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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 Chapter. 6 - 한(恨) (4)
작성일 : 16-10-04 09:49     조회 : 545     추천 : 0     분량 : 4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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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의 말에 모두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권도는 이를 꽉 물었고 유지는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얼굴이다. 자애는 눈을 크게 떴고, 마지막으로 유나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아가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방금 한 말 그대로야. 이 자식이 엄마와 아빠를 죽였어. 고작 돈 몇 푼 때문에 말이야.”

 

 유미는 사납게 웃으며 방금 전에 소사에게 들은 정보를 축약해서 설명했다. 증오와 분노를 담아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 인생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첫 번째 놈이지.”

 

 예고도 없이 칼을 휘둘렀다. 교아귀의 이빨이 권도의 머리를 쪼개기 위해 떨어진다. 권도는 금속 팔을 살짝 틀어 검을 흘려내곤 미끄러지듯이 옆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매끄러운 움직임과는 반대로 그의 얼굴은 참혹하게 굳어있었다. 그는 온갖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으로 유미를 쳐다보았다.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애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오빠...... 저 말이 사실이야?”

 

 권도의 눈에 극도의 갈등이 떠올랐다. 하지만 증오로 가득한 유미의 얼굴과 하얗게 질린 자애를 보곤 천천히 고개를 끄떡였다.

 

 “그래, 대산쌍룡이 저들의 부모가 맞다면.”

 

 권도의 긍정에 자애의 몸이 충격으로 얼어붙었다. 그녀는 더듬거리며 물었다.

 

 “왜 그런 짓을......”

 

 권도는 씁쓸하게 말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어. 저주 때문에 사경을 해매는 너를 치료하고, 이 삭막한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어. 대산쌍룡의 목에는 많은 돈이 걸려있었지. 그리고 내가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무언가를 부수는 일 뿐이었으니까.”

 

 “그래도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그 말을 끝으로 자애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권도와 유미를 바라보며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권도는 각오를 다진 얼굴로 유미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극도로 정제된 동작으로 절을 한다. 바닥에서 쿵 소리가 날 정도로 이마를 박았다. 유미의 아미가 찌푸려졌다. 권도는 성의를 다해 말했다.

 

 “미안하다. 이런다고 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건 알아. 그렇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다. 죗값이라면 나중에 얼마든지 치러주마. 목을 내놓으라면 목을 내놓고 자결하라면 자결하지.”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 간절함이 담겨 있지만 비굴하지는 않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나에겐 아직 할 일이 있어. 내가 없으면 자애는 쓰레기들의 틈바구니에서 버텨내지 못할 거야. 내겐 녀석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어. 그러니 지금만큼은 이것으로 참아줘. 부탁이다.”

 

 “웃기지마.”

 

 유미는 단칼에 권도의 부탁을 거절하며 그의 앞에 섰다. 칼을 잡지 않은 손을 들어 반대편 어깨를 움켜쥐었다. 격렬한 전투로 너덜너덜해진 옷의 팔뚝을 어깻죽지로 부터 단번에 뜯어냈다. 검붉은 피부가 보인다. 옷 속에 숨어있던 팔뚝이 드러난다. 권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자애는 입을 막으며 숨을 삼켰다.

 

 그것은 괴물의 팔이었다.

 

 파충류의 비늘과 갑각류의 껍데기가 섞인 듯한 피부가 햇빛을 받아 붉은색, 혹은 보라색으로 번들거렸다. 굵은 핏줄이 팔을 휘감고 철갑처럼 단단한 근육이 있다. 이두박근으로 보이는 큰 근육에는 군데군데 검은 구멍이 있었다. 유미가 숨을 쉴 때마다 근육역시 눈을 깜빡이듯이 구멍을 열었다 닫으며 호흡을 했다. 도저히 인간의 팔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팔의 끝에는 고사리손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하얗고 아담한 손이 달려있었다. 그 것을 보고서야 자애는 왜 유미가 이 여름에 겨울에나 입을 법한 차림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지 깨달았다.

 

 유미가 말했다.

 

 “네가 한 일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격양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근육의 아가미가 뻐끔뻐끔 움직이고 불거진 핏줄이 뱀처럼 몸을 틀었다. 역동적인 괴물의 육체는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물어뜯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있는 별개의 짐승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육체의 머리 부분에는 천사같이 순수한 소녀의 얼굴이 있었다. 천상의 미모에 짐승의 육체가 어우러진 기괴한 모습은 본능적인 공포와 혐오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자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천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작은 입술이 분노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고아원에서 나를 실험용 생쥐로 팔았던 결과가 이거야. 성장도 멈췄고 아이도 못 낳지. 여자...... 아니, 이제는 인간이라고 할 수도 없어. 정신은 멀쩡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지.”

 

 유미의 두 눈에서 귀화가 피어올랐다. 파란 불꽃을 담은 눈이 멍하니 물들며 과거를 향했다. 도화라 불리는 소녀들의 피와 내장. 그리고 비명과 천박한 환호성으로 범벅되어있는 모래밭에서의 기억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감정이 들끓었다. 목이 메어오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네 놈이 엄마와 아빠를 죽였어. 그 일이 내 인생을 빼앗아갔지. 남은 건 사람 죽이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쓸모없는 괴물뿐이야.”

 

 유미는 이빨을 갈아대는 교아귀검을 권도의 목덜미에 들이밀며 나지막이 선고했다.

 

 “죽인다. 지금 당장.”

 

 권도는 유미를 바라보았다. 유미는 화내는 것 같으면서도 울 것 같고, 흉폭한 야수 같으면서도 연약한 갓난아기처럼도 보이는, 망가진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묵묵히 있던 권도가 손을 뻗었다. 강철의 손이 교아귀를 틀어쥐었다. 팔에서 푸른 기운이 솟구치며 엄청난 압력이 교아귀를 짓눌렀다. 막대한 악력에 교아귀의 이빨이 회전을 하지 못하고 덜컥거렸다. 교아귀가 소름끼치는 비명을 내질렀다.

 

 권도가 일어났다. 천천히 무릎을 들며 허리를 세운다. 유미는 칼을 눌러 그가 일어서지 못하게 하려했지만 권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똑바로 선 권도는 유미보다 머리 두 개는 더 컸다. 유미의 몸이 그림자에 가려진다. 교아귀는 어느새 유미의 목에까지 닿아 있었다. 권도는 투기가 가득한 얼굴로 유미를 내려다보았다.

 

 “난 여기서 죽을 수 없어. 너 따위의 인생보다, 내 동생이 더 소중해.”

 

 유미는 신체빙의 대력귀를 시전했다. 그녀의 몸이 부풀어 오르며 권도를 밀어냈다. 둘의 힘이 팽팽히 맞서며 그들이 디디고 있는 바닥이 물렁하게 퍼졌다. 그녀는 사납게 웃었다.

 

 “말 잘했군. 마찬가지야. 네 동생 따위보다, 내 화풀이가 더 소중해.”

 

 둘의 눈이 마주쳤다. 살기가 충돌하며 두 무공고수의 경력이 사방으로 뻗쳐나갔다.

 

 교아귀가 이빨을 회전시키기 위해 몸을 뒤틀며 괴성을 내질렀다. 유미의 몸에 깃든 대력귀가 전신의 근육을 부풀어 올린다.

 

 권도의 팔에 달린 모터가 회전했다. 철완이 삐걱이며 완전 전투형태로 변형. 기계의 구동음이 귀신들의 괴성에 맞선다. 금속질의 피부를 타고 어마어마한 공력이 넘쳐흐르며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바람이 불었다. 해가 고개를 내밀며 수평선부터 시작해서 바다의 어둠이 빠르게 걷혀갔다. 그리고 그 빛 무리가 권도와 유미의 사이에 끼어드는 순간,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였다.

 

 ***

 

 두 무공고수가 충돌하며 충격파가 덮쳐왔다. 유나는 자애를 보호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권도와 싸우고 있는 유미를 바라보았다.

 

 “주인님, 아가씨를 말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유지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말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은데.”

 

 유나가 유지를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주인님은 괜찮으세요?”

 

 어찌되었든 간에 권도는 유미와 유지의 부모를 죽인 원수다. 유나는 그 점을 물어온 것이었다. 유지는 피식 웃었다.

 

 “난 괜찮아. 어느 정도 예상하기도 했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거든. 아무렇지도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목숨 걸고 싸움을 걸 정도는 아니야.”

 

 “그러면 역시 말리는 게......”

 

 “괜찮은 건 나지. 유미가 아니라.”

 

 싸움의 여파에 흙더미가 튀었다. 유지는 그것을 쳐내며 말했다.

 

 “권도씨를 죽인다고 지금까지 쌓아온 유미의 감정이 풀리지는 않겠지. 하지만 혼자 끌어안고 참는다고 뭐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야. 그리고, 이건 유미가 내린 결정이니까. 녀석을 믿는다면 따라줘야겠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애씨가......”

 

 유나는 자애를 흘끗 바라보았다. 하지만 유지의 목소리에 흔들림은 없었다.

 

 “자애씨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방금 저 둘이 말했던 것처럼 나한테는 유미가 더 소중하니까.”

 

 유나는 잠시 고민했다. 굳이 무엇이 중요한지 저울질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안타까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이내 마음을 굳힌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주인님이랑 아가씨가 더 소중해요.”

 

 의견을 일치시킨 유지와 유나는 각자의 무기를 꺼내며 싸울 채비를 했다. 총을 뽑아든 유지가 자애를 돌아보았다.

 

 “저희는 유미를 도와서 싸울 겁니다. 권도씨가 죽지 않도록 나름 신경을 쓰겠지만 장담은 못하겠군요. 아무래도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일이 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가요.”

 

 자애는 의외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리지 않으십니까?”

 

 “제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그런 소리를 하겠어요.”

 

 그녀는 대신 무릎을 꿇었다. 눈을 내리깔며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아 그 위에 이마를 가져다 댔다.

 

 “그저 빌겠습니다.”

 

 자애는 눈을 꼭 감으며 간절하게 말했다. 하얀 볼 위로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부디 자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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