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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 남녀의 향기
작가 : 청초
작품등록일 : 2019.10.1

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로맨스 작품입니다.

 
「15장. 그들에게 찾아온 힘든 시련.」
작성일 : 19-10-01 05:27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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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장. 그들에게 찾아온 힘든 시련.」

 

 유난히 더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이상기후 증상이 나타나더니, 갑자기 여름이 찾아온 것처럼 더웠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하다 보니 밝게 지저귀던 새들도 목이 마른지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여느 때나 일찍 일어나던 정혜도 오늘따라 일찍 일어나질 못했다. 늦잠을 자버리는 듯했다. 그 증상은 세민이도 마찬가지였다. 세민이마저 일어나지 못했다. 이제껏 이런 적이 없었다. 전날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던 정혜와 세민이라서 그런 것일까. 오늘따라 아리가 더 일찍 눈을 뜬 것만 같은 느낌이다. 정혜랑 세민이가 한창 잠에 빠져 있을 무렵 아리와 준혁이는 비슷한 때에 같이 일어나 있었다. 그리고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야외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따라 몸이 가벼움을 느끼는 아리는 오늘 하루도 상쾌하고 발랄한 하루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얻는다. 준혁이도 뒤따라 야외 휴게실로 같이 이동했다. 그들은 걸어가면서도 여전히 사랑을 속삭여댔다.

 준혁이가 앙탈부리듯 아리에게 말했다. "자기야~ 잘 잤어? 내 꿈 꿨어?" 확 개꿈이라도 꿨으면 좋겠다. 그러나 정말 아리는 준혁이 꿈이라도 꾼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준혁이에게 말했다. "응? 어떻게 알았어? 나, 자기 꿈꿨어. 진짜로~" 그러자 준혁은 "아 정말? 고마워~ 나도 자기 꿈꿨어." 귀신 꿈이나 꿔버렸으면 좋겠다. 요즘 한창 여자들의 애교버전 "기싱꿍꼬또"가 유행하는 것처럼 귀신 꿈이라도 꿔버렸으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 새하얀 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병원은 마치 신비스러움을 추구하는 왕실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그래서 마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연상케 하는 그런 형태라는 것이다. 그곳을 지나쳐야만 야외 휴게실이 나오는데 천사가 나올 것만 같은 매력을 지녔다. 그 곳을 살랑살랑한 가뿐 발걸음으로 지나쳐 간다. 이윽고 야외 휴게실에 도착했을 때는 상쾌한 공기로 하루를 시작하려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곳에 들어서서 하늘을 바라본다. 새털 같은 구름이 푸르른 하늘 위로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평소와 다르게 덥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아리는 준혁이에게 물었다. "자기야, 오늘 왠지 덥지 않아?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그러자 준혁이가 말했다. "응? 아니. 오늘 좀 덥네. 나도 아까부터 느꼈어. 날씨가 희한하네." 그러나 아리와 준혁은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시원해지겠지 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느꼈다. 준혁과 아리는 난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대화를 나눈다. "자기는 왜 그렇게 눈이 예뻐?", "응? 갑자기 무슨 말이야~ 그러면 자기는 왜 그렇게 잘생겼어? 얼굴에서 눈을 못 떼겠어.", "정말? 그럼 눈을 안 떼고 나만 바라봐주면 되지", "계속 쳐다보게 되잖아. 그리고 나 한 번씩 무서워… 다른 여자들이 자기 뺏어 갈까봐.…", "으이그… 별 걱정을 다 하네. 그럴 일 없으니까 안심해~", "그래도…" 준혁이는 갑자기 불안해하는 아리를 품에 꼭 안아준다.

 바라만 봐도 너무 예쁘다. 아리를 품에 꼭 안아주면서 준혁이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아리에게 고백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지금까지 아리랑 그냥 친구로만 지낼 수 있었을까?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준혁의 품에 안겨 있던 아리 역시나 비슷한 생각을 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때 만약 준혁이가 고백해주지 않았다면, 내가 고백해서 지금 사귀고 있겠지?'라고. 아리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준혁이가 자신의 반에 찾아올 때마다 눈에 사랑 표를 그리며 달려들던 반 친구들이 여러 명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준혁이만 거부의사를 확실히 밝혀준다면, 헤어지지 않는 한 빼앗길 일은 없겠지만,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라는 옛 말도 있고 하니 왠지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유는 얼마 전, 국어선생님께서 내주셨던 숙제를 하기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반 친구들 중에 병문안 왔던 한 친구가 준혁이에게 했던 말과 행동 때문이었다. "준혁아~~"하면서 콧소리를 내며, 준혁이 오른쪽 손을 잡고 "많이 아파? 어떡해."라고 하면서 많이 걱정했다는 투로 행동했었기 때문이다. 준혁이가 관심 없다는 듯, "왜 이러냐?"라고 하기는 했지만, 여자 친구인 아리 입장에서는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숙제가 편지쓰기라고 들었던 만큼 자신에게 쓰는 척하면서, 준혁이에게 고백하는 편지를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하면서 걱정하는 아리였다.

 부디 아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준혁이는 아리가 불안해하는 것을 평소에도 알고 있었고, 준혁이 역시나 아리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여자애들이 접근해온다고 해도, 충분히 '철벽남'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리랑 사귀는 것을 비밀로 하고 있던 비밀연애였기 때문에, 세민이와 정혜를 제외하고는 아직 둘이 사귄다는 것을 모르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그래서였던지 준혁이네 반이 체육 시간이라 체육 수업을 들으러 운동장에 나갔던 사이, 그 틈을 타 어떤 여자애가 쪽지에 휴대폰 번호와 "전화해줘."라는 문구를 적어둔 채 준혁이가 좋아하는 튤립 한 송이와 함께 책상 위에 올려뒀던 사건도 있었다. 반 친구들에게 단단히 입단속을 시켰기에 망정이지, 만일 그 일이 소문에 소문을 타고 아리 귀에 들어갔다면 아리는 울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일 준혁이가 아리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귀는 나쁜 남자였다면, 아마 호기심이 들어서라도 아리 몰래 전화를 걸어봤을 테지만, 그러한 남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준혁은 그 튤립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고 쪽지는 찢어서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버렸다. 오히려 준혁이는,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여자애들이 싫었고, 아리만 생각하는 전형적인 '해바라기'같은 스타일이었다.

 그렇다면, 상황을 바꾸어 아리에게도 '준혁이 외에는 아리를 좋아하는 남자애들이 없을까.'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큰 두 눈이 매력적이고, 애교도 많은 아리를 좋아하는 남자가 학교에 없다면 거짓말이었다. 아리가 지각해서 담을 뛰어넘어 반으로 몰래 들어왔던 날, 그날은 준혁이가 아리를 만나기 위해 아리네 반으로 찾아갔던 날이기도 했다. 그리고 준혁이가 아리를 만나 귓속말을 할 때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했던 한 남자애가 있었다. 준혁이에 비해 키는 작았지만, 착하고 순진한 남자애였다. 그 남자애 이름은 현호였다.

 취미가 봉사활동이라 불릴 만큼, 타인 도우는 일을 좋아하는 현호는 그래서였던지 반 친구들에게도 착하고 선한 친구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었다. 그러한 현호는 준혁이가 아리에게 귓속말을 했을 때, 차마 그 모습을 두 눈뜨고는 못 보겠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고, 귓속말로 무언가 말을 전하고 다시 자기네 반으로 돌아가는 준혁을 바라보며, 부디 준혁이가 아리를 좋아하지 않기를 바랐다. 사실, 준혁이와 아리가 비밀연애를 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던 현호는, 준혁이가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갔을 무렵 아리네 반으로 가 아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아리는 적잖게 당황했지만, 준혁이를 이미 마음에 두고 있었던 아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한편, 기어이 늦잠을 자버린 세민이랑 정혜는 지각하지 않기 위해 빛보다 빠른 속도로 교복을 입고 학교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밥도 먹지 못한 채, 학교로 뛰어가기 시작하던 세민이는 문득 정혜는 학교에 잘 갔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정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급하게 준비를 하던 정혜는 세민이로부터 전화가 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전화를 받지 않자, 늦더라도 아리를 기다리던 준혁과 달리 바로 학교로 달려갔다. 세민이는 왜 학교로 달려갔던 것일까. 과연, 준혁이가 아리를 생각하는 것만큼 세민이는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시험기간이기도 했고, 시험 공부할 때는 폰도 무음으로 해놓고 좀처럼 쳐다보지 않는 정혜였기 때문에 학교로 빨리 가서 정혜가 등교는 무사히 했는지 보기 위함이었다. 세민이는 달리기가 빨랐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로 도착했고, 가방을 자신의 자리에 걸쳐 놓고는, 정혜네 반으로 향했다.

 그런데 정혜가 보이질 않자, 세민이는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혹시 정혜, 학교 아직 안 왔어?"라고. 그러자 그 말을 듣던 친구들은, 아직 안 왔다는 대답을 해준다. 그래서 정혜가 더 걱정이 되었던 세민이는, 그대로 운동장으로 뛰어 내려갔다. 정혜네 집 앞으로 가서 정혜를 데리고 학교로 올 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운동장을 지나 학교 교문 앞까지 도착하자 하품을 하며 정문을 향해 걷고 있는 정혜를 발견한다. 그 모습에 걱정스러운 표정은 온데 간데 사라졌다. 그리고는 활짝 웃으며, 정혜를 향해 달려간다. 정혜도 세민이를 보자 세민이를 향해 달려간다. 마치 칠월 칠석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것처럼 그들의 표정은 애절했다. 그러나 그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일명 '호랑이 선생님'이라고 불리던 인성부장 선생님이셨다. 얼마 전까지 학생주임 선생님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던 것이 바뀌어져 인성부장 선생님이라 불려졌다. 세민이랑 정혜가 서로를 향해 달려가 서로의 품에 안기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인성부장 선생님의 표정이 서서히 변하셨다.

 인성부장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동작 그만!!" 이에 얼어버린 세민이랑 정혜는 놀란 표정으로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키스로 인해 간호사에게 걸려버렸던 준혁과 아리에 이어 두 번째 일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서서히 그 무서운 얼굴로 세민이와 아리 앞으로 다가오셨다. 호랑이를 맞닥뜨린 토끼마냥 무서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잠시 후 말씀하셨다. "세민아. 정혜야. 저기 선도부 애들 서 있는 곳 보이지? 거기로 가서 엎드려뻗쳐 하고 있도록!!" 말씀이 끝나기 무섭게 세민이랑 정혜는 그대로 달려가 엎드려뻗친다.

 오늘은 왠지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벌 받다가 힘이 빠져 졸 것만 같은 느낌이다. 선도부 학생들 중에서는 아리랑 친한 학생도 있었기 때문에 이 사실은 톡을 통해 아리에게도 전파되었고, 준혁과 아리는 고소해 하며 병원에서 배를 잡고 웃고 있었다. 정혜는 시험공부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였던지 어디서 흘러나온 용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벌 받다가 일어섰고, 그대로 인성부장 선생님께로 다가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띈 채 말씀드렸다. "선생님, 시험기간이라 공부하고자 합니다. 비록 선생님 앞에서 껴안는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부디 선생님께서도 인자한 마음으로 용서해주시고, 공부하러 갈 수 있도록 해주시면 안 될까요?"

 선도부 학생들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민이도, 그때 교문을 통과하던 모든 학생들도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경직된 채로 인성부장 선생님께로 시선이 쏠렸다. 아니나 다를까, 인성부장 선생님께서는 폭발하시고야 말았다. 더 무서운 표정으로 정혜를 쳐다보시며 말씀하셨다. "뭐라고?! 좋아, 엎드려뻗쳐는 너무 쉽다 이거지?! 세민이 너도 정혜랑 같이 운동장으로 따라와!" 순식간에 분위기가 공포로 바뀌었다. 그렇게 운동장으로 따라 들어간 세민이랑 정혜는 오리걸음으로 왼쪽 축구 골대로부터 오른쪽 골대까지 왔다 갔다 반복하는 엄벌에 처해졌다.

 오리걸음으로 나란히 맞은편 골대로 가던 세민이랑 정혜는 힘든 와중에도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이나마 서로에게 힘을 주었다. "여보야… 왜 그랬어. 그냥 엎드려뻗쳐하고 있지 그랬어. 바보야… 으윽.", "아쉽다. 연기력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바로 교실로 올라올 수 있었을 텐데… 으윽… 괜히 나 때문에 여보까지 오리걸음하게 됐네.… 미안해… 윽…", "괜…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들은 몸이 더 힘들어지자 대화도 자연스레 멈춰지게 되었다. 고통스러운지 낑낑대며 한발 한발 옮기던 그들에게로 인성부장 선생님이 걸어오셨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통도 사랑하는 너희 둘이 함께 하니까 더 좋은가봐?! 더 빨리 안 움직여?!"

 그 말씀에 놀라 더 빨리 움직인 결과 무사히 맞은편 골대를 찍고, 다시 교문 쪽 골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따라 더운 날씨였던 터라 땀이 많이 난 세민이랑 아리를 찝찝한지 인상을 찌푸리며 선생님 앞으로 갔다. 이쯤에서 끝내줄 줄 알았는데, 그 선생님의 또 다른 별명이 독불장군이었던 터라 엎드려뻗쳐 자세를 다시 취하도록 했다. 오리걸음으로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도 악으로, 깡으로 버텨낸다. 그때였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지금부터 팔굽혀펴기를 실시하겠다! 하나 하면 '모범을', 둘 하면 '보이자'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실시한다. 알겠나." 세민이랑 정혜는 오늘 잘못 걸렸다며 오만상을 쓰면서도 이렇게 대답했다. "네!" 살인적인 미소를 띠며 구령이 붙여진다. "하나!", "모범을!!", "두울!", "보이자!!!", "하나!", "모범을!!", "두울!", "보이자!!!" 유격훈련이라도 받는 것 같은 표정으로, 선생님이 시키는 악덕 벌도 척척 해낸다. 의지가 약한 학생들은 진작 "죄송해요."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정혜와 세민이는 깡다구로 이 악물로 버텨냈다.

 오히려 선생님께서도 놀라실 지경이었다. 총 스무 번의 구령이 붙여졌는데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니까 말이다. 그 모습은 선도부 학생들이 지켜보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악착같이 버텨내는 모습을 보며, 세민이랑 정혜의 체력과 근성에 새삼 놀라기까지 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팔굽혀펴기까지 끝이 나자, 선생님께서는 세민이랑 정혜를 일으켜 세우셨다. 화가 많이 나셨던 표정과는 다른 인자한 표정으로 세면대로 이동시키셨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땀이 많이 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별히 얼굴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의 기회를 허락하노라. 앞으로는 다시는 학교 앞에서 그런 오두방정들 떨지 말도록!!" 그렇게 말씀하시며, 다시 교문으로 나서시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시계를 확인하고 8시 50분에 이르고 있었기 때문에 얼른 씻고 각자의 반으로 들어갔다.

 반으로 들어온 세민이와 정혜는 많이 힘들었던지 그대로 책상으로 상체가 숙여진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소녀 정혜라지만, 그런 극한의 벌을 받고서도 공부에 집중하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세민이도 물론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그 모습을 안쓰럽게 쳐다보던 효진이는 혼자 먹으려고 가져왔던 비타 500 두병 중 한 병을 정혜에게 건넨다.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정혜는, 비타민 한 병을 건네는 효진이에게 "고마워 정말. 이 은혜 잊지 않을게."라고 말하더니 그 비타민을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책상 위로 풀썩 쓰러지듯 엎드린다. 그런 정혜를 뭐라 하기라도 하듯 햇빛도 더 강하게 운동장을 향해 내리 쬐었다. 한편, 세민이랑 정혜가 껴안다가 인성부장 선생님께 호되게 벌 받았다는 내용을 보고 한없이 웃어대던 준혁과 아리는 아침밥을 먹기 위해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밥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눈다. "자기야. 지금쯤 정혜는 어떻게 되었을까? 녹초 된 건 아니겠지?…". "그러게… 세민이도 어떻게 됐을지 걱정인데…", "그러게. 주변 좀 살피면서 껴안든가 그럴 것이지, 하필 인성부장 선생님이 거기 계시는데 껴안을 것은 또 뭐람.", "그러니까 말이야. 누가 먼저 껴안고자 한 것도 아니고 내 친구가 말해주는데 서로 달려갔다던데…? 에라, 꼬시다. 우리는 지금 병원에 있는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백수미 간호사가 들어온다. 그리고는 밥 먹고 약 잘 챙겨먹으라는 말과 함께 준혁과 아리의 상태를 체크한다.

 백수미 간호사 때문에 어머니께 혼났던 것을 생각하니 다시 복수가 하고 싶어진 준혁은 백수미 간호사가 다른 병실로 이동하려고 나가려는 틈에 이렇게 말했다. "왜 하필 우리는 저렇게 못생긴 간호사가 약을 주나 몰라." 그 말을 듣고 준혁을 째려보듯 쳐다보는 백수미 간호사는 이렇게 말을 받아친다. "그래도 내가 이 병동에서는 예쁜 편에 속하거든? 쳇." 그러면서 샐쭉한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다른 병실로 이동한다. 통쾌한 듯 웃는 준혁. 그 옆에서 아리도 통쾌한지 같이 웃는다. 맛있는 밥 냄새를 풍기며, 드디어 밥 차가 등장하고, 준혁과 아리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밥을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배가 고팠던 터라 그런지 밥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준혁과 아리는, 백수미 간호사가 지나가면서 보라는 듯이, 서로를 향해 밥을 떠먹여준다. 이로써 하루가 시작된다. 벌을 받으면서도 애정이 가득 담긴 대화를 주고받았던 세민이와 정혜에게도, 그리고 그런 정혜가 안쓰러운 듯이 비타500을 건넨 효진이에게도, 또한 세민이와 정혜에게 강도 높은 벌을 준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가지신 인성부장 선생님에게도 똑같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작가의 말
 

 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로맨스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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