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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소꿉친구는 시간 관리자
작가 : 허므
작품등록일 : 2019.9.28

 
(5)
작성일 : 19-10-03 22:25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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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옆 칸으로 넘어와 보니 민현이의 숨소리가 들렸다.

 

 잠든 것이었다.

 

 “민현아, 일어나자. 집에 가야지.”

 

 “으음”

 

 “자 정신 차리고 이제 가야 돼.”

 

 민현이를 보니 이 상태로는 밖으로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여보세요.”

 

 모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현이 거기 있어?”

 

 “여기서 자고 있었어. 괜찮아 보여.”

 

 “그래? 다행이다. 그럼 빨리 데리고 나와.”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지금 상황이 말이 아니야.”

 

 “왜 그러는데? 무슨 일이야.”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줄 테니까 일단 근처 옷가게에 가서 옷 좀 사와 줘. 아무 사이즈나 괜찮으니까.”

 

 “알겠어.”

 

 그녀는 전화를 끊고 냅다 달린 것 같았다.

 

 근데 얘를 어떡한담.

 

 바지는 반쯤 내려가 있고 애는 눈을 뜰 생각을 하지도 않고.

 

 지금 화장실에는 우리를 제외한 아무도 없었다.

 

 일단 민현이를 씻겨야 한다.

 

 화장실 청소함에 있던 호스를 끌고 왔다.

 

 “어때 시원해?”

 

 내가 물을 뿌리자 민현이가 깨어났다.

 

 “몸을 깨끗이 해야 하니까 조금만 가만히 있어.”

 

 민현은 자신이 물을 맞고 있는 게 재미있었는지 웃기 시작했다.

 

 “재미있어?”

 

 민현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래, 조금만 더 이러고 있자.”

 

 최대한 바지를 위주로 물을 뿌렸다. 이거 모아한테 혼나는 게 아닌가 살짝 걱정됐다.

 

 “누나는 어디 갔어요?”

 

 “누나는 지금 옷을 사러 갔어.”

 

 “언제 와요?”

 

 “그러게 언제 올까? 아마 좀 있으면 오지 않을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화장실 입구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누나 왔나 보다. 잠시만 혼자 놀고 있어.”

 

 민현이에게 넘겨준 뒤 밖으로 나갔다.

 

 “너 진짜 빠르다. 다시 봤어.”

 

 “하…. 내가 진짜 쟤 때문에 늙는다, 늙어.”

 

 “어쨌든 나이스. 빨리 입혀서 내보낼게.”

 

 “알았어.”

 

 민현이는 내가 나가 있는 동안 몸이 다 젖어 있었다.

 

 이걸 그냥 옷을 입히기에도 조금 그런데.

 

 “모아야 혹시 수건 있어?”

 

 밖에까지 들리도록 크게 말했다.

 

 “없어.”

 

 어쩔 수 없이 입고 있던 집업으로 민현이의 몸을 닦았다.

 

 몸을 닦아주는 동안 조금 불안해서 여기저기 다시 한 번 물로 헹궜다.

 

 “죄, 죄송합니다.”

 

 민현이가 모아에게 사과했다.

 

 “내가 진짜 애 때문에 뭐하는 건지.”

 

 “너무 그러진 마. 베테랑답지 않게.”

 

 “난 인제 그만 두는 거니까 너나 베테랑 실컷 베타랑 되라.”

 

 “뭐, 그래도 잘 된 거 아니겠어?”

 

 “그래. 잘 된 거지.”

 

 공원으로 갈 때보다 버스에 사람이 없었다.

 

 시계는 8시를 나타내고 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아마 8시 30분쯤 되어 있겠지.

 

 “얘 진짜 잘 잔다.”

 

 모아가 말했다.

 

 나와 모아는 남아 있는 자리가 없어서 민현이만 앉혔다.

 

 “짜증 날 정도로 많이 자네.”

 

 “애 자는 걸 보고 있으니까 나도 졸리네.”

 

 “피곤하다.”

 

 “그나저나, 너는 왜 시간 멈추지 않은 거야?”

 

 “아…. 그거 다 써버렸어.”

 

 “뭐?”

 

 “다 써버린 것 같아. 아까 얘 없어지자마자 써 보려고 했는데 발동이 되지 않았어.”

 

 “몇 번 정도 썼는데?”

 

 “글쎄.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아서 맘대로 멈추고 그랬거든.”

 

 “나는 지금 못쓰잖아.”

 

 “넌 아직 인턴이니까.”

 

 “아쉽네. 아, 배도 고프고 피곤하고 이 일을 왜 하겠다고 했지.”

 

 잠깐만, 오늘 저녁이 고기였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

 

 “연결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

 

 “운동 중이신가?”

 

 “왜 그래?”

 

 “엄마가 전화를 안 받아서.”

 

 “맞다, 너 집에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했지?”

 

 “근데 얘 때문에 이렇게 늦었네.”

 

 “어쩔 수 없지. 이런 사람들을 인도하는 게 일인걸.”

 

 “넌 조금 있으면 이 일을 그만두잖아.”

 

 “걱정 마. 가끔은 어울려 줄게.”

 

 “말이라도 고맙네.”

 

 어느새 도착한 우리는 버스에서 내렸다.

 

 밤하늘 아래 공기는 쌀쌀했다.

 

 “나 먼저 가볼게.”

 

 “어, 잘 들어가. 민현이는 내가 맡겨 놓을게.”

 

 그녀가 손을 흔들었다.

 

 쌀쌀한 바람이 내 팔을 스쳤다.

 

 “다녀왔습니다.” 단숨에 집까지 뛰어 올라왔다. 집안은 달빛조차 들어오지 않아 음산한 기운을 내고 있었다.

 

 “엄마 어디 가신 거지?”

 

 집안이 쥐 죽은 듯 고요해서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거실에 불부터 켰다.

 

 불을 켜보니 어둠 속에 가려졌던 종이가 보였다.

 

 엄마는 그 좋은 핸드폰 안 쓰시고 왜 이런 걸 남기셨데.

 

 지금까지도 안 오신 걸 보면 꽤 오래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엌에는 얼어 있었던 고기가 녹아 있었다.

 

 뭐 혼자 고기 구워 먹는 것도 나쁘진 않지.

 

 “어째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

 

 등 뒤에서 모아 목소리가 들렸다.

 

 “응? 그래 보여?”

 

 “어깨는 축 축 처져 있고. 눈은 또 왜 그렇게 뜨고 있어.”

 

 “그렇구나.”

 

 “무슨 일 있어? 민현이 때문에 그래? 민현이 잘 들어갔어.”

 

 “아…. 다행이다.”

 

 “적응은 잘했어?”

 

 “다른 애들도 좋아 보이는 눈치던데.”

 

 “다행이네.”

 

 “근데 너 아직도 표정이 안 좋아. 무슨 일 있었어? 고기 못 먹었냐?”

 

 “아니야. 그냥 잠 좀 설쳤어.”

 

 “어제 하루 일했는데 약해 빠져서. 잠 좀 많이 자. 밥도 잘 먹고.”

 

 “알겠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느낌이 싸했다.

 

 나 혼자 집에 덩그러니 놓인 기분이었다.

 

 사람의 안 좋은 직감은 무서울 정도로 잘 맞았다.

 

 엄마는 아침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엄마의 옷, 화장품, 신발 모든 게 다 그대로였다.

 

 “야! 정신 차려. 점심시간이야. 밥 먹어야지.”

 

 “응.”

 

 “아직도 이러네.”

 

 “응.”

 

 “밥 먹자. 이러지 말고.”

 

 “응.”

 

 “이따 학교 끝나면 나랑 꽃 가게 좀 가자.”

 

 “거긴 왜?”

 

 “잊었어? 그 노예 계약서에 꽃을 키우라고 있었잖아.”

 

 “그랬었지. 그거 안 지키면 무슨 일 나?”

 

 “페널티가 부과돼.”

 

 “무슨 페널티?”

 

 “네가 소중하게 여기던 게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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