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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갑중의 갑
작가 : 도도한지윤
작품등록일 : 2019.9.1

신개념 먼치킨 히어로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돈지랄 액션. 사이다 같은 전개.

 
갑 중의 갑(10) - 택시기사와 실랑이
작성일 : 19-10-07 02:25     조회 : 189     추천 : 0     분량 : 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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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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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문 밖을 나서려는데 강비서에게 전화가 왔다. 마석두는 전화를 받았다.

 

 “네, 강비서님”

 “별일 없죠? 오늘은 제가 데리러 갈 테니까 시내 쪽으로 가서 영화관 주차장으로 오세요. 그곳에 주차 돼 있어요.”

 “아, 근데 저기..”

 

 강비서는 자신의 할 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마석두는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다가 전화가 끊어지자,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갑돌이가 물었다.

 

 “강비서야?”

 “네, 영화관 주차장에서 기다린다고 그쪽으로 오랍니다.”

 “버스타기 귀찮다. 택시타고 가자.”

 

 갑돌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마석두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차를 타기 전까지는 방심하지 말고 친구 대하듯이 알겠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거야 조심해야지.”

 “아, 네.. 아니, 어 그래. 내가 택시 잡을게.”

 

 그때 멀리서 김한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너네 어디 가니? 같이 전학 오더니 집도 같은 가 봐?”

 

 마석두가 화들짝 놀라 뒤를 보자, 김한별이 달려오고 있었다. 마석두는 김한별을 떼어내려고 서둘러 작별인사를 건넸다.

 

 “어, 지금 갑돌이랑 같이 어디 좀 갈 때가 있어서, 바빠서 먼저 가 볼께. 내일 보자.”

 “야, 서운하게 인사하자 마자 보내는 사람이 어딨냐. 너 모쏠이지? 센스 오지게 없네. 어디 가는데?”

 “여..영화관”

 “어? 잘 됐다. 나도 그 근처에 살아. 가는 길에 택시 좀 태워주면 안 돼?”

 

 마석두는 난처한 표정으로 갑돌이에게 구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갑돌이가 김한별에게 말했다.

 

 “택시 같이 타고 가자, 집 근처에서 내려줄게.”

 “고마워, 갑돌아.”

 

 그 상황에서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마석두 뿐이었다. 택시를 탄 후 강비서에게 연락해야 하는데 곤란한 상황이 생길까봐 걱정이 됐다. 일종의 감이었다. 김한별이 찰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직감 말이다. 김한별의 집근처가 가까워오자 김한별은 괜히 다른 얘기를 꺼내는 것 같았다.

 

 “이대로 들어가긴 아쉽지 않아?”

 

 마석두는 갑돌이를 봤다. 갑돌이는 묵묵부답이었다. 김한별은 눈을 똘망똘망 뜨면서 마석두와 갑돌이를 바라봤지만, 마석두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고, 갑돌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석두가 말했다.

 

 “집 근처에서 세워 줄테니까, 우선 내려. 다음에 같이 놀자, 알았지?”

 

 김한별은 시무룩해 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괜히 몸을 배배꼬며 손가락을 꼬물딱 거렸다. 마석두는 김한별의 모습이 눈에 밟혔지만 갑돌이의 의중을 읽을 수 없었다. 그렇게 택시는 김한별의 집 근처에 도착했고 김한별은 내리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택시기사가 짜증내며 말했다.

 

 “어이, 학생. 안 내려요?”

 

 김한별은 쭈뼛쭈뼛 몸을 움직였다. 김한별이 머뭇거리자 택시기사는 더 성을 냈다. 갑돌이가 택시기사가 언성이 높아지자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한 마디 했다.

 

 “저기요. 어차피 미터기 돌아가서 요금 계속 추가 되는데 안 내리면 큰 문제 있어요? 좋게 말하거나 사정이 있으면 기다릴 수도 있는 거지. 공짜로 기다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미터기대로 요금 다 지불하면 끝이 나는데 그렇게 성질을 부릴 일이에요?”

 

 갑돌이가 세게 나오자, 김한별이 갑돌이의 입을 막으며 택시 기사에게 연신 사과를 했다. 그 모습을 보고 택시기사가 피식하며 기분 나쁜 냉소를 지었다. 눈을 위 아래로 흘기며 교복차림에 세 사람을 보고 택시기사가 말했다.

 

 “나이도 어린 것들이 부모 잘 만나서 겨우 이정도 거리 오는데 택시나 타고 말이야. 택시에 돈 쓸 시간에 걸어 다녀, 얼마나 된다고 택시를 타고 다녀 어린 노무 시키들이. 그 돈으로 문제지나 사서 공부나 해. 커서 뭐가 될라고 허참.”

 

 택시기사의 말을 듣던 마석두는 갑돌이의 눈치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갑돌이는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갑돌이는 택시의 정보를 메모해두고는 강비서에게 전송한 후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택시 탈 돈으로 문제지 꼭 사서 볼게요.”

 

 택시기사는 갑돌이 말에 약간 무안한 듯 했지만, 의기양양하며 격려를 건넸다.

 

 “그...그래. 공부 잘하고..”

 

 택시기사는 김한별에게 말했다.

 

 “학생도 이제 그만 내리지, 학생을 내려줘야 다음 목적지로 가지.”

 

 김한별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택시 문을 열었다. 한 발 한 발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석두도 조금 찜찜한 기분이었는데, 갑돌이가 마석두를 툭치며 신호를 보냈다. 갑돌이의 엉덩이가 들린 걸 보니 내리라는 신호였다. 마석두도 김한별을 따라 내리고 갑돌이도 따라 내렸다. 택시기사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요금을 안내고 내린 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소리쳤다.

 

 “어이, 학생 택시 요금 내야지.”

 

 갑돌이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택시 탈 돈으로 문제지 사서 보라고 하셔서 아까 알겠다고 말씀 드렸자나요.”

 “아니, 뭐 이런 XX가 다 있어.”

 

 택시기사는 욱하며 택시에서 내렸다. 갑돌이에게 다가가는 걸 마석두가 막아섰다. 택시 안에서는 몰랐지만 마석두의 덩치에 택시기사를 움찔하며 기세가 사그라 들었다. 택시기사는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아..아니, 학생, 문제지 얘기는 학생 걱정 되서 한 얘기고 그래도 택시 탄 돈은 내야지. 엄연한 범죄라고 범죄. 절도죄라고.”

 “택시비 받을 거면서 그렇게 말을 하면 앞뒤가 너무 안 맞지 않아요? 돈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직인데, 저는 조금도 서비스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돈 못 받아서 불만이시면 저희가 탔던데로 다시 가주세요. 다른 택시타고 갈 테니까”

 “아니, 그런 억지를 부리면 안 되지, 법대로 해 법대로”

 “택시비 안 낸 것과 모욕죄라 법대로 해 보시죠. 누가 이기나 한 번 해 봅시다. 차 안에 블랙박스 있죠? 법대로 해 보죠. 원하시면”

 “허, 기가 막혀서 자신있나 본데, 그래 법대로 해 누가 무서울 줄 알어? 학생들이 어디서 못 된 것만 배워가지고 어른을 우습게 보는 것도 정도가 있는 거야”

 “예, 뭐, 어른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니고요. 법대로 할 꺼니까 무의미한 말다툼은 그만 하시죠. 더 죄값이 커지기 전에 말이죠.”

 “이게 어디서 협박을 하려고 들어. 누군 무서운 줄 알어? 어디서 건방지게”

 

 택시기사의 언성이 과해지자 택시기사 앞을 마석두가 막아섰다. 마석두는 아무런 말도 안 했지만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택시기사는 움츠러들었다. 그래도 택시기사 눈빛에 독기가 가시지 않자 마석두가 가볍게 한 마디 했다.

 

 “적당히 하시죠.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하셔야죠.”

 

 택시기사는 마석두의 카리스마에 쫄아 아무 말도 못하고 자세를 굽혔다. 그 사이에 갑돌이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어, 그래 강비서. 미안 좀 늦어졌네. 아까 보내 준 자료 조회해 봤어? 어, 어, 그래. 아니 뭐 그렇게 심한 건 아니고, 사과 정도만 받으면 되는데, 안 되면 뭐 법대로 해도 괜찮고, 말 안 통하면 저번에 같이 일했던 로펌에 연결해줘.”

 

 갑돌이는 강비서에게 전화를 건 후 몇 마디 나눈 뒤에 택시기사에게 바꿔주었다. 택시기사는 의아해 하며 전화를 받더니, 연신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조금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기가 죽어 있는 것은 확실했다.

 

 “저..저기 학생, 택시 요금은 안 받을 테니까, 없던 일로 해줬으면 좋겠네. 미...미안하네. 내가 입이 방정이었네.”

 

 진심어린 사과의 느낌은 없었지만 사과를 하는 모습자체가 상당히 굴욕적인 모습이었다. 갑돌이는 전화를 건네 받고는 강비서에게 말했다.

 

 “큰 문제 없이 잘 해결됐으니까, 플랜B까지는 하지 않아도 돼. 그럼 기다려 곧 갈테니까.”

 

 택시기사가 갑돌이의 눈치를 보며 말을 건넸다.

 

 “가시는데 까지 태워드릴까요?...”

 “아니요, 다른 택시 타고 갈 겁니다.”

 

 택시기사는 씁쓸해 하며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김한별은 갑돌이의 모습에 눈을 크게 뜨고 갑돌이에게 달라붙어 신기해하며 이것저것 물어봤다.

 

 “우와, 짱이다. 너 뭐야? 친척 중에 검사나 변호사 있는 거야? 우와. 어떻게 한 건데. 강비서는 또 누구야? 부모님이 대기업 회장이야? 너 금수저구나?”

 “아니 뭐, 그냥 법대로 하면 내가 더 유리해서 그런 것 뿐이야.”

 “헐, 대박, 법 전문가구나? 커서 꿈이 뭔데? 검사? 변호사? 판사?”

 

 김한별의 말에 갑돌이는 웃었지만 답을 해주지는 않았다. 김한별은 한동안 갑돌이에게 달라붙어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겨우겨우 마석두와 갑돌이가 달래고 김한별은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마석두는 겨우 숨을 돌리고 갑돌이도 마찬가지였다.

 

 “일정이 늦어졌네, 빨리 영화관으로 가자.”

 “첫 날부터 뭔가 버라이어티하네요. .... 버라이어티하네.”

 

 갑돌이는 마석두가 왠지 귀여워보였다. 나이에 맞지 않은 순수함이 엿보였다. 운동만 우직하게 한 것에 영향인지 원래 마석두의 성향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세상의 때가 덜 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비서 기다리겠다. 빨리 가자.”

 

 갑돌이와 마석두는 서둘러 택시를 잡아서 강비서가 기다리고 있는 영화관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강비서는 초조한 듯 시계를 계속 보고 있었다. 마석두가 강비서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며 불렀다. 강비서는 마석두를 확인하고 차를 몰고 가서 마석두와 갑돌이를 태웠다.

 

 “생각보다 많이 늦으셨네요. 괜히 이상한 택시기사 만나서 고생하셨습니다. 어서 이동하시죠.”

 마석두는 강비서가 잔소리를 할 줄 알았는데, 자신들을 걱정하는 강비서를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마석두는 괜히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강비서는 마석두의 미소를 체크하고는 툭 쏘았다.

 

 “기분 좋으신가봐요? 회장님에게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그런 일도 사전에 예방해야 하는 게 당신의 임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아니, 그..”

 

 마석두가 말을 잇지 못하자 갑돌이가 마석두의 편을 들어주었다.

 

 “제 3자가 있었어, 나름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정체를 밝힐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저라면 지혜롭게 그 상황을 헤쳐 나갔을 겁니다. 우선 이동하시죠. 먼저 숙소로 가서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네요. 다음부터는 여벌의 옷을 준비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숙소에 들른 다음에 어디로 가야 되지?”

 “모레 있을 점심내기에 대비해서 미팅이 있습니다. 장소는 아직 정해두지 않았는데, 상대는 지금 평화시로 오고 있는 중입니다. 아, 그리고 이연국 셰프님이 일정이 여의치 않아서 연진양을 대신 보낸다고 전해 왔습니다.”

 “최고의 점심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건 아쉽게 됐군.”

 “셰프님의 말로는 자신보다 더 나을 거라더군요. 걱정하지 마시랍니다. 그리고 김사장에게 연락해서 보조 역할을 해줄 셰프분들을 30명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음, 그래 고생했어. 강비서. 우선 숙소로 돌아가지. 연진양에게는 묵을 호텔 방 하나 예약해주고”

 “연진양이 이곳에 친언니가 산다는 군요. 언니 집에서 묵을 것 같습니다.”

 “아, 그래? 언니 분도 한 번 만나뵈야 되는데, 일 잘 풀리면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식사라도 대접하지. 강비서가 한 번 실력 발휘 좀 해줘.”

 “네, 알겠습니다. 우선 숙소로 이동하겠습니다.”

 

 강비서, 마석두, 갑돌이가 탄 차는 숙소를 향했다. 마석두는 강비서와 갑돌이의 대화를 듣고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차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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