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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천년왕국
작가 : 다비
작품등록일 : 2019.10.2

28년 전 사라진 종교단체 '영보사' 그리고 2019년 현재 시작되는 영보사 관련 연쇄살인사건.
오래 전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움직이고 오래 전 사라진 믿음이 다시 나타나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그들에게 영원한 천년왕국의 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chapter 4. 환영의 여자
작성일 : 19-10-02 23:17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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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우는 사건 경위를 보고했다. 서장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듣는 둥 마는 둥 조바심을 냈다. 원로 국회의원이 관할에서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큰 부담인 모양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하필이면 왜 전직 국회의원이 끼어 있냐고.”

 

 답답한지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서장은 이번에는 안도하듯 지껄였다.

 

 “그래도 범인은 밝혀냈어. 고마운 일이지. 불행 중 다행. 가뜩이나 시끄러운데 대충 수사결과 발표 해. 범인 신상 파악했으니 곧 검거한다고.”

 

 그러나 신우 생각은 달랐다. 이 사건은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 사건 단순하게 판단하기엔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송영식은 왕국의 배신자다. 범인이 남긴 살인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범인 김준철은 스스로에게도 살인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어요.”

 “그래서?”

 “살해 대상이 있다면 반드시 살해 주체가 있어야하는데 현재로선 주체가 모호합니다. 만약 김준철 말고 배후에 숨어있는 제3의 용의자가 있다면요?”

 

 신우를 비웃듯 피식거리며 서장이 지껄였다.

 

 “도망간 김준철이 10년 전까지 송영식의원 비서실장이었다며. 그 사람 해고되고 사업 실패에 노가다까지 뛰었단다. 인과관계 분명하지? 원한 살 이유 충분하다 못해 넘쳐흘러. 가뜩이나 상황도 안 좋은데 왜 사건을 복잡하게 몰고 가. 이렇게 정리해. 김준철은 사회에 불만을 품은 무직자로서 우발적인 충동으로...”

 

  이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오형사가 들어왔다. 오형사의 손에 팩스용지가 들려 있었다.

 

 “국과수에서 온 숨진 지창직 부검결관데요, 위속에서 이게 발견됐답니다.”

 

 오형사가 건넨 팩스는 지창직 위에서 꺼낸 캡슐과 그 안에 들어있던 종이쪽지 사진이었다.

 종이쪽지에 적힌 글씨를 보는 신우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지창직은 왕국의 배신자다.’

 

 신우에게 건네받은 쪽지를 보며 서장의 얼굴도 흙빛으로 변했다. 오형사의 기분 나쁜 보고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동부지검에서 전화 왔었는데요, 송영식 의원 살인사건 상황기록 전부 보내 달라 고..

 

 서장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검찰? 전직 국회의원 죽었다고 개나 소나 달라붙어? 야 정과장 무슨 수 없겠냐. 나 혈압올라서 미칠 것 같거든?”

 

 신우가 단호하게 말했다.

 

 “전 김준철이 단순한 충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지 않습니다. 범행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치밀해요. 이 사건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신우는 송영식과 김준철, 지창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 붉은 눈동자를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

 

 어스름한 밤, 잘 빠진 롤스로이스 한 대가 외곽순환도로를 달렸다. 뒷자리에 앉은 60대 후반의 노신사가 거친 경상도 사투리로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

 

 “그라이소. 내 사마 찾아뵙긴 해야 될낀데 요래 바빠놔서... 그야 낼이라도 인사드려야지예. 산 사람 인사보다 죽은 사람 배웅이 더 중요한긴데... 그라모 그리 하입시데이.”

 

 휴대폰을 끊자마자 방금 전의 공손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노신사는 명령조로 말했다.

 

 “상가 집 낼 가기로 했다. 내 까먹더라도 니는 잊으모 안된데이.

 

 운전석의 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노신사는 연신 혼잣말을 중얼댔다.

 

 “사람 팔자 새옹박이라카는 말 하나도 틀린 거 없데이. 그 양반이 이래 갈 줄 우예 알았겠노. 설기사야. 그거 테레비에 안 나왔나. 그거. 삘건 눈깔. 우연의 일치겠지? 그라겠지?”

 

 노신사는 동의를 구하지만 아무래도 기사는 대답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골똘한 노신사는 계속 지껄인다.

 

 “죽은 송의원 김가가 죽였다드라. 김준철이. 갸 삘건 눈깔에 있던 아 아니었나. 참 사람 사는 게 새옹박이데이. 새옹박.”

 

 어느새 외곽 순환도로를 빠져 나온 승용차가 교차로에 도착하자 빨간 신호등에 걸렸다. 그런데 운전대를 잡고 있는 기사의 눈빛이 좀 이상하다. 그는 멍한 시선으로 어딘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보는 차창 밖 풍경은 다른 사람과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아득한 어둠이 몰려오더니 안개처럼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흐릿한 여자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는 어둠에 휩싸인 도로에 우두커니 서서 기사를 말없이 쳐다봤다. 기사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려갔다. 갑자기 여자의 목이 우두둑- 꺾이더니 얼굴이 옆으로 기울어졌다. 여자는 얼굴이 기울어진 상태로 빤히 기사를 쳐다봤다.

 다시 여자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마치 어둠이 여자를 흡수하는 것만 같았다. 기사는 마른 침을 삼켰다.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그런데 운전석 바로 뒤에서 소름끼치게 들려오는 숨소리. 기사의 머리로 스르르 손이 넘어왔다. 피투성이가 된 손가락 마디마디는 모조리 부러져 기괴하게 뒤틀려있고 그 손가락이 운전석 가죽 시트를 드드득- 긁으며 기사의 머리칼 속을 파고들었다. 기사는 떨리는 눈으로 백미러를 쳐다봤다. 바로 뒤, 목이 꺾여 기울어진 그 얼굴을 삐딱하게 내민 채 여자는 기사를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기사는 과격하게 엑셀을 밟았다. 승용차는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며 교차로를 지나갔다. 달려오던 차량들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간신히 피하고 있었다. 노신사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니 뭐꼬. 이눔아가 돌아삔나. 야 설기사야 니 와이라는데-”

 

 그대로 질주하던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뚫고 내리막길을 날아가 쳐 박혔다. 순간적으로 에어백이 펴졌지만 기사와 노신사는 충격을 받으며 얼굴을 묻고 기절해 버렸다.

 잠시 후 도로에 승용차 한 대가 정차했다. 안에서 내리는 사람이 역광에 비껴 실루엣으로 보였다. 그가 가드레일을 나와 아래로 내려왔다. 기절한 노신사와 기사에게 그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

 

 

 검찰청 수사기록 보관실의 컴퓨터 CATS 프로그램 (수사기록 추적시스템)에 한 자 한 자 글씨가 쓰여 졌다.

 

 “영보사”

 

 자판을 두드리던 주경이 엔터키를 누르자 영보사 관련 수사기록 보관 위치가 떴다. 확인한 주경은 수없이 줄지어 선 거대한 책장들 속으로 들어갔다. 모든 책장마다 서류가 빽빽이 꽂혀 있었다. 주경은 CATS 프로그램에서 찾아 낸 해당 책장에서 책장의 고유 넘버링을 확인하고 수사기록철 중 하나를 꺼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던 주경의 손길이 그 중 한 페이지에서 멈췄다. 페이지에는 영보사의 눈동자 심벌을 찍은 당시 현장사진이 붙어있었다.

 

  *

 

 그 시각, 신우의 아파트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신우의 책장 가득 서류파일이 꽂혀 있는데 각각의 파일에 “영보사 사건 수사기록1~20”이 쓰여 있는 것이다. 신우는 그 중 하나를 펼쳤다. 주경이 본 것과 똑같은 눈동자 심벌 현장사진이었다.

 

  *

 

 경계근무 중인 경찰의 경례를 받으며 출근길의 신우 승용차가 송파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주차장으로 향하던 신우는 차창으로 보이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주경이었다. 주경은 경찰서 밖으로 나가는 중이었다. 힐끔 주경을 한번 보고 신우는 대수롭지 않게 주차라인으로 향했다.

 신우가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 오형사와 봉형사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과장님.”

 “간밤에 잘들 잤어?”

 “과장님 요새 기분 좋은 일 있으신 것 같습니다.”

 “넌 사건 터지면 기분 좋아?”

 

 신우가 자리에 앉고 나서도 봉형사, 오형사는 서로 마주보며 싱글벙글 좋아죽는다. 오형사가 슬그머니 신우에게 가더니 불쑥 메모지를 건넸다.

 

 “뭐야?”

 “보시면 알아요.”

 

 메모지를 펼치자 ‘바로 앞 <아리아스>에서 기다릴게요.’라는 예쁜 손 글씨가 한 눈에 들어왔다.

 한참을 참았을 봉형사, 오형사의 호들갑이 들려왔다.

 

 “대단하십니다. 그동안 사건 때문에 정신 없으셨을 텐데 언제 그런 미인을...”

 “과장님 국수 언제 먹게 해주실 거예용?”

 

 일어서서 나가며 신우가 대답했다.

 

 “점심 때 먹자. 국수.”

 

 나가는 신우를 어리둥절 살피던 봉형사, 오형사는 서로 얼굴 보며 또 싱글벙글 좋아죽는다.

 

  *

 

 어둠 속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은밀히 계략을 일삼는 자, 하늘이 그의 죄악을 드러낼 것이요, 땅이 일어나 그를 칠 것이라.”

 

 음성을 들었는지 노신사가 눈을 떴다. 몸은 의자에 묶여 있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었다. 뒤에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져 있지만 앞은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내부였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누군가 일어섰다. 한 걸음 한걸음 다가오자 어둠에서 빠져나오며 모습을 드러내는 운전기사. 어느새 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됐다. 기사의 손에 들린 피 묻은 칼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리고 노신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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