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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기록되지 않은 쐐기용사의 영웅담
작가 : SolaR
작품등록일 : 2019.9.1

인류는 ‘이레귤러의 시대’라 불리는 최악의 시대와 맞서며 끔찍한 고통을 견디어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괴물들, 생태계를 뒤바꿔버릴 정도로 지독한 이상기후, 그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인간들까지.
그러나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고통의 나날들 속에서도 누군가는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을 누군가의 영웅담이다.

 
2장 불을 잃어버린 대장간의 대장장이(5)
작성일 : 19-10-06 16:27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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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터리시 팬서들은 하늘에서 유성처럼 떨어진 바리를 보며 잠시나마 당황한 듯했다. 하지만 이내 이빨을 드러내며 적개심을 드러내었다. 놈들은 바리를 훼방꾼 혹은 새로운 먹잇감 정도로 인식하는 듯 보였다.

 

 한 편 워터리시 팬서 무리와 마주하고 있는 바리는 팔다리가 이상할 정도로 묵직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터질 듯한 심장의 고동이 몸 전체로 번져나갔다. 전신을 빠르게 장악한 아드레날린은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맞서 싸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집요하게 강요해왔다.

 

 ‘아아. 이게 실전이라는 것이구나.’

 

 야생의 눈빛이 만들어내는 지독한 긴장감은 이것이 첫 번째 실전이라는 것을 비로소 실감케 했다.

 

 수녀원에 있을 무렵부터 야생동물을 사냥해 온 바리였지만 이레귤러는 사정이 달랐다.

 

 지금껏 바리가 사냥한 야생동물 중에는 위험한 맹수들도 더러 있었지만 아무리 위험한 맹수라도 습성만 파악하면 얼마든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방심할 만한 장소에 덫을 놓을 수도 있었고, 무리로부터 떨어지게 만들어 고립시킬 수도 있었다. 정 안될 것 같으면 싸움 자체를 피한다는 선택지도 고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레귤러는 어떠한 정보도 없는 괴물. 산성 타액을 분비하는 위험천만한 괴물을 임기응변으로만 상대해야 했다.

 

 ‘정말 최악인 것은 도망칠 수도 없다는 거야. 내가 도망치면 꼬맹이가.......응?’

 

 마음을 다잡기 위해 지켜야 할 대상을 돌아보던 바리는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진 골목대장을 볼 수 있었다. 다리를 잡아끌던 묵직한 느낌은 심리적인 위축감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묵직했던 것 같았다.

 

 “너 거기서 뭐 하고 있냐?”

 

 어느샌가 바리의 다리에 들러붙은 골목대장의 얼굴은 흘러내린 눈물콧물로 엉망이었다.

 

 “누나! 나 이제 살 수 있는 거지? 그렇지? 그렇다고 해줘!”

 “언제부터 나를 누나라고 불렀던 거야? 아줌마 아니었어?”

 “시, 시끄러! 나도 살아야 할 것 아니야!”

 “자존심은 어디다가 팔아먹은 거야?”

 “이 상황에 자존심이 어디 있어? 일단 구해줘! 구해주면 원하는 대로 불러줄게!”

 “어쭈. 제법 여유가 있나보네. 어디 한번 불러봐. 아리따우신 바리 누님이라고 말이야”

 “지금이 그럴 때야!? 잠깐! 앞! 앞을 봐!”

 

 바리와 입씨름을 하던 골목대장은 아가리를 쫙 벌리고 달려드는 워터리시 팬서를 보고 새된 목소리로 경고했다.

 

 바리는 달려드는 워터리시 팬서의 존재를 이미 눈치 채고 있었기 때문에 거침없이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내디딘 발을 순간적으로 비틀자 회전력이 발생했고, 같은 방식으로 허리와 어깨를 통해 회전력을 증폭시켰다. 그렇게 실린 힘을 고스란히 검에 담아 워터리시 팬서의 입을 향해 찔러 넣었다.

 

 깔끔한 일섬.

 

 바리의 검은 워터리시 팬서의 입을 간단히 꿰뚫고 지나가 숨을 끊어내었다.

 

 워터리시 팬서가 무너지듯 쓰러지자 바리가 선고를 내리듯 조용히 읊조렸다.

 

 “죽(竹)의 검형(劍形) 죽지(竹枝).”

 

 군더더기 없는 일격.

 

 하지만 찔러 넣었던 검을 뽑아낸 바리의 표정은 낭패를 봤다는 듯이 일그러져 있었다. 검에서 부식된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반짝거릴 정도로 손질이 되어 있던 바리의 검이었다.

 

 ‘칫. 생각보다 산성이 성가시네.’

 

 이런 위험한 괴물을 상대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맞서고 있는 빌헬름 상단의 단원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잠깐! 뭘 멍하게 있는 거야!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호들갑 떠는 골목대장의 말대로 바리를 적으로 인식한 워터리시 팬서들이 하나둘 모여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 그보다 너는 언제까지 매달려 있을 작정이야? 이거 성추행이야.”

 “나라고 좋아서 이런 각선미도 없는 통짜다리에 매달려 있는 줄 알아?”

 “잘 됐네. 못생긴 통짜다리는 그만 놓으시고 나무 위로 올라가시지!”

 

 

 하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주저앉은 골목대장은 공포에 질려 다리가 풀린 것인지 좀처럼 일어서질 못했다.

 

 그때 워터리시 팬서 하나가 골목대장에게 정신이 팔린 바리를 향해 입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기습을 당한 바리는 무심코 놈의 입을 노리려다 생각보다 강력한 워터리시 팬서의 산성타액을 떠올리고 급히 검을 거두었다.

 

 ‘쳇. 찔러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는데도 찌를 수가 없다니. 정말 귀찮은 놈들이야.’

 

 혀를 찬 바리는 검을 뉘여 달려드는 녀석을 검면으로 후려쳤다. 치명상을 입히기보다는 급급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워터리시 팬서는 바리의 예상보다 무거웠고, 거기에 속도까지 더해지자 쳐내기도 어려울 정도의 충격이 바리를 덮쳤다.

 

 “얌전히 나가떨어지라고! 이 괴물 놈아!”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버텨내자 워터리시 팬서는 관성으로 인해 균형을 잃고 나자빠졌다.

 

 놈을 쳐내는 것은 간신히 성공할 수 있었지만 한쪽 다리가 붙들려 있던 탓에 바리 또한 균형을 잃고 말았다.

 

 ‘큭, 이대로 넘어질 성싶으냐!’

 

 포위당한 상태에서 무방비하게 넘어지면 위기에 몰릴 것이 분명했기에 바리는 나자빠진 워터리시 팬서 쪽으로 몸을 던져 놈의 목덜미에 칼을 박아 넣었다. 빠른 판단으로 빈틈을 사수하는 동시에 공세 또한 놓치지 않은 것이다.

 

 벌떡 일어난 바리가 그녀의 다리를 놓치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골목대장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 질렀다.

 

 “빨리 올라가! 계속 그러고 있을 거야?”

 “시, 시끄러! 나도 올라가고 싶어! 올라가고 싶다고! 하지만 다리가....... 다리가.......”

 

 골목대장은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나무 위에서는 부하들이 조바심을 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워터리시 팬서들이 타액을 질질 흘리며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그것들을 등지고 나무를 타자니 금방이라도 목덜미를 물릴 것만 같아 겁이 났다.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골목대장.

 

 바리는 그런 그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빌헬름을 걷어차던 발차기였다.

 

 걷어차이고 풀썩 주저앉은 골목대장에게 쓴소리가 날아들었다.

 

 “네가 그러고도 아이들의 대장이야?”

 “크윽!”

 

 이미 볼썽사나운 모습을 너무 많이 보였다. 골목대장에게는 골목대장의 자존심이라는 게 있었다. 그런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바리의 질문은 부하들에게 위신을 잃어 설 자리를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골목대장은 걷어차인 엉덩이를 털고 나무에 손을 짚었다. 다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빠르게 심호흡을 하며 용기를 끌어 모았다. 그는 결연한 표정으로 나무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남기는 것은 잊지 않았다.

 

 “내 엉덩이를 걷어찬 대가는 반드시 갚아주겠어!”

 “얼씨구. 이제 와서 강한 척이야?”

 

 골목대장이 나무 위로 올라가자 바리는 그제야 한결 편한 마음으로 상황을 마주할 수 있었다.

 

 소매 춤으로 얼굴에 튄 피와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었다. 포위망을 갖추고 슬금슬금 바리를 압박해오는 워터리시 팬서의 무리. 전장의 건너편에서는 빌헬름 상단이 바리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양이었지만 그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대로 등을 돌리고 도망쳐 시간을 벌까도 생각했지만 고양잇과 맹수의 외견을 가진 워터리시 팬서가 나무 위의 아이들을 노리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바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검을 고쳐 쥐었다.

 

 “하아. 끝까지 싸우는 수밖에는 없겠지?”

 

 날카롭게 갈린 발톱과 어금니. 치명적인 산성. 그리고 압도적인 수적 열세. 뭐 하나 유리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바리는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전의를 불태웠다.

 

 ‘좋아. 통한다. 통하고 있어!’

 

 바리의 검술은 자기류(自己流) 검술로 귀동냥으로 배운 몇 가지 검술들을 제 몸에 맞게 재정립한 것이었다. 그렇게 재정립한 검술은 이미지 트레이닝과 각종 서적들을 통해 나름의 완성도를 갖추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명쾌하게 해답을 주는 스승이 없었던 바리는 스스로의 노력에 대해 언제나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검이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위기 상황인 것도 잊을 만큼 강한 고양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번에는 그것을 써볼까? 이 녀석들에게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바리는 짧은 공방을 통해 놈들의 특징 하나를 찾아낼 수 있었다. 놈들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줄곧 일격필살의 공격만 감행했다. 전력을 다한 공격은 분명 위력적이지만 공격에 실패하면 상황이 고스란히 역전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두 구의 사체가 그 증거였다.

 

 “매(梅)의 검형........”

 

 바리가 한 걸음 물리며 자세를 낮췄다.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하던 [죽의 검형]과는 사뭇 다른 자세였다.

 

 “자! 축축한 고양이 녀석들아. 어디 한 번 덤벼보라고!”

 

 도발을 알아듣기라도 한 건지 일정 거리를 두고 경계를 하던 워터리시 팬서 중 하나가 바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여전히 앞만 보고 몸을 던지는 단순한 공격이었다.

 

 ‘좋았어! 이거라면...... 할 수 있어!’

 

 도발을 하면서도 집중력을 놓지 않던 바리는 워터리시 팬서의 공격을 순식간에 간파하고는 빠르게 다가오는 워터리시 팬서의 이빨을 스치듯이 흘려내었다.

 

 놈의 공격을 흘려냄과 동시에 뒤쪽으로 디뎠던 발을 축으로 삼아 그대로 회전했다.

 

 그 과정에서 어설픈 면이 있었는지 워터리시 팬서의 발톱이 바리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물러서는 대신 회전하던 힘을 검에 실어 그대로 내리쳤다.

 

 바리의 검은 워터리시 팬서의 주둥이를 피해 머리와 어깻죽지 사이를 깔끔하게 베어내었다.

 단단한 뼈를 피해 급소를 노린 것이다. 고양잇과 맹수를 사냥해 본 경험이 있기에 알 수 있던 급소였다.

 

 “매(梅)의 검형 한매(寒梅)!”

 

 발톱이 스쳤던 옆구리에서 화끈한 통증이 피어올랐다. 아마도 출혈을 동반하는 상처일 것이다.

 

 옆구리를 감싸 쥔 바리는 워터리시 팬서를 베어낸 검이 묵직하게 울리는 것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고통보다도 자신의 검이 통한다는 순수한 기쁨이 앞선 것이다. 서러움을 달래가며 단련해 온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바리의 검술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빌헬름도 감탄했다.

 

 “아하하. 확실히 자신 있을만한 실력이로군. 저 모습을 보고 누가 수녀라고 생각하겠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바리의 등에 희망을 걸었던 빌헬름은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상단원들의 활약으로 100여 체에 달하던 워터리시 팬서의 군세는 대부분 줄었고 바리 정도의 실력이라면 쉽게 쓰러질 것 같지도 않았다.

 

 이 정도면 자신이 자리를 비운다고해도 큰 문제없이 워터리시 팬서를 격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나무 위에서는 골목대장이 바리를 응원한다고 큰소리를 내고 있었다.

 

 “잘한다! 역시 내 라이벌이야! 나를 대신해서 팍팍 무찌르라고!”

 

 골목대장이 소리를 지르자 다른 아이들까지 덩달아 큰소리로 응원을 시작했다.

 

 그 소리가 자극이 된 것인지 아니면 하나둘 쓰러져가는 동족의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것인지 바리를 둘러싸고 있던 워터리시 팬서들이 낮게 으르렁거리며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워터리시 팬서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한 바리는 검을 고쳐 쥐고 마른침을 삼켰다. 하나하나는 바리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단체로 덤벼들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바리 주위를 맴돌던 워터리시 팬서 한 마리가 기습을 시도했다.

 

 지금까지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공격이었다. 오히려 아까보다 예리함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뭐야? 이게 다야? 이 놈들은 학습능력이 없나?’

 

 이번에도 공격을 흘리며 역공을 가하기 위해 회전하려던 바리는 깜짝 놀라 숨을 들이켰다.

 

 먼저 달려들던 녀석 뒤로 또 다른 녀석이 달려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처음 공격이 예리하지 않았던 것은 협공을 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역공을 포기한 바리는 기술을 거두고 놈들의 공격을 피해 몸을 날렸다.

 

 “오호라. 이제 제대로 해보겠다 이거지?”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긴장감으로 인해 시야를 넓게 가지지 못 했던 바리는 이상한 점을 눈치 채지 못했지만 놈들은 지금까지 수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협공을 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던 놈들이 갑자기 협공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워터리시 팬서들의 공격에 바리는 그 사실을 여전히 눈치 챌 수 없었다.

 

 상황은 점점 불리해져갔다. 놈들이 협공을 시작한 뒤로 바리는 어찌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수세에 몰렸다.

 

 ‘어떻게 하지? 죽의 검형으로 선수를 쳐? 아니야. 그랬다간 오히려 역공을 당할 게 틀림없어. 그렇다면 매의 검형으로 방어를 굳히는 게.........’

 

 공격적이고 직선적인 죽의 검형과, 상대의 허점을 유도해 반격을 가하는 매의 검형은 성격이 워낙에 달랐기에 동시에 운영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바리는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를 골라야만 했는데 부족한 경험이 발목을 잡았다.

 

 바리의 이미지 트레이닝 상대 중에는 이런 식으로 무작정 공격만 해대는 상대가 없었다. 맹수들이라 해도 앞서 공격을 나섰던 동료가 쓰러지면 나머지는 기가 죽어 꼬리를 말기 마련이었다.

 

 ‘에잇, 모르겠다!’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이 없었기에 바리는 취하고 있던 매의 검형을 풀고 죽의 검형으로 선수를 치기로 했다.

 

 “하아!”

 

 앞서 달려드는 워터리시 팬서의 발톱을 스치듯이 피해낸 뒤, 이어서 달려오는 놈의 목을 찔렀다.

 

 목을 찔린 워터리시 팬서는 무너지듯 쓰러졌다.

 

 하지만 여유가 없었다. 찔렀던 검을 채 회수하기도 전에 또 다른 녀석이 짧은 틈을 노리고 들어왔다.

 

 바리는 간신히 뽑은 검으로 달려드는 녀석의 턱을 찌를 수 있었지만, 관통당한 상처에서 흘러나온 놈의 타액이 바리의 손끝을 태웠다. 옆구리에 입은 열상과는 달리 즉각적인 통증이 느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워터리시 팬서들이 사방에서 공격을 해왔다.

 

 바리는 도무지 피할 길이 보이지 않아 그나마 안전해 보이는 곳으로 몸을 던졌지만 모든 공격을 피해내지 못했는지 또 다시 부상을 입고 말았다.

 

 고통은 심리적인 피로를 더욱 가중시켰다.

 

 “이런 제길!”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나름 분투를 했지만 상황은 바뀐 것이 없었다. 여전히 포위되어 있었고, 여전히 위기였다. 오히려 지친만큼 상황은 더욱 나빠져 있었다.

 

 서서히 차오르는 절망감에 침음하던 바리는 꼭꼭 숨겨두었던 비장의 수를 떠올릴 수밖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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