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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암향소영
작가 : 럽유
작품등록일 : 2019.9.28

소영, 역적의 딸이자 진짜 태자를 위해 만들어진 허수아비 태자. 여인의 삶이 아닌 완벽한 사내가 되어
진짜 태자의 완벽한 방패가 되어야 했다. "주군을 위해서라면 목숨 또한 내 놓을 것입니다."
이휘, 태자의 자리, 관심 없었다. 하지만 그녀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이 태자라면 나는 태자가 될 것이다. 결코 그 누구도 내 곁에서 그녀를 빼앗아 갈수 없다. 그것이 죽음일지라도.
백운, 처음부터였다. 나의 주군은 오로지 매화(소영), 너 한명뿐이었다. 네가 내 대신 태자가 되기로 한 그 순간부터 난 나의 생을 너에게 바치기로 했다.

 
2. 소영, 휘, 운.
작성일 : 19-10-03 23:09     조회 : 131     추천 : 0     분량 : 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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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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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이라 그런지 마당 안으로 안개가 그득했다. 기이한 풍경. 구름 속인가 싶으면서도 신에 닿는 얼얼하고 차가운 촉감이 땅임을 말해 줄 뿐이었다.

 

 “아기씨, 잘 따라오셔요.”

 

 잔득 겁먹은 소영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손을 잡아주는 순영어멈이다. 순영어멈은 소영을 본 순간 애잔함이 들었다. 자신의 딸보다 고작 두 살 많을 뿐, 소영도 한참 부모품안에 있어야 할 어린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제 부모와 떨어져 낯선 곳에 ‘뚝’ 하고 떨어졌으니 사정이야 어찌 됐던 간에 안쓰러운 것은 안쓰러운 것이었다.

 

 “아기씨.”

 

 순영이 걸음을 멈추자 가볍게 몸을 부딪친 다음에 걸음을 멈추는 소영이었다.

 

 “저는 순영어멈이에요. 아기씨와 함께 할. 그러니 겁먹지 말아요. 영감마님도 안방마님도 다 좋은 분이니까. 아기씨한테 헤 될 일은 없을 거예요. 아셨죠?”

 

 순영의 달래는 말에 눈이 동그래지고 눈물이 맺혔다.

 

 “에구머니나. 울면 안돼요. 영감마님께 혼나셔요.”

 

 눈가에 눈물이 떨어질 새라 순영어멈의 저고리가 얼굴을 쓰윽 스쳤다.

 

 “이야기 나누고 나오면 이따가 맛있는 황정엿(둥굴레 뿌리를 고아서 만든 엿/ 서민들 간식)줄게요. 그러니까 울지 말고 영감마님 말씀 잘 듣고 나오셔요. 아셨죠?”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다시 소영의 손을 잡고 조심조심 안개를 헤치며 별당으로 향하는 순영어멈이었다. 손님은 아직 사랑채에 머물고 있었고 백형익은 도착 전이었다. 소영은 방안에서 오도카니 서있다 순영어멈이 깔아준 방석에 살포시 앉았다.

 

 “이따 영감마님 오시면 일어나야 하는 것 아시죠?”

 

 소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밖으로 나가던 순영어멈이 뒤돌아보았다. 커다란 방에는 운명의 소용돌이로 들어가는 앳되고 예쁜 여자아이가 옥색의 도련님 옷을 걸치고 방석에 앉아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 까?

 

 따뜻하게 데워진 방이 밤새 못잔 잠을 조르듯 눈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눈이 감기고 꾸벅꾸벅 고개가 까닥였다. 몇 번을 쏟아지는 고개를 바로 했지만 졸음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녀석, 아직도 안 일어 난 거니? 늦잠이나 자고, 그러다 소 되면 어찌 할래?’

 

 장난스런 어머니의 목소리에 소영은 웅얼거렸다.

 

 ‘더 잘래요. 나 어제 못 잤단 말이에요.’

 ‘일어나야지, 예쁜 소영아. 일어나. 일어나.’

 

 어머니의 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리고 찬바람이 훅! 불어왔다. 소영이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자 어느새 백형익이 자신을 스치고 있었다. 얼른 일어나 몸을 숙이자 뒤이어 두 사람이 들어섰다. 소영의 옆에 나란히 선 두 사람. 어제 마주했던 이집의 장남. 그리고 처음 보는 또 한사람.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 지 화난 모습의 백운과 백형익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참으로 반듯하고 단정한 모습의 도령이었다. 백형익의 손짓에 세 사람은 각각 자리에 앉았다.

 

 “먼 길 오느냐 수고 했다.”

 

 백형익이 오늘 도착한 소년에게 인사말을 건네자 운은 그를 바라 보다 다시 제 아비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 아이의 옷이 왜 이 모양 입니까?”

 

 소영을 바라보며 묻자 백형익의 눈썹이 희끗 올라갔다가 제자리를 찾았다. 운은 제 아비의 표정에 한순간 움찔 했다가 다시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제 모두 모였으니 설명을 해야겠지. 여기에 모인 세 사람은 오늘부터 한 사람인 듯 움직여야 할 것이다. 특히 휘와 소영이는 모든 습관을 공유하고, 배움이 같아야 하며 걷는 보폭마저도 같아야 한다.”

 “어째서 입니까? 어째서 제가 이 어린 도령과 한 사람인 듯 움직여야 한다는 말입니까?”

 

 휘라고 불리운 소년이 백형익의 형형한 눈빛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곧은 눈으로 물었다.

 “이유는 내가, 그리고 백성이 자네의 아버지 진성대군께서 왕위에 오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지금 나이 어린 우리 셋을 모아 놓고 말도 안 되는 역적모의라도 하시는 겁니까?”

 “역적모의라. 역적모의라 했느냐. 실패하면 역적모의고 성공하면 반정이다. 우리는 진성대군을 왕위로 모시기로 했지만 아직 왕은 아니다. 너 또한 세자로 책봉할 것이지만 지금은 현 왕조의 자리를 위협하는 외척일 뿐이다. 어르신들은 너를 나한테 맡겼으며 나는 너를 꼭 세자의 자리에 올리고 말 것이다. 실로 험난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물러설 수도 없다.”

 

 백형익의 말에 운도 이휘도 표정이 굳어졌다.

 

 “나는 아버지와 높은 어르신들의 계획에 필요하다 치지만 …”

 

 휘는 소영과 운을 한 번 바라 본 후 말을 이었다.

 

 “나와 관계가 없는 두 소년은 왜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역모에 끼어들게 하십니까? 물욕이십니까? 권력욕이십니까?”

 

 어린 나이임에도 돌려 말하는 법이 없는 휘였다.

 

 “물욕도 권력욕도 아니다. 반정을 일으키는 이유는 진성대군도 너도 알고 있다 시피 현왕조로 인한 서민들의 한이 하늘에 닿아서다. 빈곤하여 산에서 풀뿌리를 캐먹어도 누구하나 온정을 베풀지 않고 자신들의 뱃속을 채우려는 자들이 왕의 곁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뒤엎고 새 세상을 열고자 하는 이유다.”

 “어차피 새 세상이 열려도 양반들은 금세 그들과 같아지겠지요.”

 

 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백형익과 맞대응 했다.

 

 “금세 그들과 같아지지 않기 위해 지금의 너희가 필요하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아버지.”

 

 운이 물어도 백형익은 여전히 휘를 바라 본 채였다.

 

 “오래 걸릴 것이다. 반정 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을 할 준비를 하고 반정할 것이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왜 저와 어르신의 일에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겁니까?”

 “우선 소영은 또 다른 네가 될 아이다.”

 

 휘가 소영을 바라보았다. 자신보다도 어린 아이, 잔득 겁먹은 소년이 자신을 바라보았다. 휘는 더욱 못 마땅해 백형익을 쏘아보았다.

 

 “무엇을 말입니까?”

 “추후 반정이 일어 난 후 네 대신 궁에 들어가 왕자가 될 것이다.”

 “어째서 입니까?”

 “반정 이후 가장 불안한 위치, 눈에 가시거리는 바로 왕자의 자리다. 불을 키고 죽이려 들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이 아이를 제 대신 하면 안 되겠군요. 이 아이들은 빠져야 할 겁니다.”

 

 휘의 언성이 높아지고 자세는 더욱 곧아졌다.

 

 “이미 정해진 일이다. 그리고 그리 쉽게 당하게 두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소영이 겪는 것은 너 또한 겪고 이겨내야 할 것이다. 소영이 네 자리를 대신 한다 하여 네 남은 삶까지 대신하지 않는다.”

 “왜, 왜 이 어린 도령입니까?”

 

 여태까지 막힘없던 백형익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이 아이는 지난 밤 있었던 역모로 죽은 유의조의 자식이다. 이 아이가 내력이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 역적의 자식으로 죽거나 어느 양반의 종이 되겠지. 이 아이는 제 스스로 앞으로의 삶을 결정했다. 지금의 삶보다 종놈의 삶이 낫지는 않을 것이다.”

 

 휘의 시선은 소영을 향했다. 자신도 어린 나이, 소영은 더 어렸다. 제 삶을 선택할 수 있을 리 없었다. 휘는 자신이 없었다. 본인으로 인해 이 아이의 삶이 더욱더 심한 지옥 불에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때 떨리는 목소리로 소영이 입을 열었다.

 

 “저, 저는 이곳에 있을래요.”

 

 바들바들 떨면서도 소영은 이곳에 있는 것을 선택했다. 실은 이 아이도 자신과 같이 선택권이란 일도 없었을 뿐이다. 그 순간 휘는 소영과 눈이 마주쳤다. 유리알 같이 맑은 눈이었다. 지켜주고 싶다. 어차피 정해진 운명이라면 이 아이를 지키고 말 것이다. 저도 모르게 머리를 향해 손을 뻗자 움찔하는 소영이다.

 

 “형이 지켜 줄게. 아무도 못 건드리게.”

 

 휘의 말에 이 집에서 처음으로, 백형익이 저를 보고 있음도 잊은 채 비시시 웃는 소영이다. 또 한 명의 소년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은 휘였다.

 

 “그럼, 저 아이는 왜 저희와 같이 해야 하는 겁니까? 첩자로 키우실 생각입니까?”

 

 느닷없는 질문에 운이 기가 막혔다.

 

 “운이는 내 아들이다. 그리고 원래는 소영이 아니라 운이가 네 대역이었다. 그리고 너 또한 네 편이 없는 것 보다 한 명이라도 더 있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차마 자신의 장남을 대신 죽을 수도 있는 자리에는 못 보내고 대신 왕성에서 그들의 조력자로 키울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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