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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몽유강호기
작가 : 송진용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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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고, 무식하고, 엉뚱한 주인공 구소자.
무력을 소지 한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 구소자지만,
무공을 한 번 보면 따라하는 재능을 갖고 있으며
한 번 한 약속은 절대로 어기지 않는다.
돈을 왕창 벌기 위해 산을 내려와 강호로 들어온 구소자의 좌충우돌 강호기.

 
제 4 화
작성일 : 16-07-12 09:38     조회 : 815     추천 : 0     분량 : 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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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귀면녀(鬼面女)를 만나다

 

 

 

 그날 오후부터는 제법 일거리들이 들어왔다.

 구소자는 역시 이름이 알려진다는 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왕대룡마저 쩔쩔매게 하는 독종 꼬마라더라.

 

 라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구경을 하러 왔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제 손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부탁해 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만, 큰돈이 되는 일이 없다는 게 불만스럽기는 했다.

 한 방에 만금을 얻을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구소자는 꿈꾸고 있었다.

 인생을 어찌 길고 지루하게 살 것인가. 한 방으로 모든 걸 뒤집어놓고 말 테다. 그리하여 화끈하고 화려한 인생을 늘어지게, 오래오래 사는 거다.

 이런 구소자의 꿈은 문자 그대로 꿈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저잣거리에 나온 지 사흘째 되는 날 오후에 첫 일을 나갔다.

 넘치도록 차 있는 측간의 똥통을 치워주는 일이다.

 두 집의 그것을 깨끗이 치워주고 두 냥을 받았다.

 정말 더럽고 하기 싫은 일이었지만 제대로 된 첫 일거리라는 데에 위안을 얻으며 날이 저물 때까지 열심히 묵은 똥을 퍼 날랐다.

 하긴, 산채에 있을 때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어쩌면 구소자보다 더 익숙하게 똥을 퍼낼 사람은 흔치 않을지도 모른다.

 어찌나 깨끗이 치웠던지, 일이 끝났을 때는 측간이 아니라 신방 같아졌을 정도다. 그러니 소문이 나지 않을 리가 없다.

 소문은 또 바람처럼 빠르게 저잣거리를 휩쓸고 지나갔다.

 

 ―측간 하나는 정말 똑 소리나게 치우더군. 저 건너 백 서방보다 열 배는 낫더라. 값도 싸고.

 

 그러자 다음날부터는 여기저기에서 측간을 치워달라는 주문이 쇄도했다.

 돈을 버는 일이다. 하지만 썩 내키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구소자는 다시 한 가지의 깨달음을 얻었다.

 “네미랄, 이름이 알려지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알려지느냐가 더 중요해.”

 바로 그거다.

 한번 ‘측간을 똑 소리나게 치우는 꼬마’라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은 구소자가 제일 잘하는 일이 그 일이라고 단정해 버렸던 것이다.

 그러니 다른 주문이 들어올 리 만무하다.

 구소자에게는 그 자체가 기분 더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돈을 벌기로 작심한 인생인데 어디 깨끗하고 고상한 일거리만을 가려서 할 수 있겠는가.

 더럽게 벌어서 정승처럼 쓰면 된다.

 “음, 보기보다 힘이 좋은 친구로군.”

 다음날, 그가 제 몸통만한 똥통 두 개를 목도 끝에 매달고 흔들흔들, 박자를 타며 걷는 걸 본 누군가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장작을 패주게.”

 구소자가 일을 마치기 기다렸던 그자는 코를 쥐고 외면한 채 그렇게 말했다.

 비록 그자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조차 꺼려했지만 구소자는 기뻤다. 드디어 새로운 일거리가 생겼으니 왜 안 기쁘겠는가.

 밀린 주문을 팽개치고 사내를 따라가 종일 장작을 팼다.

 그 일 또한 산채에 있을 때 물리도록 해온 일이다.

 여느 장정 네댓 명이 하루 걸려서 할 일을 구소자는 반나절 만에 해치웠다.

 쪼개진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일정한 크기에 일정한 질량이다. 저울에 달아볼 것도 없다.

 게다가 그렇게 많은 장작을 쪼갰으면서도 도끼날은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었다.

 사내의 입이 벌어졌다. 두 냥을 받았다. 측간 치우는 것보다 배를 더 받은 것이다.

 구소자는 거기서 또 한 가지 삶의 지혜를 터득했다.

 “모름지기 큰 뜻을 품은 사내라면 일을 가려서 해야 하는 법이다.”

 대단한 일이다. 그렇게 제 스스로 힘든 노동을 통해서 삶의 궁극적인 진리를 터득해 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다시 이틀간은 오직 장작만 패주러 다녔다. 그리고 이제는 그 일도 지겨워졌을 때 새로운 일거리가 제 발로 걸어서 찾아왔다.

 

 “네가 구소자냐?”

 자리를 펴고, 아직 깃발을 세우지도 않았는데 벌써 고객이 찾아왔다.

 “어서 옵……!”

 쇼, 자를 발음하지 못했다. 턱이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어찌 턱뿐이랴.

 제일 먼저 눈이 찢어질 듯 제 맘대로 부릅떠졌고, 볼에 잔경련이 스쳐 갔으며, 어깨와 허리가 빳빳하게 굳어버렸다.

 무릎마저 후들거리려는 걸 가까스로 눌러 참았다.

 그만큼 큰 충격이 구소자자의 가슴을 후려 팼던 것이다.

 “측간 잘 치운다는 구소자냐니까?”

 소녀가 짜증스럽다는 듯 빽, 소리쳤다.

 그 모습이 더 넋을 빼놓는다. 그렇다. 바로 그것 때문이다.

 구소자는 자신이 언제 태어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태어난 이래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소녀처럼 아름답고 요염하고 당돌하고 색기(色氣)가 철철 흘러넘쳐서 사람의 얼을 빼놓는 그런 여자를 본 적이 없다.

 눈을 찡그리는 것도, 붉고 도톰한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는 것도, 매섭게 아래위로 흘겨보는 것은 물론, 쳇! 하고 비웃음을 담은 콧방귀를 뀌는 것까지가 그렇게 야리야리할 수가 없었다.

 ‘선녀다! 선녀 중에서도 두목 선녀다!’

 머리 속을 강타하고 지나가는 그 생각이 구소자로 하여금 기어이 다리마저 후들거리게 만들었다.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던져진 듯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런데 어찌 감히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볼 수나 있겠는가.

 구소자는 생전 처음으로 누구 앞에서 이렇게 쩔쩔매 본다.

 산채에 있을 때 대두령 앞에서 떨었던 걸 빼고는 이렇게 머리를 조아려본 적이 없다.

 구소자는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붉힌 채 소녀의 당혜(唐鞋) 코끝만 바라보고 있었다.

 “벙어리였나 봐?”

 뒤통수에 소녀의 중얼거림이 내려앉았다. 실망했다는 어투가 역력했다.

 이런 오해를 멋대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

 구소자가 머리를 번쩍 들고 소리쳤다.

 “아니올시다!”

 터무니없이 크게 터져 나온 목소리다.

 소녀가 깜짝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러자 더욱더 아름답고 요염해졌다.

 짜증 내는 모습만 아름다운 줄 알았더니 놀란 모습은 더 죽인다.

 가히 뇌쇄적(惱殺的)이다.

 구소자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소, 소생이…… 구소자…… 라오.”

 그 당당하던 구소자가 비 맞은 쥐새끼처럼 초라해져 버렸다.

 흥! 하고 다시 비웃음을 날린 소녀가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럼 날 따라와. 시킬 일이 있으시다니까.”

 ‘있으시다니까?’

 구소자가 의아해서 얼굴을 들었다. 눈앞의 이 두목 선녀 같은 소녀가 누구의 심부름을 왔다는 것쯤은 그의 머리로도 알아낼 수 있다.

 “어떤 분이?”

 어쩌면 옥황상제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쯤 되는 신분이라야 두목 선녀를 심부름 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쳇, 그게 궁금하면 가보면 될 거 아냐!”

 소녀가 다시 빽, 소리쳤다.

 맞는 일에는 이골이 났고 자신도 있다. 하지만 생전 처음 보는 이 요상한 여자라는 존재 앞에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경험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좋아. 지금부터 그걸 연구해서 터득한다.’

 구소자는 잠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여자, 그것도 눈앞의 두목 선녀처럼 예쁘고 앙칼지고 소리치기 좋아하는 소녀에 대해서 알아내는 일에 쏟기로 했다.

 그가 마음먹어서 알아내지 못한 일은 없다.

 도에 대해서 알아내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벌써 신선이 되어 있을 것이고, 불법을 깨우치기로 작정했다면 지금쯤 부처와 마주 앉아 마작이라도 한판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구소자는 지금 소녀의 뒤를 쫄래쫄래 따르고 있었다.

 눈앞에서 하늘거리는 두목 선녀의 빵빵한 엉덩이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호기심 때문이다.

 산채에서도, 저잣거리에 내려온 뒤에도 여자는 많이 보았다.

 하지만 구소자는 맹세코 이런 소녀를 처음 본다. 그러니 엉덩이에서 눈길이 떼어지지 않는 게 당연했다.

 왜 엉덩이냐고 묻는다면…….

 까짓, 이제부터 알아볼 연구 대상이니까 당연한 일이라고 해두자.

 뭐, 취향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의 눈길은 오직 그녀의 엉덩이 한 군데에만 집중되어 있었으므로 그녀가 등에 고색창연한 검을 메고 있다는 것도,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도 알지 못했다.

 역시 당연한 일이다.

 저잣거리를 빠져나온 지 한참이 지났다. 그런데도 소녀는 어디론가 하염없이 가고 있었다.

 ‘이대로 세상 끝까지 간다고 해도 좋아.’

 오직 그녀의 엉덩이에 못 박혀 버린 눈길이 점점 게슴츠레해져 갔다.

 아무리 봐도 싫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왜 남자의 그것과 여자의 그것에서 받는 느낌이 이렇게 다른 건지, 그런 의문이 구소자의 얼굴을 점점 더 심각해지게 만들었다.

 그렇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 함정에 갑자기 풍덩, 뛰어들어 버린 것이다.

 인간의 의지로는 다스릴 수 없는 일이다.

 구소자는 제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사람이 제 힘과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란 얼마나 적고 제한적인가.

 그 커다란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그는 앞서 걷고 있는 소녀의 엉덩이 때문에 흘려 버리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을마저 벗어나 이제는 호젓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봄날의 햇빛은 푸른 나뭇잎 사이로 따사롭게 스며들었고, 짝을 찾는 새들의 지저귐이 귓전을 간질였다.

 호랑나비 한 쌍이 이리저리 날며 서로를 희롱하는 것을 보던 구소자의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예전에는 없던 일이다.

 ‘내가 큰 병이 난 거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들었다.

 여태까지 몸살은커녕 감기 한 번 걸려보지 않은 몸이다.

 그러던 것이 이렇게 얼굴이 화끈거리고 사지에 맥이 풀리면서 가슴까지 제멋대로 벌러덩거리니 이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치자꽃 향기 같기도 한 야릇하고 달콤한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왔다.

 두리번거려 보았다. 꽃이라도 꺾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다. 하지만 치자꽃이 있을 리 없다. 그것은 초여름에나 피지 않던가.

 코를 벌름거리고 킁킁거리던 구소자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그것이 소녀의 몸에서 나는 묘한 향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서 풍기는 악취와 저잣거리의 잡다한 냄새들 때문에 맡지 못했는데, 이처럼 호젓한 산속을 둘이서만 걷고 있자 향기가 저절로 풍겨난 것이다.

 ‘아까는 왜 못 맡았지?’

 제 머리통을 꽝꽝 쥐어박는 구소자 앞에서 소녀는 여전히 검은 머리카락을 나풀거리고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걷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몸에 배어 있는 악취가 부끄러워졌다.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가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다니…….

 소녀의 몸에서는 치자꽃 향기가 나고 있었다.

 선녀들에게서는 다 그런 냄새가 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괜히 선녀가 아닌 거다.

 “다 왔다.”

 소녀가 손가락을 뻗어 한곳을 가리켰다. 희고 가는 손가락이다. 옥을 깎아서 만들어놓은 것 같다.

 그녀의 살빛이 이와 같다는 걸 왜 알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다시 밀려들었다.

 하지만 구소자에게는 그럴 새가 없었다. 그의 눈은 내내 그녀의 엉덩이에만 달라붙어 있었으니 말이다.

 소녀가 가리키는 곳에는 낡은 산신당 하나가 고즈넉이 서 있었다.

 울창한 송림에 둘러싸여 있고, 뜰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 낡은 벽과 깨진 기왓장 사이로 웃자라 있는 잡풀들.

 한마디로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이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운 곳이다.

 “데려왔어요.”

 그 앞에 이른 소녀가 낭랑한 음성으로 말했다. 마치 노란 새 한 마리가 지저귀는 것 같았다.

 구소자가 곁에 서자 소녀가 잔뜩 낯을 찡그리고 비켜섰다. 작고 야들야들해 보이는 옥빛 손을 펴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 냄새 때문이다.

 ‘제기랄.’

 구소자는 비로소 소녀가 왜 그처럼 빠르게 앞서 걷기만 했던 건지를 깨달았다.

 자신의 몸에 밴 인분 냄새와 땀 냄새, 나무 진 냄새와 피 냄새가 범벅이 된 그 요상한 악취 때문이다.

 그래서 소녀는 한사코 구소자를 멀찍이 떼어놓으려고 부지런히 걷기만 했던 것이다.

 그의 엉큼한 시선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못할 만큼 절박했으리라.

 ‘제기랄, 이게 무슨 꼴이야. 멍청한 놈!’

 이제야 그런 걸 생각해 낸 자신의 자상하지 못함을 욕하며 재빨리 겉옷을 벗어 멀찌감치 내던져 버렸다. 조금은 나을 것이다.

 “들어오너라.”

 음침한 신당 안에서 낮고 힘없는 음성이 들려왔다. 여자의 것이었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 소저를 보게 될 것인가? 하는 기대감이 구소자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눈앞의 두목 선녀를 부리는 여자라면 월궁(月宮)에나 있다는 항아(姮娥)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구소자의 기대는 소녀를 따라서 신당 안으로 들어선 순간에 산산이 깨져 버렸다.

 어두웠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쥐똥 지린내다.

 항아의 취향도 참 이상하다고 여기며 두리번거리는 눈에 그녀가 보였다.

 빛이 바래고 칠도 벗겨져서 저게 뭔지조차 잘 알아볼 수 없게 된 산신도 앞에 그녀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긴 머리카락이 가슴 앞까지 탐스럽게 늘어져 있었다. 눈처럼 흰옷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그녀의 서늘한 눈동자가 어둠을 뚫고 다가왔다.

 얼굴은?

 항아님의 얼굴을 찾던 구소자가 훅, 하고 급한 숨을 들이쉬었다.

 귀신의 얼굴이다.

 아니, 정말 그렇다는 게 아니고, 귀면(鬼面) 탈을 쓰고 있다는 거다.

 무서웠다. 그래서 얼른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음침하고 어두운 신당 안에서 귀면탈을 쓰고 있는 백의의 여자. 그것도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있고, 사람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서늘한 눈빛이다.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지 않은 것만으로도 구소자의 담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선녀가 아니라 여우귀신들이었구나!’

 그런 깨달음이 뒤늦게 뒤통수를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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