섭단 말이야

 아직 감염자 한 번도 안 만나봐서...)”

 

 “(야 임마...그럼 나는 만나봐서 이러는 줄 아냐? 일단 식량을 구해서 목숨부터 연장해 놓아야 그다음이 있을 거 아니야...)”

 

 “(아... 씨 형 알겠어. 그럼 어떻게 저기까지 가서 확인해볼 건데?)”

 

 “(저기 앞에 부서진 차 보이지)”

 

 “(응 형)”

 

 “(저기 숨어서 돌을 몇 개 던져보자...지가 감염자면 화딱지 나서 소리부터 고래고래 지를 테고 사람이면 누군가가 던지는 건 줄 알아채겠지. 어때...)”

 

 “(어 형 괜찮다 그렇게 해보자)”

 

 “(만약 감염자면 저 뒤쪽 옥수수 텃밭 쪽으로 돌아가자 저 정도 옥수수 크기면 우릴 충분히 가려주고도 남을 거야 그리고 저 언덕 넘어서 마트로 가보자고.)”

 

 “(오케이 형 알겠어. 그럼 한번 해보자)”

 

 사태 발발 이후로 처음으로 보는 생명체였기 때문에 우리는 굉장히 두려웠지만,

 천천히 그 방향을 향해서 돌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텃밭 쪽에서 나던 부스럭 소리는

 어느새 멈췄고 사방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때.

 

 (저벅...저벅...)

 

 이쪽으로 오는 조심스러운 발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다가왔다.

 

 “(형 이거 그냥 좀 침착한 감염자 아니야...? 우리 죽으면 어떻게 해...)”

 

 겁에 질린 동생이 내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

 

 “(저기요…? 누구 계세요…?)”

 

 낮지만 단단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네 여기 있습니다”

 

 굉장히 두렵고 침이 넘어가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기죽은 것처럼 보이기 싫어 담담히 짧게 대답하고 천천히 모습을 나타냈다.

 

 “!!!”

 

 그곳에는 목소리와 굉장히 어울리는 다부진 몸을 한 사내 한 명이 서 있었다.

 

 사내는 여차하면 공격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몸으로 하듯 한쪽 다리를 뒤로 빼며 말했다.

 

 “무슨 일이신데 저한테 돌을 던지신 건가요?”

 

 “아 죄송합니다. 저희 입장에선 선생님이 감염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느라 그랬습니다.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나는 이 시국에 싸움이 나기를 원치 않아 정중히 사과했다.

 

 “괜찮습니다... 근데 무슨 일로 저를 이렇게 만나려고 하신 건가요?”

 

 “아, 저희는 식량을 구하러 대형 마트에 가는 중이었는데 여기 텃밭이 있는 걸 보고 혹시 식량을 좀 얻어 갈 수 있나 해서 와봤습니다.”

 

 “...왜 내가 생판 모르는, 나쁜 사람일지도 모르는 당신들한테 내가 발견한 식량을 나눠줘야 하는 거죠?”

 

 듣고 보니 그것도 저 사람 입장에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저 사람도 중요하지만 당장 우리 가족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저랑 제 동생이 이 칼로 미리 손을 썼겠지요.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희 가족을 위해 조금만 식량을 나눠 주실 수 있을까요?”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사내가 대답했다.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네요. 여기 고구마랑 옥수수 조금 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다 행방불명이 돼서 그렇게 많이 필요가 없네요...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죠... 많지는 않지만 가져가세요”

 

 다부진 사내는 눈시울을 조금 붉히면서 식량을 건네주었다.

 

 나는 생각했다. 조금, 아니 어쩌면 많이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이 사내와 함께라면 우리 가족의 안전, 그리고 식량을 얻고 살아가는데 앞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기적인 마음보다 당장 우리 가족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사내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저기 혹시 저희와 함께 다니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나이도 엇비슷해 보이고 갈 곳이 없으시면 저희와 함께 다니는 것도 서로한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떠신가요?”

 

 머릿속에서는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자꾸 말렸지만, 이미 입에서는 그 말들이 내뱉어졌다.

 

 덩치 큰 사내는 조금의 고민 후에 대답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저는 혼자 다니는 게 감염자랑 나쁜 사람들 사이에서 덜 들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나는 매우 아쉬웠지만, 강요는 할 수 없고 무력으로는 더더욱 데려갈 수 없을 터,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형 아까 그 사람 우리랑 같이 다니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게 말이다. 서진아”

 

 우리는 다시 조용히 옥수수밭을 은폐 삼아 언덕을 넘어 대형 마트로 향했다.

 

 옥수수밭은 우리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무나도 푸르렀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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