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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입술은 안돼요
작가 : 시나뉴
작품등록일 : 2019.10.4

- 운명이란 아주 징글징글한 단어다.
지구상에 남자가 반, 여자가 반인데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오로지 단 하나
그 사람이 아니면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뜻 아닌가.
사랑은 하고 싶은데 자신의 ‘치명적’ 결점 때문에 할 수 없게 된다면
운명이란 게 낭만적이기 보단 웬수같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결점 투성이인 자신의 받아줄 누군가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차이는 연애를 반복해야지.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차이는 연애만 하다보면 깨닫는 게 있다.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고 해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 운명의 ‘진리’를 ‘감전키스’를 하는 남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제 12화
작성일 : 19-10-04 22:29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6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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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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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이 다 빠져서 힘겹게 기침을 해대는 제호를 윤아가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윤아가 자신을 왜 그렇게 보는지 모르겠다.

 

 “내가 했다가 감전 당해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

 “나는 뭐 괜찮냐?”

 “동성끼린 해도 되는 거 몰랐어요? 아빠랑 뽀뽀도 안 해봤나.”

 “우리 아버진 밥 먹을 때 빼곤 입도 안 열어. 진짜 감전 안 당하는 거 맞아?”

 “그렇다니까. 빨랑 해요! 얼굴이 퍼렇네!”

 

 윤아의 말대로 남자는 낯빛으로 변해 이미 숨이 멎은 듯 보였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았다.

 제호는 윤아를 통해 병에 대해 새로운 사실 하나를 얻었다.

 동성과 입맞춤에선 감전을 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믿어야 하나? 제호는 찝찝한 의심이 밀려왔다. 맞다고 해도 보기만 해도 냄새 날 것 같은 남자의 입에 숨을 불어 넣는다는 게 깨름직 했다. 아니라면 사람 살리려다 한 짓이 오히려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 이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떨떠름한 기분은 애써 잊어버리고 제호는 기절한 남자의 입을 열어 숨을 불어넣었다. 힘껏 숨을 뱉어내고 다시 고개를 들어 바다 공기를 한껏 들이켜 또 남자의 기도에 불어넣길 반복했다. 얼마 안가 그는 제호의 입에 물을 뿜어내고 격하게 기침을 해댔다.

 제호의 입 안에 비릿한 바닷물이 들어왔다.

 수많은 사람과의 연기로 단련된 제호의 입이었지만 헛구역질 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제호는 철썩 밀고 들어오는 바닷가로 달려가 물을 뱉어내느라 바빴다.

 윤아는 온정은 오로지 죽다 살아 난 남자에게 쏠려 등을 쓸어주며 달랬다.

 벙 쪄서 침을 질질 흘리던 남자는 갑자기 꾹꾹 눌러왔던 감정의 둑이 뚝 부서졌다.

 넓디넓은 바다를 가득 채울 요량인지 코와 눈에선 쉴새없이 짠 타액을 내뿜어 모래 사장 위로 떨어졌다. 남자는 윤아를 뿌리쳤다.

 

 “당신네들. 어떻게 안 거야. 일부러 아무도 없을 때 뛰든건데!”

 “저봐, 구해줘도 욕먹을 줄 알았다니깐”

 

 한바탕 입 안을 게워내고 나자 머릿속은 다시 말끔해졌다. 잊고 있던 이성적인 판단이 떠오르면서 무모한 판단으로 이 지경으로 만든 윤아와 자신을 원망했다.

 제호는 남자의 얼굴이 기분 나쁘게도 확대되어 눈에 들어왔다.

 손톱만큼 벌어진 모공이 곰보자국마냥 볼에 가득했고, 코에는 득시글대는 개미 소굴마냥 블랙헤드들이 들끓었다. 저 얼굴을 붙잡고 아름다운 입술 1위를 한 자신의 신성한 입술을 부볐다는 사실이 엄습해와 제호는 다시 구역질을 했다.

 윤아는 제호에게 일말의 신경도 써지지 않았다.

 처음 보는 이 남자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바다에 뛰어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윤아는 그에게 연민이 갔다.

 모든 상처에는 냄새가 있다. 윤아가 용기를 불러일으킬 때마다 들이키는 술은 머리와 위를 거칠게 쓸고 생채기를 내면서 온몸에 시큼한 식초 냄새를 풍겼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지닌 사람 곁에선 쓴 내가 난다. 속담에서 말하는 것처럼 애간장이 타는 냄새인건지 보는 사람마저 쓴 내가 입 안에 감돌게 만들었다.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비린내가 난다. 물고기가 썩어 들어갈 때 나는 고약한 비린내가.

 그런데 이 냄새는 사람이, 사랑이 주는 상처가 흉이 지지 않은 사람은 맡을 수 없는 냄새였다. 윤아는 겨우 잊고 있던 사랑에 받은 상처들이 생각났다. 가슴 속 깊이 인이 박힌 흉터를 처음 보는 그가 건드리면서 썩은 내 풀풀 나는 진물을 흘렸다.

 

 “우리 미숙이 따라가려는데 왜 툭 튀나와서 말리냔 말이야...”

 

 사랑을 잃은 남자는 나라가 무너진 듯 쩌렁 쩌렁 울었다.

 그 울음이 윤아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면서 서글픔에 감염되게 하였다.

 윤아는 흐느끼는 남자를 위로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죽은 미숙씨가 저흴 잡았어요.”

 

 갑자기 닥친 상황에 머리는 거르지 않은 거짓말을 내뱉었다.

 그 덕에 윤아는 두 남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귀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제호는 기가 찼다. 귀신이 사람을 살렸다니, 그 다음은 어떻게 처리할지 제호는 윤아가 어떻게 하는 지 지켜봤다.

 

 “아저씨도 봤죠? 웬 여자가 바닷가 쪽으로 가보라고 손짓해서 내리니까 아무도 없었잖아요.”

 

 그런데 윤아는 제호보고 살을 붙이게끔 떠넘겨 버렸다. 갑자기 토스해온 문제 때문에 제호는 당황해버렸다. 남자의 시선이 제호에게 시선이 갔다.

 윤아는 맞다 하라고 윙크를 하며 사인을 보내려 한 것 같은데 두 눈이 감겨 오만상을 찡그리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 황당한 얼굴을 보니 변명할 거리도 게 눈 감추듯 싹 사라져 버렸다.

 제호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미숙아... 니 없이 나만 어째 살라고...”

 

 남자는 팔 한 쪽이 잘려나간 듯 고통에 몸부림치며 모래사장을 굴렀다.

 뻘건 핏물 대신 눈물이 줄줄 흘렀다.

 몸 한 쪽이 뜯겨나가는 듯 한 고통. 윤아도 느껴 보았기에 동감하며 울어주었다.

 토닥... 토닥.... 손끝에 따뜻한 온정을 담아 그에게 전했다.

 

 “죽지마세요. 그게 미숙씨가 원하는 거예요.”

 

 

 

 

 

 

 

 물에 젖은 생쥐 커플 꼴로 두 사람은 나란히 차 쪽으로 향했다.

 밤바람은 젖은 옷을 말려가면서 소금기만 남게 하였다. 소금은 여린 피부를 절이면서 찝찝한 오한만 가져다주었다. 윤아는 차까지 걸어가면서 빨리 호텔에 가서 씻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볼 옆을 콕콕 쑤시는 시선에 바라보았다. 제호는 윤아를 힐끔거리며 기가 찬지 헛웃음을 쳤다.

 

 “왜 자꾸 봐요?”

 “아니, 거짓말 못하게 생긴 게 잘하니까 신기해서”

 “선의의 거짓말로 그 사람 살릴 수만 있다면야. 뭐 완전 지어낸 말도 아니잖아요.”

 “글쎄,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믿게 한다 해서 그 남자가 행복해질까?”

 “그럼 죽게 놔둬야 한단 말이에요?”

 “내 말대로 119에 맡겨둬도 그 사람은 살았어. 결과는 똑같지만 그 남자 인생에 끼어들면서

 우리도 영향을 받게 된 건 어쩔 건데. 지금처럼“

 

 두 사람의 시선에 들어온 차는 오밤중 맞닥뜨린 길고양이마냥 두 눈을 환하게 빛내고 있었다. 제호가 아차 하는 순간 후레쉬가 딱 꺼져 버렸다.

 나비 효과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으로 변한다는 뜻이다. 윤아는 그저 갓 번태 한 나비가 한번 퍼덕일 때 나는 작은 바람 같은 행동을 했을 뿐인데 파장이 두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 정도로 태풍을 몰고 왔다.

 빛 한 점 안 들어오는 도로의 어둠에 남녀가 던져졌다. 윤아는 덜컥 겁이 났다.

 옆에 있는 제호는 스타이기 전에 남자다.

 배터리가 방전된 걸 확인하기 위해 보닛을 덜컥 여는 제호의 행동이 위협적으로 보였다.

 어둠이란 건 사람의 원초적인 생존본능을 일깨우게 만들었다. 윤아의 머리에선 적색불이 깜빡이고, 일정하게 달리던 심장이 백 미터를 목전에 둔 것처럼 급박하게 뛰었다.

 윤아는 빨리 이 어둠에서, 둘만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제호는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난색을 표했다.

 

 “보험사 전화하면 되잖아요.”

 “안된다니까! 스포츠신문 날 일 있어? 영화배우 이제호, 약혼자 앞두고 묘령의 여인과 드라이빙”

 

 제호는 연예인을 하면서 직업병이 생겼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티끌만한 것도 태산 같이 여겼다.

 무심코 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오르내리며 이상하게 와전되고 이미지를 깎아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제호는 자신의 말 하나가 극단적인 상황을 몰고 올 것을 상상하는 게 버릇이 되었다. 이런 제호의 습성을 알지 못하는 윤아는 그가 손톱만큼도 이해가 안 되었다.

 풀만 뜯어먹고 살던 초식 동물이 고기만 먹고 사는 육식 동물을 보았을 때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었다.

 윤아는 한숨을 내뱉으면서 차를 보았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이 찝찝한 옷을 입고 제호와 있기는 죽어도 싫었다. 마른 오징어에서 물을 짜내는 심정으로 안 돌아가는 머리를 강제로 돌려서라도 위기 상황을 벗어나야 했다.

 이때 언뜻 스치고 간 상식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쉽게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혼자 하는 생각만으로도 말도 안 된다며 자신을 찍어 누를 만큼 엉뚱한 발상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이 상황을 빠져나올 방법이 없었다.

 배터리가 저절로 충전되지 않는 한 윤아와 제호는 이 자리에서 벗어날 방법이 묘연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안전하다. 변하지 않으니까 우연한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 한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었다.

 미쳤다고 한 소리를 들을지라도 윤아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고 여겼다.

 

 “이 차 남잘까요, 여잘까요?”

 “뭔 소리야?”

 “기계에도 성별이 있대요. 우리 입에선 전기가 흐르고 동성은 감전 안 시키니까 잘만하면 충전이 되지 않을까요?”

 “야,, 말이 되는 소릴 해라!”

 

 당연히 평소 같으면 콧방귀 뀌며 제호는 윤아의 말을 무시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핸드폰은 있으나 부를 사람이 없었다.

 유일하게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준 난영이에게? 약혼녀에게 오 밤 중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그것도 물에 푹 젖어 있으면 오해하지 말래도 오해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이 말도 안 되는 거라도 이 상황만 벗어날 일말의 기회만 되도 무엇이든 해보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 제호는 아무 말 없이 눈짓만 끄덕였다.

 윤아는 허락을 받았어도 해도 되는 지 망설였다. 한참을 머뭇대다가 윤아는 배터리의 양 끝 줄을 잘라 입에 물었다. 메기의 수염처럼 전기줄이 윤아의 입가에 매달렸다.

 저게 되겠나, 황당함에 제호는 비웃음이 나왔다. 윤아가 시동을 걸어보라고 안 움직이는 입과 손짓으로 제호에게 설명했다. 제호는 반신반의 하며 시동을 걸어보았다. 덜컥대다가 시동이 켜졌다. 이럴 수가! 제호가 놀라 윤아를 보며 감탄의 눈길을 보내려는 찰나, 시동이 다시 꺼져 버렸다.

 

 “내 애마.... 여자였구나.”

 

 동성끼리 키스를 하면 감전되지 않는다. 이 법칙에 따르면 윤아는 기계적으로 여자라는 성별을 가진 자동차 배터리를 감전이 아닌 충전할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충전으로 시동은 켜졌을지 몰라도 방전 된 차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아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배터리 줄을 입에 물고 쭈그려 앉아 있어야 했다.

 바닷물이 마르면서 피부에 옷이 쫙 달라붙더니 서늘한 추위를 안겨주었다.

 온몸은 찝찝하고, 피부는 두드러기 난 것처럼 간지럽고, 잎새에 이는 바람 같은 추위가 뼈를 뚫고 들어와 윤아는 괴로워했다.

 저절로 이가 딱딱거려지고, 어깨가 경련이 온 듯 격하게 움직였다 멈췄다를 반복했다.

 제호도 팔등에 소름이 소소하게 났다. 쌀쌀한 날씨는 남녀 가리지 않고 괴롭게 하였다.

 제호는 순간 갈등했다. 혼자 차에 올라타 바람을 피할 것인가에 대해 말이었다.

 자기 때문에 이 밤에 배터리를 입에 물고 메기가 되어 버린 윤아를 내팽개치고 자기 혼자 바람을 피하기엔 양심이 찔렸다. 제호는 당장의 추위를 벗어나기 위해 사람의 온기를 택했다.

 윤아의 서늘한 어깨를 한 폭에 감싸 안을 팔로 잡았다.

 오들오들 떠는 윤아의 어깨는 움직임을 뚝 멈추었다.

 

 “뭐예요?”

 

 반사적으로 뿌리치던 윤아의 몸을 제호가 더 꽉 껴안았다. 도망가려는 걸 잡기 위해선 무심코 손아귀에 힘을 주게 된다. 저호의 억세진 손아귀에 잡힌 어깨가 찡한 고통을 내뱉고 있었다.

 

 “추운데 그냥 좀 있자. 키스도 한 사인데 뭐. 혼자 들어가 있기 뭐해서 그래.”

 

 윤아의 어깨는 도망가려는 의지를 상실했다. 경직되어 있던 어깨가 이완되면서 축 풀어졌다.

 도망갈 의지를 상실한 어깨로 인해 제호의 손아귀는 안심하고 풀어졌다.

 윤아는 줄을 다시 입에 물고 가만히 있었다. 혼자가 아닌 둘이라 더 이상 춥지가 않았다.

 경련이 일 듯 떨리던 몸은 안정되었고, 파리하던 윤아의 입술과 얼굴엔 발그레한 혈색이 돌아왔다. 그는 윤아의 어깨를 감싸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느리게 흐르던 피가 빠르게 요동쳤다. 심장이 주인인 윤아의 의지와는 다르게 점점 빠르게 뛰었다. 윤아는 당황했다. 빠르게 뛰는 심장의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아보았다.

 어둠이 주는 공포 때문인가. 하지만 어둠이 주는 공포는 빠져나갈 안전을 확보하면 사그라 든다. 배터리를 고치면 이 어둠에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데 두려움에 이렇게 뛰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심장이 백 미터 달리기 하는 것처럼 뛰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제호의 손이 닿은 어깨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 열기가 어찌나 뜨거운지 살갗을 타고 머리까지 올라와 불덩어리처럼 이마를 덥혔다.

 심장은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미친 듯 뛰었다.

 어? 이거 왜 이러지? 그만해... 그만!!

 주인인 윤아가 아무리 속으로 명령을 내려도 심장은 말을 듣지 않았다.

 심장은 행동으로 말 하고 있었다. 자신이 뛰는 이유는 두려움이나 공포, 병도 아닌 옆에 있는 사람 때문이라고 말이었다.

 윤아는 도리질을 치며 갈비뼈를 부수고 나올 듯한 심장을 주먹으로 꽉 눌렀다.

 심장이 착각한 것일 것이다. 무서운 걸 인정하기 싫은 자존심 강한 성격이라 옆에 사람한테 떠넘기는 것일 수도 있었다. 윤아는 너무나 가까이 있는 제호가 심장 소리를 들을까봐 노심초사 해 몸을 더욱 오그렸다. 오해를 해서 자기에게 반했냐며 재수 없는 얼굴을 할 제호를 상상이 되어 윤아는 멋대로 뛰는 심장을 더더욱 들키고 싶지 않았다.

 옷은 어느 정도 마르고, 밤바람에도 더 이상 추위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방전된 배터리의 배도 채워졌을 거라 여기고 제호는 시동을 걸어보았다.

 반신반의 했었으나 차는 기다린 만큼 응답을 해주었다.

 부르릉- 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렸다.

 제호는 황당함과 놀라움이 뒤섞인 웃음을 흘렸다. 윤아의 말도 안 되는 방법이 진짜로 통하다니! 자기 인생의 족쇄, 장애물로만 여겼던 윤아가 다르게 보였다.

 윤아는 이 미묘한 감정의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풀지도 못한 채 보조석에 올라탔다.

 두 사람의 차는 다시 부산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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