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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연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가 : Lonan
작품등록일 : 2019.9.20

DDDDD---DDDDDD---. [07:30].

중, 고등학생 시절 언젠가, 만약 내일은 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만약 내일 세계가 멸망하게 된다면? 과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만큼 오늘 하루가 힘들었거나, 아니면 걱정거리가 많았거나. 둘 중 하나였을 수도, 둘 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은,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제보다 오늘 더 붉게 타올랐고, 어제보다 오늘 하루가 조금 더 힘들게 느껴졌었다.

그래서일까, 그런 사실들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느낄 무렵. 나는 딱히 내일을 기대하지 않게 됐다. 학교를 다닐 때 했던 성적과 관련한 사소한 고민들부터, 연애, 금전, 가정, 입시…

모든 고민은 결국,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까지 이어질 테니까. 오늘의 힘듦은 내일의 힘듦이 될 뿐이니까. 그저,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내일이, 나는 지겨웠을 뿐이었다. 그랬을 뿐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왜냐고?
작성일 : 19-09-29 20:06     조회 : 164     추천 : 0     분량 : 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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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네 잘못이야.” 그래. 박진우, 전부 네 잘못이야. 내가 이렇게 슬픈 것도. 가슴 아픈 것도.

 나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걸? 그러니까, 내가 너 때문에 더 이상 아파할 필요가 없는 거지.

 

 꿀꺽. 독해지려고… 너를 잘라내려고 하면 할수록, 선명하게 떠오르는 네 얼굴. 이제 마지막이라는 듯, 등을 돌린 채 떠났으니 ‘1F’을 눌러서 멀리 사라져버리면 될 텐데. 분명 그럴 텐데… 어째서 나는 고작 버튼 하나를 누르지도 못해서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 거야?

 

 “마지막이라고? 이게?”

 너와 헤어진 나의 세상이 사실은 이렇게 좁다는 듯. 아니, 나에게는 딱 이 정도만 허락한다는 듯, 들어선 엘리베이터 안은 참 좁았고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문이 닫히려고 한다. 마치 감옥처럼 너와 나의 사이를 가로막으려고 든다. 내가 만약, ‘1F’을 누르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예전같이 웃으며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우리 다시 예전처럼…행복을 말할 수 있을까?

 

 단호해지려고 했는데… 너를 잘라내려고 했는데… 되돌아서 바라본 너의 얼굴이 참 얄궂다.

 매번 목석같은 표정과 말투로 나를 서운하게 하더니, 정말로 날 좋아하는 게 맞는지 밤잠을 설치게 만들더니…이제는, 왜 이제 와서 그렇게 솔직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데? 울고 있는데?

 

 왜 날 이렇게 흔드는데!

 

 그러니까, 제발 한 발자국만. 한 발자국만 더, 내게 다가와 줘. 이 감옥에서 날 꺼내줘. 구해줘!

 

 “어째서?”

 

 너는 왜, 거기서 망설이는 건데? 왜, 나를 붙잡지 않는 건데?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한 채 나를 보내는 건데? 너에게 난,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게 된 거야?

 

 ‘그래. 넌 예전부터 그랬지.’

 

 꾹, 아픈 내 마음을 대신해 엘리베이터가 결정을 내린다. ‘1F’.

 너는 예전부터 너무 자상했다. 나는 그런 차가운 모습 속에 감춰진 너의 따뜻함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리고 결국, 그 따뜻함으로 인해 우리는 갈라지게 되고 말았지만.

 

 무뚝뚝한 척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게 나를 바라봐 주던 그 눈동자가, 희미하게 웃음을 머금고 있던 그 얼굴에 후회와 단호함이. 그리고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한 번만 더 욕심을 내주었으면. 만약, 한 번만 더 용기를 내주었으면.

 마지막이라는 듯, 한 발자국 뒤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않았어도, 아마도 나는…

 

 나는 다시 네게로 돌아갔을 텐데. 네 품 안에서 무서웠다고. 힘들었다고. 괴로웠다고, 울면서 투정 부렸을 텐데.

 너는 또 너의 그 알량한 자상함이 나에게 상처가 되는지도 모른 채, ‘너를 위해서’ 라며 나를 이렇게 떠나보내고 있겠지.

 

 그래. 생각해보면, 너는 언제나 내게 묻지도 않았으면서 배려랍시고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지.

 하지만 나는 그 서툰 네 노력이 좋았고.

 

 나는 너의 그 어색한 배려를 보며 ‘아, 나를 좋아해 주는구나.’ ‘나를 아껴주는구나.’라고 생각했었지.

 그건 절대로 나를 위한 일이 아니었어.

 그저 나를 생각해주는 네 모습이 좋아서. 그런 행동들에 만족하는 네 모습이 보기 좋아서.

 모든 불편을 감내하고 있었을 뿐이야.

 

 진우야,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자상함은 그저 폭력에 지나지 않아. 너는 너의 자상함을 남자의 매너라며 우쭐 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배려는 상대를 더욱 아프게 만들고, 불편하게 하는 감정의 폭력일 뿐이야.

 

 내가 좋아하던 박진우는. 너의 자상함은, 어떤 경우라도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네 솔직한 모습인 걸, 너는 알까?

 아니. 너는 더 이상 알 필요가 없겠지. 우린, 끝났으니까.

 

 ***

 

 띵, [대상을 기록하시겠습니까? Y/N]

 “아…니요..”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화사하게 웃고 있는 여성이 걸어 나온다. 슬픈 감정이 눈을 통해 떨어져 나가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지만 굴복하지 않겠다는 듯, 화사하게 웃고 있는 여성.

 나는 그런 여성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자세하게 보기위해서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창을 치워버렸다.

 

 “…?”

 

 허공에 손짓을 하는 미친놈으로 보이긴 싫어서, 낮게 중얼거렸을 뿐인데! 그런 내 목소리가 들렸는지, 수상한 사람을 본 것처럼 미심쩍은 눈길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나를 빤히…

 

 “저기…? 길 좀..”

 “아,네…죄송합니다.”

 

 쩝, 나는 수상한 사람이 아닌데. 음…내 입으로 말하기에는 부끄럽지만, 나는 큐피드 같은 존재랄까?

 피식, 나도 제법 여유로워졌나 보다. 이렇게 실없는 생각을 다하고 있는 것 보면. 뭐, 하긴 나 같은 큐피드를 어디서 봤겠냐마는.

 

 자, 그럼 8번째 대상을 만나러 가볼까?

 

 어서 오라며 재촉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다. 좁지만, 혼자 타서인지 제법 쾌적한 것 같다.

 

 

 

 “이상한 사람…이네.”

 

 ***

 

 “없어…없다고!!”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앞에 메시지창이 떠올랐었는데, 지금은 [올바른 대상이 아닙니다.] 같은 소리 나 하고 있다니! 대체, 그 올바른 대상님께서는 어디로 가셨냐는 말이야!

 

 “저기…손님, 빈자리는 많은데 편하신 곳에서…”

 이상한 사람 본다는 듯, 쭈뼛쭈뼛 다가와 말을 건네주는 알바생. 그래, 이번엔 그렇게 쳐다보는 거 인정해.

 내가 조금 흥분해서, 목소리가 좀 크게 나왔네. 그렇지만,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오는 그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이렇게 매정하게 구는 거야?

 

 “아뇨...여기에는 제가 있을 자리가 없네요. 혹시 방금 전에 나간 남녀 커플 한 쌍 기억하시나요?”

 “아니…요…?”

 “아, 네. 일하시는데 방해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하고 가볍게 목례를 한 채 피시방을 나선다. 우선, 어디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서 퀘스트부터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나 방금 전에 완전 젠틀했던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아까 전의 샤우팅도 잊히겠지?

 

 

 

 “언니, 저 이상한 사람 갔어요?”

 “응..그리고 이상한 사람 아니야.”

 “네?”

 “미친 놈이지.”

 

 ***

 

 “퀘스트 확인.”

 

 상가 건물 화장실의 3번째 칸. 가장 구석진 곳에 앉아서, 화장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인기척을 확인한다. 좋아, 나를 방해할 만한 요소는 더 이상 없는 것 같네.

 

 [이별을 준비하는 이들을 찾고, 원인을 분석해보자. (7/10) 진행률 70%]

 ->New! (sub)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클리어 보상: [이별의 전주곡 진행률+ 10%], 최종 보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서브…퀘스트?”

 8번째 대상의 갱신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등장한 새로운 퀘스트들. 아마도 8번째는, 이 분기점 같은 퀘스트들의 클리어를 통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최종 보상이라고?”

 

 그렇다면…이렇게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나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건가? 아니,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무려, 게임이니까. 퀘스트니까. 그에 합당한 보상도 준비돼 있겠지. 근데, 과연 그 보상이 무엇이냐의 문제겠지만.

 

 “그나저나, 뭘 선택해야하는 거지?”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와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이 커플은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갈라선 것일까, 왜 이 커플에게만 변명의 기회를 주는 것일까? 나는 누구의 변명을 들어줘야 하는 걸까?

 

 “음...이거 눌러보면 상세 설명이 나오려나?”

 

 

 아무리 화면을 눌러봐도, 시스템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니,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고 물어보듯, 누를 때 마다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sub)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퀘스트는 포기할 수 없으며, 만약 포기할 시 다른 퀘스트들의 수행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라는 협박성 다분한 문구 때문에 더더욱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근데, 왜 이번에만 이런 거지? 이전에는 누구를 고르라고 할 것도 없이, 한 명만 있었는데?”

 

 이별의 원인.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가, 누가 더 잘못했는가, 누가 더… 이별이란 행위는, 뭐랄까, 정말로, 음…

 

 “비겁하잖아…”

 

 자신의 마음이 떠났어도. 자신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펴도. 자신이 상대방에게 아무리 상처를 준다고 해도, 결국. 결국 이별을 만드는 것은, 누가 먼저 이별의 단서를 잡게 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그저 자신의 마음을 속이기 위한,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 이별.

 

 우리는 아무리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상처받고, 상처를 주더라도 쉽게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왜냐고?

 

 말을 꺼낸 사람이 나쁜 놈, 나쁜 년이 되어버리니까. 아무리 아프고, 괴로워도 먼저 그만하자고 말하면 '고생했다'는 말보다 '겨우, 그것도 이해 못 해줘?' 같은 소리 나 들을 테니까. 그러니까, 확실한 무언가를 발견해서 나는 피해자다! 너 때문에 우리가 헤어진 거다! 모두 네 잘못이다! 같은 말 따위를 내뱉으려 들겠지.

 

 나는 숭고한 사랑의 희생양인 척, 주변의 위로와 동정을 받고. 너는 우리의 사랑을 깨트려버린 대 악당처럼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게 되겠지. 그래, 우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 그저 그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을 뿐.

 

 그래서 우리는 사랑 앞에서 비겁해지고, 치졸해진다. 너를 혹시라도 상처 입힐까 조심스러운 게 아니라, 너에게 등을 찔리진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고, SNS에 ‘우리 이렇게 행복해요^^’라고 글을 올리는 건, 타인으로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한 단순한 방어기제에 불과하다.

 

 우리는, 아니, 나조차도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한다. 누군가의 한 마디에 가슴 아파하고, 누군가의 눈길 한번에 가슴 설렘을 느껴보지 못했으니까. 아니, 다시 만나고 싶은 그녀조차도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지 못했으니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러니까 더 문제긴 하네…”

 하, 짙은 한숨이 좁은 화장실을 가득 채운다. 답답한 속을 벗어나 좀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었는지, 이곳저곳 부딪혀본다.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달라고, 이 좁고 더러운 공간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렇지만, 결국 빠져나가지 못한 채, 여운만 남기고 사라져간다.

 

 울림이 사라지고 또다시 조용해진 이 공간에서, 나는 눈앞에 떠오른 퀘스트 창을 노려보고 있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퀘스트를 수행하는 거지?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도대체 뭐야?

 

 아니, 이 퀘스트들의 목적이 뭘까? 처음에는 그저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수단, 그리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현실감 넘치는 게임이었다. 그래서 아무 의심도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좀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서브 퀘스트가, 피시방을 올라온 잠깐 사이에 추가되었다? 도대체, 이 게임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구성돼 있는 거지?

 

 혹시, 상황에 따라 퀘스트의 내용도. 보상도 달라지는 건가?

 

 마치,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시스템, 분명 나의 행동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결말도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내가 처음부터 하나씩, 만들어 나가는 것이겠지.

 그래, 그렇게 된다면 내가 고를 시나리오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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