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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에 버금가는 자.
작가 : Stonehead
작품등록일 : 2019.9.29

저승의 최고신, 염라대왕의 현신, 신아.
그가 머물고 있는 지옥에서 대형사고가 하나 터지는데......

"십이악령이 탈출했네."

저승이 관리하는 최악의 열둘 대죄인들이 저승을 탈옥한다!

"그것 참, 큰일이군요."

신아는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이 즐거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염라대왕은 신아에게 악령의 처리를 맡긴다.
그리고 신아는 기꺼이 이 즐겁게 놀기(?)위해 악령들을 쫓아 이계(異界)로 향한다.

 
Chapter 4 역천 : 반란.
작성일 : 19-10-01 23:52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6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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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어먹을! 주제도 모르는 애새끼 같으니라고! 꼴에 왕이라고 대접 좀 해주니까, 아주 기어오르는군!”

 

  콰앙!

 

  진허율이 책상을 발로 찼다. 종이들이 어지러이 흩어지며 책상이 두 쪽이 나 저 멀리 날아갔다.

 

  씩씩거리는 진허율을 보며 백선현이 차분한 음색으로 말했다.

 

  “일단 진정하게, 허율.”

 

  “진정?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린가, 선현? 다른 이유도 아니고 오랑캐 한 놈 때문에 우릴 경질해? 고작 그딴 이유로?”

 

  “어차피 영상대감은 우리 파벌 사람이다. 그렇게 심한 처벌이 내려지지는 않을 걸세.”

 

  “누가 그걸 모르나? 중요한 것 그게 아니란 말일세! 애새끼가 그 오랑캐 놈에게서 뭔가를 알아낸 것이 분명해!”

 

  “그게 무슨 소린가?”

 

  “모른 척 하지 말란 말이다! 네가 용안에 낸 상처! 그것이 바로 왕이 잡은 증좌라, 이 말이지! 그 사실을 알고 본 내금위들은 이미 전부 다 처리했지. 그렇다면 남은 증인은 누가 되겠나? 그 자리에 있었던 자네? 아님 자네가 죽인 내금위들?”

 

  “······오랑캐.”

 

  백선현이 굳은 얼굴로 침음을 흘렸다. 그가 벌인 짓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사실 그때는 백진원과 만나고 애 하나 못 잡는 내금위로 인해 화가 나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흥분으로 그만 일을 벌였지만 다행히 죄를 뒤집어씌울 것을 찾았으나 죽여 입을 막지 않으면 안 됐다. 그런데 왕이 그 아이를 빼돌렸으니 혹 증언이라도 구하는 날엔······.

 

  “우리 파벌에서 오랑캐 놈의 말 따위를 믿지는 안겠지만 그것은 명분이 될 거야. 청파놈들이 들고 일어날 명분! 왕이 백성을 움직일 명분! 군벌의 내전을 멈추고 수도로 진격할 명분을!”

 

  “······허면 그 전에 죽여야지.”

 

  “죽여?”

 

  “이 왕궁에 있는 우리의 손과 발이 몇 개이며 우리가 키운 암살자들은 또 몇인가? 궐 안의 오랑캐 하나 죽이는 것이야 쉬운 일 아닌가?”

 

  “이번에도 건수를 잡힌다면 그땐 정말로 끝이네.”

 

  “문제없네.”

 

  씨익 웃는 백선현과 그것을 보고 마찬가지로 웃는 진허율의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

 

  왕궁을 향해 걸어가던 신아는 걸음을 멈추고 왕궁을 바라봤다.

 

  “갑자기 왜 멈추는 겁니까?”

 

  뒤에서 초란이 물었지만 신아는 답할 수 없었다.

 

  주변의 풍경이 변한다.

 

  찬란했던 왕궁에는 사이하고 사특한 기운이 넘실대고 대로에는 죽고 헐벗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궐내에는 군사들이 가득했고 옥좌에는 거대한 체격의 거한이 앉아 바닥에는 용포를 입은 왕을 애완동물처럼 앉혀놓고 대전에는 관복을 입은 죽은 이들의 시신과 거한에게 아부하는 갑옷을 입은 이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선명한 다른 모습들에 비해 거한의 모습은 조금 흐릿했다. 거대한 체격을 가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뚱뚱한 것 같기도 하고, 아예 마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궐의 한쪽에는 죽은 이들의 시신이 가득 쌓여 왕궁의 높이를 뛰어넘었고, 불이 붙어 여드레 밤을 환하게 비췄다.

 

  왕궁에서 살아남은 자는 오직 왕 하나, 인간 또한 오직 왕 하나였다. 왕궁은 인간이 아닌 것들의 기운으로 가득 넘쳤다.

 

  ‘사명(死命).’

 

  죽음의 운명.

 

  염라의 현신인 신아만이 할 수 있는 패시브형 천기, 죽음의 운명을 엿보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는 이들의 운명이 순식간에 스러져가며 그 끝을 보여줬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죽는 것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군. 아마 사방의 군벌 중 하나가 수도로 진격했음이라.’

 

  다 죽을 운명이라면 굳이 왕궁에 갈 필요는 없으리라.

 

  그 인간이 아닌 것들의 기운은 분명 악령의 것이 맞았으나 수도로 진격하기 전에 막는다면 이 죽음의 운명 또한 사라질 것이다.

 

  “안 갑니까? 왕궁으로 간다면서······.”

 

  “안 가.”

 

  “그럼 어디로 갈 겁니까?”

 

  “우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북부 지방으로······.”

 

  콰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왕궁의 남쪽으로 향하는 대로 끝의 성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뭐야? 이게 대체?”

 

  “전쟁, 전쟁 아니야?”

 

  “어떤 미친놈이 전하께서 계신 수도로 쳐들어와?”

 

  “연 공국 놈들 아니야?”

 

  군벌도 적국도 아니었다.

 

  신아는 느낄 수 있었다. 강렬하면서도 폭력적인 악의를.

 

  ‘동탁!’

 

  “······설마 벌써 남부의 군벌까지 정리했단 말인가!”

 

  빌어먹을!

 

  신아는 저도 모르게 욕을 했다. 악령의 힘을 너무 얕봤다. 솔직히 무력 면에서 최강인 항우를 잡고 난 이후여서인지, 여유가 생겨서 방심했었다. 동탁 또한 지구에서 폭군의 대명사로 이름 높은 대죄인이었다. 오죽하면 현대에서도 동씨들은 뭐만 잘못하면 동탁과 엮인다.

 

  잊혀질 수 없는 천하의 역적이자 희대의 죄인, 동탁! 그가 악령으로서 가진 힘은 결코 항우와 비교에서 꿀리지 않았다.

 

  죽음의 운명이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다. 이제는 그가 본 사명이 눈앞에서 아른거릴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서 사망향(死亡香)까지 난다. 죽음을 앞둔 자들에게만 나는 죽음의 향기, 사망향이 난다는 것은 이제 왕궁에 사는 이들의 죽음이 확정되었다는 소리였다.

 

  인과율이 변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이제 와서 신아가 개입해 바꾸기에는 이젠 늦은 것이다.

 

  남쪽 성문에서 왕국의 깃발이 내려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깃발이 들어섰다. 보라색 바탕에 그려진 골든 옐로우 색의 사냥개. 북부 지방의 패자, 정마공의 깃발이었다.

 

  신아는 남쪽 성문에서 잔혹하며 포학하며 폭력적인 기운을 느꼈다. 전에도 느껴보았고 겪어봤던 기운, 동탁의 것이었다.

 

  ‘진짜 동탁이네.’

 

  설마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사방의 군벌들을 죽이고 남쪽으로 들어오려면 기마군단을 아무리 만들어도 무리다. 그렇다면 군사들 전체를 악령의 병사화 했다는 것인데······.

 

  ‘그게 가능한 것인가? 그 정도라면 내가 감지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내가 몰랐다하더라도 이 세계의 규칙을 어기는 동탁을 이곳 신계의 신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이란 말인가? 저 정도 규모의 군대를 양성하고 힘을 키우려면 둥지에서 하루 이틀을 있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동탁,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신아가 경악하고 있는 사이, 성문은 열렸고 정마공의 군대가 안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남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쾅! 콰앙! 콰과광!

 

  동쪽, 서쪽, 북쪽 순으로 폭음을 울렸다. 사방에서 자색 바탕에 황등색 사냥개의 깃발이 휘날렸다.

 

  ‘뭐야, 이거? 왜 같은 기운이 사방에서?’

 

  남쪽에서 나오는 악의가 동쪽, 서쪽, 북쪽 성문에서도 느껴졌다. 성 밖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성안에서 느껴졌다.

 

  동일한 기운, 동일한 악의.

 

  이건 말도 안 된다. 동탁이 갑자기 다섯이 되었을 리 없고, 분신이면 본체보다 못하니 다른 하나의 기운이 월등히 높아야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 사술이 있을 리 없다. 대체 뭐냐? 대체 무엇이 동탁, 너를 이렇게 강하게 만든 것이냐?’

 

  무려 수천만 년분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시간만 좀 들이면 필요한 기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적들에게는 그런 시간 따위 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끼야아아하!”

 

  “다 죽여라!”

 

  두두두! 정마공의 기마군단이 수도 안의 대로를 질주했다. 그들은 왕궁으로 향했다. 그들은 달리는 말 위에서 창을 휘두르고 검을 쓰며 사람들을 베었다.

 

  푸확! 푹!

 

  “끄아악!”

 

  “사, 사람 살려!”

 

  쿠웅! 말과 부딪혀 저 멀리 날아가 목이 부러져 죽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이것은 하나의 재미이자 사냥이었다. 남문뿐 아니라 동문과 서문, 북문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

 

  콰앙!

 

  첫 번째 폭음이 들리자 해을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노이아는 헌원검을 챙겼다.

 

  잠시 후, 내관이 달려와 숨도 쉬지 않고 말했다.

 

  “저, 전하! 침공, 침공이옵니다! 정마공 진차경이, 허억, 수도를 포위했습니다!”

 

  “······뭐라?”

 

  “전하! 피하셔야 합니다!”

 

  “······어어.”

 

  정신을 차린 해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 충격으로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 그를 부축한 노이아가 내관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대전에 가시면 비밀 통로가 하나 더 있사옵니다. 거기로 피하소서!”

 

  해을은 고개만 끄덕였다. 노이아가 옆에서 안내해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고 노이아가 자신을 업고 달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무도 해을에게 신경 쓰지 않고 저마다 챙길 것을 챙겨 도망치는 이들을 보며 해을은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울었다. 노이아의 등 위에서, 자신과 같은 연배의 소년의 등 위에서 그동안 겪었고 참았던 설움을 전부 쏟아냈다. 너무 어린 나이에 부모와 이별하고, 권력의 양면을 보고, 잔인한 현실을 홀로 서야 했던 그간의 설움이 막혔던 둑을 뚫은 것처럼 시원하게 쏟아져 나왔다.

 

  대전은 썰렁했다. 조정 대신들은 이미 다 피했겠군, 그렇게 생각한 해을이 노이아의 등에서 내려와 직접 걸었다.

 

  한참을 울고 나니, 그래도 조금은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는 옥좌 앞으로 걸어가 옥좌의 팔걸이에 조각된 황금용을 건드렸다.

 

  드드득!

 

  옥좌가 뒤로 물러나며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공간임을 증명하듯 먼지와 거미줄이 가득했다.

 

  해을이 앞장서고 노이아가 뒤따라가려는 순간, 김 내관이라 불린 내관이 해을을 불러 세웠다.

 

  “전하! 이것을 가져가셔야 합니다!”

 

  그가 건넨 것은 비상하는 용을 조각한 황금 도장, 국새였다.

 

  “전하! 명심, 또 명심하십시오. 반드시 사셔야 합니다. 반드시 살아남아, 반드시 돌아와 역적들을 모두 처형하라는 어명을 윤허하며 국새를 찍으셔야 합니다.”

 

  “김 내관······.”

 

  해을이 울음기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김 내관을 그것을 듣고 빙그레 웃음 지을 뿐이었다.

 

  노이아 밖에서 들려오는 군홧발 소리를 듣고 말했다.

 

  “전하, 시간이 없습니다.”

 

  “가십시오. 신이 여기 전하께 생의 마지막 예를 올리오니, 부디 만수무강하소서.”

 

  “······반드시 돌아오겠네.”

 

  김 내관은 절을 한 번 하고 뒤돌아 갔다. 노이아가 움직이지 못하는 해을의 손목을 잡고 통로로 데려갔다.

 

  그때, 대전의 문이 열리면서 군사들이 들이닥쳤다. 내금위 병력이었다.

 

  “주상을 빼돌린 역적이 여기 있었구나.”

 

  군사들의 중심에 서있는 노인, 백진원이 비열하게 웃으며 김 내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선현이 휘두른 검에 김 내관의 배가 갈라져 내장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그렇게 죽었다.

 

  “주상 전하! 전하를 위한 신하가 또 한 명 죽었사옵니다! 이게 다 전하께서 옥좌에 있으시기 때문이 아닙니까! 전하, 다른 이들을 위해 이제 그만 포기하십시오!”

 

  “······백진원.”

 

  해을은 그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씹어 먹듯이 그를 노려보았다.

 

  화살이 날아와 옆에서 그의 손목을 잡은 노이아의 어깨에 꽂혔다.

 

  “······으음.”

 

  “노이아!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오!”

 

  “말하지 않았습니까? 전하께서 옥좌에 있으니 전하의 주변의 무고한 이들이 죽고 다친다고요. 저 아이를 살리시고 싶으십니까? 허면 옥좌에서 내려오세요! 스스로 국새를 바치세요! 그럼 다 해결된답니다.”

 

  백진원은 표정 한 번 안 바꾸고 말했다.

 

  반면 화살에 독이 발라져 있었던 것인지, 노이아의 안색이 점차 창백해졌다. 독 때문에 기혈이 흐트러지고 고문당한 상처가 다시 터졌다. 죽지 못하나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노이아는 정신을 놓을 지경이었다.

 

  그것을 지켜봐야 했던 해을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국새를 주겠소.”

 

  “현명한 결단이옵니다.”

 

  내금위 둘이 해을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노이아가 움직였다. 그는 잡고 있는 해을의 손목을 확 잡아 당겨 뒤로 끌어당겼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란 해을은 그대로 뒤로 굴러 비밀 통로로 떨어졌다.

 

  모두가 당황하는 가운데 왕을 지키기 위한 장치는 왕이 들어가자 바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안 돼! 왕을 잡아라! 왕을 잡아!”

 

  병사들이 달려갔지만 이미 닫히기 시작한 문은 다시 열 수 없었다. 왕실의 비밀통로는 오직 왕가의 핏줄을 위한 장치였다.

 

  서서히 닫히는 문 너머, 해을은 담담하면서도 안도하는 노이아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해을은 울음을 터뜨렸다.

 

  대체 너는 무엇이 그렇게 기쁜가? 무엇 때문에 그리 안도하는가? 대체 무엇이 너를 그렇게 담담하게 만들었는가? 대체 내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다들 날 위해 죽어가고 날 위해 스스로를 버린단 말이냐?

 

  “노이아!”

 

  쿵!

 

  문은 닫혔고 해을은 홀로 남겨졌고 노이아는 붙잡혔다. 어둠 속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국새가 그의 곁에 있었으나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해을은 두 다리를 끌어 앉고 무릎에 고개를 파묻고 울었다. 어둠 속에서 엉엉 울었다. 그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한참을 운 해을은 무의식적으로 빛을 내는 국새를 집어 들었다. 국새의 매끄러운 표면에 그의 얼굴이 비쳤다. 그런데 노이아와 또래라 그런 것일까, 국새에 비친 그의 얼굴이 점차 노이아의 것으로 변했다. 두 눈이 붉어졌다. 노이아가 당장이라도 욕을 하며 비난할 것 같았다. 하지만 국새에 비친 노이아는 마지막에 봤던 담담하고 안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차라리 욕을 한다면······! 차라리 비난을 한다면······! 차라리 원망을 한다면······! 그랬다면 이 이기적인 마음을 먹는 것이 조금은 쉬웠을 텐데.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것을 택했을 텐데. 그렇게 나를 믿어주면 나는 다시 돌아가야 하잖아.

 

  해을은 입으로 하지 못할 말은 국새를 보며 속으로 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죽었다. 전부 자신과 해씨 왕조를 위해 충절을 바친 자들이었다. 여기서 포기한다면 그들의 죽음은 개죽음이 되어 잊혀지리라.

 

  “나는 무능한 왕이지만, ······ 결코 그대들을 잊혀지게 두지 않을 것이다.”

 

  해을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국새에 비친 노이아의 얼굴이 잘했다며 미소짓고 있는 것 같았다.

 

  국새의 빛에 의지해 벽에 다가간 그는 움푹 튀어나온 벽돌을 둘렀다. 위잉 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천장에서 불이 들어왔다. 서방에서 들여온 마법등이었다. 불빛은 출구을 향해 규칙적으로 나있었다. 해을은 국새를 품에 갈무리 하고 발을 옮겼다.

 

  ‘조금만 기다려라, 노이아. 반드시 돌아갈 테니!’

 

  텅 빈 터널 안, 그곳에는 어린아이 특유의 발걸음 소리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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