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겨우살이 키스
작가 : 시나연
작품등록일 : 2019.9.16

[경고]
여러분은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설령 신성스러울 정도의 미인이어도, 느낌이 이상하다면 당장 도망치세요. 그러지 않으면 신변에 굉장한 위험이 닥칠지도 몰라요.

***

“걱정하지 마세요. 공윤 씨가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할게요.”
“당연하죠. 다치면 산재 신청할 거니까.”
남자는 웃었다. 치킨 집에 천사가 앉아있는 것 같았다. 공윤이 문득 물었다.
“저기, 혹시 사이비나 다단계는 아니죠? 장기 밀매도?”
“......”
“죄송해요. 확인 차.”

*표지는 키론입니다

 
잡아먹혔다
작성일 : 19-09-29 17:08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249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8.

 추락은 길었고, 공윤은 가감 없는 비명을 질렀다. 우와아아아앙아아아악!

 내 저 짐승 새끼를 가만두지 않으리. 안 그러면 내가 릴리다! 공윤이 이를 가는데 추락은 뜻밖의 방식으로 끝났다.

 첨-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전신을 때렸다. 충격 때문에 살이 얼얼했다.

 공윤은 깊숙이 가라앉았다가, 손발을 휘저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 살았다......

 ‘연못?’

 물이 깨끗하긴 했지만 약간 비릿한 맛이 났다. 무엇보다 엄청 차가웠다.

 공윤은 눈을 깜박여 물기를 털어낸 다음 가장자리로 헤엄쳐갔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자마자 터져 나오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대체 날 어디에 던져놓은 거야, 미친 놈아.”

 그것은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동굴이었다. 손바닥으로 짚자 차갑고 축축하고 미끌거렸다. 그 촉감은 진짜 동굴의 것이었다.

 심지어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처럼 보이는 종유석과 석순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웠지만, 연푸른 물이 은은한 빛을 내고 있어 주변을 볼 수 있었다.

 공윤이 연못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 동굴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했다. 전체로 따지자면 얕은 웅덩이 수준이었다.

 그런 웅덩이가 몇 십 개 더 있었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처럼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아래로 고인 물은 차라리 호수라고 칭해야 옳을 것 같았다.

 이런 게 저택 안에 있을 수가 있나? 여긴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푸른 수면 아래로 비늘 같은 무늬가 잔잔히 반짝였다. 아니, 아니...... 그녀는 무심코 그것을 내려다보고는, 그만 물보다도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호수 안에는 무늬가 아니라, 실제로 뱀이 있었다. 도저히 정체를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뱀이.

 하얗게 반짝이는 비늘...... 물이 빛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은 그 뱀의 비늘 탓이었다. 공윤은 자기도 모르게 속삭였다.

 “이무기?”

 

 ***

 

 비명과 소음 중 어느 것이 화근이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한 문제도 아니었다, 저 뱀이 깨어나고 있다는 것에 비하면.

 정말 아니기를 바랐지만, 수면이 천천히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이무기의 똬리가 풀리고 있었다.

 공윤은 딸꾹질을 참았다.

 이윽고 거대한 뱀이 눈을 뜨자 팔뚝만한 길이의 노란 동공이 세로로 섰다. 공윤은 한탄했다. 여긴 왜 다들 노란 눈밖에 없는 거야.

 좀 평범한 색일 수는 없어?

 “누가 나를 이무기라고 불렀지?”

 명백히 쉿쉿거리는 소리가 섞이는데도 인간의 언어가 구사되는 게 신기했다. 이무기가 서서히 몸을 일으키자 수면이 사정없이 흔들리며 파도가 쳤다.

 공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공윤은 떨어질까 봐 얼른 물풀 줄기를 붙잡았다.

 “대답해라...... 누가 이곳에 들어왔느냐?”

 지독히 비인간적인 음색이었다. 척추가 새롭게 정립될 것 같은 긴장이 공윤의 등을 강타했다. 이무기는 거대한 머리를 기울이며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다.

 깜박이지도 않는, 파충류 특유의 노란 동공이 미칠 듯이 무서웠다.

 공윤은 이무기의 턱과 몸통을 타고 떨어지는 무수한 물방울이 그녀의 숨소리를 가려주기를 간절히 빌었다.

 난 돈을 벌고 싶은 거였지, 이런 환상종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은 게 아니었단 말이야!

 “키론인가? 나를 이곳에 머물게 해주겠다는 약조를 깬 것이야?”

 공윤은 그 순간 정말로 무모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키론이 아니에요! 제가......”

 객관적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그다지 크진 않았다.

 그러나 거대한 공동은 훌륭한 울림통 효과를 발휘했고, 공윤의 목소리는 이무기에게 아주 잘 전달되고 말았다. 이무기의 머리가 즉시 공윤을 향했다.

 노란 시선을 정면으로 받은 그녀는 손에 힘이 빠진 나머지 물에 한 번 꼬르륵 잠겼다가 다시 올라왔다.

 콜록거리는 공윤을 이무기가 약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보는 건 착각일까. 공윤은 쫄딱 젖은 채 발발 떨었다.

 미쳤구나.

 설공윤, 네가 진짜 미쳤어. 언제부터 그렇게 남을 위했다고.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이무기는 혀를 날름거렸다. 혀가 거의 그녀에게 닿을 정도였다.

 “너는 누구냐?”

 “그...... 제 이름은 설공윤이고, 미대생인데요, 키론이 저한테 알바를 제안했거든요. 그러니까, 일하러 온 셈이긴 한데...... 여기에 일부러 들어온 건 아니에요, 절대! 어떤 짐승 같은 사람이 절 여기에 집어던져서 얼떨결에...... 제 자의적 의사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함부로 들어오지 않을게요.”

 키론...... 이래서 아무 방이나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구나.

 공윤은 암만 봐도 동굴에 암만 봐도 거대 뱀으로 보이는 것을 보고 뼈저리게 통감했다. 그런데 이런 곳에 날 집어던져?

 그녀는 릴리에 대한 원한을 가슴 깊이 새기며 이무기에게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분개했다.

 “키론이 아니라는 거군.”

 “아니에요.”

 “그럼 내가 잡아먹어도 상관없겠지!”

 아니, 결론이 왜 그렇게 나죠?

 항의할 새도 없이 이무기의 입이 쩍 벌어졌다. 공윤이 서리를 목마 태우고 들어가도 공간이 남을 만한 길이였다.

 공윤은 식겁하며 달아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물방개처럼 허우적거리던 그녀는 피하지 못했고, 이무기는 공윤을 덥석 물었다.

 공윤은 울부짖듯 생각했다. 난 대체 몇 번이나 물려야 돼?

 
작가의 말
 

 왕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3 거짓말쟁이를 사랑하는 등신 2019 / 12 / 3 198 0 4377   
32 The secret makes man man 2019 / 11 / 7 182 0 4431   
31 그는 신을 저주한다 2019 / 10 / 29 224 0 4736   
30 실버 불릿(Silver Bullet) 2019 / 10 / 28 207 0 3219   
29 야밤의 총성 2019 / 10 / 28 206 0 2461   
28 그도 질투를 한다 2019 / 10 / 28 218 0 3549   
27 어떤 뱀의 충고 2019 / 10 / 28 227 0 3972   
26 데이트 신청 2019 / 10 / 24 208 0 3851   
25 그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2019 / 10 / 24 201 0 4387   
24 한 지붕에서 살게 되기까지 2019 / 10 / 21 236 0 4534   
23 그 남자들의 사정 2019 / 10 / 21 210 0 4531   
22 우아한 거짓말 2019 / 10 / 21 218 0 3560   
21 자는 사람을 덮치면 2019 / 10 / 21 215 0 3383   
20 의사 면허 있나요 2019 / 10 / 15 217 0 2707   
19 그 짐승의 울음소리는? 2019 / 10 / 15 204 0 2516   
18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다 2019 / 10 / 15 220 0 3054   
17 주인공은 항상 뒤늦게 각성하는 법 2019 / 10 / 15 205 0 2452   
16 삼보 전진을 위한 반보 후퇴 2019 / 10 / 10 213 0 4106   
15 널 어쩌면 좋니 2019 / 10 / 10 209 0 2729   
14 뱀파이어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 2019 / 10 / 7 218 0 3358   
13 상처받은 늑대 2019 / 10 / 7 211 0 3603   
12 교수님은 싫어 2019 / 10 / 1 232 0 3629   
11 선비님이 아니야 2019 / 10 / 1 206 0 2583   
10 용용 죽겠지 2019 / 9 / 29 234 0 3413   
9 잡아먹혔다 2019 / 9 / 29 208 0 2493   
8 남자는 다 늑대라고 했잖아 2019 / 9 / 24 217 0 3628   
7 뱀파이어는 초콜릿을 좋아해 2019 / 9 / 24 226 0 2601   
6 라면 주시려고요? 2019 / 9 / 22 217 0 2963   
5 영원한 서비스직 2019 / 9 / 22 212 0 2803   
4 계약은 신중히 해야지 2019 / 9 / 19 214 0 266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