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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입술은 안돼요
작가 : 시나뉴
작품등록일 : 2019.10.4

- 운명이란 아주 징글징글한 단어다.
지구상에 남자가 반, 여자가 반인데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오로지 단 하나
그 사람이 아니면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뜻 아닌가.
사랑은 하고 싶은데 자신의 ‘치명적’ 결점 때문에 할 수 없게 된다면
운명이란 게 낭만적이기 보단 웬수같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결점 투성이인 자신의 받아줄 누군가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차이는 연애를 반복해야지.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차이는 연애만 하다보면 깨닫는 게 있다.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고 해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 운명의 ‘진리’를 ‘감전키스’를 하는 남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제 20화 -마지막화-
작성일 : 19-10-04 22:45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4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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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중생들은 꺄악! 비명 지르며 도망쳤다.

 고요해진 문 앞에 기대어 앉은 제호는 작게 똑똑똑- 노크했다.

 갑자기 조용해지자 윤아는 그제 서야 이불 밖으로 나왔다.

 조심스럽게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는데 작은 노크소리에 움찔했다.

 그 뒤 들리는 정적. 경계를 풀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누..누구세요?”

 “우리 할머니 같아. 쩍쩍 갈라지네.”

 

 가슴 속에 인장처럼 찍혀 있던 목소리. 그의 목소리다.

 윤아는 그리던 목소리가 문하나 뒤에 있다는 생각에 재빨리 문을 열었다. 하지만 제호가 막고 있어 열리지 않았다.

 

 “좀 비켜 봐요. 아저씨, 제발요.”

 “나 지금 꼴이 많이 아냐.”

 “피차일반인데요 뭐. 좀 열어봐요. 보고 싶어.”

 “보면 나가진 거 다 포기하고 너한테 갈 수밖에 없어. 그러려고 니가 이 수몰 겪는 게 아니잖아.”

 “그럼 왜 왔어요. 보지도 않을 거면서!”

 

 터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윤아도 문에 기대앉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해줄 말은 하나 있어서. 너 몰랐지. 아무도 못 가지고 너만 가진 게 있단 거.”

 “그런 게 어딨어요. 난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진짜라니까. 너, 용기 하난 세계 최고야.”

 “말도 안 돼.”

 “자기 운명 찾겠다고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보는 사이트에 동영상 올리고. 사람 살리겠다고 앞뒤 안 재고 바다에 뛰어드는 거. 보통 용기로 할 수 없는 거야. 그런 용기라면 이 세상에 못 할게 뭐 있겠냐.”

 

 그녀는 욱신거리는 가슴을 주먹으로 꾹 눌러보았다. 현관문을 애 닳게 쓸어내렸다.

 

 “나 여기서 나가요? 그럼 아저씨 맘 괜찮겠어요? ........ 아저씨? 아저씨”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고리를 돌리니 아무 저항 없이 문이 열렸다.

 방금 전까지 있었던 온기를 남기고 그는 사라졌다. 대신 문고리에 타다 만 넥타이가 걸려 있었다. 장수에게 준 것과 똑같은 넥타이라 의아하게 보던 윤아는 넥타이 끝에 매듭이 지어져 있었다. 그것을 푸니 쪽지하나가 툭 떨어졌다.

 

 이런 말 밖에 못해줘 미안해, 사랑한다.

 

 윤아는 참아왔던 눈물을 흐느꼈다.

 

 

 

 

 애인과 헤어졌어도 직장은 나가야 하고, 일상은 유지되어야 한다.

 수는 평소보다 삭막한 표정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문뜩 문뜩 생각나는 억울함과 답답함에 한숨이 저절로 쉬어졌다. 그의 손은 자꾸 핸드폰은 잡고 1번을 누르고 싶어 했다.

 그러다 진짜 걸리면 바로 꺼버렸다. 그때 여직원이 다가와 장수의 책상을 노크했다.

 

 “장수씨, 자기 언제 저런 대물을 물었어?”

 

 여직원이 가리키는 쪽으로 보니 선글라스를 쓴 제호가 보였다.

 수는 제호는 상담실로 데려갔다. 블라인드를 치고 제호와 마주앉은 그는 영 심기가 불편했다. 제호는 수의 넥타이에 눈이 갔다. 윤아가 선물했던...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었던 애증의 그것이었다. 제호가 다리를 꼬고 있는 것을 보고 밀리지 않으려고 멋지게 다리를 꼬아보지만 영 폼이 안 났다.

 

 “싸구려 커핀 안 마실 것 같아 굳이 안 내오겠습니다. 귀하신 분이 여긴 어쩐 일루.”

 “윤아 옆에 좀 있어줘요. 내가 옆에 있어줄 수 없으니까.”

 

 수는 지탱해 왔던 이성의 퓨즈가 나가는 것을 느꼈다. 바로 벌떡 일어나 제호를 주먹으로 쳤다.

 

 “이 새끼가 내가 우습게 보이냐?!”

 

 제호도지지 않고 싸워 둘은 서로 엉켜 상담실 바닥을 굴렀다.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수 위에 올라탄 제호는 주먹을 그러쥐었다.

 수는 얼굴을 가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가만 바라보다가 부들거리던 주먹을 내렸다.

 

 “제발 부탁이다. 윤아, 혼자 두지 마. 이렇게 힘들 때 아무도 없음, 그 아이 죽는다.”

 

 수의 가슴에 머리를 박고 파르르 떨며 울었다.

 

 

 

 

 

 

 수는 그의 눈물에 넘어갔다. 그녀와 자주 만났던 카페에서 이번엔 먼저 나와 윤아를 기다렸다. 맞은편에 세련된 늘씬한 여자가 앉았다. 여자를 쭉 훑어보다가 늘씬한 다리에 시선이 머문 수는 최대한 멋있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죄송하지만, 기다리는 사람 있는데요?”

 “너무 한다 오빠, 오랜만이라도 내 얼굴을 까먹냐.”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서 여자의 얼굴을 살피던 수는 화들짝 놀라 몸을 뺐다.

 

 “너..너너너 어떻게 된 거야?”

 

 항상 주눅 들어 있고 어눌해 보였던 곰탱이 성윤아는 어디가고 진한 메이크업과 늘씬한 각선미로 무장한 여자가 섹시한 미소를 날리며 자기가 윤아라고 하는 것이다.

 

 “왜, 내가 폐인처럼 보낼 줄 알았어?”

 

 여자가 변신을 하면 딴 사람이 된다더니... 수는 여자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놀라워했다. 옆옆 테이블의 여자들은 눈썰미가 좋은 듯 윤아를 보며 쑥떡 거렸다.

 

 “쟤 맞는 것 같은데.”

 “이제호 세컨 하면서 돈 많이 뜯어냈나보네. 코 한 거 아냐?”

 

 수는 여자들 얘기에 자기 일 마냥 걱정되고 신경 쓰였다. 저 여린 눈에 또 눈물이 맺힐까 염려 되었는데 윤아는 되려 씩 웃었다.

 

 “오빠 잠깐만.”

 

 윤아는 미소를 남기고 쑥덕거린 여자들 테이블에 가 앉았다. 여자들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였다.

 

 “코 눌러봐요.”

 “네?”

 “했나 안 했나 한번 눌러보라고.”

 

 윤아가 한 여자의 손을 끌어다 자기 코에 갖다 대었다. 여자는 기함을 하면서 몸을 뺐다. 옆의 친구에게 가자고 눈짓한 그녀는 황급히 도망간다.

 ‘저게 내가 아는 성윤아 맞아?’ 수는 절로 얼빠진 표정이 나왔다.

 다시 만난 연인은 애틋하고 반가움보다 살짝 떨어진 사이만큼의 서먹함이 있었다.

 수는 손을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 살짝 용기를 내어 잡았다. 그러나 그녀는 기분 상하지 않게 손을 풀어버렸다. 그녀의 제스처 하나에 그는 이 사랑의 단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윤아의 마음이 완전히 떠났구나..... 씁쓸한 미소 지어졌다.

 

 “톱스타 이제호씨가 잠정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하이마트를 앞을 지나다가 리포터 목소리에 윤아의 발걸음은 멈췄다.

 TV에서는 공항에 있는 제호가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 아닌, 진짜 배우가 되서 돌아오겠습니다.”

 “돌연 미국행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진 걸 지키기 위해 운명을 놓쳐야 했던 나약한 제가 싫었습니다.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그래서 지킬 수 있게..... 떠나는 겁니다.”

 

 윤아의 머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횡단보도가 자비 없이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로 가득 찼던 무시하고 무단횡당을 했다. 수는 말려보려고 잡아끌었지만 그녀의 돌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러 번 차에 치일 뻔 하면서 겨우 윤아를 잡았다.

 

 “놔줘. 나 가야해.”

 “못가!”

 “나 아저씨 사랑해. 이제 내 눈엔 그 사람만 들어와.”

 “......”

 “부탁이야, 제발. 나 차줘.”

 

 윤아를 가만 바라보던 수는 스르르 손을 놓았다 이제는 그녀를 보내줄 때가 되었나 보다.

 

 “아무래도 이번엔 내가 반대가 되야 할 것 같다. 구질구질하게 질질 짜고, 미련 갖는 거 내가 할 테니까 쿨하고 멋지게 가는 거, 니가 해라.”

 

 징하게도 오해했고, 싸웠고, 사랑했다. 징한 사랑에 쿨한 이별은 있을 수 없다하지만 한쪽이 죽을 만큼 힘든 걸 참고 돌아선다면 가능한 일이다.

 윤아는 고마운 마음을 안고 먼저 뒤돌아 떠났다.

 수는 마지막일수 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았다. 그녀가 가만 점이 될 정도로 멀어지고 나서야 뒤돌아 갈 수 있었다. 사실 쿨 한 이별이 아니라 쿨한 ‘척’ 한 이별이었다.

 이미 수의 눈은 떠나버린 사랑에 대한 아픔으로 촉촉해졌지만 당당한 척 걸었다.

 

 

 

 윤아는 달리고 달려 인터뷰 속 국제 공항으로 갔다.

 제호가 화려한 빛이긴 하지만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공항 속에서 찾는 게 여의치 않았다.

 그는 기자들의 인터뷰를 마치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가지마... 안돼!!!! 인파라는 장애물을 파헤치고 제호에게 한껏 달려가 보지만 그는 들어가 버렸다. 비로소 제 주인을 찾은 윤아의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내가 아파 죽겠는데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가 눈에 들어올 여유가 없었다.

 주저앉아 오열을 하는데 누군가 다가와 윤아를 감싸 안았다.

 체온... 살 냄새.... 떨리는 숨소리... 익숙하다. 심장이 분명 그가 제호라고 말하듯 미친 듯 박동했다. 그는 모자와 마스크를 푹 뒤집어 써 누군지 못 알아보게 변장했다.

 

 “어떻게.....”

 “니가 여깄는데, 내가 어딜 가.”

 “그럼 인터뷴....”

 “나 스타이기 전에, 연기자거든.”

 

 앞에서 한 인터뷰가 모두 전국민을 속이기 위한 페이크였던 것이다.

 윤아는 기쁨에 배시시 웃음이 비집고 나왔다.

 마스크를 살짝 내린 그는 그녀에게 키스하였다. 행복에 겨운 달달한 키스 이어지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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