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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줘도 안 받을 네 꿈을 꿨다
작가 : J쯔끼
작품등록일 : 2019.10.1

그는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꾸지 않는 꿈을 꾼다. 개꿈을 꾸는 일은 거의 없었고, 꿈의 내용은 미래에 그가 겪게될 현실. 즉, 예지몽을 꿨다.

"선배?"

꿈에서 아직 알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왔다. 꿈 속의 연우 본인은 그를 아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여긴 어디예요? 이건 뭐고?”

연우의 시선이 그가 차고 있는 수갑으로 가자, 연우만 바라보고 있던 도진의 시선도 동시에 그의 수갑으로 옮겨졌다.

“이렇게 하면, 너는 나만 볼 거잖아?”

모르는 남자에게 감금당하는 꿈을 꿨다.

 
1화
작성일 : 19-10-04 15:26     조회 : 173     추천 : 0     분량 :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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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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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건데.’

 

 연우의 마음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눈치도 없게 이한이 말했다.

 

 “같은 과 선배신데, 네 얘기 듣더니 꼭 좀 만나보고 싶으시다길래.”

 

 ‘저 눈치 없는 새끼.’

 

 시원스레 하하, 웃으며 말하는 이한을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다는 기분을 꾹 참았다.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연우는 자기소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꿈에서 그런 짓을 당했더라도 아직은 아니었으니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도연우입니다. 19학번이고, 행정과 쪽으로…….”

 

 “네, 압니다.”

 

 “아, 네…….”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하는 그의 모습이 마치 꿈속의 도진을 떠오르게 하여, 연우는 움찔 몸을 떨었다.

 게다가 알다니 뭘? 19학번이라는 거? 아니면 이름? 그것도 아니면 아직 말하지 않은 전공이나 과? 이한이 이미 그에게 연우에 대해서 말했었다는 생각도 간과 해볼 수는 없었지만, 연우는 어째서인지 꺼림칙함을 느꼈다.

 

 ‘이게 다 그 개꿈 때문에, 진짜…….’

 

 “아, 말씀 편하게 하세요.”

 

 일단 선배니까. 연우의 말에 도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옷장에서 후드티와 바지를 꺼낸 연우는 머리도 덜 말린 채로 옷을 입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이한에게 말했다.

 

 “아무튼 나 오늘 안가.”

 

 무슨 앵무새도 아니고. 어떻게 저리도 한결 같은 대답인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아, 진짜 왜 그래.”

 

 “안가.”

 

 “뭘?”

 

 그런 이한과 연우의 사이에 도진이 물었다. 이한은 잠시 머뭇거리는 듯했지만, 연우는 아랑곳 하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

 

 “MT요.”

 

 “후…….”

 

 기어코 연우가 말해버렸다. 어떻게든 잘 꼬드겨 인기 많은 선배랑 연 좀 만들어 주려던 이한의 계획은 와장창 깨져버렸다.

 

 “왜 안가?”

 

 덤덤하게 도진이 물었고, 이한이 놀라는 걸 대수롭지 않게 무시한 연우는 냉장고에서 샌드위치 하나를 꺼내며 입을 열었다.

 

 “……만나기 싫은 사람이 있어서요.”

 

 그게 당신이지만.

 

 “흠…….”

 

 아무것도 모르는 도진은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했으나, 연우는 덤덤하게 샌드위치를 입에 물고 가방을 챙겼다.

 

 “난 갑니다. 알바 있어서.”

 

 알아서 돌아가라는 뜻의 눈빛으로 도진과 이한을 쳐다본 뒤, 급하게 연우가 집을 나왔다.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집에서 쫓겨나듯 나와야 한다니, 눈물을 머금으며.

 

 “좀 더 있어도 되는 건가?”

 

 “여자 안 사는 남자 집이라 좀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드러눕는 이한을 향해 도진이 물었고, 이한은 장난스럽게 대답하며 문을 나서는 연우를 향해 익숙하게 손을 흔들었다.

 

 “죄송하네요, 잘 모르는 남정네 집까지 끌고 와서 소개해 준다고 해놓고는, 퇴짜 맞았네요.”

 

 “아냐, 괜찮은 애 같네.”

 

 다행스럽게도 연우가 도진의 마음에 든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린 이한이 웃었다.

 

 “그래도 많이 바꼈네.”

 

 “네?”

 

 작게 중얼거리는 도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 이한이 되묻자, 도진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먼저 가 볼게. 좀 있다 만나.”

 

 “아.”

 

 이한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사이, 도진은 문을 나서버렸다.

 대체 언제 저까지 갔었던 건가.

 

 “네.”

 

 머쓱해진 이한은 작게 대답하며 다시 자리에 드러누웠다.

 

 ‘뭐, 바쁜 일이라도 있으신갑지.’

 

 

 

 *

 

 

 

 ‘어떡하지.’

 

 죄 없는 샌드위치를 거칠게 뜯어 먹으며 연우는 고뇌에 빠졌다. 일단 도망치듯 급히 그 자리를 벗어나기는 했으나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설마 바로 만날 줄은 몰랐지. 그것도 내 집에서!

 

 “하아…….”

 

 작게 한숨을 내뱉은 연우는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빨간불이었기에 멈춘 것도 있었고, 생각이 너무 깊어져 걸음이 멈춘 것도 있었다.

 앞으로 도진을 어떻게 마주하면 좋을까. 아직도 자신을 담던 그 그윽한 눈동자가 잊혀 지지가 않았다.

 오소소. 생각만 해도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손으로 팔을 쓸어내리며 빨간불이 언제 초록불로 바뀌나, 바라보고 있던 연우는 가방 안에서 폰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고백했다?]

 

 폰을 키자마자 떠오른 문장. 도저히 그 내용을 열어보고 싶지 않아졌다. 안 좋았던 기분이 설상가상으로 더욱 좋지 않아졌다.

 

 “하하…….”

 

 이제는 웃음이 나왔다. 짜증스럽게 앞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 넘긴 연우는 무거운 마음으로 문자를 열었다.

 

 [왜 또.]

 

 [운명적이게 눈이 마주쳤어.]

 

 기다렸다는 듯이 연우의 대답에 답글이 달렸다. 작게 헛웃음을 흘린 연우가 대체 그 운명적인 눈 마주침은 뭐냐고 답을 달아주기 위해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이려는 순간,

 

 [근데 그가 고백을 받아줬어.]

 

 멈칫, 또 그 고백도 받아줬단다. 그 대답에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연우는 소리 내 웃었다.

 

 [꿈에서 뭐 계시 같은 거 없었냐?]

 

 [야, 이설화.]

 

 이설화, 그가 예지몽을 꾼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었다. 이한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죽마고우의 친구였다.

 

 [왜, 운명적인 사랑이래?]

 

 한껏 기대담긴 그 대답에 잠시 멈칫했다. 순간 꿈에서 나왔던 도진이 떠올랐던 덕분이었다.

 

 “불, 바꼈는데.”

 

 “으악!”

 

 [운명적인 사랑]

 

 운명적인 사랑은 무슨. 이라고 보내는 도중에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너무 놀란 바람에 문자는 그대로 보내버렸고, 폰을 던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아, 감사…….”

 

 그리고 자신의 어깨를 잡아 알려준 사람에게 감사인사를 하려고 뒤 돌아봤다가, 도진이 서 있는 것을 보곤 다시 또 한 번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합니다.”

 

 빠르게 다시 정신줄을 잡은 연우는 어색하게나마 인사를 마저 했고, 도진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안 가?”

 

 “……갑니다.”

 

 ‘아, 가지 말까.’

 

 다른 친구한테 연락해서 나중에 밥 살 테니 대신 알바 좀 뛰어달라고 할까. 진지하게 그리 고민하며 손에 쥐고 있던 폰을 향해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치?]

 

 [운명이지!?]

 

 [이번에는 정말]

 

 [운명이 틀림없다니까?]

 

 [내 삘이 그렇게 외치고 있다고]

 

 그 사이에 설화의 혼잣말이 엄청나게 와 있는 것을 확인하곤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삘은 어떻게 된 것인지 10년 동안 한 번도 제대로 맞춘 적이 없었다.

 

 “알바 가지?”

 

 “……네.”

 

 “잘 됐네, 같이 가자.”

 

 “……네.”

 

 힘없는 목소리로 연신 같은 대답을 한 연우는 더 이상의 대답은 소용이 없음을 알았기에 폰을 끄곤 그대로 가방에 다시 넣었다.

 저렇게 해놓고 헤어지면 엄청 상처 받는 모습을 보이지만, 바로 다시 그 운명의 상대를 찾아버리는 설화였기에. 이제는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누구야?”

 

 “……네, 네?”

 

 아무렇지 않게 다시 ‘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가, 도진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해서 되물었다.

 

 “아, 불 바뀐 지도 모르고 문자만 하길래. 누구길래 그렇게 즐겁게 대화하나, 해서.”

 

 “아…… 친구, 예요.”

 

 대체 언제부터 봤던 걸까. 그냥 단순하게 궁금해서 묻는 것이 맞는 걸까.

 

 “그래.”

 

 덤덤한 도진의 대답에 연우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놈의 꿈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왜곡되어 보였다.

 

 ‘이것도 하나의 자의식과잉이다…….’

 

 뭐가 아쉬워서 저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는 말인가.

 심지어 그는 남자였다. 성소수자들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스스로도 그렇게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보통, 평범.

 그것이 그 스스로가 자신에게 내린 결론이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

 

 ‘역시 개꿈이야.’

 

 먼저 앞서 걷고 있는 도진의 뒷모습을 힐끗한 연우는 이제 꿈에 나왔던 내용은 아예 잊어버리기로 했다.

 

 

 

 *

 

 

 

 “한아, 네가 그러니까 여친이 없는 거야.”

 

 [그러는 너는 맨날 실연만 당하면서.]

 

 10년 지기 친구 이한과 전화하며 부스스해진 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설화가 크게 웃었다.

 

 “실연이라니, 내가 차는 거야. 엄연히 다르다고.”

 

 [그 성격 어디가시겠어요.]

 

 옆에 있는 거울을 확인하자, 방금 막 일어난 덕분에 부어 있는 얼굴이 보였다. 이 붓기를 어떻게 가라앉혀줄까, 잠시 고민하던 설화는 순간 무언가를 떠올리곤 멈칫 했다.

 

 “야, 이한.”

 

 진지한 목소리로 그를 부르자, 말하라는 듯이 이한이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지금 몇 시냐.”

 

 [여덟시 오십사…….]

 

 그가 채 다 말하기도 전에 설화는 전화를 뚝, 끊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친구들과 만나 MT를 가려고 했었다. 빨리 출발하지 않으면 지각이었다.

 

 “허메!”

 

 조금이라도 늦으면 잔소리를 퍼붓는 친구들을 떠올린 작은 비명을 지르며 이불을 걷고 빠르게 일어난 그녀는 대충 바닥에 뒹구는 후드티와 바지를 입고, 크림빵 하나를 입에 물고는 집을 나섰다. 무엇보다도 화장도 하지 않았고 머리도, 얼굴의 붓기도 정리하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모범생, 우등생 역할의 그녀는 늦을 수 없었다. 설령 화장을 하지 않았더라도. 10년 동안 유지해왔던 그녀의 이미지가 망가진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지도 몰랐지만, 그녀 자신이 용납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 이미지 덕분에 교수님들의 평판을 좋게 살 수도 있었으니까!

 

 “흐아악, 죄송합니다.”

 

 그렇게 길을 달리는 와중, 길모퉁이에서 나오는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다. 그녀의 입에 물려 있던 크림빵은 반동으로 날아갔다.

 

 “미안합니다. 괜찮습니까.”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에게 부딪친 남자가 손을 내밀었고, 그는 햇빛을 등지고 서서 그녀에게 허리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햇빛에 살짝 끝부분이 붉게 물든 채 바람에 흩날리는 검은 머리칼. 정갈한 앞머리 밑에 살짝 내려간 눈꼬리. 검은 눈동자는 살짝 당혹스러움을 담아내고 있었지만 그 안의 다정함이 숨어있음을 그녀는 운명적으로 깨달았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귀여웠다. 그렇다고 마냥 귀여운 것이 아니었고, 이어지는 그의 딱 펴진 넓은 어깨는 남성미를 뿜어내고 있었다. 옷에 가려졌으나 그 밑에는 보기 좋은 근육이 숨어있을 것이라고 운명적으로 그녀는 또 다시 깨달았다.

 

 “…….”

 

 얼굴을 살짝 붉힌 채 빤히 자신만을 올려다보는 설화를 바라보며 그는 내밀었던 손이 머쓱하여 다시 내밀었던 손을 걷으려고 했다. 하지만 대답 없던 설화가 재빠르게 그의 손을 두손으로 잡아왔다.

 

 ‘두 손……?’

 

 그냥 한 손을 잡고 일어나라는 의미였는데, 어째서 두 손을 그의 한 손을 감싸듯 잡는 걸까? 그런 의문이 그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며 당황하는 사이,

 

 “……좋아해요.”

 

 눈을 반짝이며 또렷하게 그의 눈동자를 마주본 그녀의 입이 열렸다.

 

 “……네?”

 

 방금 자신이 눈앞의 여성에게 무슨 소리를 들은 것인가. 어안이 벙벙해서 되묻자, 표정 하나 안 바꾼 설화가 말했다.

 

 “반했어요.”

 

 “…….”

 

 “사귀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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