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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정오마을 살인사건
작가 : 다시봄
작품등록일 : 2019.8.27

25년 전 한 사건으로 인해 여자아이, 연이가 죽었다. 그 후, 마을사람들은 쉬쉬 거리며 모든 것을 없던 일처럼 여겼다. 그리고 25년 후, 마을에 새로운 손님. 그의 정체는 신부이다. 그가 나타난 후, 살인이 시작된다. 범인은 그 신부인가? 왜 연이는 25년 전에 죽었을까?

 
13. 사라진 시체-1
작성일 : 19-10-03 14:15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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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사라진 시체-1

 

 

 1

 

 

 

 끼익.

 

 

 버스가 타이어 긁는 소리를 내며 도착했다. 양이삭은 버스에 올라타며 기사에게 물었다.

 

 

 “방직마을 가죠?”

 

 “네.”

 

 “거기가 다음 정거장 맞죠?”

 

 

 버스 운전사는 대답 대신 고개를 까딱거렸다. 띡, 소리와 함께 양이삭은 버스카드를 찍었다.

 

 그의 오늘 목적지는 방직마을인 듯 했다. 그는 내리는 문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다. 그의 손이 어느새 열려진 창문을 닫았다.

 

 이어서 손에 쥐고 있던 여러 겹으로 접힌 지도를 주섬주섬 펼쳤다. 그의 손이 지도의 접힌 부분 하나하나를 풀어내자 정오마을 근처 일대의 지도가 나왔다.

 

 

 ‘그러니까,’

 ‘이쯤이면?’

 ‘15분 정도 걸으면 될라나?’

 

 

 음, 하며 그는 약간의 신음 섞인 소리를 내었다. 지도에는 빨간 펜으로 방직마을 구석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양이삭은 집게손가락으로 포물선을 그었다. 방직마을 입구에서 좀 떨어진 지점에 표시되어 있는 빨간 동그라미까지. 양이삭은 지도를 잘 접어 주머니에 도로 쑤셔 넣었다.

 

 

 “이번 정류장은 방직마을, 방직마을입니다. 내리실 분은 벨을 눌러주세요.”

 

 

 안내방송도 나오기 전에 이미 양이삭은 내릴 준비를 했다. 양이삭의 발이 땅에 닿자마자 버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버스 정류장은 방직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옆에 있었다. 방직마을은 정오마을과 달리 평지로 이루어졌다. 마을 전경이 입구에서 훤히 내려다 보였다.

 

 양이삭이 버스에서 예상한 정도의 시간을 걷자 가게와 집들을 벗어났다. 바로 그곳에 마을 입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입구 하나가 나왔다. 그것은 산으로 이어진 구석진 길이다. 빨간 동그라미 표시의 바로 그곳이다.

 

 양이삭은 그 구석진 길을 올려다보았다. 길은 나무로 만든 계단이 촘촘히 이어진 좁은 곳이다. 그는 천천히 계단을 밟아 좁은 오르막길에 올랐다.

 

 양이삭은 후, 하며 코와 입으로 번갈아 숨을 쉬었다. 갑자기 부산스러워진 그의 심장 박동을 진정시키려는 모양이었다. 그의 눈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했다.

 

 계단을 30-40개 정도 올랐을 때였다. 대략 50평정도 되는 평지에 거대한 나무가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와, 하고 그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흘렀다. 족히 500년 이상은 되어 보이는 수려한 나무였다. 하늘로 뻗어 올라간 가지는 마치 승리한 장수가 하늘 높이 쳐 올린 단단한 창 같았다.

 

 울창하게 뻗은 나무 가지에는 다양한 천들이 감겨 있었다. 아마도 천들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하나씩 매단 증표이리라.

 

 양이삭의 시선은 나무 밑동에서 하늘로 치솟은 나무 가지를 따라 천천히 하늘로 향했다. 양이삭의 입은 헤 벌어졌다. 나무의 기개에 압도당한 것이다.

 

 자연을 마주하다보면 간혹 가다 설명이 안 되는 영험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때면 지금처럼 입을 헤 벌린 채 멍하니 서 있게 된다.

 

 나무의 기에 눌려 있던 양이삭이 허름한 초가집으로 시선을 옮겨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비추던 해가 그의 눈앞에서 반짝였다. 그는 순간 눈을 끔뻑거렸다.

 

 그때였다.

 생각 하나가 그의 뒷머리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여기에 온 목적이 퍼뜩 떠오른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양이삭은 거대한 나무를 지나 바로 뒤에 있는 초가집을 향했다.

 

 초가집은 오래도록 방치된 상태였다. 폐가의 기색이 역력했다. 울타리는 가늘다 못해 빈약했다.

 

 나뭇가지로 듬성듬성 엮은 형태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시늉뿐인 손바닥정도 되는 마당을 지나 몇 발자국도 되지 않는 곳에 문이 있었다.

 

 그 문은 집 안으로 연결된 격자무늬의 전통 창호문이었다. 처마와 창호문에는 거미줄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삐걱.”

 

 

 양이삭은 살짝 문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문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 문틈에서 문이 빠져나오자 쌓여있던 먼지가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양이삭은 손을 휘이휘이 저으며 눈앞에서 먼지를 거둬내었다. 그가 발을 한 발짝 방 안으로 들여놓자 발의 진폭으로 인해 먼지가 훅, 하고 공중으로 휘몰아쳤다.

 

 

 “콜록”

 “콜록”

 “후”

 

 

 양이삭은 곧 마스크를 챙기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는 신발을 신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창문이 없어서인지 꽤나 어두웠다.

 

 활짝 열린 문으로 빛은 맹렬하게 쳐들어갔다. 그러나 몇 발자국 전진하는가 싶더니 짙은 어둠 앞에서 백기를 들고 사라졌다.

 

 양이삭은 혹시나 싶어 문 바로 옆에 있는 스위치를 켰다. 역시나 전등은 작동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핸드폰의 플래시 앱을 켰다. 플래시 앱의 성능은 뛰어났다.

 

 방 안을 비추는 플래시의 빛을 따라 가보면 방은 대략 5-6평정도 되는 직사각형 모양이다. 꽤 넓은 편이다.

 

 문에서 오른쪽으로 서랍장이 그리고 맞은편 벽에는 액자가 걸려있다. 문 왼편으로는 방석이 깔린 자리 앞에 옻칠이 된 작은 갈색 밥상이 있고, 그 위에 썩은 쌀이 담겨진 그릇이 있다.

 

 밥상 뒤로 신상이 장식된 단이 있다. 오래 방치된 탓에 거미줄과 수북이 쌓인 먼지는 덤이었다.

 

 양이삭은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나무로 된 서랍장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첫 번째 서랍장을 열었다. 서랍장은 버걱거리며 잘 열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기름칠을 안해서인지 맞닿은 나무틀끼리 부대꼈다.

 

 양이삭은 힘을 주어 서랍장을 몸 쪽으로 끌어당겼다. 서랍장이 몸 쪽으로 훅하고 당겨오자 먼지가 양이삭에게 달려들었다.

 

 

 “콜록”

 “콜록”

 “후”

 

 

 양이삭은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대략 10여 초가 흐른 후, 그는 핸드폰으로 서랍장을 비추었다. 서랍에는 무당 옷가지와 물건들이 있었다. 아쉽게도 나머지 서랍장은 텅 비었다.

 

 양이삭은 맞은편 벽에 걸린 액자로 시선을 돌렸다. 뿌옇게 먼지가 앉았다. 양이삭의 장갑 낀 손길이 지나가자, 그 자리에 오래된 사진의 날 것이 드러났다.

 

 사진은 누렇게 떠 있었다. 그 액자의 사진 중에 한이화의 모습이 있었다.

 

 

 ‘무당...?’

 ‘이 집의 주인이다.’

 ‘그녀는 지금 실종상태이다.’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양이삭은 가만히 한이화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한이화를 향한 양이삭의 눈빛은 묘했다. 그는 곧 핸드폰을 갈색 밥상으로 돌렸다. 갈색 밥상 위에는 먼지 쌓인 부적들의 잔해와 종이들이 흩어져 있었다.

 

 

 “삐그덕”

 “삐그덕”

 

 

 양이삭이 걸을 때마다 마룻바닥이 삐걱거렸다. 그는 밥상에 다가와 먼지를 훅하고 불었다.

 

 불자마자 양이삭은 그의 행동을 곧바로 후회했다. 공중에 흩뿌려진 먼지는 한겨울에 내리는 힘없는 가루눈 같았다.

 

 

 “콜록”

 “콜록”

 

 

 양이삭이 분 바람결에 종이 몇 장이 날아갔다. 양이삭은 몇 발짝 옆으로 중심을 옮겼다. 떨어진 종이를 주우려는 모양이었다.

 

 그때 그가 오른발을 한 걸음 더 내딛자 빠각, 하는 소리가 났다. 나무 바닥이 깨지는 소리였다. 나무가 너무 오래되어 썩은 모양이었다. 앞으로 더 나아갔다가는 나무 바닥이 무너져 낭패를 볼 수 있었다.

 

 양이삭은 무게 중심을 슬며시 왼발에 두고 뒤로 천천히 물러났다. 차라리 가만히 있을 걸, 생각하는 후회는 이미 늦었다. 옮긴 중심은 신의 한수가 되지 못했다.

 

 

 “빠각”

 “퍽”

 

 

 왼쪽 발이 디디고 있던 바닥이 아래로 푹 꺼졌다. 왼발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덩이로 추락했다.

 

 

 “아”

 “윽”

 “이런 젠장...”

 

 

 그는 부서진 나무가시에 다리를 공격당했다. 생각보다 나무가시들은 날카로웠다. 다리를 빼내려면 나무가시들을 피해야 했다. 그러나 사방에서 삐죽거리는 나무가시는 양이삭을 쉽게 놓아줄 것 같지 않았다.

 

 

 ‘어?’

 

 

 양이삭의 입에서 뭔가를 발견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는 발바닥의 높낮이가 다른 것을 느꼈다. 흙이 있는 위 바닥과 흙이 없는 맨살을 드러낸 낮은 바닥. 다시 발로 툭툭 건드려보면 뭔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양이삭은 오른발에 중심을 옮기며 최대한 살살 다리를 빼냈다. 그 사이 나무가시들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양이삭의 다리는 처참하게 공격당했다. 구멍 밖으로 패잔병의 모습이 드러났다.

 

 양이삭의 다리에는 면바지를 뚫고 공격당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상처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러나 양이삭의 온 신경은 온통 발이 빠졌던 구멍에 가 있었다. 양이삭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구멍 아래로 핸드폰을 비추었다.

 

 

 ‘뭐지?’

 ‘빈 공간이 느껴진 것은?’

 

 

 그가 구멍 안으로 손을 넣자 “앗, 따거.” 하며 소리를 질렀다. 으르렁거리며 날서 있던 나무가시에 찔린 것이다.

 

 그는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찾듯 눈을 희번덕거리며 주변을 배회했다. 이번엔 꼭 승리를 다짐하는 눈빛이었다.

 

 상 위에 쌀그릇이 토끼처럼 움츠리고 있었다. 포식자 같은 그의 손이 잽싸게 쌀그릇을 낚아챘다. 썩은 쌀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양이삭은 쌀그릇으로 구멍에 난 나무가시들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전세는 단번에 역전되었다. 나무가시들은 뭉뚝하게 오므라들었다.

 

 그는 구멍 안으로 살짝 손을 넣었다.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딱히 긁히지도 않았다.

 

 양이삭의 손은 심연을 알 수 없는 그곳으로 깊숙이 잠수해갔다. 빛 한 줄기 닿지 않는 심연의 바닥에 그의 손가락 끝이 닿았다. 그는 손톱을 바닥에 대고 튕겼다. 그러자 탁탁거리며 나무 소리가 났다.

 

 

 ‘공간이다.’

 ‘저 아래 무언가가 있다.’

 ‘무당이 숨겨 놓은 것일까.’

 ‘그렇다면 아마도 귀중한 것이리라.’

 

 

 그는 손가락 끝의 감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그 감각은 한쪽에 덮여 있던 흙을 천천히 파 들어갔다.

 

 흙을 어느 정도 거둬냈을 때였다. 손가락의 신경이 알려주었다. 바닥은 뚜껑이었다. 더듬거리던 손가락 끝의 감각에 작은 홈 하나가 느껴졌다.

 

 곧 그것이 뚜껑을 열기 위한 홈인 것을 직감했다. 홈 안의 아주 작은 공간이 손가락의 감각에 걸렸다.

 

 양이삭은 검지와 중지를 간신히 홈에 쑤셔 넣고는 있는 힘껏 잡아 당겼다. 조금씩 뚜껑이 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만... 조금만 더...’

 

 

 양이삭은 단전에서 끌어올린 힘을 검지와 중지에 다시 한 번 집중시켰다. 기합소리가 양이삭이 꽉 문 이 사이로 으으으 거리며 튀어나왔다. 그러자 퍽, 소리와 함께 나무판자로 된 뚜껑이 튕겼다.

 

 “됐다.” 라고 소리치며 양이삭은 후우, 하고 숨을 쉬었다. 목덜미에 땀이 난 것이 느껴졌다. 그는 손바닥으로 목덜미 땀을 스윽, 닦았다.

 

 

 ‘이건...?’

 

 

 목덜미는 먼지와 흙으로 땀과 함께 범벅이 되었다. 그는 곧바로 뚜껑을 벽에 붙였다. 그는 핸드폰의 플래시를 구멍 안으로 비추었다. 그러자 그 밑에 네모난 공간이 보였다.

 

 

 ‘종이박스?’

 

 “이건가? 설마...”

 

 

 생각보다 작았다. 양이삭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기억이 났다. 그녀가 말해준 것보다 상자의 크기가 훨씬 작게 느껴졌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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