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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현명한 레시피
작가 : 이웃집메이
작품등록일 : 2016.7.21

"우리, 사귀어 볼래요?"
"...큽!"
든든한 식사 이후에 챙기는 달콤한 디저트. 그리고, 음식과 디저트를 만드는 셰프와 파티쉐.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풍기는 그들의 계약... 연애? No! 36살 파티쉐와 28살 셰프의 달콤살벌 계약연애 스토리!

 
너랑 나 마카롱 먹고 샤샤샤
작성일 : 19-10-02 19:16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8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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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마카롱(Macaron) : 프랑스의 대표적인 쿠키이자 머랭(거품) 과자의 하나로, 속은 매끄러우면서 부드럽고 밖은 바삭바삭한 맛을 특징으로 가진 쿠키

 

 

 

 “저, 사장님…”

 “안돼요.”

 “……?!”

 

 

  현명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를 불렀을 뿐 이었다. 정말, 사장실로 들어오기 전 까지 자신의 이름만 밝히고서 그 이외의 것들은 아무 것도 말을 하지 않은 상태일 텐데.

 

  굉장히 당황스러운 그는 대뜸 생긋 웃으며 거절의 말을 내뱉는 우민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거든요……?”

 “무슨 말 할 지 다 보이네요.”

 “네?!”

 “더 이상 이번 달 오프는 안 돼요.”

 “사장님!!”

 

 

  현명은 새삼 느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사람은 이 대단한 레스토랑의 사장이자, 엄청난 예언가거나 감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나, 진짜 그동안 티 한 번 안 냈는데… 어떻게 그걸 알 수 있느냔 말이다!!’

 

  그가 절망스러운 마음에 차마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로 우민을 바라보았다.

 

 

 “아, 사장님…”

 “서현명 군.”

 

 

  어떻게든 조르고 졸라서 이번 달 휴가를 한 번 더 받아낼 작정이었던 현명에게, 우민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그리고 그 목소리에 곧바로 꼬리를 내린 현명. 평소 늘 생글생글 웃으며 밝은 목소리만 들려줬던 우민이라, 그런 낮은 목소리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달라 보이는 우민의 모습에 조금은 낯설음을 느끼고 있는 현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민은 현명을 빤히 바라보았다. 평소와는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다른 무표정으로.

 

 

 “우리 꽤 오랜 시간 함께 해왔지만, 매 년 6월 달이 가장 적자가 심하다는 거, 알죠?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주고 싶어도 보너스가 적어지는 달이 6월인 것도.”

 “아, 알고 있습니…”

 “그런 상황에서, 우리 주방에서의 미남 셰프 인 서현명 군이 빠지면…”

 

 

  꿀꺽.

 

 

 “우리 6월 달 매출이 나날이 줄어들어… 결국, 레스토랑은 잘 안 되고, 적자 난 것을 채우진 못하고, 그대로… 그냥 레스토랑이 하루아침에 사라지……”

 “아, 알겠어요! 알겠습니다! 제가 무조건 잘못 했어요!”

 “그래요, 열심히 일해주세요.”

 

 

  교묘하게 심리를 자극시켜 스스로가 인정 해버리게 만들어 버리는 우민을 보며, 현명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젠장… 사장님, 너무해!!!!’

 

  현명은 오직 속으로만 절규할 수 있었다.

 

 

 

 ♣

 

 

 

 “하아아아……”

 “얘 왜 이래?”

 “사장님 설득 실패했대요.”

 “…미친 놈.”

 

 

  대뜸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사장실로 들어가던 현명을 그냥 보기만 했던 호성. 다른 할 얘기가 있나 보다 하고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일단 주방으로 끌고 올 것을!

  호성은 갑자기 사장실 갔다 오자마자 이상해진 현명을 보며 묻자, 막내 셰프인 준수가 아무런 감정 없는 말투로 툭 내뱉었다.

 

 

 “그러게 오프를 왜 또 쓰려고 하냐? 나중에 휴가 간다고 그렇게 아껴두더니만.”

 

 

  준수의 그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알 것 같은 느낌에 호성은 현명의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그를 멍청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뜬금없이 오프는 뭔 오프야. 한 달에 한 번 밖에 못 내는 거 알고 있으면서… 이 녀석도 참.’

 

  그는 자연스럽게 혀를 끌끌 차며 구석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 현명을 바라보았다.

 

 

 “데이트… 데이트를 못 하겠어…”

 “응?”

 “하아아아… 얼른 데이트를 해야, 그 남자에 대해서도 알고, 좀 더, 알아갈 수 있는데……”

 

 

  불쌍한 자세와 불쌍한 표정, 목소리까지. 그 모든 것을 갖춘 채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현명에 호성은 황당하다는 듯이 헛웃음이 나왔다. 그것도 막내인 준수 까지도 말이다.

 

 

 “데이트라면, 지수랑?”

 “응… 그래… 지수… 어?! 형, 파티쉐님이랑 친해?”

 “얌마, 적어도 맨날 싸우던 너보다는 친할 걸.”

 “하… 저 형도 저렇게 친한데, 나는…”

 “야, 너 말에 뼈가 있다?”

 “그, 그럴리가요.”

 

 

  문제는 한꺼번에 같이 오는 것 같은 느낌에 현명은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춰냈다. 그리곤 호성이 조금 의심을 푸는 것 같을 때, 알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놀란 호성과 준수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고.

 

 

 “안 되겠어…”

 “그래, 역시 그냥 일 하는 게 맞…”

 “도피를 해야지, 사랑의 도피!”

 “에라이, 이런 미친놈아!!”

 

 

  ‘드디어 정신 차리나 했더니!’

 

  호성은 더도 덜도 말고 현명의 머리를 다시 쥐어박았다. 그리고, 옆에 있던 준수는 특유의 무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

 

 

 

 “네? 휴가요?”

 “그래요. 일하는 동안 제가 직접 휴가를 준 지 꽤 됐죠? 그래서 지수 씨에겐 휴가를 줄까 해요.”

 “어… 갑자기 왜……”

 “어차피 이번 달은 한산해서 효주 씨랑 유미 씨가 하루 정도는 처리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지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똑같은 마음으로 출근을 했을 뿐 이었다. 늘 입는 정장 차림으로 레스토랑에 출근하여 가뿐하게 오전 영업을 준비하려고 했을 뿐 이라는 뜻이다.

  그때, 갑자기 사장실의 문이 열리며 얼른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사장 우민의 행동에 그저 사장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들려오는 말은 휴가에 대한 얘기.

 

  ‘이거 기뻐해야 돼, 말아야 돼?’

 

  그 말을 들은 지수는 뭔가 복잡 미묘한 마음이 앞섰다.

 

 

 “저… 그래도 저는 레스토랑에서 일 하는 게 더 좋은…”

 “하하, 그거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그래도 가끔은 쉬어 줘야 일의 효율성이 높아진답니다. 그동안 말 안 해도 지수 씨가 받는 하루 휴가는 다음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니까요.”

 “……?”

 

 

  너무나도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하는 우민에, 지수는 문득 불안함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뭐 휴가라면 휴가인데 좋지 않을 리가 없다. 단지, 자신이 없는 레스토랑에 효주와 유미가 사고를 많이 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긴 했지만……

 

 

 “지수 씨는 우리 레스토랑의 일등 공신이잖아요. 지수 씨가 없었으면 이 레스토랑이 있었겠어요?”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감사합니다.”

 “하하, 역시 지수 씨는 이래서 좋다니까.”

 

 

  우민의 칭찬 하나에 지수는 수줍어하면서도 덥석 무는 그 모습이 그는 굉장히 인상 깊었다. 그게 지수의 매력이기도 했고.

  이유야 어찌됐건 ‘휴가’라는 생각에 지수는 모든 불안감을 지워버리고 순식간에 기쁨과 함께 들뜨기 시작했다.

 

  ‘비록 하루지만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이잖아! 이렇게 휴가를 준다고 하는데 거절하면 실례지… 후후. 뭐 할까? 공기 좋은 곳 가서 놀까? 아니면 수민이한테 시간 되면 같이 쇼핑이나 하자고 할까?’

 

  그의 앞에서 대놓고 티를 내진 않았지만, 너무 가슴 두근거리는 ‘휴가’라는 말에 지수는 단 시간에 아주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쇼핑도 하고 싶고, 놀고도 싶고, 그냥 집에서 뒹굴 거리고 싶다는 각종 생각이 지나가자마자, 또 다시 그녀의 앞에 있는 우민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아, 내일 우리 레스토랑에서 이벤트를 하루 동안 진행할 것 같은데, 올 수 있으면 와요.”

 “이벤… 트요? 무슨…”

 “그건, 내일 돼 봐야 아는 거고.”

 

 

  지수를 향해 의미심장한 말과 웃음을 남기는 우민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뭐, 뭐지? 대체 사장님은 뭘 꾸미고 있는 거지…?’

 

  다시금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는 불안감에 지수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전혀 악의가 보이지 않아 자신이 예민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잠깐.’

 

  문득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던 것 같다.

 

  ‘내일… 나는 휴가고, 레스토랑 이벤트를 위해 내가 온 다면… 역시……’

 

 

 “…서현명 씨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건가?”

 

 

  지수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입가에 미소를 가득 담았다. 그렇게 연결 시켜서 생각을 하니 더더욱 간절해지는 마음이 느껴졌다.

  현명의 요리를 먹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그럼, 내일 휴가 마음껏 즐기세요.”

 “네, 사장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마음에 그만 자신에게 휴가를 준 우민을 안아버릴 뻔한 것을 겨우 참아 내고 지수는 사장실의 문을 닫았다.

 

  ‘레스토랑에 오래 일하고 애정을 갖고 일했더니 이런 일도 오는 구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 그리고는 대뜸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빠르게 찾아 누군가의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이렇게도 신호음이 길게 느껴질 수가 있다니.!’

 

  지수는 생각하며 그 누군가가 받기를 기다렸다.

 

 

 [ 여보세요? ]

 “수민아! 너 내일 시간 돼?”

 [ 내일? ]

 

 

  전화 건너편에서는 신호음이 끊기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일 나랑 같이 우리 레스토랑에서 밥 먹지 않을래?”

 [ 너 출근은 안 해? 뜬금없이 뭐야? ]

 “음… 어쩌다 보니 휴가 받았거든. 어때? 어때? 좋지? 응?”

 [ 야, 야. 일단 진정해. ]

 

 

  지수가 방방 뛰는 마음으로 계속 다그치자, 수민이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듯 했다. 확실히 지금의 지수는 뭔가 흥분된 듯한 느낌을 가득 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수는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말을 이어가기 바빴다.

 

 

 “내일 우리 레스토랑에서 이벤트도 한 대. 뭔지는 몰라도 우리 레스토랑 이벤트 진짜 엄청난 거 알지?”

 [ 알지. 음… 그럼 나 남편이랑 같이 갈게. 오랜만에 식사나 같이 하자. ]

 “응! 좋아! 그래!”

 [ 내일 6시쯤에 데리러 갈게. ]

 “그래, 내일 보자!”

 

 

  그녀의 다그침에 수민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심정으로 긍정을 표했다. 그와 동시에 안 그래도 들뜬 마음이 더욱 펌프질 해대는 탓에 지수는 지금 이 기분을 만끽 하고 싶었다. 진정되질 않았으니 더더욱 흥분될 수밖에 없다.

 

 

 “내일… 꼭 와 야지.”

 

 

  ‘그나저나 이벤트라는 게 뭐지? 이따가 다시 물어 봐야겠다.’

 

  현명의 요리를 먹고 싶은 것도 한 가지 이유지만, 사장인 우민이 직접 얘기할 정도의 이벤트는 무엇인지 궁금할 만도 했다.

 

  그 생각을 가지고 주방으로 가 얼른 오전 영업을 준비하려고 하는 사이, 이제야 막 출근을 하는 현명과 딱 마주하게 되었다.

 

 

 “어… 현명 씨?”

 “아, 지수 씨. 좋은 아침.”

 “오늘은 많이 늦었네요.”

 “아… 하하. 그… 러게요? 일찍 와 있긴 했지만, 재료 때문에… 하하하.”

 

 

  누가 봐도 지금 이 시간은 지각이 확실한데, 현명은 지수의 입에서 나오는 ‘지각’이라는 말에 애써 아무것도 아닌 척 웃음으로 무마하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디저트와 메인 요리 때문에 싸우던 습관으로 엄청나게 무어라 얘기를 했으나, 지금은 그게 소용이 없었다. 늦거나 말거나 우선은 내일 휴가이기도 하고, 휴가를 맞이하여 현명의 요리를 시간을 내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말이다.

 

  지수는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며 열심히 뛰어온 현명에게 시선을 두었다.

 

 

 “오늘 되게 기분 좋아 보이네요?”

 “아, 실은 저 휴가 받았거든요. 내일 레스토랑 일 쉬어요.”

 “엇, 진짜요?”

 

 

  안 그래도 기분 좋아 보이는 것 같았는데, 지수의 말을 들으니 현명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이 휴가를 보니 사장님께 직접 부탁한 건 아니고 분명 사장님이 먼저 얘기 했을 텐데… 내 오프는 거절하고 지수 씨한테 휴가를 내준 걸 보니… 어쩌면?’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거치다 보니 결론은 딱 하나였다. 사장인 우민이 지수와 현명의 소문을 듣고 둘을 확실하게 밀어주려는 그런 속셈!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현명은 속으로 엄청난 쾌재를 불렀다.

 

  ‘왜 내 오프를 거절했는지 알 것 같아! 역시… 사장님은 날 너무 좋아해.’

 

  현명이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까지 생각을 끝마치자, 앞에서 휴가에 기뻐하는 지수의 모습이 보였다.

 

 

 “내일, 여기에 올게요.”

 “어? 내일 일 쉰다고…”

 “아니, 손님으로.”

 “어?”

 

 

  그리고 다음에 들리는 지수의 목소리. 휴가임에도 레스토랑에 방문하겠다는 그 말은 즉, 손님으로써 자신의 음식을 먹으러 오겠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좋아요. 엄청 좋아요.”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해줄게요. 정말로.”

 “현명 씨.”

 “맛있다고 반하지나 마요.”

 “에이…”

 

 

  왜 우민이 자신의 오프를 거절하고 지수에게 휴가를 준 건지 확실하게 알 것만 같은 느낌에 그는 자랑스럽게 미소 지었다.

 

  ‘내일은 정말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야지!’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 주는 요리라고 생각하니 현명은 가슴이 마구 벅차올랐다.

 

 

 

 ♣

 

 

 

  수민은 지수에게 걸려온 전화를 끊고서 곧바로 휴대폰을 책상 주변에 던져 놓았다. 아까부터 급한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탓에 그녀에게는 한창 바쁠 시간이었다.

 

 

 내일… 내일 시간이 되려나.”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지수에 대한 생각과 동시에 서류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최근에 맡은 사건은 꽤나 그녀에게 중요하고 꼭 해결해야만 하는 사건이었기에 그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뭐, 하루 정도는 쉰다고 생각하고 밥이나 먹고 와야겠다.”

 

 

  다른 사람도 아닌 지수의 부탁이었기에, 수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도 지금 앞에 놓여 있는 서류는 지금 당장 처리 해야만 하기 때문에 잡생각을 버리고 진지하게 임하려고 하는데, 그녀의 책상 위에 있는 전화기의 벨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삑.

 

 

 “네, 검사 현수민입니다.”

 [ 검사님, 손님이 오셨는데요. 부탁한 자료를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

 “아, 들여보내요.”

 

 

  ‘부탁한 자료’라는 말에 누군지 듣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 한 건지, 수민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방금 바쁘게 처리하던 서류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그녀에게 ‘부탁한 자료’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 예상된다.

 

  똑똑.

 

 

 “검사님, 들어갑니다.”

 

 

  수민이 옷 정리를 마무리 하는 순간, 노크소리와 동시에 검사실로 어떤 남자 한 명이 들어왔다. 그는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

 

 

 “아. 앉으세요.”

 “네.”

 

 

  그녀의 손짓에 그는 서류 하나를 들고서 소파에 자리를 잡았고, 수민 역시 그 맞은편에 앉았다. 뭔가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그 와중에, 그녀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여기, 말씀 하신 자료입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이제야 전해 드리네요.”

 “네, 시간이 꽤 많이 지체 됐습니다.”

 

 

  적당히 그의 말에 비꼬는 듯한 말투로 서류를 건네받는 수민. 그리고 시간을 지체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서류 안에 있는 자료들을 꺼내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어떤 남자의 사진과 동시에 그와 관련된 자료들이 가득 했다.

 

 

 “윤주완 이 녀석, 잘도 숨어 다녔더라구요. 가까운 위치 여러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주도면밀하게 멀리 떨어지도록 위치를 일부러 선정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그 사람을 찾으려고 엄청나게 수소문한 것 같구요.”

 “…감히, 누구를…”

 “게다가 확실한 것은 어느 동네에서는 아주 좋은 이미지를 심을 정도로 오래 머물렀다고 합니다. 그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전혀 나쁜 짓 할 사람으론 보이지 않더라고 해요. 그만큼 그 녀석, 이미지 세탁은 확실한 놈인 것 같습니다.”

 

 

  수민이 자료를 하나하나 살피며 그의 설명을 듣는데,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딴 쓰레기 짓을 하고도 찾을 마음이 생기나? 그래서, 직접 만나면 뭐. 뭐 어쩌려고…!’

 

  그녀는 서류를 쥐고 있던 손에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 버린 탓 이었다.

 

 

 “이거, 확실한 거죠?”

 “제가 검사님께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녀의 물음에 대한 그의 확고한 대답에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사람을 찾으면서 또 다른 범죄를 노리고 있었다고 해도 충분히 말이 돼. 그러니까 즉, 어쩌면 이 녀석이 우리 주변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은 결코 틀리지 않아.’

 

  서류를 한참이나 보던 그녀는 모든 생각을 정리하고서 자신의 앞에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도 그녀를 보니 동시에 눈이 마주치게 된 그들은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립니다, 김 형사님.”

 “물론이죠. 걱정 마세요.”

 

 

 

 ♣

 

 

 

  한참 진지한 대화가 오고가는 수민과는 달리, 지수가 있는 레스토랑은 시끌벅적하면서도 아주 높은 하이 톤의 목소리가 잔뜩 울려왔다.

 

 

 “팀장님, 내일 휴가라면서요!!”

 “세상에, 세상에!!”

 

 

  레스토랑 내의 소식이라면 가장 발 빠르게 아는 효주와 유미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휴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은 진작에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시끄럽게 굴 줄은 몰랐던 지수는 기분 좋은 표정 반, 난감한 표정 반으로 그녀들을 맞이했다.

 

 

 “어… 뭐… 그리 됐네.”

 “부, 부러워…!”

 

 

  지수의 확답을 듣자마자 소문의 진실이 파악이 된 그녀들은 두 눈을 반짝거리며 지수를 바라보았다.

 

 

 “팀장님이 연차가 있으니 팍팍 밀어 주는 군요.”

 “확실히 뭔가 다르긴 달라, 이 팀장님 포스…”

 

 

  뭔가 존경하는 듯한 눈빛과 동경, 그리고 부러움, 이 3가지가 섞인 듯한 눈빛으로 지수를 보니, 그녀는 이상하게 고맙지가 않았다.

 

  ‘이것들이 나를 놀리는 건가… 아니면 진짜 부러워서 이러는 건가.’

 

  지수는 긴가민가하면서도 그녀들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작게 끄덕거렸다. 괜히 입이 씰룩씰룩 거리는 것은 의도하지 않은 것이지만.

 

 

 “내일은 내가 없으니까 둘 다 정신 바짝 차리고 해야 돼. 알지?”

 “물론이죠!”

 “저희가 팀장님 몫까지 열심히 할 게요!”

 “그래. 특히 이벤트 같은 건 실수 하면 안 되고. 유미, 너!”

 “에헤… 예전에 실수했던 건 이제 잊어주세요.”

 

 

  유미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혀를 내둘렀다. 장난스럽게 이어지는 대화에 지수는 자연스럽게 입가에 웃음이 가득 찼다.

  ‘내일 휴가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좋다. 나 없는 레스토랑이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어차피 내일 밥 먹으러 올 거니까!’

  지수는 이런 저런 생각에 걱정도 하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짓기도 하는 등, 내일 휴가에 대한 기쁨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었다. 그런 지수를 보며 유미와 효주 역시 똑같이 따라 웃었다. 그 셋은 일 한 지 꽤나 오래 된 파트너기 때문에 서로의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으니, 그런 행동들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나 궁금한 거 있어.”

 “네? 뭔데요?”

 

 

  그러다 문득 아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기억난 지수가 두 손바닥으로 박수를 짝 쳤다. 그 소리에 효주와 유미는 지수에게 시선을 집중시켰고, 눈을 반짝거렸다.

 

 

 “그, 내일 하기로 한 이벤트라는 거… 그거 뭐야? 응?”

 “이벤트…”

 “…라면.”

 

 

  지수의 말에 효주와 유미는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마자 뭔가 결심했다는 듯 굳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러더니 지수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 채로 서로 씨익 웃는다.

  그리고 아까와 같이 동시에 지수에게 시선을 집중 시키고.

 

 

 “손님, 이벤트는 미리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궁금하시면 내일 뵙도록 하죠.”

 “치, 치사해…!”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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