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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천년왕국
작가 : 다비
작품등록일 : 2019.10.2

28년 전 사라진 종교단체 '영보사' 그리고 2019년 현재 시작되는 영보사 관련 연쇄살인사건.
오래 전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움직이고 오래 전 사라진 믿음이 다시 나타나 끔찍한 음모를 꾸민다.
그들에게 영원한 천년왕국의 꿈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chapter 2. 왕국의 배신자
작성일 : 19-10-02 22:16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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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묶인 남자는 잔뜩 진장한 채 바로 앞에 서 있는 남자의 처분만 기다리는 듯 보였다. 가만히 서 있던 남자가 천천히 입을 벌려 어눌하게 말하기 시작하자 팽팽했던 긴장이 깨졌다.

 

 “사람을 쳐 죽인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요, 상처에는 상처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을지라.

 

 말을 끝낸 남자가 뭔가를 바라봤다. 커다란 콘크리트 저장시설이었다. 저벅저벅 저승사자 같은 발소리를 내며 그 앞으로 다가간 남자가 레버를 움켜잡고는 다시 어눌한 음성으로 띄엄띄엄 말했다.

 

 “송영식은 배신자다, 배신자다, 배신자다.”

 

 남자가 레버를 당기자 의자에 묶인 채 옴짝달싹 못하는 남자에게 콘크리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발에서 다리로, 콘크리트는 점점 그의 몸을 물들어갔다.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쳐 보지만 묶인 남자에게 어떤 저항도 가능하지 않았다.

 무심히 바라보던 남자가 휴대폰을 들어 찰칵- 그를 찍었다. 묶인 채 발버둥치는 남자의 입, 재갈 틈으로 비명이 새어나왔지만 어떤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

 

 그 시각, 불 꺼진 원룸에는 불량한 전기접촉 탓인지 자꾸만 깜빡이는 스탠드 등 하나만 켜져 있었다. 그 위태로운 불빛에 책상의 사진 액자가 깜빡이며 드러났다. 그것은 지금 폐 공장에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남자의 사진이었다. 사진액자 속의 그는 폐 공장에서의 무자비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환한 웃음으로 어느 날의 행복한 한 때를 보여 주었다.

 깜빡이던 스탠드 등이 일순간 강하게 들어오자 주위는 더욱 밝아졌고 벽면에 새겨진 어떤 그림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것은 붉은 매직으로 그려진 눈동자 심벌이었다. 1991년 영보사의 자루와 벽면에서 보았던 바로 그 그림. 그것이 2019년 서울의 어느 원룸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

 

 아무도 없던 모텔 복도에 소리 없이 사람들이 나타났다. 짧은 머리에 다부진 체격, 간편한 반팔 티셔츠에 끈이 없는 운동화. 그들은 한 눈에도 강력계 형사라고 쓰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 캐스팅된 형사 역 전문 탤런트 같았다.

 팀장이 품에서 권총을 꺼내자 다른 형사들도 일제히 권총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주시하는 그곳, 602호실로 다가가 그곳을 에워쌌다. 팀장이 사인을 주자 형사중 하나가 벨을 눌렀다. 안에서는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다시 벨을 눌러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형사가 노크를 하며 진짜로 연기를 했다.

 

 “손님. 계세요? 며칠째 객실 청소가 안돼서 그러는데요. 손님?”

 

 팀장이 들어가라는 수신호를 보내자 형사들이 문을 걷어차고 안으로 들이닥치며 총을 겨눴다. 여러 개의 총구는 소파에 앉아있는 한 남자를 향했다. 팀장이 소리치듯 말했다.

 

 “지창직씨. 당신을 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합니다.”

 

 지창직은 뭔가 이상했다. 건장한 남자들이 떼 지어 들어와 총까지 겨눴지만 전혀 놀라지 않았고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게 형사들만 쳐다봤다. 형사중 하나가 지창직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눈알이 훼까닥 갔는데요. 푹 쩔었습니다.”

 

 한심하게 쳐다보던 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채워라.”

 

 수갑을 꺼내든 형사는 그동안의 고생이 떠오르는지 화가 난 눈치였다.

 

 “네 팔자가 상팔자다. 잡으려는 우리만 개고생이지. 더러운 뽕쟁이 새끼.”

 

 철커덕- 지창직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는 순간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에서 메시지 도착 신호음이 울렸다. 형사가 휴대폰을 열고 터치를 하자 바로 액정 바탕화면이 열렸다.

 

 “비밀번호도 안 걸어놓으시고. 할 건 하고 살자. 요즘 초딩들도 다 하고 다녀.”

 

 형사는 혀를 차며 메시지 도착함을 열고 문자를 확인했다.

 

 “일 강남서 이단, 이 송파서 이단?”

 

 같이 온 첨부파일이 보였다. 열어보던 형사가 흠칫 놀라며 팀장을 불렀다.

 

 “저기, 팀장님.”

 “왜.”

 “이것 좀 보셔야 겠는데요.”

 

 형사가 보여주는 메시지 도착함의 첨부파일. 그것은 어둠에 얼굴이 가려진 남자가 콘크리트에 허벅지까지 파묻힌 사진이었다.

 

  *

 

 그 시각, 송파 경찰서 팩스복합기에서 한 장의 팩스가 올라오는데 그것 역시 콘크리트에 허벅지까지 파묻힌 남자의 사진이었다. 팩스용지를 유심히 살피던 봉형사가 휴대폰을 눌러 저장된 번호를 불러왔다. 번호 앞에 ‘정과장님’ 이라는 이름이 달려있었다.

 

  *

 

 송파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건 다름 아닌 정신우였다. 어머니의 20주기 성묘를 마치고 상경하던 신우는 봉형사의 보고를 받고 한달음에 경찰서로 달려왔다. 곧 송파서 강력계의 전체 회의가 시작됐다.

 

 “30분 전 한 장의 사진이 우리 경찰서 팩스로 왔습니다. 발신지 확인 결과 인터넷 예약 팩스였고, 즉시 웹팩 업체에 문의해 봤더니 발신자, 주소지 다 허위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모니터에 뜬 문제의 팩스사진을 중심으로 신우와 봉하중형사, 오명희형사, 차조근형사등이 모였다. 팩스 최초 발견자 봉형사가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보시다시피 콘크리트에 묻힌 남자를 촬영한 폰카인데 진위를 파악하기가 애매해서 추가 적 사항을 조사하던 중 강남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거기 살인교사 혐의로 한명이 잡혀왔는데 휴대폰에 사진 한 장이 왔더랍니다. 저희가 받은 것과 똑같은 사진입니다.”

 

 신우가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 사람 신원은?”

 

 이번엔 홍일점인 오형사가 대답했다.

 

 “이름 지창직. 나이 54세. 대부업체 해진 캐피탈 대표입니다. 지난 1월 15일 삼송건설 소장 강영욱 살인교사. 방금 전 강남 경찰서에 검거 돼 조사를 받는 중입니다.”

 “어떻게 우리 서에 연락을 해 온 거지?”

 

 다시 봉형사가 신우의 질문을 받았다.

 

 “리스트 넘버가 적혀있더래요. 일. 강남서 이단. 이. 송파서 이단.”

 “이단?”

 

 잠시 생각하던 신우가 물었다.

 

 “지창직이 신병인도는?”

 

 봉형사가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말했는데 우리보고 오랍니다. 자기 관할에서 잡은 범인 자기 거래요.”

 “좋은 건수 니들한테는 못준다, 그거야?”

 

 같은 경찰로서 치사한 행태에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신우는 모니터 속 팩스 사진의 남자를 유심히 보다가 차형사에게 물었다.

 

 “피해자 신원 파악 가능해?”

 “저 사진만으로는 좀...”

 “정황상 장난은 아닌 것 같고, 문제는 저 사람이 이미 피살됐느냐, 살해당하는 중이냐.”

 

 신우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사이 팩스 도착 신호음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천천히 올라오며 드러나는 사진. 그것은 아까보다 더 깊이 파묻힌 남자의 사진인데 이번에는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또렷했다. 아래에 새겨진 문자에 모두의 시선이 멈췄다.

 

 “송영식은 왕국의 배신자다.”

 

 신우가 벌떡 일어서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위치 파악한다. 콘크리트 굳으면 저 사람 죽어. 가지 봉형사.”

 “가요? 어딜 요?

 “강남서. 가서 지창직이 알현해야지.”

 

 당연한 듯 신우가 성큼성큼 걸어 나가자 봉형사는 암탉을 쫒아가는 병아리처럼 따라갔다.

 

  *

 

 오형사의 전화보고가 온 것은 강남서로 향하는 테헤란로 승합차 안에서였다.

 

 “과장님. 일이 좀 복잡해 졌는데요.”

 “가뜩이나 복잡한데 뭐가 더 복잡해?”

 “피해자 전직 국회의원입니다.”

 “뭐?”

 

 오형사의 보고는 계속 이어졌다.

 

 “이름 송영식 맞고, 67세. 전 민정당, 민자당 국회의원이었습니다. 80년대부터 90년대 후반까지 3선 의원이었구요, 현재는 대한애국협회 회장입니다.”

 “빌어먹을.”

 

 생각보다 사건이 커졌다. 만약 전직 국회의원이 피살당했다면 이 사건은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강남서로 향하는 신우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어느새 승합차는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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