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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연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가 : Lonan
작품등록일 : 2019.9.20

DDDDD---DDDDDD---. [07:30].

중, 고등학생 시절 언젠가, 만약 내일은 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만약 내일 세계가 멸망하게 된다면? 과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만큼 오늘 하루가 힘들었거나, 아니면 걱정거리가 많았거나. 둘 중 하나였을 수도, 둘 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제보다 오늘 더 붉게 타올랐고, 어제보다 오늘 하루가 조금 더 힘들게 느껴졌었다.

그래서일까, 그런 사실들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느낄 무렵. 나는 딱히 내일을 기대하지 않게 됐다. 학교를 다닐 때 했던 성적과 관련한 사소한 고민들부터, 연애, 금전, 가정, 입시…

모든 고민은 결국,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까지 이어질 테니까. 오늘의 힘듦은 내일의 힘듦이 될 뿐이니까. 그저,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내일이, 나는 지겨웠을 뿐이었다. 그랬을 뿐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남자를 몰라
작성일 : 19-10-06 20:24     조회 : 171     추천 : 0     분량 : 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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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야, 우리 몇 번 방이라고?”

 “19번~”

 

 잔잔한 발라드부터, 가슴 뛰게 만드는 경쾌한 힙합 비트, 그리고 속이 뚫리는 것 같은 샤우팅의 락까지. 좁은 통로를 따라 울려 퍼지는 다양한 노래소리들은, 우리의 다양한 인생을 대변하는 것같이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설켜 정확히 어떤 노래의 가사인지, 누가부르는 것인지를 특정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저, 물감들이 섞일 대로 섞여 원래의 색을 찾아보기 힘든 것처럼. 다양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쌓인 ‘한’(恨)이 노래에 스며들어, 노래 가사가 마치 자기의 일인 것처럼 느껴져 같은 노래라도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명진이는 그런 애한이 담긴 통로에서 밝은 얼굴로 진우를 바라보지만, 진우는 조금 경직된 듯, 불편한 듯. 어색하게 방 번호를 확인하고 있다.

 

 “아, 생각보다 넓네?”

 19번 방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쫓기듯 안으로 들어가는 진우와 그런 진우를 보며 어색하게 웃는 명진.

 ‘괜히…노래방 가자고 했나?’

 

 명진이는 진우가 소연이 때문에 속에 담아 둔 말을, '속 시원하게 노래로 풀어 버리자!'는 생각에 난처해하던 진우를 데리고 노래방에 들어섰지만, 주변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이별 노래와 사랑 노래 때문에 괜스레 불편해하는 진우의 모습을 보자 미안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인다.

 

 

 “뭐, 부르다 보면 속이 뻥 뚫리겠지.”

 

 ***

 

 

 “….”

 “….”

 

 노래를 예약하려는 명진이의 손이 멈칫, 하고 주저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으며 진우에게 리모컨을 건넨 채 목이 아픈 척 헛기침으로 속마음을 숨긴다.

 “큼큼. 아아, 나 목 좀 풀고. 먼저 부르고 있어.”

 '이별 노래 절대 안 돼. 사랑 노래 절대 안 돼. 대체 뭘 불러야 하는 거야?'

 

 진우는 그런 명진이를 보며 피식,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리모컨을 받아 든다.

 

 “그럴려고 그랬어 돌아가려고~”

 “…”

 

 “너의 차가움엔 그래 다 이유 있었던 거야”

 “…”

 

 “나를 만지는 너의 손길 없어진 이제야 깨닫게 되었어”

 “…”

 

 “내 맘 떠나간 것을”

 “크흠흠…”

 

 “설마 하는 그런 미련 때문에”

 “흠흠흠, 진우야 내가 먼저 부를까?”

 “아하하…그래 명진아. 너부터 부를래?”

 

 “그래! 우리도 빨리 부르자. 여기 방음이 잘 안되네”

 하. 하. 하,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명진이와 진우는, 서로의 눈을 차마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한 채 필사적으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자, 이 형님부터 간다.”

 

 그리고 어색한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경쾌한 힙합 비트에 흥을 돋우겠다는 듯한 필살의 제스처까지. “이제라도 널 지울꺼야 기억의 모두를~”

 

 그래도 소용없다는 듯, 이를 악물고 들려오는 노랫소리. 고음이 조금 힘든 듯, 거친 목소리를 내며 필사적으로 노래를 이어 나가는 노래의 주인공.

 

 명진이는 오히려 이렇게까지 열심히 분위기 초 치는 옆방의 누군가가 정말로 궁금해져, 문밖에서 ‘누구인지 얼굴이나 한번 살짝 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짜증이 치솟았지만, 오히려 진우는 무언가 개운해졌다는 듯. 한결 편해진 얼굴로 자신이 부를 노래를 검색하고 있었다.

 

 “뭐해? 안 불러?”

 “어?...아니 불러야지.”

 

 태연하게 물어오는 진우를 보며 오히려 당황한 듯 박자를 절기 시작하는 명진이와 그런 명진이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진우.

 

 ‘그래. 일단, 노래부터 마저 부르자.’

 1, 2, 박자가 점점 맞아 들기 시작하더니 평소처럼 신나게 노래를 이어 나가는 명진이와 미끄러지듯 소파에 기대어 뒷머리를 방음이 잘되지 않는 벽에 기댄 채, 노래에 맞춰 머리만 살짝 까닥거리고 있는 진우.

 

 둘 사이의 불편한 공기는 명진이의 비트에 맞춰 쪼개지고, 쪼개진 공기는 진우의 머리짓에 흩어진다.

 예전처럼. 아니, 불편해했던 것이 전부 거짓이었던 것처럼. 짧은 노래 한 곡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 듯 한결 괜찮아진 얼굴로 자연스럽게 서로를 대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불필요한 배려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진우의 얼굴에는 편안한 기색보다는 안도감. 혹은 씁쓸함이 떠올랐지만, 이내 밝게 웃는 미소 속에 가려진다. 아무도 그의 심정을 이해 못 한다는 듯, 자기도 자신의 마음을 모른다는 듯. 그렇게 흔한 이별 노래와 밝은 척, 강한 척하는 힙합 비트에 진우는 자신의 슬픔을 숨긴다.

 

 “후, 내년에 쇼9 나갈까 봐.”

 “빌드업 하냐? 그러다가 101도 나가려고 들겠다?”

 “뭐, 이 형님 비쥬얼이면 뭐가 됐든 가수 데뷔 아니겠냐?”

 “일단, 그 시간에 노래부터 연습하시지?”

 

 반주기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템포의 피아노 연주. 명진이는 설마 하는 눈으로 화면에 떠오른 제목을 확인하더니, 이내 고개가 빳빳하게 굳어버린 듯 화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갑자기 자신이 진우를 쳐다보면 혹시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그래도 진우의 상태가 궁금한지, 아주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슬쩍슬쩍 고개를 돌리며 진우의 눈치를 살핀다.

 

 “매번 늦어도 이해할게 누굴 만났니 먼저 묻지 않을게”

 “….”

 “….?”

 

 “고집스런 내 사랑 너의 말은 변명이라도 믿고 싶을테니”

 ““…?””

 

 “니 맘보다 한숨과 친해져도 널 보기 위해 난 사니까”

 

 ‘우와, 실연한 친구가 이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하는 거지?’

 명진이는 진우의 선곡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하지만, 진우는 무슨 상관이냐는 듯 담담히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자기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수 없이 어긋난데도 기다릴게 아무리 가슴 아파도 웃어볼게”

 

 들리지 않을 누군가에게 고해성사하는 듯한 진우의 차분한 목소리에 혼자 불안에 떨던 명진이도 조금 진정이 됐는 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왜 너만 몰라 왜 널 지킬 남자를 몰라”

 

 

 ‘뭐, 지도 답답해서 부를 텐데 너무 눈치 보지 말아야겠다.’

 명진이는 노래를 부르고 나서 한결 편안해진 얼굴의 진우를 보며 만족했다는 듯, 다음 곡을 입력한다. 그리고 진우는 명진이가 선곡한 노래를 보며 만족한 얼굴로 내려놓았던 마이크를 잽싸게 다시 집어 든다.

 

 “이건, 내 노래네?”

 “그래, 한 파트씩 부르자.”

 

 ***

 

 

 진우와 명진이가 노래방에 들어가기 얼마 전,

 

 

 “참…재밌게들 논다.”

 조금 전, 진우와 명진이가 타고 올라 간 엘리베이터는 4F에서 멈춰 섰다.

 

 즉, 앞으로의 동선은 한국 남자들이 가지는 최대 난제, 노래방이냐 피시방이냐의 문제겠지.

 

 사실 명진이가 노래방을 가자고 했어도 막상 pc방 앞에 서면, 수만 가지 상념과 번뇌의 길에서 갈등하게 되지.

 자, 여자친구랑 피시방에서 헤어질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는 진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하실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타다닥, 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계단을 두 칸, 세 칸씩 한 번에 올라 간다.

 3층에서 4층으로 올라 가는 그 짧은 계단을 더더욱 단축시켜서 올라왔지만,

 “어디…로 갔지?”

 

 그것보다 빠르게 진우와 명진이는 모습을 감췄다. 아니, 난제를 해결하고 정답을 구해버렸다.

 

 

 “야, 우리 몇 번 방이라고?”

 “19번~”

 다행히 여전히 발동 중인 천리통 덕분에 진우와 명진이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진짜 노래방에 바로 갔네?”

 

 애초에 명진이가 노래방에 가자고 피곤해하는 진우를 끌고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노래방과 피시방이 마주 보고 있는 구조라면 분명 엄청난 내적 갈등을 할 줄 알았는데…

 

 

 “아! 옆방에 자리 있으려나.”

 일단은 뭐, 나도 따라 들어가서 간만에 노래나 불러야겠다.

 

 ***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들려오는 노랫소리. 복잡한 인생사처럼 다양한 장르의 노랫말이 들려온다.

 마치 세상의 슬픔을 한 곳에 모아 둔 것 같은 공간, 노래방에는 분명 다양한 사연을 가진 채 자신의 한을 풀러 오는 사람들이 많겠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학업과 성적으로부터의 스트레스 그리고 가정의 문제나 결혼의 문제.

 혹은 연애나 이별과 같은 ‘한’.

 쌓아두면 쌓아둘수록 커져만 가는 슬픔과 고통을 견뎌내지 못하고, 이렇게 좁은 공간 안에서 절규하겠지.

 그렇게 본다면, 노래방이란 공간은 현세의 지옥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모든 한의 집합체. 슬픔의 공간.

 

 그리고 저렇게 사람들의 넋두리를 오래 듣고 있는 알바생도 피곤한 듯, 고개를 꾸벅거리니까.

 “음…진우랑 명진이는 시간제로 했겠지?”

 

 한, 두곡 부르고 나올 정도로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닐 테니까. 그리고 대기 손님도 없는데 빈 방을 찾는 게 아니라, 번호를 재차 확인 했다는 건 카운터에서 계산하고 빈 방을 안내받았다는 거겠지. 그럼 나는…

 

 “저기…혹시 18번 방, 1시간 가능한가요?”

 

 ***

 

 “음… 별다른 말은 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방음이 그렇게 잘 되지는 않는지, 뭐부터 부를지 리모컨만 들고 앉아있었을 뿐인데 벌써 부르고 싶었던 노래들이 세 개쯤은 빠르게 지나쳐간다.

 

 그래…이 미묘함.

 

 내가 부르려고 예약했던 노래지만, 옆방에서 먼저 들려오면 괜히 내가 부를 때 옆방 사람들이 ‘뭐야? 시비 거는 거야?’ 같은 경우나, 본격적으로 가창력 대결하자는 건가 싶어서 가면 가왕처럼 서로의 얼굴도 모른 채 앞으로 내가 노래를 부르면 뒤이어서 ‘나도 똑같이 돌려주지’라는 생각으로 똑같은 곡을 불러올 때의 그 찜찜함!

 

 이 지옥 같은 곳에도 상도덕이 있거늘…그러면, 저기 조용히 있는 진우를 위해서 노래 한 곡 해야겠다.

 

 노래를 예약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최대한 모니터 쪽으로 몸을 밀착시킨다. 어째서냐고?

 

 코인 노래방의 내부가 [소파/반주기]라는 구조상, 나의 목소리를 좀 더 선명하게 들려주기 위해서는 반주기의 뒤에 소파가 있어야 될 필요성이 있지. 그래야 내가 반주기의 옆에서 노래를 불렀을 때, 이 얇은 벽을 통과해서 옆방에 소리를 최소한의 손실로 송출시킬 수 있으니까.

 

 그래, 그걸 위한 18번 방. 20번 방은 내가 진우와 명진이의 소리를 조금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지만, 어차피 내가 가지고 있는 천리통을 사용한다면 해결될 문제다. 그러니까 이 뒤 포지션이야말로 스킬과 과학적 원리를 접목시킨 관찰의 궁극적인 포지셔닝이라고 할 수 있지.

 

 

 그래. 어차피 인기 없을 것 같은 명진이는 제쳐두고, 진우를 위한 나의 첫 번째 선곡은…

 

 “그럴려고 그랬어 돌아가려고~ 너의 차가움엔 그래 다 이유 있었던 거야

 나를 만지는 너의 손길 없어진 이제야 깨닫게 되었어 내 맘 떠나간 것을”

 

 여자들이 부른다는 이별 노래 중 빼놓을 수 없는 명곡. 오늘은 특별히, 내가 소연이의 마음을 대신 전해줄 테니까. 너는 이제 이 간절한 노래가사를 들으면서 소연이의 마음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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