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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왕좌의 조건
작가 : raloralo
작품등록일 : 2016.9.15


아버지가 죽은 후
떠돌이 소금장수로 전락한 우불이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8. 잔인한 선택-2
작성일 : 16-10-04 21:48     조회 : 437     추천 : 0     분량 : 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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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선택 2

 

 

  관노부가가 소노부를 열렬하게 지지한 것은 모두 상루의 전략이었다. 본래 관노부는 5부 중 가장 힘이 약한 부족으로서 관노부 출신은 왕비가 되어도 왕후가 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관나부인이었다. 연불의 사랑을 받는 관노부 출신의 장발의 미인 관나부인은 소후가 되려고 하였다. 절노부의 출신의 왕후 연씨는 위나라가 천금을 주고 장발을 구한다면서 관나부인을 위나라에 보내면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말을 들은 관나부인은 노하였다. 관나부인은 연불이 사냥에서 돌아오자 가죽주머니를 보여 주면서 말했다.

 

 

  "왕후가 저를 가죽주머니에 넣어 바다에 버리려고 합니다."

  "정말이냐?"

  "그렇습니다."

  "왕후가 너를 죽이려고 한다 말이지."

  "그러니 제발 집으로 보내주십시오."

  "가죽주머니는 어떻게 구했느냐? 왕후가 너를 가죽주머니에 넣어 버리려고 했다면 함부로 두지 않았을 텐데……"

  "그건……"

  "네가 감히 왕후를 모함해. 너를 가죽주머니에 넣어 주마."

 

 

  연불은 관나부인을 가죽주머니에 넣어 서해에 버리게 하였다. 연불은 관나부인을 살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관나부인을 죽인 것은 관노부 출신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상루가 국상이 되면서 세력을 넓혀가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상루가 절노부를 약화시키기 위해 관노부를 끌어들인 것이었다. 각 각 왕족과 왕비족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계루부와 절노부가 세력을 잃어가는 반면 소노부의 지원을 받게 된 관노부는 세력을 확장하게 것이었다. 관노부가는 좌중을 스윽 훑어본 후에 한쪽에 서 있는 순노부가에게 말했다.

 

 

  “순노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관노부가가 순노부의 생각을 물은 것은 순노부가 제의(祭儀)를 관장하는 부족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관노부가가 순노부가에게 질문한 것은 제의를 관장하는 부족으로서 결정을 내려야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

 

 

  순노부가는 잠자코 관노부가를 바라보았다. 관노부가가 주장한 대로 다루카를 모독한 것은 죽음으로도 그 죄를 다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문제는 돌고가 대신 받겠다고 하면서 정치적 다툼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우불이 다루카에 들어온 이유였다. 우불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라 하여도 이유없이 들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우불이 말한 대로 왕의 허락을 받고 들어왔다는 뜻이며 그 이면에는 돌고를 제거하겠다는 계산이 숨어 있었다. 누구보다도 다루카를 지켜야 하는 왕이 다루카를 이용한 것이다.

 

 

  관노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관노부가 소노부를 지지한 것은 정치적 이익 때문이었다. 제의를 관장하는 부족의 의무는 나라를 통합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루카마저도 정치에 이용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순노부가는 관노부가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관노부가의 말이 옳습니다. 모법을 보여야 할 계루부가 다루카를 모독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죽음으로서 그 죄를 다스리는 것이 옳은 줄 압니다.”

  “제가들은 그에 대한 절차를 의논하도록 하시오.”

 

 

  왕은 순노부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외쳤다. 그로서 제가들의 오랜 논쟁은 끝을 보게 된 것이었다. 이제 제가들이 할 일은 돌고를 처형하는 방법에 대해 의논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가들은 주위를 쳐다보기만 할 뿐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제가들은 돌고를 죽이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했으나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왕이 돌고를 죽이기 위해서 다루카를 이용했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순노부가의 입장에서는 그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말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제가들이 망설이고 있는 상황을 뚫고 나온 사람은 우불이었다.

 

 

  “알려 주십시오.”

  갑자기 왕 앞으로 나온 우불은 무릎을 꿇었다.

  “알려달라니? 뭔 말이냐?”

  뜻밖의 상황에 놀란 왕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우불의 말에 왕은 이마를 찡그렸다. 이미 왕은 우불이 보통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포목전에서 일하는 보잘 것 없는 아이나 계루부의 기개를 담고 아이가 우불이었다. 그러나 돌고를 살릴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 할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왕은 이빨을 윽물면서 말했다.

 

 

  “방법을 가르쳐달라!”

 

 

  왕의 말에도 우불은 움쩍도 않았다. 처음에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왕을 바라보는 우불의 얼굴에는 방법을 알려주기 전에는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었다. 왕으로서는 보통 난처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왕은 강제로 끌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왕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일이었다. 왕은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면서 노려보기만 하였다.

 

 

  “그것은 공자께서 선택할 문제입니다.”

 

 

  바로 그때에 왕의 뒤에 서 있는 창조리가 나섰다. 그제야 우불은 창조리를 발견했다. 창조리는 무뢰배들에게 쫓기는 우불을 도와준 사람이었다. 아울러 창조리는 아버지가 가깝게 지냈다고 말한 사람이기도 하였다. 우불은 창조리를 쳐다보면서 필사적으로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창조리는 대답대신 왕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지금부터는 자신이 맡을 테니까 믿어 달라는 뜻이었다. 갑작스러운 창조리의 행동에 제가들은 긴장했다.

 

 

  긴장하기는 왕도 마찬가지였다. 창조리는 관노부에서도 서열이 낮은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대가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는 것은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곡림에서 왕을 구한 것이 일례였다. 당시 국내성은 안국군의 죽음으로 뒤숭숭한 상황이었다. 왕은 신성으로 거처를 옮기려고 하였다. 왕을 실은 마차가 곡림에 이르렀을 때 모묭외가 이끄는 선비족이 습격했다.

 

 

  갑작스러운 선비족의 습격에 라존은 속수무책이었다. 라존이 최정예무사로 구성되었다고 하나 초원에서 나고 자란 선비족의 용맹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 오백 명의 기병을 데리고 달려온 북부소형1) 고노자가 선비족을 격퇴했다. 창조리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준비한 군사였다. 그만큼 창조리는 껄끄러운 존재였다. 그런데 그 창조리가 전권을 맡겨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왕은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왕을 구할 사람은 창조리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왕은 창조리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공자께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고추가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창조리는 우불에게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은……"

  "……"

  "공자께서 왕이 되어 사면하는 것입니다.”

 

 

  창조리의 그 대답은 제가들을 술렁이게 하였다. 창조리가 우불에게 왕이 되어 돌고를 사면하라고 말한 것은 반란을 권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것이 왕의 재가 하에 이루어진 일이라 하여도 반란을 권유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참다못한 소노부 제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대사자는 무슨 말을……?”

  그러나 소노부 제가의 말은 우불의 질문에 잘렸다.

  “어떻게 하면 왕이 될 수 있습니까?”

  “우소를 청하는 겁니다.”

 

  우소라는 말에 제가들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우소는 가우사를 뽑겠다고 청하는 것으로 왕이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이었다.

 

 

  "우소라면? 가우사를 뽑는 것을 말씀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정말 왕이 될 수 있는 겁니까?"

  "그것은 성제의 뜻으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겠습니다."

 

 

  이제 제가들은 놀라다 못해 기절할 지경이었다. 제가들이 아는 바와 같이 가우사는 성제가 성제가 석판에 쏜 화살로 누구든 그 화살을 뽑는 자는 진정한 왕이 될 거라는 전언이 내려오는 화살이었다. 그러나 삼백년 전 무휼2)이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한 소노부의 아산이 가우사를 뽑다가 자결 한 후 뽑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었다.

 

 

  그것은 반역자로 처형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가우사를 뽑는 것은 성제의 전언으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왕좌를 노린 자를 처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소노부의 아산이 자결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홉 살 밖에 안 된 우불이 가우사를 뽑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말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우불의 대답에 창조리는 왕 쪽으로 몸을 돌렸다.

  “공자께서 우소를 청하셨습니다.”

 

 

  왕은 귀까지 번지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창조리가 나섰을 때 왕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창조리가 아무리 뛰어난 신하라 하여도 왕을 치고 나서는 것은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창조리의 계획은 돌고와 우불을 한꺼번에 죽이는 것이었다. 일전쌍조! 꿩도 먹고 알도 먹는 그 계획은 장량도 감탄할 만한 묘책이었다. 이제 왕이 할 일은 그에 맞는 형식을 갖춰 주는 것이었다.

 

 

  “순노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순노부가는 왕을 바라보았다. 가우사는 성제의 전언이 내려오는 것으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왕은 돌고를 죽이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애석하게도 순노부가는 왕을 막을 수 없었다. 왕이 가우사를 이용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었다. 순노부가는 왕의 계획에 이마를 찡그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가우사는 성제의 전언이 담겨 있는 화살입니다. 다루카를 모독한 죄인이라 하더라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문제가 없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순노부가의 말에 왕은 창조리에게 말했다.

  “시행하시오!”

  창조리는 우불에게 돌아섰다.

  “지금부터 고추가를 저잣거리에 세워 논 기둥에 묶고 물 한 모금도 안 드릴 겁니다. 공자께서 가우사를 뽑으면 공자께서는 왕이 됩니다. 하여 왕의 명령으로 고추가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우사를 뽑지 못하면 살릴 수 없습니다. 아울러 공자께서는 반역자가 될 것입니다. ”

  “……”

  “하시겠습니까?”

  “하겠습니다.”

  우불은 대답했다.

 

 

 

 

 

  주석

  1) 태수보다 아래의 지방관위를 일컫는 말로 재라는 관직을 맡을 수 있다.

  2) 대무신왕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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