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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천년왕국
작가 : 다비
작품등록일 : 2019.10.2

28년 전 사라진 종교단체 '영보사' 그리고 2019년 현재 시작되는 영보사 관련 연쇄살인사건.
오래 전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움직이고 오래 전 사라진 믿음이 다시 나타나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그들에게 영원한 천년왕국의 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chapter 5. 두 번째 살인
작성일 : 19-10-02 23:22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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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투성이가 된 채 점점 가까이 오는 기사를 보며 노신사가 몸부림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기사는 노신사 바로 앞으로 다가가 멈춰 섰다. 전혀 표정이 없는 몽롱한 눈빛으로 기사는 노신사의 다리에 철선을 묶고 자물쇠를 채웠다. 잠시 후 그의 입에서 음성이 흘러 나왔다.

 

 “윤덕구는 배신자다. 배신자다. 배신자다.”

 

 윤덕구라 불린 노신사의 얼굴에 번쩍- 폰카의 플래시 불빛이 번졌다.

 

  *

 

 신우가 메모지에 적힌 커피숍 아리아스로 들어갔을 때 창가에 앉은 주경은 물끄러미 창밖을 보고 있었다. 봉형사 말대로 상당한 미인이다. 아침 햇살이 닿은 얼굴이 투명하다고 신우는 생각했다. 신우가 다가가자 주경은 사무적인 미소로 신우를 맞이했다.

 

 “정신우 과장님?”

 “네 제가 정신웁니다.”

 

 그러는 그 쪽은 누구냐는 듯 신우가 눈빛을 던지는데 주경은 그 보다 빨리 명함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 제6부 수사과 검사 윤주경.’

 

 가만히 명함을 쳐다보던 신우가 물었다.

 

 “왜 신원을 밝히지 않았죠?”

 “방문 목적이 좀 애매해서요.”

 “애매하다니요?”

 “공적일 수도 있고 사적일 수도 있고.”

 “윤주경 검사님. 목적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줬으면 좋겠거든요?”

 “제가 온 목적은 이겁니다.”

 

 주경은 두꺼운 서류봉투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았다. 서류봉투 속 내용물을 꺼내 보던 신우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신우의 표정변화를 살피며 주경은 더 건조해진 톤으로 말했다.

 

 “1991년 일어난 사건이에요. 생활 공예품 생산업체인 영보사에서..."

 “압니다, 영보사 사건.”

 

 말을 끊어버리는 신우의 신경질적인 태도가 흥미롭다는 듯 주경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알아요?”

 “총 55명이 집단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었죠.”

 “제 말은 그 사건과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알고 계시냐는 의미예요.”

 “알아요.”

 

 주경은 아무 대꾸 없이 송파경찰서에서 넘겨받은 상황일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마치 학생을 지적하는 교사처럼 주경은 다소 날카롭게 변한 톤으로 의문점을 콕콕 찍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제가 넘겨받은 수사 상황 자료엔 왜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죠? 특히 강남서에서 지창직이 증언한 이 부분. '사람을 쳐 죽인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요, 상처에는 상처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을 지라.' 이건 성경에 나오는 구절이지만 정황상 영보사의 오계명 중 1항으로 봐야 합니다. 아시죠? 그 눈동자 심벌.”

 “알아요, 다 아는데.. 아직 영보사와의 연관성을 따지기에는 관련 증거가 부족하고...”

 “전 그 판단을 이해할 수 없는데요? 그래서 온 거예요. 일선 수사관에게 확실한 연관성 알려주려고. 공적으로 하면 경찰 수사권과 마찰이 일어날 테니 되도록 사적으로 전해주고 싶었구요.

 

 난감해진 신우는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우선 만만치 않은 저 여자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신우의 바람을 알았는지 때마침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오형사였다.

 

 “나야. 뭐?!”

 

 신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경은 관찰하듯 신우를 훑어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죠?”

 “송영식 의원과 비슷한 사건이 또 터졌어요.”

 “괜찮다면 저도 수사 참관하겠어요.”

 

 도대체 이 여자가 어디까지 기어오르겠다는 거야. 슬슬 열이 받기 시작한 신우의 말투는 어느새 공격적으로 변해 있었다.

 

 “전혀 괜찮지 않아요. 검경 합동 수사 원하시면 절차 밟고 오세요. 공적으로!”

 

 주경은 한 술 더 떴다. 공격적인 것을 넘어 반 협박조의 말투로 되받았다.

 

 “정과장의 이해할 수 없는 수사 판단, 심각하게 문제 삼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하시던가.”

 

 싸늘한 눈빛으로 주경을 응시하던 신우가 반말 투로 쏘아 붙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주경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 곧 사무관이 전화를 받았다.

 

 “네 검사님.”

 “웹팩 업체인데 퀵팩샷이라고 있어요. 5분 전부터 현재시각까지 보낸 팩스 모조리 수배해서 나한테 보내요.”

 “알겠습니다. 검사님.”

 

 주경은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시선은 다시 창밖을 향했다. 햇살에 비낀 화단의 꽂이 보였다. 아까의 공격적인 모습과는 달리 지금의 주경은 무척 쓸쓸해 보였다.

 

  *

 

 다급하게 상황실로 들어오는 신우에게 오형사가 다가와 팩스를 보여 주었다. 그것은 숲을 배경으로 찍힌 노신사, 윤덕구의 전신사진이었다. 사진 아래 ‘윤덕구는 왕국의 배신자다.’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윤덕구는 신우도 아는 인물이었다. 전경련 회의 등 재벌들의 단체회동 때 TV에 자주 등장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 기업 총수 아냐?”

 “이름 윤덕구. 나이 66세. 현 대경그룹 회장 맞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인터넷 예약 팩스인데 발목에 뭔가 줄 같은 게 묶여 있고 장소는 한적한 교외 야산 같습니다.”

 “전직 국회의원에 기업회장...”

 

 생각에 잠긴 신우가 신음처럼 혼잣말을 토해냈다. 이때 봉형사가 들어왔다.

 

 “과장님. 윤덕구 회장 위치 잡혔습니다.”

 “어디야.”

 “우리 관할인데요, 거여동 87번지 145입니다.”

 “이번엔 주소까지 보냈어?”

 “퀵팩샷이 아니고 죽은 지창직이 휴대폰 문자로 보냈더라구요.”

 “출동해, 서둘러서 현장 확보한다.”

 

 봉형사와 오형사 등 형사들이 신우를 따라 다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

 

 주경은 커피숍에서 사무관의 보고를 받는 중이었다.

 

 “오분 동안 업체에서 보낸 팩스 총 일곱 건입니다. 확보해서 검사님 메일로 발송완료 했습니다.”

 “수고했어요.”

 

 주경이 노트북을 열고 받은 팩스 파일을 하나하나 띄웠다. 한 개, 두 개, 세 개... 세 번째 파일에서 주경의 동작이 멈췄다. 신우가 받은 팩스와 똑같은 윤덕구회장의 사진파일이었다. 사진 아래 적힌 ‘윤덕구는 왕국의 배신자다.’ 문구에 잠시 주경의 시선이 멈췄다. 사진을 클릭해 확대시키며 윤덕구의 발목에 묶인 것을 유심히 바라보던 주경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끈이나 줄이 아냐. 쇠로 만든 철선이야.”

 

 주경의 마우스 커서가 윤덕구의 다리에 묶인 철선을 따라갔다. 철선은 사진 프레임 밖으로 나간 상태다.

 문득 주경은 범인이 이 사람을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주경이 다급하게 밖으로 뛰쳐나가 세워 둔 승용차에 올랐다. 주경의 승용차는 곧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

 

 윤덕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앞에 보이는 벽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벽 너머 다른 방에서는 요란한 기계음과 함께 철선뭉치가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것은 벽에 난 구멍 틈으로 윤덕구의 다리와 연결된 철선이었다. 이 철선이 다 감기면 윤덕구는 그 반동으로 튕겨 날아가 벽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기계음은 더욱 크게 들려왔다. 윤덕구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는 이 기혹한 운명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입에 물린 재갈 틈으로 윤덕구의 외마디 외침이 새어 나왔지만 철선은 더욱 짧아져만 가고 있었다.

 가만히 윤덕구를 주시하던 기사가 한쪽에 쌓아 둔 집기 뒤로 걸어갔다. 거기에는 또 한 사람이 묶여 있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사라졌던 김준철이었다. 서서히 칼을 치켜 들며 김준철을 응시하는 기사의 얼굴에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아무 표정이 없는 인형 같았다.

 

 “김준철은 배신자다... 배신자다... 배신자다...”

 

 그의 입에서 계속 반복적인 음성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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