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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 N번째 고백
작가 : 멍무
작품등록일 : 2019.9.30

창가 너머에는 이따금씩 한 남자아이가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일상에 끼어들고 싶었다. 내가 노력한다면 너는 얼마만큼 내어줄 수 있어? 부탁인데, 너와 가까워질 수 있게 해줘!

 
1. 나는 너에게 친한 척 굴기로 했다.
작성일 : 19-10-01 16:02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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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이유 없이 친한 척 구는 사람들이 있다. 친하지도 않은 애가 갑자기 인사를 하는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갑자기 말을 거는 이유는 보통 두가지이기 때문이다. 무슨 목적이 있거나, 무슨 이유가 있거나. 한 마디로 둘 다 속이 뻔히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예외였다. 권재우는 내가 먼저 아는 척을 하지 않으면 내가 자신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조차 모를테니까! 어쨌든 간에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하고, 나는 니가 고프니까 너에게 파고 들어야한다. 그런 굳은 결의를 가지고 권재우의 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안녕, 너랑 친해지고 싶어. 반가워, 나는 조가은이라고 해. 이름이 뭐야? 아... 무슨 말을 해도 이상하기만 할 것 같다. 심장이 콩콩 뛰기 시작했다. 심장을 토해낼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그때 니가 내 눈 앞에 보였다. 너는 지난번에 함께 있었던 여자 아이와 또 같이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는 거 같은데... 대화 도중에 끼어들 수 없어서 모퉁이에 가만히 서 있었다. 여전히 내 머리는 어떤 식으로 운을 띄울지에 대한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번과 달리 여자 아이는 후련한 표정으로 먼저 뒤돌아섰다. 혹시 권재우가 가버릴까봐 재빠르게 발을 움직였다. 드디어 너와 마주했다.

 

 " 권재우, 안녕! "

 

 너에게서 비누 향이 났다. 은은하게 퍼지는 그 향이 나를 감싸고 돌았다. 나는 시선을 아래에서 위로 점점 옮겼다. 발목에 톡 튀어나온 뼈가 예뻤다. 너의 그 길게 뻗은 손가락도 좋았다. 단정하게 걸친 교복은 너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나를 보는 경멸의 눈. 어? 경멸의 눈? 깜짝 놀라 너와 눈을 맞추자, 뭐가 불만인지 눈썹을 잔뜩 치켜세운 니가 시야에 들어왔다.

 

 " 너.. 뭐야? 다 들었어? "

 

 " 니가 저 여자애랑 하던 말? "

 

 내가 다시 되묻자 너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러고는 내게 말했다.

 

 " 비밀로 해줘. 그걸 아는 건 나랑 진현아 뿐이니까. 혹시라도 이야기가 퍼져나가면 나는 범인이 너라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걔는 엄청 힘들어하겠지. "

 

 그 여자 아이의 이름은 진현아였나보다. 내 멋대로 너는 주변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단 둘이 만나 이야기 할 정도로, 이름을 불러줄 정도로, 걱정할 정도로 친한 사이의 친구가 있었구나. 순식간에 나 자신이 우스워졌다. 나는 너와 친해질 생각에 들떠있었다. 너에게 내 이름을 알릴 생각에, 내 존재를 알아달라고 이야기 할 생각에. 나는 니가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못 들었어, 왜냐면 내 머릿속은 너한테 말을 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거든. 그럴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자존심이 상해 이런 말은 꺼내지 못 했다. 그렇게 나는 너에게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우리반 교실로 뛰어들어갔다.

 

 " 저기.. 야! "

 

 뒤에서 권재우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창피해 죽겠다. 혼자 내적 친밀감이 엄청나게 쌓여서는.. 그렇다. 나는 너와 저기, 혹은 야 정도의 사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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