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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심장이 가출했다
작가 : 미애202
작품등록일 : 2019.10.2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제주로 날라온 한서준은 도착한 그날 미친여자 빙의도 서슴치 않는 똘끼 충만한 유하을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지지않고 따박따박 대꾸하는 계집애가 자꾸 생각이 난다. 또 시건방 제대로 장착한 놈이 자꾸 시비를 걸어대는 통에 미워 죽겠는데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렇게 야구의 이응도 모르는 여자와 한평생 야구만 하며 살아온 야구선수가 제대로 붙었다!! (lollolaemi@naver.com)

 
공단에 매화라
작성일 : 19-10-04 09:56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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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참 이놈의 인기하곤.”

 

 서준은 코웃음을 치더니 긴 숨을 들이마시곤 나직이 중얼거렸다. 큰 키에 야구선수다운 호리호리한 체격에 추리닝을 입고 있으니 간지가 좔좔 흘렀다. 여기까지면 됐는데 그걸 자신이 안다는 게 문제였다.

 

 중증이네. 병도 하필 그런 병에 걸려서.

 

 겨우 두 번째 아니 세 번째 만났는데 하을은 병을 파악했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다.

 

 “하아.”

 

 기가 막힌 표정으로 하을이 서준을 올려봤다.

 

 다신 안만 날줄 알았는데 만난걸 보니 인연일리는 절대 없고 아마도 병이라고, 정신 차리라고 깨우쳐 주라며 하늘에서 붙여줬나보다. 그래서 이걸 보듬어라도 줘야하나. 병이긴 한데.

 

 “뭐냐, 그 표정은?”

 

 하을의 뜬금없는 표정에 쓴웃음을 짓던 서준은 정색하며 하을을 내려 봤다.

 

 그래도 알려는 줘야겠지. 병이라고.

 

 하을이 심호흡을 크게 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야말로.”

 “...?......”

 “내 집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뭐...뭐? 내 집?”

 

 표정 없는 얼굴로 하을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서준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난 니네집 한발자국도 밟은 적 없는데, 여기 우리 집이거든?”

 

 눈을 가늘게 뜬 하을이 입을 꽉 깨문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병도 겨울엔 좀 잠잠할 법도 한데 그런 병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오는 가보다라며 하을은 왠지 측은함이 잠시 들었다. 아주 잠시.

 

 “우리 집? 어디가?”

 “우리 집 옆집에 이상한 놈이 이사 온다는 소문이 있더니 그 놈이 네 놈이냐?”

 “뭐 이상한 놈?”

 

 측은함이 드는 것도 잠시 개나리의 면상을 또 마주하고 있다는 현실에 짜증이 밀려온 하을은 미간을 찌푸리며 서준을 올려봤다. 이렇게까지 만난 것에 서준은 단순한 팬일 줄 알았던 하을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언어가 흘러나오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하을을 내려 봤다. 망신살이 제대로 온 듯 했다.

 

 “네 놈인 가보네.”

 

 서준의 일그러진 시선에 하을은 얼굴을 앞으로 돌리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스쿠터의 손잡이에 다시 손을 올린 채 정면을 보며 입을 열었다.

 

 “놔!”

 

 하을이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후드로 시선을 돌렸다. 이거 놓으라는 뜻이다. 정신못차리고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서준을 향해 하을이 다시 입을 뗐다.

 

 “우리 집 앞엔 너나 얼씬거리지 마라.”

 

 하을의 단호한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을의 후드를 잡고 있는 서준의 손이 스르르 아래로 내려갔다. 하을이 스쿠터를 손잡이를 잡아당겨 출발하자 사라져가는 스쿠터를 서준은 기가 찬지 멍한 눈으로 쳐다봤다.

 

 

 * * *

 

 

 “코치님!”

 “어?”

 

 월정리 바닷가를 바라보고 서있던 지훈을 본 서준은 반가운 표정을 하고 다가왔다. 아까의 망신살은 사라지고 난 뒤였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나 밥 먹으러 가는 길이지.”

 

 서준을 본 지훈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순간 한 여자가 다가와 지훈의 팔짱을 꼈다. 팔짱을 낀 여자의 얼굴을 본 서준의 눈이 커졌다.

 

 뭐. 뭐. 뭐야? 저 팔짱은!

 

 좀 전에 집 앞에서 본 것도 모자라서.

 

 지훈의 팔에 팔짱을 낀 하을을 본 서준은 누가 머리를 한 대 내리치기라도 한 듯 황당함에 눈을 크게 뜬 채 일시 정지 상태가 되었다.

 

 “오빠! 쟤 알아?”

 

 오..오...오빠?....뭐야 스무 살은 넘게 차이나겠구만! 뭐야 이거.

 

 “응. 내 제자야.”

 

 지훈은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하을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하을의 얼굴을 지그시 내려다봤다. 둘을 바라보는 서준의 눈빛이 마치 짐승을 보듯 달라지고 있었다.

 

 “선수? 뭐, 공 던지는 애? 아님 짝대기 들고 치는 애?”

 

 아놔. 저...저걸. 짝...짝....짝대기?

 

 “어어. 풉. 음음.”

 

 짝대기란 말에 지훈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다시 정색한 얼굴로 목을 가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짝대기 들고 치는 애.”

 

 지훈이 서준을 힐금 쳐다보곤 다시 튀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껄껄 웃었다.

 

 아아. 내 망신살. 코치님 나 좀 들어갈게요.

 

 서준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아! 짝대기이!? 빨리 가자. 오빠. 배고파.”

 

 그 와중에 배고파라니. 쥐구멍 파야겠다.

 

 “어어 그래. 가볼게. 일보고 어서 들어가! 사고치지 말고!”

 

 하을이 유코치의 팔짱을 낀 채 어서 가자고 재촉하자 지훈은 서준에게 단단히 이르곤 다시 돌아섰다. 돌아선 유코치의 얼굴은 웃음을 참지 못한 채였다. 다행히 서준이 그것을 보지 못하고 허리를 굽혔다.

 

 “넵! 코치님 들어가십시오!”

 

 서준이 오묘한 표정으로 떨떠름하게 인사하자 하을은 눈을 흘기며 팔짱을 낀 지훈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런데 오빠! 선수들도 인성 좀 보고 뽑았으면 좋겠어.”

 

 전에 없던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하을이 지훈을 쳐다보며 말하곤 그렇게 둘은 천천히 멀어져 갔다.

 

 와. 저걸. 인....인성이라니. 그런데 날 모른다고?. 어디 외계에서 왔나.

 

 날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데에 서준은 올해 망신살이 제대로 왔다며 멍하게 벙찐 표정으로 사라져가는 하을과 지훈을 바라보며 그 와중에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 특히 조심해야겠다 다짐했다. 그리고는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니 기가 막혀왔다.

 

 와. 코치님 그렇게 안 봤는데 결혼까지 하고. 스무 살은 족히 차이 나보이는데. 와, 나 할 말이 없네.

 

 “뭘 그렇게 보고 서있어?”

 

 잠시 뒤 가게에서 나온 민현은 얼빠진 서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와. 나 대박!”

 

 지훈과 하을이 사라진 곳을 여전히 멍하니 쳐다보며 서준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왜?”

 

 민현은 서준이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곳을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이미 지훈과 하을이 사라지고 난 뒤였다.

 

 “나 못 볼 것 봤어.”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서준이 중얼거렸다. 별스럽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뭘?”

 “아니야. 아니야.”

 “뭔데?”

 

 뭐에 홀린 듯 중얼거리는 서준을 보니 민현은 궁금함이 잔뜩 밀려왔다.

 

 “아니야. 아니야. 모르는 게 네 정신건강에 좋아.”

 

 얼빠진 표정을 지은 서준은 머리를 흔들며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 * *

 

 

 “와, 코치님 어제...”

 

 서준은 손에 든 배트를 휘두르며 지훈을 쳐다보곤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지훈을 쳐다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어제 잘 들어가셨어요?”

 

 또 한 번 배트를 휘두른 서준은 자세를 다시 잡곤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잘 들어갔지.”

 “와, 어제.....”

 “왜?”

 

 말을 잇지 못하는 서준을 보며 지훈은 새삼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서준의 의중을 알 턱이 없는 지훈은 별 희한한 놈 다보겠다는 표정으로 실없이 웃었다.

 

 “그.. 옆에.....”

 “아아. 왜, 난 데이트도 못하냐?”

 

 데...데...데이트? 와, 사...삼촌. 그렇게 안 봤는데 왜 이렇게 뻔뻔해.

 

 지훈의 아무렇지 않은 말에 할 말을 잃은 서준은 맞은 편 투수가 던져 날아오는 공을 배트로 힘껏 밀어 쳤다.

 

 “아! 옆집 아가씨 잘 들어갔지?”

 

 옆집? 그러니까 삼촌이 구해준 집이 그 옆집이고 그러면 둘은?!!!!!!!!!!!

 

 서준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현실부정을 했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

 

 뭐가 아니라는 건데. 머리를 도리도리 치며 그 생각을 떨쳐내려 다시 배트를 쥐어 잡고 폼을 잡았다. 머릿속에 잡생각이 자꾸 솟아났다.

 

 내가 어쩌다 미친 진달래를 만나가지고.

 

 서준은 자꾸 떠오르는 진달래 탓에 연신 도리질을 했다.

 

 

 * * *

 

 

 서준은 자신의 집 앞 낮은 담 앞에 자신의 검정색 벤츠 SUV를 주차했다. 낮은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선 서준은 문득 며칠 전 집 앞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날 월정리 바닷가 앞에서의 일도.

 

 자신의 가슴까지 오는 낮은 담 너머 오른쪽을 쳐다보니 자신의 집과 똑같이 지어진 집안 거실 통유리 너머로 하을이 뭔가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저...저...잔망스러운 것.

 

 머리를 흔들며 눈살을 찌푸리곤 현관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자신의 운명도 모른 채.

 

 

 * * *

 

 

 탁.

 탁.

 탁.

 

 하을은 소파 옆 거실바닥에 다리한쪽을 세우고 앉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머리꼭대기로 아무렇게나 동그랗게 말아 올린 머리를 한손가락으로 긁적거렸다. 긁적거리는 폼이 자연스러웠고 다리한쪽을 세우고 앉아 있는 폼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에헤이. 공단에 매화라, 공단에 매화.”

 

 하을은 시선을 아래로 둔 채 골똘히 무언가를 쳐다보며 남일처럼 혀를 끌끌 찼다.

 

 “달밤에 님이 오신다라?”

 

 미간을 좁힌 하을은 손에 든 물건을 들어 올리며 다시 한 번 머리를 긁적거렸다.

 

 “왜 하필 밤에 오냐? 이왕이면 밝은 대낮에 오지.”

 

 화투 패를 본 하을은 중얼거리듯 투덜거리며 천위에 널브러져 있는 화투장들을 한데모아 정리했다.

 

 잠시 뒤 2층으로 올라온 하을은 테라스로 나왔다. 쌀쌀한 날씨 탓에 걸치고 나온 옷깃을 여미며 난간에 기대 자신을 비추고 있는 보름달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인적이 전혀 없는 숲속 마을인 탓에 사방은 깜깜했고 고요했다. 오로지 자신을 비추는 보름달만 빼고서.

 

 “며칠째 달 밝은 밤이 지나갔는데……. 님은 오지 않고…….”

 

 하을은 소매 끝에 살짝 나온 손으로 휴대폰을 귀에 댄 채 중얼거렸다. 날씨가 추워진 탓에 소매 안으로 손을 다 밀어 넣었다.

 

 <혹시 화투 점에 나온 그 님......!>

 

 전화기 너머 혜지의 호기심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뭐?”

 

 뜸을 들이는 혜지의 말에 하을의 눈이 반짝 빛이 났다. 연애경험이 많은 혜지의 입에서 뭐라도 나올까 싶어 귀를 쫑긋 세웠다.

 

 <도둑님 아니야?>

 

 도둑이란다. 연애한번 제대로 못해봤는데. 절친이 도둑이란다. 님까지 붙이며.

 

 “뭐?”

 

 이걸 때리지 않는 게 용하다며 하을은 맥 빠진 목소리로 실소했다.

 

 <야! 요즘 그 동네 도둑 있다더라. 문단속 잘하고 자.>

 

 그래도 걱정은 해주니 절친은 절친 이였다. 혜지의 타박에 하을은 김샌 표정을 지으며 숨을 들이 쉬었다. 몇 달 전 혜지와 함께 용하다는 도사를 수소문해서 들른 산방산 용머리도사가 올해가 가기전에는 남자가 제발로 걸어 들어온다며 아주 열변을 토하기에 용머리도사만 믿고 있었는데 어느새 12월이 되었다. 용머리도사가 말한 기한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초조한 탓에 수시로 화투점을 봐왔는데 볼때마다 10에 9는 저 패가 나왔다.

 

 “야, 용머리도사!”

 <응. 우리 도사님이 왜왜?>

 

 뜬금없이 잊고 있었던 용머리도사 얘기에 혜지가 궁금한 듯 어서 말하라며 재촉했다.

 

 “약빨 떨어진 거 아니냐?”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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