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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소꿉친구는 시간 관리자
작가 : 허므
작품등록일 : 2019.9.28

 
(7)
작성일 : 19-10-05 23:09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3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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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어떻게 안 거야?”

 

  어제저녁은 엄마와 외식을 했다.

 

  오랜만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둘이 외식을 나간 적이 없었다.

 

  외식하러 나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그 빈자리가 느껴지는 것을 엄마는 알고 있었다.

 

  우리는 마주하기 싫었다.

 

  “그냥 어쩌다 보니 맞추게 된 거지.”

 

  “이참에 그냥 방석이나 깔지그래?”

 

  “됐어. 왠지 그런 거 무서워.”

 

  “귀신 무서워 하냐?”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닌데….”

 

  “무서우면 무섭다고 말을 해.”

 

  “아니라고.”

 

  “그럼 어떻게 알았던 거야? 힌트라도 주던가.”

 

  엄마가 없어진 것을 대충 넘어가기는 싫었다.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모아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이라고 감. 얘 오늘따라 왜 이래.”

 

  그녀는 나를 신뢰를 못 하는 것일까.

 

  내가 신뢰에 미치지 못하는 걸까.

 

  아쉬움에 가득 찬 한숨을 내쉬었다.

 

  “땅 꺼지겠다. 그렇게도 알고 싶냐.”

 

  “어. 이번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알아야겠다.”

 

  “알았어.”

 

  “아주머니 어제 시간 관리자 본부에 갔어.”

 

  “뭐? 엄마가 왜 거기에 가. 설마 끌려간 거야?”

 

  “아니, 끌려간 거 아니야. 단지 그냥….”

 

  “그럼 뭔데?”

 

  “네 기분은 이해하겠는데, 말 좀 끝까지 들어.”

 

  “미안.”

 

  “회사 직원들이 아주머니를 찾아갔는데 흔쾌히 따라가셨데.”

 

  “진짜?”

 

  “아주머니가 거절했으면 데려갈 생각은 없었는데 오히려 앞장서서 가겠다고 해서 당황하셨다는데.”

 

  “…”

 

  “뭐야 그 표정. 하. 애초에 이건 말해도 문제, 안 말해도 문제였던 거야. 그니까 이상한 생각은 안 해도 돼.”

 

  외식하러 나가기 전 엄마의 마지막 말은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했다.

 

  어렸을 적 아빠를 일찍 보내고 엄마랑 살아와서 이젠 괜찮아진 줄 알았다.

 

  하긴 괜찮아질 리가 있을까.

 

  평생을 아파하며 살아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얼굴 펴라.”

 

  “알았어.”

 

  학교 정문에 도착하는 동안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정적의 이유는 내 호기심이었다.

 

  별 쓸데없는 호기심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따 학교 끝나고 같이 가.”

 

  “왜?”

 

  “왜긴 일해야지. 이따 봐.”

 

  눈 떠보니 끝나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1교시 첫 시간부터 잠들어서 점심시간까지 푹 잤다.

 

  그전까지 나를 깨우는 사람은 없었다.

 

  수업 종소리에 깨지도 않고 교실 책상에서 고고하게 잠들어있었다.

 

  “아직도 미세먼지 심해?”

 

  그녀는 오늘도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하늘은 마찬가지 뿌옇게 퍼져 있었다.

 

  “어제 보다는 덜 해. 오늘도 심하다고 했는데, 넌 왜 그리 멀쩡하냐.”

 

  “건강에만 투자했나 봐.”

 

  “비나 한번 내렸으면 좋겠다.”

 

  “그러게. 비 좋지.”

 

  “아, 일이나 하자. 아 맞다. 돈은 월급으로 지급될 거야.”

 

  “1건당 받는 거 아니었어?”

 

  “누가 그래. 회사가 그렇다면 그냥 그런 줄 알아.”

 

  “야, 그 노예 계약서 있잖아. 그거 한 번 설명 좀 해줘.”

 

  “내가 그거 설명 안 했던가?”

 

  “네가 하도 질질 짜고 있길래 설명도 안 듣고 사인 먼저 했잖아.”

 

  “아…. 쏘리.”

 

  “설명이나 해봐.”

 

  나는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서 그녀에게 건넸다.

 

  “이걸 들고 다니냐?”

 

  “있더라고. 거기 1번부터 쭉 설명해봐.”

 

  “1번은 당연한 거 아니야? 시간 관리자인데 시간 약속을 지켜야지. 당연히 학교에 지각도 해서는 안 되고.”

 

  “그건 왜 안 되는 거야.”

 

  “그것도 일종의 약속이야. 학교와의 약속. 싫으면 자퇴.”

 

  “됐고 다음.”

 

  “2번 꽃 키우는 거는 너의 성실함, 충성심을 보는 거야. 꽃을 피우지는 못해도 피우려고 노력은 해야 해.”

 

  “난 아직 정직원이 아니잖아.”

 

  “맞아, 그래서 아직은 안 그래도 돼.”

 

  “3번은?”

 

  “넌 애초에 종교가 없어서 상관없지 않아?”

 

  “그게 아니라 시간을 왜 종교로 보는 거야?”

 

  “믿음이지. 믿음이 비로소 목표를 만드니까.”

 

  “그렇다 치고. 다음.”

 

  “4번. 당연한 거 아니야? 다른 사람한테 떠벌리지 말라고.”

 

  “오케이. 다음.”

 

   “5번은 말할 기회를 주는 거잖아. 그냥 그렇게만 생각해. 그게 편해.”

 

  “오호.”

 

  “일단 이건 임시 계약서야. 나중에 따로 가면 정식으로 사인해야 해.”

 

  “그럼 이걸 찢어 버리면 난 해방이야?”

 

  “이미 복사까지 끝냈으니까 어디 찢던가.”

 

  “미친”

 

  “일하자 일.”

 

  “넌 이제 그만둘 거면서 왜 이렇게 활기차.”

 

  “관리자를 그만둔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그 뒤에도 할 일이 있어.”

 

  “무슨 일 하는데.”

 

  “있어, 그런 게. 지도나 좀 봐. 점 생기진 않았는지.”

 

  “빨간 점은 언제 사라지는 거야?”

 

  “내가 직접 지울 수도 있고, 내버려두면 24시간 후에 지워져.”

 

  “편리하네.”

 

 “마침 여기 뜨네.”

 

  그녀는 지도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응? 여기 역 근처 아니야? 뭐 이런 곳에 있데.”

 

  “화장실 많잖아. 숨기 딱이지. 옷이 없어서 곤란할 거 같은데 빨리 가자.”

 

  우리는 각자 집에 들러서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난 평소에 안 입는 옷을 챙겼고 만약을 대비해서 여벌 옷을 더 챙겼다.

 

  그녀가 저번에 주었던 무전기같이 생긴 건 어디다 쓰는지 궁금했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빠뜨리고 나왔다.

 

  “왔냐?”

 

  그녀는 먼저 장비를 챙기고 나와 있었다.

 

  “그 손에 든 거는 뭐야?”

 

  그녀가 물었다.

 

  “내가 안 입는 옷들.”

 

  “학습능력이란 게 있구나.”

 

  “넌 왜 가방 들고 왔어?”

 

  “네가 또 안 들고 왔을까 봐 옷이랑 전기 충격기, 휴대용 스프레이, 테이저건, 밧줄, 수갑, 테이프.”

 

  “우리 누구 납치해?”

 

  “그래 보일 수도 있겠네. 근데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온 지 모르잖아. 그래서 일단 준비 하는 거지.”

 

  “음~.”

 

  “가자.”

 

  역 앞 정류장에는 쓰레기 몇 개가 황량하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오늘도 역시 퇴근 시간이라 역 근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여기 있는 직장인들은 매일 같이 이런 전쟁을 치르고 있을 것이다.

 

  내일도 모래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근데 만약 여자면 어떡해?”

 

  “사람이 빠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

 

  “진짜 무책임하다.”

 

  “나도 처음에는 막막했어. 근데 해내고야 말았지.”

 

  우리는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피해 간신히 입구를 통과했다.

 

  “축하해. 이번에도 남자네.”

 

  “이걸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자, 들어가 봐. 혹시 모르니까 이것도.”

 

  그녀는 나한테 테이저건을 내밀었다.

 

  “이걸 쓰라고?”

 

  “혹시 모르니까 들고 가라는 거지.”

 

  “알았어.”

 

  역기 화장실도 좋은 방향제를 쓰나 보다.

 

  냄새가 좋다.

 

  몇 년 전만 해도 역 화장실은 악취가 나서 잘 이용하지 못했다.

 

  휴지통을 없애서 그런지 냄새도 덜 나는 것 같았다.

 

  화장실에 제법 인원이 많이 있었다.

 

  퇴근하는 길이 바쁜 직장인들을 내가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10분이 지났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일 좀 해볼까 하는 순간 사람이 한 명씩 들어와서 망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내가 짜증이 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대로는 진행할 수 없다.

 

  “저기…”

 

  나는 아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변기 칸에 옆에 들어갔다.

 

  여기 분명 여행자가 있을 것이다.

 

  “옷 필요하지 않으세요?”

 

  “네? 네…. 그걸 어떻게…?”

 

  “아, 네. 제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서요. 여기 위로 넘길 테니까 입고 수갑 차시면 되겠습니다.”

 

  “수갑이요?”

 

  “시간 여행하셨죠?”

 

  “네…”

 

  “벌이에요.”

 

  “알겠습니다….”

 

  나는 그가 나올 때까지 수갑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 빨리 나와라.

 

  끼익

 

  그는 내가 안 입던 옷이 잘 어울렸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 튀어나와서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수갑을 들었다.

 

 “혹시 너… 성연이야?”

 

  그는 내 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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