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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천년왕국
작가 : 다비
작품등록일 : 2019.10.2

28년 전 사라진 종교단체 '영보사' 그리고 2019년 현재 시작되는 영보사 관련 연쇄살인사건.
오래 전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움직이고 오래 전 사라진 믿음이 다시 나타나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그들에게 영원한 천년왕국의 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chapter 12. 악마의 숨결
작성일 : 19-10-04 20:49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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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경합수부 사무실에서는 회의가 한창이었다. 신우가 설명을 이어갔다.

 

 “심도균 형사 강남경찰서 과학수사팀 수사관이에요. 주로 현장 감식업무를 담당했는데 해박한 약리지식으로 마약이나 약물 자살 등 관련 수사를 도맡아 왔다고 합니다.”

 

 컴퓨터 모니터에 강남경찰서 형사과 사무실의 지창직 CC카메라 영상이 떠 있었다. 약에 취해 머리를 숙이고 있던 지창직이 지욱에게 달려들고 의자를 휘두르며 난동을 피우는 장면이었다. 신우가 리모컨을 누르자 화면이 정지됐다.

 

 “지창직 자살 전 상황인데 당시 심도균 소견은 이렇습니다. 검거될 때부터 약에 취해 있었다. ktx라는 신종 마약이다.”

 

 신우의 말이 끝나자 서류를 뒤적이던 주경이 설명을 이어갔다.

 

 “국과수 부검결과도 다르지 않아요. 지창직에게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 건 맞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건 지창직 뿐만 아니라 가해자였던 김준철과 설춘문 몸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점이죠.”

 “모두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겁니까?

 

 봉형사의 질문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보충설명을 이어갔다.

 

 “맞아. 그런데 심도균 검거를 계기로 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는데 해당 마약은 killing time x, 즉 ktx가 아니었어.”

 

 오형사가 물었다.

 

 “그럼 뭐죠?”

 

 신우가 눈을 빛내며 주경과 형사들을 향해 말했다.

 

 “베스 솔트(bath salt)라는 건데 이게 좀 특이 해. 혹시 들어보셨어요? 좀비마약이라고.”

 

 주경으로서는 난생 처음 듣는 약이었다.

 

 “좀비마약? 그게 뭐죠?”

 “미 의회 금지약물 MDPV, 메페드론, 보라체로 나무 추출물 스코폴라민까지 들어있는 베스 솔트는 초강력 환각제입니다. 원산지인 콜롬비아 현지에서는 ‘악마의 숨결’로 부를 정도라네요. 주목할 건 환각을 이용해 범죄를 지시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베스 솔트로 돈을 빼오게 시킨다거나, 나아가 강도, 강간, 살인을 교사한다거나, 그런 것들이 가능합니다.”

 

 목이 마른 듯 생수들 마신 신우는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강남경찰서에 알아봤더니 지창직은 검거된 뒤 약물 검사를 받고 있었어요. 혈액체취, 심전도 검사 등 제반 의료절차를 주도한 건 과학수사팀 수사관인 심도균. 아마 이때 베스 솔트를 투여했을 겁니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주경이 말했다.

 

 “정리하면 그 동안의 살인사건은 과학수사팀 수사관이며 약리 전문가인 심도균이 살인범들을 좀비마약이라 불리는 신종마약을 이용, 범행 도구로 이용했다.”

 “그렇죠.”

 “남은 건 세 가지네요. 심도균의 범행동기, 피살된 마형수 검사장과 영보사의 연관성, 그리고 죽었다던 박상권이 현재까지 살아있었던 이유.”

 

 신우가 오형사에게 물었다.

 

 “심도균 현재 상태는?”

 “대퇴부와 쇄골에 총상을 입었지만 수술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생명에도 지장 없구요. 단,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은 상탭니다.”

 “숨 돌리는 대로 심도균 만나보죠.”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는 신우에게 주경은 다그치듯 말했다.

 

 “그럼 저는 박상권 관련 조사부터 해야겠군요.”

 

 주경이 나가자 사무관이 따라갔다. 형사들은 퀭한 눈빛으로 주경이 나간 문만 바라보았다. 모두 원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오형사가 볼펜을 패대기치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어쨌든 범인 잡았는데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없냐?”

 “그래. 수고들 했어. 내가 대신 한다. 저분이 워낙 사명감에 불타는 분 아니냐.”

 

 형사들을 다독이며 신우는 애써 웃음 짓지만 때때로 얼음 같은 성격을 드러내는 윤주경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차창으로 한 낮 시골의 고즈넉한 풍경이 지나갔다. 멀리 보이는 푸른 산과 길가의 나무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작은 참새 여러 마리가 떼를 지어 하늘로 흩어졌다. 운전대를 잡은 주경이 잠시 참새를 바라봤다. 냉정한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그녀의 얼굴엔 쓸쓸함이 가득했다. 아니, 쓸쓸함 보다는 슬픔에 가까운 얼굴이었다.

 주경의 승용차가 멈춘 곳은 한적한 전원주택 앞이었다. 차에서 내린 주경이 잠시 대문을 바라봤다. 녹이 슨 녹색대문에 문패가 달려있는데 ‘장광호’라는 이름이 선명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5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나왔다. 주경의 설명을 들은 아주머니는 기꺼이 낯선 여자를 안으로 들여 주었다.

 주경은 툇마루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렸고 아주머니는 차를 들고 나와 주경에게 건넸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오실 때 됐어요.”

 “감사합니다.”

 

 찻잔 속에 말린 민들레 꽃잎이 둥둥 떠 있었다. 민들레 차였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주경이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눈을 감았다. 새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고 시선을 돌리자 화단에 앉은 참새 한 마리가 보였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땅에 떨어진 뭔가를 쪼아 먹던 참새가 푸드득 날아갔다. 주경은 날아가는 참새를 아득하게 바라봤다. 대문이 열렸다.

 대문으로 막 들어선 60대 초반의 남자는 평범한 시골의 농사꾼으로 보였다. 그가 멘 가방에 간단한 농기구가 들어있었다. 아주머니가 다가가 가방을 받아주었다. 남자는 멀찍이 앉아있는 주경을 힐끔 살피고는 아주머니에게 툭 던지듯 말했다.

 

 “당신은 들어가 있어요.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까.”

 “그래요. 그렇게 해요.”

 

 아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남자는 수건으로 온 몸의 먼지를 털었다. 그리고 주경에게 다가왔다.

 주경이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장광오 과장님. 20년 전 수사 지휘하셨던 영보사 사건 기억나시죠?”

 

 잠시 명함을 쳐다보던 장과장이 주경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영보사라... 요즘 언론에 나고 난리던데, 정년퇴직하고 귀농까지 한 사람 뭐 하러 찾아 오셨을까. 무슨 문제 있어요?”

 “역시 예리하시군요. 그때 사망자 신원확인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어 왔습니다.”

 

 장과장은 다시 수건으로 먼지를 털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수사기록 보셨겠지만 아무 문제없이 끝난 사안입니다.”

 

 잠시 장과장을 쳐다보던 주경이 어느새 건조해진 톤으로 말했다.

 

 “설명 드리죠. 바로 어제 벌어진 일이에요. 저희가 맡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이 또 발생했는데 피살자 중에 박상권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기억나세요? 당시 영보사 부총목! 20년 전에 이미 사망한 사람입니다.”

 

 놀란 눈을 껌뻑거리던 장과장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둘 중 하나죠. 죽은 사람이 부활했거나, 신원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도발적인 주경의 말에 장과장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러나 주경은 장과장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언짢게 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당시 수사기록에 그 부분이 누락돼 있어서요.”

 

 주경을 말없이 바라보던 과장이 시선을 돌려 화단의 들꽃을 바라본다.

 

 “오래 전에 저 꽃을 본 적이 있어요. 미루나무아래 피어 있더구만. 흔하디흔한 꽃, 흔하디흔한 나무인데 난 그때 본 꽃과 나무만 생생하게 기억 나.”

 

 장과장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건이 난 그날, 영보사에 갔을 때였다.

 

  *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내린 비를 뚫고 산 속에 있는 영보사로 경찰차가 들어갔다. 어느새 질퍽해진 흙길을 밟으며 차에서 형사들이 내렸다. 그 중에는 40대의 장과장도 있었다.

 장과장이 문득 마당에 서 있는 미루나무를 바라봤다. 사각사각 흔들리던 나뭇잎이 비에 젖어 축 늘어져 있었다. 그 아래 핀 들꽃이 눈에 들어왔다. 장과장은 비를 맞으며 흔들리는 작은 들꽃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사들은 작업장 위층에 도착했다. 길게 복도가 나 있고 그 끝에 현장이 있었다. 형사들은 모두 코를 막고 있었다. 고기 타는 냄새에 부패한 냄새, 거기에 날씨까지 눅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분 나쁜 건 이상한 이곳 분위기였다. 방 마다 붙어있는 붉은 눈동자 심벌이 기괴하게만 여겨졌다.

 형사들은 천천히 현장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살짝 문을 열었을 때 확 끼쳐오는 냄새에 손으로 막았던 코를 소매로 막았다. 마침내 완전히 문이 열리고 일부 형사들은 차마 눈을 돌려버렸다.

 장과장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다른 형사들 보다 담력이 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정과장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광경에 온 몸이 얼어붙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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