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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소꿉친구는 시간 관리자
작가 : 허므
작품등록일 : 2019.9.28

 
(6)
작성일 : 19-10-05 00:25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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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녀의 터무니없는 말에 순간 열이 뻗쳤다.

 

 “그걸 왜 지금 알려주는 거야.”

 

 “그야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잖아.”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계약서에 있는 내용을 어기면 바로 페널티를 받는 게 아니야. 어휴 깜짝이야. 갑자기 왜 그렇게 화내나 했네.”

 

 “미안….”

 

 “됐고 뭐가 사라졌는데 그래.”

 

 “엄마.”

 

 “엄마?”

 

 “어, 엄마가 어제 쪽지 한 장만 남기고 집을 나가셨어.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내 생각에는 지금쯤이면 집에 돌아오셨을 것 같은데.”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이게 직장 상사의 느낌이라는 거야.”

 

 “웃기지 마라. 지금까지 이랬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너도 참 웃긴다. 네가 어제 한 말 생각 안 나지?”

 

 “내가 무슨 말 했는데.”

 

 “무슨 가능성이든 인생에는 존재한다고. 이런 때에 안 어울리는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생겼잖아. 변화? 라고 해야 되나.”

 

 “…”

 

 “아무튼, 일단 끝나고 집에 가봐. 가보면 알 거 아니야.”

 

 “알았어.”

 

 그녀는 말을 끝내고 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나한테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보였다.

 

 “왜 그래? 더 할 말 있어?”

 

 “너야말로 왜 그래? 지금 점심시간이야. 밥 안 먹어?”

 

 벌써 점심시간이 15분밖에 남지 않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밥을 먹고 온 애들을 제외하고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우리는 학교를 마치고 동네 꽃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4월의 하늘은 날이 갈수록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미세먼지다.

 

 교문 앞에 학생들은 목에 기침과 가래를 달고 다니고 있었다.

 

 모아는 신발을 갈아 신고 마스크를 끼기 시작했다.

 

 “그래 넌 그게 예쁘다. 그렇게 가리고 다녀.”

 

 “넌 뭐가 그리 잘났다고.”

 

 “난 이렇게 다니고 있어도 멀쩡하잖아. 목에 가래도 안 걸리고 기침도 안 하고, 먹을 때 목도 안 아프고.”

 

 “그야 너는 외모를 머리고 건강에만 투자했잖아, 멍청아. 어휴 주제를 알아야지.”

 

 “이 정도면 괜찮지 뭘.”

 

 “됐다 됐어.”

 

 꽃집에 가는 동안 모아는 여러 번 기침했다.

 

 정작 나는 옆에서 멀쩡하게 걷고 있으니 그녀는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

 

 진짜 모아의 말대로 건강에만 투자했기 때문일까.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길거리에 있는 차들 창문 속에 나는 봐줄 만 했다.

 

 흔한 가게의 유리에 비친 나조차도 말이다.

 

 “무슨 꽃으로 할래?”

 

 “무슨 꽃이 좋을까?”

 

 “좋아하는 꽃 있어?”

 

 “내가 좋아하는 꽃이 있었나?”

 

 “수준이 안 맞아서 대화가 안 되네.”

 

 “꽃이랑은 안 친해서 그런다. 아니 왜 계약 조건에 꽃을 키우라는 거야.”

 

 “본부에서 성실함을 테스트 하는 거라고 하고 있어. 그리고 꽃을 피워내면 원하는 걸 이뤄준데.”

 

 “이뤄준다고? 누가?”

 

 “시간 관리자 본부에서.”

 

 “본부 같은 것도 있어?”

 

 “그럼 뭐 개인 사업하는 줄 알았어?”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너도 조금 있으면 거기에 갈 일이 있을걸. 새로 들어오게 됐잖아. ‘인도자’를 만나서 사인 해야 해.”

 

 “‘인도자’라니?”

 

 “제일 윗분을 우리는 그렇게 불러.”

 

 “근데 계약서에 사인 했는데 또 해야 해?”

 

 “……”

 

 “뭐야 왜 멍 때리고 있어.”

 

 “아니 잠시 생각 좀.”

 

 “그래서 사인을 또 하라고?”

 

 “어. 그렇게 됐어.”

 

 “여간 귀찮은 직업이 아닐 수 없네. 내가 돈 때문이라도 참는다.”

 

 우리는 말 하는 사이에 꽃집을 한 바퀴 다 돌았다.

 

 제법 큰 꽃집이었기에 사람도 좀 있었고 우리는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며 돌 수 있었다.

 

 걸으면서 몇 개인가 예쁜 꽃에 눈에 들어왔다.

 

 다채로운 색들에 눈이 피곤해질 법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오랜만에 꽃집 오니까 기분이 좋네.”

 

 “처음 오는 거잖아.”

 

 “그렇긴 한데, 이렇게 말하면 기분이 나잖아.”

 

 아름다운 꽃들이 좋긴 했지만,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아 자신을 스스로 위로했다.

 

 “꽃말이 예쁜 거로 선택해봐.”

 

 “꽃말?”

 

 “응. 여기 적혀 있는 거.”

 

 장미: 장미의 꽃말은 색깔마다 달라집니다.

 빨간 장미: 사랑, 욕망, 절정, 기쁨, 아름다움을 나타냅니다.

 파란 장미: 불가능,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었지만, 지금은 기적, 이루어 낼 수 있는,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노란 장미: 질투, 사랑의 감소, 완벽한 성취를 나타냅니다.

 하얀 장미: 존경, 순결, 순진, 매력을 나타냅니다.

 …

 “꽃은 하나인데 꽃말이 여러 개 있네. 신기하다.”

 

 “그렇지? 이게 매력이라니까.”

 

 “넌 무슨 꽃 키우는데?”

 

 “선인장”

 

 “너답다. 여기저기 가시 나 있고.”

 

 “무슨 의미야?”

 

 “선인장 같다고.”

 

 “일단 잘 알겠어.”

 

 모아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혼자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나한테 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가 나한테 말했다.

 

 “이거 어때?”

 

 “뭔데 그래. 달맞이꽃?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이거 키우기도 쉽데.”

 

 “그럼 이걸로 하자.”

 

 달맞이꽃 씨앗을 사고 집으로 곧장 향했다.

 

 모아는 다른 할 일 있다고 먼저 돌아갔고 나는 엄마가 집에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에 집으로 갔다.

 

 꽃집에서 처음 출발할 때는 희망을 품고 출발했지만, 집에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멀리서 희망을 품었을 때는 이뤄질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점점 다가갈수록 확신은 어설픈 기대로 바뀌었다.

 

 마침내 집 문 앞에 다다랐다.

 

 “다녀왔습니다.”

 

 “…”

 

 침묵만이 내 목소리에 대답했다.

 

 역시 없는 건가 생각이 들었을 때쯤.

 

 “아들 왔어?”

 

 “엄마….”

 

 “하루 엄마 안 봤다고 그런 표정 짓기는.”

 

 “어디 갔었어요?”

 

 “하루 여행 다녀왔어.”

 

 “갑자기 여행이요?”

 

 “어디선가 나를 부르고 있더라고.”

 

 “그게 뭐예요. 그리고 핸드폰은 왜 꺼놨어요. 걱정했잖아요.”

 

 “미안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줘.”

 

 “무슨 가능성이든 있으니까 이해할게요.”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엄마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모아가 말해줬어요.”

 

 “어머, 모아 잘 지내니?”

 

 “완전요.”

 

 “괴롭히지나 말고 녀석아.”

 

 “알겠어요.”

 

 “어제 고기 못 구워줘서 미안해. 그러면 오늘 외식이나 할까?”

 

 “좋죠.”

 

 들뜬 마음을 안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었을 때 발걸음으로.

 

 그때 엄마가 나한테 말했다.

 

 “아들, 혹시 고민거리 같은 거 있니?”

 

 엄마는 아마 이때부터 나한테 이런 질문들을 했다. 숨기는 거 있니, 고민거리 있니, 같은 얘기들.

 

 아마도 옛날 일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다.

 

 “성연이 너는 네 아빠처럼 숨기는 게 없으면 좋을 것 같아. 안 그러면 내가 많이 힘들어 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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