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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14. 나는 예쁜 게 아니라 슬픈 거야.
작성일 : 19-09-29 10:11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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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실은 사당의 한 카페에 앉아 있었다.

 

  ‘친한 언니에요. 몇 년 전에 연기 가르쳐 준 대학생 언니인데, 그 때부터 친해져서 이런저런 속 이야기 많이 하는 사이에요.”

 

  진솔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대학생이라고 했다.

 

  카페의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들어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군가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까만 상의에 곤색 바지.

 

  어깨 너머로 길게 기른 머리.

 

  전화로 이야기한 인상착의대로였다.

 

  영실이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민수희 씨?”

 

  “예.”

 

  “연락드린 김준호 경사입니다.”

 

  영실을 보는 여자의 눈빛이 흔들렸다.

 

  “…장영실?”

 

  영실의 몸이 굳었다.

 

  내 진짜 이름을 알고 있다.

 

  정체가 뭐지?

 

  영실이 말없이 수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때 수희가 당황스러워하며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초면에 실례를…”

 

  그녀는 갑자기 영실에게 물었다.

 

  “이거, 지금 꿈인가요, 아니면 실제인가요?”

 

  영실은 그녀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실제입니다. 꿈이 아니고요.”

 

  수희는 영실의 말을 듣고서도 한참을 카페 안 이 곳 저 곳을 둘러보았다.

 

  그러고 나서야 그녀는 상기된 얼굴로 영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설명해 줘요.”

 

  “…뭘 설명합니까?”

 

  “나는 꿈 속에서, 당신을 봤어요. 몇 번이나. 매번 다른 모습에 다른 이름을 쓰고 있었고, 매번 장소와 시간은 달랐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요. 당신은 장영실. 맞죠?”

 

  “…맞습니다.”

 

  “깨어나고 나면 너무나 이상했지만, 그래도 그럴 수 있다고 납득했어요. 어쨌든 꿈이니까.”

 

  수희는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지금,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하니 너무 혼란스러워요.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일인지. 당신, 김준호 경사님이라는데 나는 처음 보는 당신을 왜 장영실이라고 느끼는지. 심지어 난 장영실과 아무 관계도 없는데 왜 당신이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

 

 

  영실과 수희는 카페의 한 쪽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다.

 

  "꿈 속에 종종 당신이 나왔죠. 매번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 때마다 나는 당신을 한 눈에 알아봤어요. 그리고 지금은 꿈이 아닌데도, 나는 당신을 한 번에 알아보네요."

 

  수희가 말했다.

 

  "당신은, 누구죠?"

 

  "내가 누구냐고요?"

 

  영실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한참 말이 없었다.

 

  그의 입에서 마침내 목소리가 나왔다.

 

  "나는...하이랜더입니다. 그리고, 고대 건축가의 ‘글자’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여자 한 명이 줄의 끝부분쯤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는 앞사람들이 앞으로 걸어가는데 따라가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사람들 중 한 명이 여자를 향해 물었다.

 

  "아가씨, 줄 선 거에요?"

 

  그러나 여자는 상대방의 질문을 듣지 못했다는 듯이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뒤에서 줄을 서려던 사람들이 ‘어 뭐야, 어디가 줄이야’라고 말하며 약간의 혼란을 겪었다.

 

  결국 그들 중 한 명이 조금 큰 목소리로 다시 여자에게 물었다.

 

  “저기요, 줄 서신 거냐고요?”

 

  가만히 서 있던 여자는 그제야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대답 대신 웃어 보였다.

 

  “헤헤…”

 

  그녀는 스무 살은 확실히 넘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소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해맑았다.

 

  그녀의 모습에 다른 이들이 당황하였다.

 

  그녀는 경쾌한 걸음으로 다른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원래 걸어가고 있었다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다른 이들이 수군거렸다.

 

  “정신이 이상한가 봐.”

 

  “얼굴은 멀쩡해 보였는데, 어쩌다가…안 됐다.”

 

  “보호자 없이 저렇게 혼자 돌아다녀도 괜찮나? 꽤 미인인 편인데, 저러다 이상한 사람 만나서 끌려가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러나 여자의 모습이 줄에서 멀어짐에 따라, 사람들의 호기심은 발생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그녀에 대한 관심은 곧 모두에게서 떠났다.

 

  여자는 계속해서 놀이공원의 이 곳 저 곳을 신기한 듯이 바라보며 구경하고 다녔다.

 

  놀이공원 안을 친구와 함께 걷던 다른 여자 한 명이 그녀를 보고 반갑게 외쳤다.

 

  “어머, 수희 언니!”

 

  그러나 수희라고 불린 여자는 자신을 부른 여자에게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 웃음지은 채로 남녀를 지나쳐, 가던 길을 여전히 걸어갈 뿐이었다.

 

  “수희 언니!”

 

  그녀를 불렀던 여자가, 자신을 무심히 지나쳐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그녀를 불렀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경쾌한 발걸음으로 걸어가더니 곧 인파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녀를 불렀던 여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닌가? 잘못 봤나?”

 

  같이 걸어가던 친구가 여자에게 물었다.

 

  “왜? 아는 사람이야?”

 

  “어, 선배 언니인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 근데 진짜 닮았는데?”

 

  “원래 세상에 자기하고 똑같이 생긴 사람이 두 명은 더 있다더라.”

 

  “진짜, 그런가 보다. 근데 진짜 너무 닮았다…혹시 쌍둥이인가? 나중에 한 번 물어봐야지.”

 

 

 -----

 

 

  “아가씨, 여기 혼자 놀러 온 거?”

 

  남자 두 명이 놀이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여자는 남자들을 보며 방싯방싯 웃기만 할 뿐이었다.

 

  남자들은 여자가 자신들에게 호의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자신감을 얻은 남자들이 여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가씨, 혼자 온 거면 오늘 우리하고 같이 놀지 않을래? 우리가 재미있게 해 줄게.”

 

  여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재미있게 해 줄 거에요? 그럼 좋아요.”

 

  자신들 생각보다 훨씬 선선히 대답하며 웃는 여자의 말에 남자들이 서로 빠르게 눈빛을 교환하였다.

 

  그리고 여자를 향하여 씨익 웃어 보였다.

 

 

 -----

 

 

  영실과 수희는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수희는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눈빛이었다.

 

  “그러니까…김준호 씨의 말은…전생…같은 건가요?”

 

  영실은 고개를 저었다.

 

  “나에게는 전생 같은 것이 없습니다. 아니, ‘생’이라는 글자를 붙이기도 어렵죠. 나는 그저, ‘글자’일 뿐입니다. 여러 모습으로 살아 왔지만, 그 어느 것도 내 진짜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죠.”

 

  “믿기 힘든 이야기인데…믿지 않을 수도 없네요…내 꿈 속에서 일어났던 일들하고 너무 많이 일치해서…”

 

  수희는 그 동안 꿈 속에서 마주쳤던 수많은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영실 역시 그것이 모두 자신의 지난 모습들이라는 것을 듣고 놀라워했다.

 

  그 때, 카페에 놓인 텔레비전의 화면이 속보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긴급 속보를 말씀드립니다. 올해 개장한 우리 나라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 코리아랜드에서 남자 두 명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현재 경찰은 두 명의 사인 및 신원을 파악하는 중이며, 코리아랜드는 현재 출입이 모두 금지되어, 안에 있는 이용객들 역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조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방송되는 자료화면 중 한 장면이 영실의 눈에 확 들어왔다.

 

  그것은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쳐 놓고 출입을 막고 있는 화면이었다.

 

  수희 너머에 놓인 텔레비전의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영실이 수희에게 물었다.

 

  “수희 씨, 혹시 쌍둥이 자매가 있나요?”

 

  “예? 아, 아뇨…”

 

  “가죠.”

 

  영실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놀이공원 이용객들 모두가 어두운 얼굴, 걱정스러워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유독 혼자 방실방실 웃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입고 있는 옷만 다를 뿐, 지금 영실의 앞에 앉아 있는 수희와 똑같은 외모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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