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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천년왕국
작가 : 다비
작품등록일 : 2019.10.2

28년 전 사라진 종교단체 '영보사' 그리고 2019년 현재 시작되는 영보사 관련 연쇄살인사건.
오래 전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움직이고 오래 전 사라진 믿음이 다시 나타나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그들에게 영원한 천년왕국의 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chapter 3. 용의자들
작성일 : 19-10-02 22:35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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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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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우와 봉형사가 강남 경찰서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팀장과 형사들은 모두 지창직 주위에 몰려 있었다. 지창직은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수고 많으십니다.”

 

 봉형사가 사람 좋은 얼굴로 인사를 건네자 팀장과 형사들이 신우와 봉형사를 쳐다봤다. 자리에 앉아있던 팀장이 일어나 신우에게 선뜻 악수를 건넨다.

 

 “송파서 정신우 과장님이시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네. 사건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저 사람이에요?”

 “한 달 간 뺑이 치다 겨우 잡았는데 아주 진상이네요. 전혀 입을 열지 않아요.”

 “근데 상태가 좀 이상한데?”

 

 신우가 갸우뚱 지창직의 상태를 살피자 형사들 중 심도균이 대답했다.

 

 “ktx같습니다.”

 

 봉형사도 갸우뚱 궁금증을 말했다.

 

 “ktx? 고속열차 요?”

 “killing time x! 기존 엑스터시에 식물의 죽은 세포를 첨가해 만든 신종마약이라는 군요. 잡힐 때부터 약에 쩔어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지창직은 고개를 숙인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고 이마에는 식은땀마저 흐르고 있었다. 신우는 강남서 형사들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본격적인 취조를 시작했다.

 

 “지창직씨. 지금 상황 다 알고 있죠?

 

 지창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신은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아니면, 네가 범인이거나!”

 

 여전히 지창직은 말이 없었다. 이번에는 기다리기로 했다. 신우는 팔짱을 낀 채 지창직 얼굴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침묵이 흘렀다. 결국 침묵을 깨뜨린 것은 지창직이었다.

 

 “할 말이 있다.”

 

 강남서형사들과 봉형사가 일제히 지창직을 주시했다. 신우는 신중하게 살피며 말했다.

 

 “좋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주면....”

 

 지창직이 서서히 고개를 치켜드는데 그의 풀린 눈동자에 잔뜩 핏발이 서렸다. 지창직은 어눌하게 띄엄띄엄 말을 이어갔다.

 

 “사람을 쳐 죽인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요. 상처에는 상처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값을 지라.”

 “이봐요, 지창직씨?

 

 순간 지창직이 벌떡 일어나 신우를 들이받았다. 신우가 우당탕 뒤로 나가떨어지는 사이 지창직은 의자를 집어 들었다. 모든 형사들이 달려들었지만 지창직은 의자를 휘둘러 형사들을 내리치며 난동을 부렸다. 집기들이 사정없이 부서지고 아수라장이 됐지만 모두가 그 무서운 힘에 쩔쩔 매고 있었다. 가쁜 숨을 헐떡이며 멈춰 선 지창직은 잠시 유리창을 응시했다. 순간 지창직의 시선에 얼핏 비쳐 보이는 한 여자의 모습. 긴 머리칼 속에서 살짝 드러난 핏발 선 눈동자. 그리고 콰드득- 옆으로 꺾어지는 머리.

 공포에 질린 지창직이 무서운 속도로 유리창으로 내달렸다. 와장창- 유리창이 부서지며 밖으로 몸을 날리는 지창직. 그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땅바닥에 쳐 박혔다. 아까 본 환영속의 그 여자처럼 콰드득- 목이 꺾이고 말았다.

 형사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가는 사이 휴대폰 메시지 도착 음이 울렸다. 책상 위 증거수거용 비닐 백에 담긴 지창직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다. 신우가 다급하게 비닐 백에서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열자 문자가 나타났다.

 

 ‘서울시 송파구 풍납2동 320-2.’

 

 메시지를 확인한 신우의 얼굴에 일순간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좋아. 와라 이거지?”

 

 문자로 온 주소지는 바로 송파경찰서 관할 구역. 긴장감이 다시 흥분으로 바뀐 듯 신우의 맥박이 빨라졌다. 그것은 먹이를 발견했을 때의 맹수처럼 뭔가 거대한 것을 만난 일선 형사의 직감이었다.

 

 “지금부터 이 사건 저희 서에서 맡겠습니다.”

 

 목이 꺾여 절명한 지창직을 보며 신우가 말했다. 사체 주위에 몰려있던 강남서 형사들이 어이없다는 듯 신우를 쏘아봤다. 팀장이 나섰다.

 

 “아니 과장님. 그건 경우가 아니죠. 지창직이는 진즉부터 저희가...”

 

 신우는 지창직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저 친구 폰 같은데 이게 왔네요. 서울시 송파구 풍납2동 320-2. 주소지 저희 관할 맞죠? 저희 관할 저희가 합니다. 서둘러 봉형사.”

 “알겠습니닷.”

 

 일종의 복수를 했다고 생각했는지 봉형사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신우를 따라 사라졌다. 그들이 사라진 곳과 절명한 지창직을 번갈아 노려보던 팀장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가 패대기치며 기어이 울분에 치를 떨고 말았다.

 

  *

 

 강남경찰서 주차장에서 승합차에 오르던 신우에게 오형사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마 주소지에 관한 보고일 것이다. 휴대폰 너머에서 카랑카랑한 오형사의 하이 톤 음성이 들려왔다.

 

 “주소지는 혁진 공업으로 콘크리트 믹서기 제조업체인데 현재는 폐업 상태입니다.”

 “출동해. 우리도 현장으로 바로 간다.”

 “알겠습니다.”

 

  *

 

 구름이 걷히자 가려있던 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스름한 폐 공장 건물에 작게나마 달빛이 스며들자 활자 받침이 지워져 ‘혀지공업’이 돼버린 커다란 간판이 보였다. 그 앞에 선 신우와 봉형사가 위태롭게 달린 간판을 관찰하는 사이, 송파서 경찰차들이 속속 도착하며 오형사 등 경찰들이 내렸다. 전열을 정비하고 모두들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신우를 중심으로 모두가 안으로 소리 없이 진입했다.

 어두운 폐공장 내부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가빠에 덮인 집기와 기계들이 괴물처럼 어른거리며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높은 가빠 위에 앉은 고양이가 눈을 껌뻑이며 사람들을 주시했다. 아마도 고양이는 여기에서 벌어진 일들을 모두 목격했을 것이다.

 앞서 걸어가던 신우가 우뚝 멈춰 섰다. 뒤따라가던 다른 형사들도 멈춰 섰다. 찾고 있던 것이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목까지 콘크리트에 파묻힌 채 숨진 송영식의 모습. 콘크리트는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렸고 부패한 송영식의 얼굴에 파리가 붙어있었다. 송영식의 시신을 살피며 오형사가 말했다.

 

 “사망한지 최소한 3, 4일은 된 거 같아요. 범인이 우릴 갖고 놀았어.”

 

 이때 휴대폰 메시지 도착 음이 울렸다. 사체 옆 철제함 위에 놓인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신우가 달려가 휴대폰을 열어보는데 배경화면이 특이했다. 송영식을 살해한 남자의 사진으로 마치 교도소 수감자처럼 문구가 적힌 A4용지를 들고 찍었다.

 

 ‘김준철은 왕국의 배신자다.’

 

 A4 용지의 문구를 유심히 바라보던 신우가 지시를 내렸다. 이통사에 연락해서 폰 주인 김준철인지 확인할 것, 맞으면 주소지 수배할 것.

 

  *

 

 김준철의 원룸 문이 과격하게 열리며 신우와 형사들이 들이닥쳤다. 아무도 없었다. 접촉 불량으로 깜빡이는 스탠드 등과 김준철의 사진액자, 그리고 벽면 가득 빨간 매직으로 커다랗게 그린 붉은 눈동자뿐이었다. 그러나 모두 그것에 압도당했다. 이 안에 있는 전부를 집어 삼킬 듯 그 기괴한 눈동자는 모두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었다.

 

  *

 

 오늘도 윤주경은 소스라치며 꿈에서 깨어났다.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가면 숲길이 펼쳐진다. 달리고 또 달려보지만 결국 누군가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것은 늘 반복되는 악몽이었다. 오늘따라 악몽이 선명했는지 주경은 정신을 차리며 물을 마셨다. 여전히 불안한 듯 떨리는 눈망울로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 것도 없고 시계의 초침 소리만 나지막이 들려왔다.

 그런데 주경 바로 앞, 화장대 거울에 비친 어둠 속의 까만 형체가 꿈틀 움직였다. 주경은 시선을 돌려 반대편 장식장 쪽 까만 형체를 살폈다.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나 주경은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그것이 있던 자리를 계속 쳐다봤다. 정말 뭐가 있었는지 장식장에 걸린 금속 꽃팔찌가 어지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

 

 주경이 출근했을 때 TV에서는 전직 국회의원 송영식 살인사건을 다룬 시사프로가 방영 중이었다. 화면 가득 보이는 눈동자 심벌과 함께 이 사건을 심층 보도하는 범죄전문가의 대담 멘트가 이어졌다.

 

 “범인이 자기 집에 그려놓았다는 심벌은 눈동자 모양입니다. 범인은 범행을 벌이기 전, 혹은 후에 이것을 메시지로 남겨놨습니다. 그렇다면 이 안에 뭔가 다른 의도가 숨어있다는 뜻인데 제 생각엔....

 

 눈동자 심벌을 유심히 쳐다보던 주경이 리모컨 버튼을 눌러 TV를 꺼 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가는 주경이 밖을 보면 참새 한 마리가 화단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한참을 바라보던 주경은 책상으로 걸어가 수화기를 들고 내선 버튼을 눌렀다.

 

 “송영식 의원 살인사건 상황기록 관할서에 요청해서 받으세요. 하나도 빠짐없이.”

 “알겠습니다. 검사님.”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에도 주경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채 서 있었다. 그녀는 아까 본 붉은 눈동자를 계속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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