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09. 확인
작성일 : 19-10-06 22:42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374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9.

 

 

 

  "이연씨, 어제 말이야."

 

  "푸흡-"

 

 냉장고 앞에서 우유를 마시다 뿜었다. '어제'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가슴이 벅차고, 배가 간지럽고, 온 몸이 후끈 달아오르기 때문이다. 어제의 은오. 어제 은오의 눈빛. 어제 나를 안아주던 은오. 어제 우리가 나눴던 키스...

 

  "...봤어."

 

  "콜록콜록콜록."

 

 아예 사레가 걸린 내 등을 두드려주던 켄이 갑자기 정색하더니 내 팔을 잡고 베란다로 끌고 갔다. 방에서 나온 은오가 화장실로 가는 걸 지켜보더니 다시 나를 보고 입을 열었다.

 

  "둘의 관계가 그런지 몰랐어."

 

  "어제가 처음이에요."

 

  "....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남자지만, 흡혈귀야."

 

  "...알아요."

 

 마지못해 답하자 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사람이나 흡혈귀나 감정에 휘둘리는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줄 알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10년 전 은오에게 힘든 일이 있었어."

 

  ”힘든 일이요?“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눈앞에서 죽었지. 그것 때문에 10년 동안 죽은 듯이 잠만 잤어. 굉장히 괴로웠기 때문에, 우리는 죽을 수 없으니까 그냥 계속 쭉 잠을 잔 거야. 지금 어렵게 그 기억에서 벗어났는데, 만약에 같은 일이 반복하기라도 한다면,"

 

  "내가 갑자기 죽기라도 할 거라는 거예요?"

 

 켄은 진지하게 나를 바라봤다.

 

  "네가 평생 산다는 장담은 못 하지. 당장 오늘이라도 죽을 수 있는 거 아니야?"

 

  "...“

 

 할 말이 없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흡혈귀에게 어떻게 비취는지 대충 짐작이 갈 뿐이었다.

 

  "피차 상처받을 일 없이 적당히 선을 두라는 거야."

 

 나는 힘없이 베란다를 나와 걸었다. 그러다가 화장실을 막 나서는 은오와 눈이 마주쳤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켄의 말들이 자꾸 머릿속에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를 지나쳐 내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은오일게 틀림없었다.

 

  "네..."

 

 나는 울적하게 답했고, 문이 천천히 열리며 은오가 들어섰다. 다시 보니 그는 어젯밤의 저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창백하고 지쳐 보였다. 어제의 키스가 또 생각났다. 얼굴이 뜨겁게 타올랐다.

 

  "무슨 일이에요?"

 

 나는 괜히 퉁명스럽게 그에게 물었다. 은오는 천천히 다가와 침대에 앉아있는 내 옆에 앉았다.

 

  "많이 피곤해 보이던데, 좀 쉬지 그래요?"

 

 침묵에 못 견뎌 내가 한마디를 더 던졌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붉은 눈동자가 왜인지 쓸쓸해 보였다.

 

  "어제 일에 대해서 말하려고 왔어요."

 

 들으나 마나. 정신이 없었다느니, 저주 때문이라느니, 이런저런 변명을 해대면서 우리의 키스를 무마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고개를 떨구고 귀를 기울였다.

 

  "당신이 좋아요."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안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당신이 신경 쓰여요."

 

 켄의 말이 생각났다. 피차 상처받을 일 없이 선을 두라. 흡혈귀와 인간의 관계.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 하지만, 나는 지금 밖에는 보지 못하는, 충동적이고 실수만 반복하는 멍청한 인간이라서, 다시금 나 자신을 위기에 몰아넣는다.

 

  "...나도 그래요."

 

 은오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지켜봤다.

 

  "나도 당신이 좋아요."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은오가 곁에 있다. 갑자기 나타나서, 내 곁에 있다.

 

 은오는 흘러내리는 내 머리카락을 아주 조심스럽게 넘겨줬다.

 

  "내가 흡혈귀라는건 알고 있는거 맞죠?" 그가 조금 장난스럽게 물어왔다.

 

  "네... 알아요. 흡혈귀도 사랑을 하나봐요. 그쵸?"

 

  "맞아요 사랑을 하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마음. 나와 같다는 것을 말이다. 그거면 됐다. 일단은 됐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

 

 읍내의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한적한 곳이라,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대충 봤던 그 면접으로 붙을 줄이야. 나는 화보 촬영을 위해 서울로 가는 은오와 함께 집을 나섰다. 켄이 안 어울리는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마당까지 나오며 배웅해줬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우리가 한 가족이 된 것 같았다.

 

 차에 올라탔다. 서늘한 한기가 맴도는 차 안이었다. 역시 적응 할 수 없는 마을이었다. 아이들은 보이지도 않는데, 읍내에 가면 좀 있으려나. 학원에서 누구를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긴장돼요?"

 

 은오의 저음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조금요. 오랜만에 다시 일하는 거라…."

 

  "잘 할 거예요."

 

  "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운전에 집중하는 은오를 슬쩍 바라봤다. 내가 흡혈귀와 사귄다니, 어쩐지 적응이 되질 않았다.

 

  "저기 학원 맞죠?"

 

 아쉬울 만큼 빨리, 학원에 도착하고 말았다. 나는 멈춰선 차에 가만히 있었다. 은오가 왜 안내리느냐는 식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냥 내리기 싫네요."

 

 내가 말하자 은오는 살짝 웃었다. 뭔가 시원하면서, 중독성 있는 알싸한 향기가 났다. 은오가 몸을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귓가에 작은 웃음소리가 났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찰나, 입술에 그의 입술이 닿았다.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는 큰 손이 느껴졌다. 피비린내가 살짝 입가에 퍼졌다. 은오가 아침에 마신 피인 것 같다.

 

  "이제 내릴 수 있어요?"

 

 은오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넋이 나갈 만큼 멋진 미소였다. 나는 뭔가에 취한듯한 몽롱한 기분으로 차에서 내렸다.

 

 *

 

  "한선생님이 맡으실 반은 총 3개예요. 중학생들은 지금 다섯 명인데 다 동시에 가르치고 있고, 고 1반 고 2반이 있어요."

 

 원장에 안내를 받으며 좁은 학원 복도를 걸었다. 복도 끝에 누군가 보였다. 은오만큼은 아니지만, 키가 큰 남자였다.

 

  "아, 그리고 성인반 영어 맡으시는 이 선생님이세요. 이선생님?"

 

 나와 원장 쪽으로 걸어온 남자는, 멀끔하게 잘 생긴 남자였다. 그는 나와 원장을 번갈아 보며 꾸벅 인사를 했다. 내내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는 이강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한이연입니다."

 

  "젊은 두 선생님 보기 좋네요. 호호 저는 이만 갈게요 두 분 얘기 나누세요."

 

 원장이 가버리고, 나와 강진만 복도에 남았다.

 

  "하하,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나는 강진을 따라 빈방으로 들어섰다.

 

  "수업하려면 아직 30분 남았는데, 원장실밖에 없어서, 저희는 그냥 각자 반에서 수업 준비하면 돼요."

 

 칠판 옆 의자에 앉아서 짐을 풀어놓는데, 나갔던 강진이 다시 들어왔다. 종이컵에서 커피믹스 향이 달콤하게 퍼졌다.

 

  "이거 드세요. 애들 오면 기 빨리니까."

 

  "감사합니다."

 

 기본적으로 예의 있고, 잘 웃는 사람인 것 같았다. 나는 그가 건네준 종이컵을 받아들고 한모금 마셨다.

 

  "여긴 학생들이 별로 없어도, 애들이 다 착하고 공부도 잘 해요."

 

  "네."

 

  "이연씨는 경험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큰 학원에도 계셨다고."

 

  "아... 하하 그렇죠 뭐."

 

  "그런데 어쩌다가 이곳에 오게 되신 거예요?"

 

 강진이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강렬함이 느껴졌다. 나는 불편해졌고, 어색하게 대답했다.

 

  "개인적인 이유로요. 하하."

 

  "아, 죄송합니다 너무 사적인 질문을 했네요."

 

 강진이 좀전의 그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살짝 스쳐간 그 묘한 기분을 나는 잊을 수 없었다.

 

  "그럼 저는 제 반으로 갈게요. 한쌤 힘 내세요!"

 

 강진이 두 주먹까지 쥐면서 격려해주고 강의실을 나섰다. 괜히 내가 예민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너무 비현실적인 일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민감해지는 것 인지도 몰랐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7 027. 만남 2019 / 11 / 9 220 0 3624   
26 026. 또 하나의 저주 2019 / 11 / 9 225 0 3317   
25 025. 진실을 마주하는 것 2019 / 11 / 9 200 0 3035   
24 024. 노르웨이에서 2019 / 11 / 8 243 0 3552   
23 023. 잠 2019 / 11 / 8 227 0 3043   
22 022. 후회 2019 / 11 / 8 215 0 3348   
21 021. 복수 2 2019 / 11 / 8 233 0 3241   
20 020. 복수 2019 / 11 / 8 212 0 3180   
19 019. 저주의 하루 2019 / 11 / 8 236 0 4333   
18 018. 존재 2019 / 11 / 7 209 0 3135   
17 017. 이연의 과거 2019 / 11 / 6 202 0 3574   
16 016. 술자리 2019 / 11 / 4 212 0 3248   
15 015. 약속 2019 / 11 / 3 229 0 3210   
14 014. 흡혈귀 정부 2019 / 10 / 28 210 0 3443   
13 013. 그들의 파티 2019 / 10 / 28 219 0 4160   
12 012. 일요일, 그 후 2019 / 10 / 27 234 0 2952   
11 011. 저주를 푸는 방법 2019 / 10 / 27 226 0 3622   
10 010. 칼바람 2019 / 10 / 27 232 0 2765   
9 009. 확인 2019 / 10 / 6 271 0 3740   
8 008. 어둠 속 키스 2019 / 10 / 2 216 0 4118   
7 007. 곁에 2019 / 9 / 27 232 0 3146   
6 006. 시험 2019 / 9 / 27 213 0 4617   
5 005. 서로의 존재 2019 / 9 / 27 242 0 4679   
4 004. 피의 날 2019 / 9 / 23 222 0 6425   
3 003. 저주 2019 / 9 / 23 234 0 3290   
2 002. 낯선 존재들 2019 / 9 / 23 232 0 4987   
1 001. 절망 속의 시작 2019 / 9 / 9 400 0 660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옆집에 그가 산
유월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