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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쌍화점: 고려성인주점
작가 : 한계령
작품등록일 : 2019.8.28

'쌍화점에 술을 마시러 갔더니 회회 아비 내 손목을 잡더라~'
쌍화점이란 고려시대에 귀화한 서역인(중동인)들을 위해 상권을 주어 영업을 하도록 한 장소이다.
이들은 밤이면 상점 앞에 심지가 두개인 등잔을 내걸어 쌍화점이라고 했고 이들 서역인들을 회회아비라 불렸다.
쌍화점은 이국적이고 개방적인 영업방침으로 인해 고려의 남녀들의 은밀하고 퇴폐적인 사교의 장소로 인식되었다. 이런 쌍화점에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청년이 있었으니..

 
14/고래사냥
작성일 : 19-10-03 13:49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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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고래사냥

 

 개업 첫날, 재수 없게도 때 아닌 도둑을 맞자 순군만호부(고려의 경찰서)에서 순검 (수사관)들이 나와 수사를 시작 했지만 나는 그들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물건을 잃어버린 손님들에게는 차후 술값으로 손해액을 계산 해주기로 하자 이 사건은 차츰 종결 된 듯싶었다.

 

 더욱이 개업 첫날부터 절도사건이 일어나자 손님들 스스로 자신의 소지품을 챙기는 등 신중한 태도도 술집 분위기를 잡아가게 되자 술집의 품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그야말로 교양 있는 술집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술집은 술집인지라 개경의 난다 긴다 하는 술꾼들이 몰려들어 법석을 떨었다. 특히 귀족들의 미성년 자녀들이 나이를 속이고 들어 와서 방종을 일삼는 행동을 하는 일이 종종 생기기도 하였으나 개경 저자거리에 악명 높은 소악패의 우두머리를 문지기로 기용 하면서 부터는 차츰 이들의 출입도 사라졌다. 그러나 문제는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드는 어른들의 행동 이었다.

 

 술에 취해 다른 좌석의 손님에게 시비를 걸거나 모르는 여인에게 추태를 부리고 여자 종업원들을 함부로 다루는 행위들이 벌어지고는 했다. 더욱이 높은 벼슬에 있는 자들은 그들의 직위를 이용해 행패를 부리거나 돈으로 만용을 부리는 작태들이 발생 하고는 하였으나 뚱보 공주에게 간청하여 그런 자들을 엄벌하라는 엄명이 내리자 벼슬아치들의 횡포도 차츰 사라졌다.

 

 그런 대가로 술에 취한 공주의 술자리에 시중을 들게 되었는데 술에 취한 공주는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후회하는 목소리로 말하기를

 

  ‘널 보면 생각나는 녀석이 있어. 그때 그 녀석을 성곽노예로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그 힘든 노역에 살아나 있을련지 궁금하구나.’

 

 그런 자책하는 그녀의 행동에 그녀에 대한 증오도 차츰 눈 녹듯 살아졌지만 두 번 다시는 당하지 말하지 하는 각오를 더욱 마음속에 다졌다. 하여간 뚱보 공주 덕분에 벼슬아치들의 만행은 사라졌다.

 

 그러나 누타만은 좋은 게 좋고 돈만 벌면 된다는 계산에 대충 넘어가다 못해 남자와 동행하지 않은 여자 손님들을 남자들 자리에 앉히는 소위 말하는 미팅을 시키기도 하고 또 자신도 혼자 온 여자를 꼬여 복도 끝 깊숙한 식품 창고로 데려가 즐기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건전한 술집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주인으로써 품위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러기에 간혹 돈 많은 귀족 여자들이 특실을 잡아 놓고 고급술과 기름진 안주를 주문해 놓고 나와 대작을 하기를 원했지만 나는 잠시 인사 차 들려 문안인사를 하기만 하고 정중히 그 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나도 남자이고 아직 피가 끓는 청춘이기에 때론 그런 여자들의 청을 거절할 때는 은근히 괴롭기로 하였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그 누군가를 막연히 기다린다는 그야말로 막연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막연한 상대가 과연 누굴까? 그리고 막연히 기다리면 올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한 좌석에서는 술에 취한 한량 들이 서로 술값을 안 내겠다는 소란이 벌어졌다.

 알고 보니 이들은 친구 사이로 서로 상대방이 술값을 낼 거라고 생각하고 술을 마셨으나 술이 취하니 술값이 아까워 서로 미루고 있는 참이었다.

 

 내가 나타나자 그들은 서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며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봐요 회회아비! 내말 좀 들어 보시오. 난 오늘 이 친구가 한잔 산다고 해서 온 것뿐이요. 그런데 나보고 술값을 내라니 이게 가당한 일이요?’

 

  ‘이 친구는 맨날 맨 입만 가지고 댕기나? 남이 한번 사면 자기도 한번 살 줄 알아야지.’

 

  ‘나도 술값을 한두 번 바가지 쓴 게 아니요. 맨날 호구 짓을 못하지.’

 

  ‘나야 내고 싶지만 능력이 되지 않는 걸 어쩌나? 장가 한번 잘 못 간 덕에 호랑이 마누라 모시고 사는 엄처시야 신세라는 걸 잘 들 알지 않는가?’

 

 술에 취했어도 금전이 오고 가는 일이니 변명들은 청산유수로 내 뱉는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정 그러면 사다리 타기를 하세요.’

 

  ‘사다리 타기라니?’

 

 나는 일하는 새끼광대를 불러 종이와 붓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종이에 새로 줄을 긋고 사다리를 그리자

 

  ‘아! 재비 뽑기로구나.’

 

 금방 쉽게 공감들을 했다.

 

  ‘자! 위에 적힌 번호를 고르시고 해당된 사람은 술값을 내는 겁니다.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절대 복굴 복이니 딴말하기 없고요.’

 

 그러자 모두 재미있어 하며 사다리타기를 했다.

 모두 웃으며 게임을 하자 옆 좌석에 손님들도 호응하며

 

  ‘거 재밌네. 우리도 술값계산은 저 사다리 타기로 하세.’

 

 이래서 사다리 게임이 쌍화점뿐만 아니라 개성은 물론 고려 전체까지 퍼져 나갔고 아낙네들 점심내기라던가 하다못해 아이들이 군것질 하는데 까지 에도 이 게임이 유행되었다.

 그러니 이래저래 쌍화점은 더욱 명소가 되었고 초저녁 만 되도 자리가 넘쳐 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오늘밤도 이곳은 화려한 치장의 선남선녀들이 가득 몰려와 이국적인 음률에 실려 농밀한 취기에 아련한 눈빛들을 맞추며 서로의 몸을 부비며 격랑의 바다위에 정처 없이 떠가는 일엽편주처럼 흥청이고 있다.

 

 내가 떠나온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풍경은 그대로 닮아 있다. 단지 레이저 음악과 사이키 조명이 다를 뿐 흥분과 격정과 유혹이 그곳과 똑 같다. 나도 저린 곳에서 욕망과 쾌락을 찾아 부나비처럼 떠돌았다.

 

 한바탕 춤의 소용돌이가 끝나자 한 여인이 동료들의 등에 떠밀려 무대 위로 올라온다. 약간 취기에 홍조를 띈 여인은 부끄러운 듯 몸을 비꼬다가 이내 악사들의 연주에 맞추어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한나라의 임금님 미녀를 좋아하여 하였건만

  용상에 오른지 오래되어 절세미인 얻지 못했네

  양씨집 가문에 막 장성한 아가씨 있었건만

  깊숙한 규방에 자라 아무것도 몰랐었네..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다.

 어느 여인이 내게로 다가왔다.

 유독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이 빛나는 여인이었다.

 자운선을 만난 이후부터 처음 여자를 볼 때 눈을 보는 버릇이 생겼다.

 여인이 말했다.

 

  ‘장한가라는 당나라 때 노래예요. 여인이 왕에게 구애하는 가사이지요.’

 

 무대 위에 여자는 그 장한가라는 노래를 계속 되었다.

 

  ‘달 밝은 밤 임금님 그녀를 찾아왔네

  사랑한다는 말보다 먼저 입을 맞췄네

  어머 어머 이러지 마세요

  우리 부모 아시면 큰일이 납니다.’

 

 여인은 익살스런 동작을 해 가며 노래를 부른다.

 객석 모두에서는 박장대소와 함께 배꼽들을 잡고 웃는다.

 여인의 노래가 끝나고 박수와 함께 무대로 내려오자

 요번엔 불똥이 나에게 튀었다.

 

  ‘이번엔 회회아비께서 한 곡 뽑으세요.’

 

 나에게 장한가를 설명해 준 여자였다.

 그러자 모두 박수가 터졌다.

 난 손사래를 치며 이 자리를 피하려 하였지만

 모두 좌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와

 어떨 수 없이 무대로 올랐다.

 나는 악사의 부르카를 빌려 마치 통기타처럼 퉁기기 시작했다.

 비슷하나마 코드 몇 개가 잡혔다.

 기타를 치며 대학시절 엠티 가서 장기자랑 시간에 부르던 노래를 불렀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어도

  세상은 모두 허무한 것 뿐

  무엇을 할 것인가 돌아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삼등 삼등 열차 기차를 타고 허~

 

 제 딴엔 신이 나 기차화통을 삼듯 노래를 불러 재꼈다.

 처음엔 난생 처음 들어보는 가사와 멜로디에 어리둥절하던 이들은 차츰 노래를 음미하는 모습들이다.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 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네 꿈하나는

  조금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자! 떠나자 동배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노래가 끝나자 요란한 박수와 함께 재청소리가 연발 됐지만 나는 무대를 내려왔다.

 박수는 계속되어 그칠 줄 몰랐다.

 평소 음치취급을 받는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줄 몰랐다.

 여인들이 환호를 하며 내 곁에 몰려왔다.

 검은 눈동자의 여인이 말했다.

 

  ‘당신은 늘 신비로워 보였는데 노래까지도 신비롭군요.’

 

 다른 여인이 말했다.

 

  ‘그래요 밤이 세도록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그 뒤끝은 늘 허전한 걸요.’

 

 또 다른 여인이 말했다.

 

  ‘고래는 산 보다 크다는데 그걸 어찌 잡는단 말이요?’

 

  ‘삼등열차는 역마차를 말하는 건가요? 아니면 가마?’

 

 모두 궁금해 한마디씩이다.

 

  ‘하여간 좋은 노래요? 가시리처럼 유행 할 노래는 아니지만’

 

  ‘이 노래 회회아비의 자작곡인가요?’

 

  ‘아닙니다. 먼 미래 아니 과거로부터 부르던 노래에요. 송창식이라는 가객이 부른 노래이지요.’

 

  ‘송창식이라면? 송나라 사람인가요?’

 

  ‘아닙니다.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이라면 한나라를 이야기 하는 건가요?’

 

  ‘한때 여의도에 한나라라는 당이 있었습니다만..그 한나라 당이 새누리 당이 되었다가 지금은 자유 한국당이 되었지요.’

 

  ‘위화도는 들어봐도 여의도는 어디인고?’

 

 모두 궁금한 듯 고개를 갸웃한다.

 한 여인이 물었다.

 

  ‘그럼 유방을 아세요?’

 

  ‘유..유방?’

 

 나는 당황스러워 그 여인의 가슴을 보았다.

 유독 가슴이 큰 여자였다.

 나의 시선에 그 여자가 얼굴이 붉어지며

 

  ‘여자의 젖가슴이 아니고 한나라의 황제 유방을 말 하는 거예요.’

 

  ‘아! 삼국지에 나오는..?’

 

  ‘어디 삼국지에 유방 만 나오나? 유비 조조 장비...수많은 영웅호걸이 나오지?’

 

 한바탕 도원결의가 어떻고 삼고초려가 어떻고 하며 삼국지에 관한 담론이 계속 되더니

 

  ‘장비는 숙적 관계인 하후연의 조카딸이 나물을 케러 나온 걸 보고 보쌈을 해와 혼사를 맺었다고 하네요.’

 

  ‘그 후부터 보쌈제도가 합법화 되어 내려와 이제 고려에서도 보쌈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니..’

 

  ‘문제는 혼자 사는 여자가 아니라 유부녀를 보쌈 해오니 가정이 파괴되고 유녀가 만들어 지는 게 아니요.’

 

  ‘그래서 보쌈을 당하고 자살을 한 여자도 한 둘이 아니라던데요.’

 

  ‘그런가 하면 일부러 보쌈을 당하려고 밤거리를 헤매는 여자들도 있다던데?’

 

  ‘문제는 여자가 보쌈을 당하는 게 아니라 여자들이 맘에 드는 남정네를 보쌈 한다는 게야. 세상에 이런 방종이 어딧나?’

 

  ‘맞아 몇 일전 밤에도 지방에서 인삼을 사러온 인삼장사가 밤거리를 걷다가 낮선 자들한테 보쌈을 당해 끌려갔는데 가보니 어느 부잣집에 여자들만 서너 명이 기다리고 있더라네. 밤새 그 여자들 모두들 한데 돌리는 곤혹을 치루고 새벽에나 풀려 나왔다더군.’

 

  ‘허! 복도 많은 자로다. 나도 그런 여자들한테 보쌈이나 당해 봤으면 좋겠구먼.’

 

  ‘허허..이 친구 양기를 쪽 빨려 삭신이 흐믈거려 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보쌈이란 정식 명칭은 약탈혼이다.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은밀히 이루어진 남녀상열지사의 한 종류였다. 칭기즈 칸의 어머니 역시 다른 부족의 약탈혼으로 칭기즈 칸과 어린 시절 이별을 해야만 했다. 이슬람의 경우에도 지침금이 없어 신부를 못 데려오는 경우 약탈혼을 하여 아내를 삼는 일에는 코란에서도 용서되는 일이라도 했다. 그러나 하룻밤 쾌락을 위해 보쌈이 자생되고 주술행위로 인해 인명이 살상되는 범죄가 자행된다는 사실이다.

 얼마 후, 그런 내가 보쌈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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