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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 남녀의 향기
작가 : 청초
작품등록일 : 2019.10.1

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로맨스 작품입니다.

 
「5장. 꽃은 기분을 좋게 한다.」
작성일 : 19-10-01 05:19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9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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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장. 꽃은 기분을 좋게 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준혁과 아리. 그리고 C.A. 시간에 감동을 받은 아리. 아리도 감동을 받은 만큼 자기도 준혁에게 내가 사랑하고 있고,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작은 이벤트를 해주어야겠다고 계획했다. 아리는 곰곰이 생각했다. ‘준혁이가 좋아하는 과일이 뭐였지?’, ‘준혁이가 케이크는 좋아했었나?’ 그런데 아리는 신중해졌고, 준혁에게 미안해졌다. 비록 사귀기로 한지는 얼마 안 되었다. 그러나 준혁이를 알고 지냈던 것은 꽤 오랜 시간이 되었고, 준혁이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자신이 준혁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들도 잘 모르겠다는 것에 자기 자신에게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 시간 이후부터는 준혁의 모습들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다 준혁이가 줄곧 사과를 잘 먹고 다니고, 한번 씩 밥을 안 먹고 학교에 오거나 그럴 때에도 사과를 2, 3개 들고 와서 세민이랑 나눠먹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리는 평소 필기를 잘했던 스타일이라 수첩도 항상 지니고 다녔기 때문에 수첩을 꺼내어 정성스럽게 적었다. [준혁이가 좋아하는 과일은 사과♥]라고.

 아리는 그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꼈나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축구에 관심이 많아 다른 사람들보다 축구에 대해서는 나름 아는 것이 많아지듯이, 아리도 자신이 준혁이 여자 친구이며, 준혁이를 좋아하니 다른 누구보다도 준혁이에 대해서 많이 알고, 깊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리는 4교시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면 절친 정혜랑 의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준혁의 친한 친구 세민이랑 의논에도 모자를 텐데 정혜랑 의논하는 이유는 혹시라도 세민이가 “오늘 갑자기 네 여자 친구가 나한테 찾아와서는 너에 대해 묻더라.”라고 준혁이에게 귀띔할 염려가 있다고 생각해서였고, 자신의 절친 정혜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남자에 대해 은근히 많이 아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리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C.A. 시간에 어떻게 보면 믿음이라는 것을 준혁이 자기가 생각하는 입장에 대해 설명한 것 밖에 없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자신은 준혁이로부터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되기까지 남은 3교시와 4교시에 집중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던 것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험인지라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지만, 그게 자기의 마음대로 잘 안 된다는 것.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3교시가 시작되었다. 국사 시간이다. [1592년 일본의 침략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그런데, 하필 국사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 스타일이 일명 책을 정독하는 책벌레 스타일로 설명은 잘해주시는 것 같은데도 지루했고, 수면제를 섞은 말투였던 지라 전교 1등을 한다는 우리 반의 효진이도 꾸벅꾸벅 졸게끔 만드는 스타일이셨다. 수업하시는 도중 우리 반의 32명 가운데 28명이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고, 남은 4명 중에 2명은 공책에 오목판을 만들어 오목을 했다. 그리고 남은 단 2명만이 졸음과의 전쟁에서 이겨내고 유유히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 2명은, 국사 선생님이 장래 희망인 친구들로 국사를 정말 좋아해 조선 임금 계보도 뿐만 아니라 고려와 백제, 신라와 발해까지 꽤 뚫고 있는, 그래서 그 별명도 일명 ‘국사벌레들’이었다. 전교 1등을 하는 효진이도 1, 2문제 틀리던 국사 시험을, 그 둘은 한번 빼놓고는 올 100점 받았을 정도였으니, 그녀들의 국사 사랑은 그만큼 남달랐던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인 아리는 그 가운데에서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열심히 설명하시던 선생님께서는 너무도 조용한 아이들이 신기해서 쳐다보니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졸고 있었기에 뭐라고 할까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이 공부에 얼마나 지쳤으면…’이라는 생각을 하시며, 자기 자신도 학창 시절 때 졸았던 추억을 생각하며 잠시라도 잘 수 있도록 아무 말씀 없이 탁자에 기대어 창문 밖으로 비치는 먼 산을 바라보시며 서 계셨다. 그 와중에 아리는 졸면서도 한 번씩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곤 했다. 마치 꿈이라도 꾸는 듯했다. 준혁이랑 노는 꿈이라도 꿨던 것일까. 졸던 아리였지만 얼굴은 영락없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얼굴로,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한편 그 시각 준혁은 과연 수업을 잘 듣고 있을까. 준혁이네 반은 국어 시간이었다. 준혁이는 국어를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과목으로 생각했으며, 보기보다 여성스러운 감성을 지닌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국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문단의 뜻을 잘 해석해내는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때문에 국어는 준혁에게 많은 부분을 가르쳐주는 ‘멘토’였던 셈이다.

 수업에 집중하는 준혁의 모습은 아리와는 사뭇 달랐다. 반 친구들은 졸거나 웃고 떠들어도 준혁이는 계속 집중했고, 선생님께서 하시는 질문에 대한 답을 거리낌 없이 할 정도였다. 그런 준혁이를 국어 담당 선생님께서도 예뻐하셨고, 국어 시험 점수 역시나 항상 97점 이상이었기에 수능을 치고 대학에 갈 때는, 국어 국문학과나 국어 교육학과로 진학하는 것이 어떠냐는 추천도 해주셨다. 그렇게 아리와 준혁은 같은 시각이었지만, 다른 모습으로 수업 시간에 임하고 있었다. 참고로 세민이 역시나 국어를 좋아했지만, 국어만큼은 준혁이에게 이길 수 없을 정도였으니 준혁의 국어 실력은 그만큼 어느 정도 이상은 되었다는 뜻이다.

 이윽고 3교시가 끝났다.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꾸벅꾸벅 졸던 아리네 반 아이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이 다시 초롱초롱해졌고, 반장이 인사를 하면서 쉬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런 분위기는 준혁이네 반도 마찬가지였지만, 준혁은 오히려 국어 시간이 끝났다는 것이 아쉬웠던지 책을 펼쳐보며, 오늘 배운 내용을 그대로 복습하기에 이르렀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리는 준혁이가 보고 싶어졌다. 지난번처럼 자기네 교실로 놀러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준혁이는 그런 아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어 책을 보며 복습에만 열중했다. 아리는 그가 오지 않자 정혜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곤 정혜에게 “나 고민이 있어. 얘기 좀 하자~”라고 말했다. 정혜는 “응? 알았어. 무슨 고민인데?”라고 답했다. 아리는 말했다. “저기… 혹시 준혁이랑 친해?” 그랬더니 정혜는 “준혁이? 음… 알게 된 기간은 1년 정도 됐는데, 그렇게 친하진 않아~ 그냥 화장실 갈 때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 근데 갑자기 준혁이랑 친한지는 왜? 무슨 일 있어?”라고 말했다.

 아리는 그때 자기가 준혁이랑 사귄다는 사실을 정혜에게 말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했다. 그러나 밝히지 않으면 정혜에게도 준혁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물어보기가 애매해지기 때문에 밝힐까 하다가도 그랬다가 괜히 소문이 나면 부끄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비밀연애는 힘든가보다. 아리는 준혁과 사귄다는 사실을 정혜에게 밝히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정혜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준혁이가 곧 생일이라고 해서 어떤 선물 사줘야 하나 싶어서 물어본 거야. 나도 준혁이랑 알게 된 것은 2년 쯤 되었는데 바보같이 아는 것도 없고, 뭘 좋아하는지도 몰랐네.…” 그렇게 말하는 아리의 표정은 속상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혜는 말했다. “음… 준혁이는 그때 들어보니까 이제껏 여자랑 사귀어도 보고 그랬는데도 꽃 선물 한번 받아본 적 없다고 꽃다발 받고 싶어 했다고 그랬던 것 같긴 해. 올~ 선물 사주게? 준혁이한테 관심 있나봐?” 그러자 아리는 얼굴이 빨개지며 “아, 아냐. 친구이기도 하고 해서 줄까 했던 거지 뭐. 하하하”하면서 얼버무렸다. 그런 아리가 귀여운지 빙긋이 웃어 보이는 정혜였다. 혹시라도 들켰을까봐 떨리는 마음으로 정혜에게 4교시 준비한다고 하고는 자기네 책상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 아리의 손을 잡는 정혜. 그리고는 아리에게 누가 들으면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4교시 마치고 점심시간에 마저 이야기해.” 그렇게 말하고 손을 놓아주는 정혜. 아리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얼굴은 홍당무가 된 채로 4교시가 영어시간이었기에 영어 책을 꺼내고는 창밖을 바라보며 수업을 기다렸다. 뒤이어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Lesson and Talk~] 참고로, 지은이가 영어실력은 정말 절망적인 수준이라 수업 내용은 나도 모르는 영어를 쓰기가 좀 그래서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들어 글을 몰라 어려움에 처한 백성들을 구제해주셨고, 그로 인해 지금 이렇게 고유의 언어 한글을 쓰고 있다면 국어를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싶다. 저~얼대 영어 못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위 생각은 지은이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오해는 금물이로다. 아리도 이러한 지은이의 생각과 같았던지 영어 시간을 두려워했다. Apple이 사과라는 것 정도는 물론 알았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영어로 써보라 하면 울고 싶어지는, 그런 정말 한글을 지극히 사랑하는 학생이었다. 아리는 영어 시간에 창밖을 내다보며, 누군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준혁이를 생각했던 게 아닐까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아리의 영어 실력은 등급으로 치면 8, 9등급의 실력이 아니라 5, 6등급 정도의 실력은 항상 나왔다. 그러나 문제는 5, 6등급 이내로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다. 영어는 또 정혜가 잘했다. 영어 교육과를 갈법한 실력은 아니었지만, 회화가 어느 정도 되는,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외국 가서도 굶어죽지 않을 처자로 통하는 그런 친구였다. 그래서 아리도 시험 기간에 영어 공부할 차례만 되면 정혜 옆에 꼭 붙어 모르는 것을 묻고,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를 물었기에 그나마 5, 6등급이라도 유지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아리는 앞으로 칠 시험에도 정혜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창밖을 바라봤던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4교시는 밥 먹기 바로 직전의 수업 시간이라 배가 정말 고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남학생들 같은 경우 3교시 끝나고 매점에 뛰어 내려가 빵 하나를 몰래 사두고, 4교시에 책상 서랍에 넣어놓고 선생님이 안볼 때 조금 씩 먹기도 하는데, 아리 역시나 한창 자랄 시기였던지, 빵 하나를 몰래 뜯어 안 걸리게 먹고 있었다. 그 짜릿한 느낌은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리라. 아리는 그 빵을 뜯어 먹으며, 수업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꼭 반에는 냄새를 잘 맡는다는 일명 ‘개코’로 불리는 친구들이 한명씩 꼭 있기 마련이다. 아리의 짝지가 하필 그런 부류였다. 초콜릿이 들어 있는 빵이었다면 냄새라도 낫다 하겠지만 아리가 먹던 빵은, 매점에 파는 빵이 아닌 파리바게트에 파는 모카 빵이었는데도 기똥차게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는 아리를 쳐다보며 자신도 조금 나누어 주지 않으면 선생님께 반드시 이를 것이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선생님과 아리를 번갈아 보기도 했다.

 아리는 그러한 협박에 반 정도를 뇌물로(?) 바쳤다. 그리고는 계속 빵을 조금씩 뜯어 먹으며, 수업 시간을 보냈다. 꼭 남은 5분이 정말 안 간다. 다른 반 선생님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애타는 굶주림을 알고, 빨리 마쳐줘서 순식간에 급식소로 뛰어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대체 영어선생님께서는 왜 수업을 끝까지 하냐며 아리는 죄 없는 영어 선생님께 원망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그러다, 5분이 지나고 종소리가 울려서야 반장의 인사와 함께 수업을 마치게 된다. 아리는 마친 후에는 대놓고 빵을 책상 위에 두고 먹었으며, 정혜가 약속을 지키러 아리 옆자리로 다가와 앉았지만, 둘은 함께 빵부터 뜯어 먹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한참을 먹었다. 빵을 다 먹고 나서야 정혜는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은… 나도 세민이가 마음에 들어서 준혁이가 세민이랑 친한 친구니까, 준혁이를 포섭해서 세민이 연락처를 물으려고 했었다? 이거 비밀이야. 말하면 다신 영어 요점 안 가르쳐 줄줄 알아!” 그러자, 아리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 정말? 티 하나도 안 나던데? 그러면 네가 준혁이가 어떤 꽃을 좋아하는지 알아내주면 나도 어떤 방법으로든 비밀리에 세민이 번호 알아내줄게. 어때?” 그러자 정혜는 말했다. “응? 진짜? 진짜지? 약속하는 거다?” “응! 약속하도록 할게~”라고 아리가 대답했다. 그렇게 아리와 정혜, 그 둘은 이야기를 끝냈고, 정혜는 비밀리에 하나의 미션처럼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아리는 정혜가 정보를 알려주면 그때 알아봐도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혜가 답을 줄때까지 기다렸다. 그렇게 점심시간은 흘러갔다. 점심때도 자기네 반에 찾아 와주지 않는 준혁이에게 내심 섭섭했다. 그러나 피곤했는지 준혁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옆자리에서는 세민이도 피곤했던지 같이 엎드려 자고 있었고.

 5교시가 시작되는 종소리와 함께 아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수학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였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필기도 하고 수업도 들었다. 아리는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른 채 수업에 열중했다. 그러나 반면 준혁은 5교시가 세계사 시간이라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던지 공책을 펴고 무엇인가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바로 아리에게 쓰는 편지였다. 세민이 역시 세계사를 싫어했는지 주위를 둘러보다 준혁이가 무언가를 쓰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수업 시간이라 돌아다닐 수 없어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준혁이에게 던질 메모를 준비하고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준혁이 자리로 몰래 날렸다. 명중이다. 준혁이의 머리에 툭 떨어졌고, 준혁은 뭔가 싶어 그 쪽지를 읽고 세민이를 쳐다보며 웃었다. “편지 쓴다.”고 입모양을 취했고, 세민이는 “또 시작이가?”라는 입모양을 취하며 웃어넘겼다. 아리에게 편지를 쓰는 준혁의 모습은 진지했다. 길게 써내려갔다.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나 보다. 1장정도 정신없이 썼을 때 5교시가 끝이 나고, 오늘은 5교시까지 밖에 없는 날이라 집으로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같은 시각에 아리는 정보를 수집한 정혜와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내가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준혁이는 튤립을 좋아한데. 그래서 준혁이네 집에 튤립도 키운다는 말도 있더라.”, “아 정말? 알았어. 고마워. 알려준 대가로 내가 꼭 세민이 휴대폰 번호 최대한 빨리 알아내서 쪽지로 전해줄게. 알겠지?”, “그리만 해주면 난 소원이 없겠어!” 자신의 남자 친구가 튤립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리는 학교 수업도 마친 김에, 준혁에게 해주겠다고 다짐한 이벤트를 실행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준혁이네 반으로 뛰어갔다. 혹시 준혁이가 먼저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안 되니까 말이다. 물론 정혜는 그 덕에 또 혼자 집으로 가야했지만 말이다. 준혁이는 역시 집으로 가지 않고 아리네 반으로 가고 있던 도중이었고, 그 옆에는 세민이도 같이 있었다. 자기에게로 뛰어 오는 아리를 발견한 준혁은 활짝 웃으며 아리를 맞이했다. 아리는 준혁이에게 웃으며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세민이에게도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세민이는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는지 아리와 세민이에게 말했다. “내가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너희 둘 잘 놀아!”라고. 그러고는 자리를 피해주었다. 아리는 매너 있는 세민을 보며 저 정도면 정혜에게도 괜찮은 남자 친구가 될 것이라 판단했는지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작된 둘만의 시간. 아리가 얼마나 이 시간을 바랬는지 준혁은 알까. 이번에는 아리가 준혁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자기야, 오늘은 나만 따라와.”하면서 말이다. 아리는 학교 정문 쯤 도착했을 때 준혁이에게 귓속말을 했다. 그녀가 귓속말을 하려고 하자 준혁은 자세를 낮췄다. 아리는 165cm의 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리는 말했다. “오후 7시까지 어제 갔던 그 공원 벤치에서 봐.” 그랬더니 준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둘은 헤어졌다. 준혁은 7시까지면 충분히 꾸미고 갈 수 있기에, 집으로 돌아가 마치 소설 속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처럼 꾸미기 시작했다. 고데기로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평소와는 다르게 교복을 벗고 깔끔한 ‘댄디룩’ 스타일로 옷을 입었다. 반면, 아리는 동네 꽃가게로 발걸음을 옮겨 튤립들 중에서도 가장 예쁜 꽃들로 골라 100송이를 샀다. 그리고는 우선 집으로 갔다. 아리도 7시까지면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충분히 예쁘게 꾸미고 갈 시간이 되겠다 싶어서였다. 꽃이 행여나 상할까봐 조심히 놓아두고, 아리도 변신을 시작했다. 평소, 브라운 색을 좋아했던 아리였기에 브라운 색 치마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신발은 구두로 신었으며, 신발을 신은 채로 화장했다. 머리 스타일도 묶었던 스타일에서 긴 생머리로 풀었고 말이다.

 아리는 정말 예뻤다. 수수한 얼굴에 큰 두 눈이 매력적이었던 아리이지만, 화장을 하고 보니 더욱 화사한 스타일로 변했다. 준비를 끝마친 준혁과 아리는 약속 시간에 맞춰 그 공원으로 걸어갔다. 웬일인지 밤마다 그렇게 하던 전화는 하지 않았다. 아마도 준혁은 준혁대로, 아리는 아리대로 긴장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서로는 한참을 걸어 드디어 공원에 도착했다. 아리는 저 멀리서 준혁을 보았지만, 준혁은 아리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리는 준혁을 발견하고는 평소 같으면 달려가서 안겼겠지만, 오늘은 그 공원을 관리하는 관리 사무소로 갔다. ‘6시 57분… 58분…’ 시간이 다 되어도 아리의 모습이 보이질 않자 준혁이는 걱정이 되었던지 아리에게 카카오 톡을 보냈다. “자기야~ 어디야?”라고. 그리고 정확히 7시가 되었다.

 갑자기 공원에 흘러나오던 배경음악이 꺼졌다. 공원을 걷던 노부부도, 또 다른 커플들도,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여성분도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때였다. 아리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 방송의 마이크로 천천히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자기야. 나 아리야. 많이 놀랐지?” 그 방송을 듣고 준혁은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아리는 말을 계속했다. “나 사실 지금 되게 떨리는데, 오늘 자기가 C.A. 시간에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발표할 때 사실 나는 감동을 받았어. 우리가 사귄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멋진 남자 친구를 얻었다고 생각도 들고… 나 혼자 혼날까봐 같이 지각을 해주는 모습에서 비록 지각은 했지만, 그래도 나 자기가 같이 벌 받아줘서 행복했어. 못된 건 알지만, 나 정말 앞으로 자기랑 오래오래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이가 되고 싶어. 오늘 고맙고, 자기야 사랑해~!” 그 방송을 묵묵히 듣던 준혁의 눈에서도, 그 방송을 했던 아리의 눈에서도 아름다운 눈물이 고였다. 그 방송이 끝나고 아리는 관리소 측에 부탁해 분수를 가동시키고는 관리 사무소 뒷문이 분수대 근처로 이어지는 쪽이라 거기로 꽃을 들고 나와 걸어갔다.

 준혁도 갑작스레 분수가 시작되어 분수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아리를 발견했다. 아리 역시나 준혁을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서로는 서로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며 눈물 닦으라는 시늉을 했다. 아리와 준혁은 서로 눈물을 닦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분수대가 가장 잘 보이는 중간에서 그들은 뜨겁게 서로에게 안겼다. 해질녘이라 공원 너머로 비치는 노을이 가장 아름다울 때 그들은 서로에게 안겼다. 그렇게 한참을 안겨 있다가 아리는 준혁이에게 튤립 100송이를 선물했다. 보통 꽃 선물은 남자가 여자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리가 준혁에게 꽃을 선물할 때, 그때 준혁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아리에게 지었다. 아리에게 상상하지도 못한 깜짝 이벤트를 받은 준혁. 그는 아리에게 “고마워, 자기야. 나 평생 이 이벤트 잊지 못할 거야. 그리고 우리 꼭 끝까지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그런 커플이 되자, 사랑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 그에게 키스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달콤한 키스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예쁜 키스를 말이다. 그리고 그 둘은 한참동안 서로에게 안겨 떨어질 줄 몰랐다.

 사랑이란 그런 것 같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받았으니, 나도 무엇을 해 주어야지’가 아니라 사랑을 주는 상대방도, 그리고 자신도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믿음을 선물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라고. 준혁과 아리는 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서로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믿음을 선물했다. 해질녘의 붉은 노을이, 그들의 사랑을 축복하고 응원해주듯이 은은하게 비치고 있다. 사랑이 담긴 꽃의 달달함에 잔뜩 취한 그들의 사랑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작가의 말
 

 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로맨스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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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장.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와 그녀」 2019 / 10 / 1 251 0 9846   
16 「16장. 시험기간의 달달한 사랑이란 이런 걸… 2019 / 10 / 1 267 0 17651   
15 「15장. 그들에게 찾아온 힘든 시련.」 2019 / 10 / 1 276 0 8138   
14 「14장. 노력은 사랑도, 공부도 쟁취한다.」 2019 / 10 / 1 242 0 9389   
13 「13장. 틈틈이 키워가는 두 커플의 사랑」 2019 / 10 / 1 235 0 16632   
12 「12장. 서로를 믿을 수 있기에 가능한 것들.… 2019 / 10 / 1 271 0 7323   
11 「11장. 서로에 대한 믿음이 주는 행복」 2019 / 10 / 1 252 0 6773   
10 「10장,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2019 / 10 / 1 268 0 10935   
9 「9장.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마음」 2019 / 10 / 1 252 0 17539   
8 「8장.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2019 / 10 / 1 269 0 3842   
7 「7장. 조금은 가까워진 그들」 2019 / 10 / 1 250 0 13379   
6 「6장. 그들의 사랑도 이루어질까요?」 2019 / 10 / 1 265 0 11079   
5 「5장. 꽃은 기분을 좋게 한다.」 2019 / 10 / 1 260 0 9926   
4 「4장. 서로를 향한 믿음이란 이런 것일까.」 2019 / 10 / 1 246 0 4591   
3 「3장, 그녀와의 첫 데이트는?」 2019 / 10 / 1 242 0 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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